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 2, 5, 7, 9호증, 을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1958년생)는 2020. 11.경부터 주식회사 B의 소속으로 경비원 업무를 수행하여 왔는데, 2023. 8. 28. C병원에서 '제4-5요추간 추간판탈출증, 제4-5요추간 척추관협착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2024. 4. 16. 원고 소송대리인을 통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 한다)에 따른 요양급여신청(이하 '이 사건 신청'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신청에 대하여 D병원의 업무관련성 특별진찰 및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2025. 3. 31. 원고에게, 같은 위원회의 2025. 3. 27.자 판정에 기하여,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업무상질병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한편, 원고는 오래 전에 E 주식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1990. 3.경 업무상 사고로 입은 요추부 염좌(최초상병), 제3-4요추간 추간판탈출증 및 제4-5요추간 추간판탈출증(추가상병)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요양승인을 받고 1990. 7. 말경 요양을 마친 바 있다.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와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
우선 이 사건 신청은 법 제51조에 따른 재요양 신청임에도 피고가 이를 법 제40조에 따른 최초요양신청인 줄 잘못 알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기존에 제3-4요추간 추간판탈출증 및 제4-5요추간 추간판탈출증에 대하여 요양한 바 있는 상태에서 오랜 기간 동안 허리에 부담 가는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악화, 발병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재요양승인 되어야 함에도 이와 다른 입장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
이 사건 신청은 그 형식 및 내용 등에 비추어 재요양신청이 아니라 최초요양신청임이 분명하고, 이 사건 처분 또한 재요양불승인처분이 아님에도, 원고가 이 사건 소송절차에서 법에 따른 재요양 사유를 내세워 이 사건 처분의 위법을 다툴 수 없다.
판단
법령상 아래와 같은 관계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면, 법 제40조의 최초요양과법 제51조의 재요양에 관하여 그 요건과 대상, 절차를 구분하여 달리 정하고 이에 따라 별개로 재해자가 각 해당 요양급여신청을 하고 공단은 이에 관한 각 해당 처분을 하도록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법 제40조 제1항에는 요양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제41조 제1항에는 제40조 제1항에 따른 요양급여를 받으려는 사람은 소속 사업장, 재해발생 경위, 그 재해에 대한 의학적 소견,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적은 서류를 첨부하여 공단에 요양급여의 신청을 하여야 하고, 이 경우 요양급여 신청의 절차와 방법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 제51조 제1항, 제2항에는 요양급여를 받은 사람이 치유 후 요양의 대상이 되었던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이 재발하거나 치유 당시보다 상태가 악화되어 이를 치유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으면 다시 제40조에 따른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고, 재요양의 요건과 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법 시행령 제48조 제1항, 제2항에는 법 51조에 따른 재요양의 해당 요건을 정하고, 재요양을 받으려는 사람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재요양을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먼저, 이 사건 신청이 법 제51조에 따른 재요양신청인지에 관하여 본다.
위와 같은 관계 규정의 내용에다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등 이 사건 변론에서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신청의 경우 그 신청서 등 서류 형식, 내용 및 절차 등에 비추어 법 제51조에 따른 재요양신청이 아니라 법 제41조에 따른 최초요양신청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법에 따른 최초요앙신청, 재요양신청 등과 관련하여 위 법령의 관계규정에 따라 법정서식으로 요양급여신청서 및 소견서, 재요양신청서 및 재요양 소견서 등을 마련하고 있는데, 원고의 이 사건 신청을 대리한 원고 소송대리인은 요양급여신청서 서식에 재해자, 사업장 및 재해 관련 내용 등을 기재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신청서(갑7호증의 1)을 제출,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이 사건 신청서에는 소견서(갑7호증의 2), 재요양신청경위서(갑9호증)가 첨부되어 있는데, 그중 소견서는 현재 마련되어 있는 재요양 소견서 등 서식이 아니라 오래 전의 서식을 임의로 변경하여 만든 것으로서, 그 상단 여러 표시 란에 ■재요양이라고만 되어 있을 뿐, 통상의 요양신청에 따르는 이 사건 상병에 관한 C병원 담당의사의 의학적 소견이 기재되어 있고, 재요양에 관련된 기재는 전혀 없으며, 재요양신청경위서에도 제목에만 재요양신청이라고 되어 있을 뿐, 이 사건 상병의 발생 경위와 그 동안의 원고 작업력, 요양급여 이력, 허리 기왕 치료 이력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있고, 이 사건 신청을 재요양신청이라고 볼 만한 뚜렷한 기재가 없다.
이 사건 신청서 및 그 첨부서류의 기재 내용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신청 내용의 요지는 원고가 1990. 3. 26. 업무상 재해로 '요추부 염좌, 요추 제3-4번 및 요추 제4-5번간 추간판탈출증'에 대해 요양승인 된 후 주식회사 B 소속 경비원 업무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업장에서 허리에 부담이 되는 작업을 장기간 수행함으로써 이 사건 상병인 '제4-5요추간 추간판탈출증, 제4-5요추간 척추관협착증'이 발병하였고, 이에 대하여 2023. 10. 2. 수술 후 피고에게 요양승인신청을 한다는 것이므로, 이를 법령상 재요양 요건에 관한 사유 및 내용을 적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 신청에 기하여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법 제40조에 따른 요양승인심사 등의 절차를 진행하고 그 요양승인을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원고 측은 그 처분절차 과정에서 피고에게 어떤 이의를 제기하거나 재요양에 관련된 주장을 한 바가 전혀 없다.
나아가, 원고가 이 사건 소송 절차에서 재요양 사유를 내세워 이 사건 처분의 위법을 다툴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처분의 위법성이고, 처분의 위법성은 피고 행정청으로 하여금 그 처분을 발하게 한 원고의 신청과의 관계에서 판단하여야 하므로, 소송에서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던 중 그 처분을 발하게 한 신청의 내용을 변경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두859 판결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최초요양승인과 재요양승인은 법령상의 관계 규정에서 그 요건과 대상, 절차 등을 달리 정하고 있는 별개의 재해자의 요양급여청구권 및 이에 따른 공단의 처분인 점, 이 사건 신청은 재요양신청이 아니라 최초요양신청이고 그 신청 내용에 재요양신청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최초요양신청인 이 사건 신청에 대한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재요양 사유에 관한 주장 등 소송행위는 이 사건 처분 당시 검토 대상이 되지 아니한 사정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것이어서 더 나아가 따져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원고의 주장과 같은 위법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