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5. 1. 24. 선고 2024노2791 판결

주문

원심판결(공소기각 부분 제외)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및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공소를 기각하였고, 위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1>

○

피고인에 대한 각 현행범 체포는 모두 위법하다.

○

(2023. 11. 9.경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하여) 피고인이 경찰관의 무릎을 발로걷어찬 행위는 위법한 체포에 저항하기 위한 것이므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

○

(2023. 11. 25.경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하여) 경찰관들은 피고인에게 통고처분을 함으로써 112 신고 업무에 관한 공무집행을 완료하였으므로, 그 이후에는 공무집행중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의 발언 내용은 공무집행방해죄의 협박으로 볼 수 없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및 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무죄 부분에 대하여)

CCTV 영상 등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경찰서 지구대 유리문이 닫히지 않도

록 발을 넣은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발로 강하게 유리문을 차는 모습이 확인되고, 이 사건의 경위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공용물건손상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2024. 8. 14. 구체적인 항소이유를 기재하지 않은 항소장을 제출한 사실, 이 법원이 2024. 8. 30. 피고인에게 국선변호인을 선정한 사실,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이 2024. 9. 4. 이 법원으로부터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각 송달받은 사실, 피고인의 국선변호인이 2024. 9. 12. 이 법원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였고, 거기에는 양형부당의 주장만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인이 2024. 9. 20. 이 법원에 제출한 반성문에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이후 피고인이 2024. 10. 7. 사선변호인을 선임한 사실, 피고인의 사선변호인이 2024. 10. 18. 이 법원에 '항소이유 보충서'를 제출하였는데, 원심판결에 대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주장하며 재판부의 직권판단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즉 피고인이 뒤늦게 사선변호인을 통하여 항소이유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주장한 것은, 그 시점이 적법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이후이므로 이를 적법한 항소이유로 볼 수 없다.

다만, 피고인 및 변호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법원의 직권판단을 촉구하는 의미로 선해하여 직권으로 그 주장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직권판단

1)

인정사실

가)

피고인은 2023. 11. 9. 20:30경 해운대경찰서 F지구대에서 경범죄처벌법위반, 공용물건손상미수 등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가(이하 '1차 현행범 체포'라 한다) 같은 날 23:40경 석방되었다.

나)

피고인은 2023. 11. 24. 14:03경 부산 해운대구 H에 있는 I조합 앞에서 폭행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가(이하 '2차 현행범 체포'라 한다) 같은 날 17:00경 석방되었다.

다)

피고인은 2023. 11. 25. 18:26경 부산 해운대구 K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가(이하 '3차 현행범 체포'라 한다) 다음 날인 2023. 11. 26.13:45경 석방되었다.

2)

관련 법리

가)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는 경찰관의 직무에 해당하고(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그 직무행위의 구체적 내용이나 방법 등은 경찰관의 전문적 판단에 기한 합리적인 재량에 위임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경찰관이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그 인적·물적 능력의 범위 내에서 적절한 조치라는 판단에 따라 범죄의 진압 및 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한 경우에는, 그러한 직무수행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여 현저하게 불합리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한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7621 판결 참조).

나)

범죄를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의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2조). 현행범인으로 체포하기 위하여는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시간적 접착성, 범인·범죄의 명백성 외에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는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에 관한 수사주체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다. 따라서 체포 당시의 상황에서 보아 그 요건에 관한 수사주체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이 없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수사주체의 현행범인 체포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3726 판결 참조).

다)

공무집행방해죄에서 협박이란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목적으로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고지하는 해악의 내용이 그 경위, 행위 당시의 주위 상황, 행위자의 성향, 행위자와 상대방과의 친숙함의 정도, 지위 등의 상호관계 등 행위 당시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도15986 판결 참조).

3)

구체적 판단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은 1차 현행범 체포에 대하여, 당시 피고인에게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고, 경찰관이 체포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지도 않았으므로 1차 현행범 체포는 위법하고, 피고인이 그 과정에서 경찰관의 무릎을 발로 걷어찬 것은 위법한 체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므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CCTV 영상(2023고단2418호 사건 증거목록 순번 14번)에 의하면,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로 경찰서 지구대 안팎을 돌아다니며 소란을 피우는 모습, 경찰관들이 여러 차례 피고인을 지구대 밖으로 내보내려고 하지만, 피고인이 계속하여 지구대 안으로 들어오려고 시도하고, 유리문 손잡이를 스카프로 감는 등 경찰관의 업무를 방해하는 모습, 경찰관이 피고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유리문을닫으려고 하자 피고인이 유리문을 발로 강하게 차는 모습 등이 확인되는 점, ② 피해경찰관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는 과정에서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 D의 얼굴을 수회 때린 사건으로 경찰서 지구대로 오게 된 것임에도 지구대 내에서조차 계속하여 소란을 피운 점, ④ 위 CCTV 영상으로 확인되는 피고인의 모습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어떠한 돌발적인 행동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고, 실제로 피고인은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후에도 그앞에 서있던 경찰관의 무릎을 발로 걷어차는 행동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사안 자체가 경미하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전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피해 경찰관은 피고인을 체포한 직후인 2023. 11. 9. 20:40경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체포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2023고단2418호 사건 증거기록 제23면), 그 전반적인 진술 내용이 위 CCTV 영상과도 일치하는바, 이러한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관의 행위가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하는 위법한 체포라고 볼 수 없고, 위 체포가 위법함을 전제로 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피고인 및 변호인은, 2차 현행범 체포는 그 체포의 필요성이 없어 위법하므로 이러한 점을 양형에 반영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2023고단2450호 사건 증거목록 순번 16번)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J의 손목을 깨물고 동인의 얼굴을 폭행하는 모습이 확인되는 점, ② 피고인은 경찰관들이 출동한 이후에도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관의 행위가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하는 위법한 체포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3차 현행범 체포에 대하여, 당시 피고인에게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고,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피고인에 대하여 통고처분을 완료한 이후에는 더 이상 공무집행 중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통고처분 이후의 소란행위를 이유로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2023고단2450호 사건 증거목록 순번 6번)에 의하면,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로 경찰관들 앞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위협적인 말을 반복적으로 하고, 경찰관이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말 것을 경고하였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계속하여 욕설을 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점, ② 피고인의 시장 내 주취소란으로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하였는데, 피고인은 경찰관들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소란행위를 멈추지 않은 점, ③ 피고인의 주취상태 및 언행으로 보아 피고인을 그대로 둘 경우 피고인이 어떠한 돌발적인 행동을 할지 예측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관의 행위가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하는 위법한 체포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말한 것은 경찰관에게 한 말이 아니라거나 그 내용에 비추어 공무집행방해죄의 협박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하여 해당 발언의 내용을 살펴보면, 경찰관들에게 망치로 위해를 가하겠다는 의미임이 분명한바, 이는 불안감과 공포심을 조성할 수 있는 협박으로 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3. 11. 9. 20:20경 부산 해운대구 E에 있는 부산해운대경찰서 F지구대에서 경찰관의 귀가 요청을 거부하던 중 경찰관이 피고인을 밖으로 내보내려 하자 발로 유리 출입문을 1회 차 걷어차 이를 손괴하려 하였으나 유리 출입문이 파손되지 아니하여 미수에 그쳤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무소인 부산해운대경찰서 F지구대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손괴하여 그 효용을 해하려 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당시 피고인에게 공용물건을 손상하려는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형법 제141조 제1항의 공용서류은닉죄에서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란 공무소에서 사용 또는 보관 중인 서류이면 족하고, 그 범의란 피고인에게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라는 사실과 이를 은닉하는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다는 사실의 인식이 있음으로써 충분하며, 반드시 그에 관한 계획적인 의도나 적극적인 희망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바(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도532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같은 항에 규정된 공용물건손상죄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2)

살피건대, CCTV 영상(2023고단2418호 사건 증거목록 순번 14번)에 의하면,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경찰서 지구대 밖으로 내보내려고 하고, 피고인은 계속하여 이를 거부하는 모습, 피고인이 갑자기 특정 경찰관에게 달려들려고 하자 다른 경찰관들이 이를 제지하는 모습, 경찰관들이 재차 피고인을 지구대 밖으로 내보낸 다음 지구대 안 으로 들어오자 피고인이 경찰관들을 뒤따라 지구대 안으로 들어오면서, 닫히고 있던 유리문 정면을 발로 강하게 차는 모습, 그때 뒤돌아 서있던 경찰관이 그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피고인 쪽을 바라보는 모습 등이 확인되는바,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위와 같은 정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공용물건인 경찰서 지구대 유리문을 손상하려는 고의가 있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공용물건손상미수의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이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과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나머지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공소기각 부분 제외)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