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5. 10. 2. 선고 2025나42271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부산 동래구 C, 5층 소재 건물에서 'B 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 이라는 상호로 보습학원을 운영하던 자이고, 원고는 2020. 10. 28.부터 2022. 4. 27.까지위 학원에서 수학강사로 근무한 자이다.

나.

원고와 피고가 최초로 체결한 강사위촉계약서의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이후 원고와 피고는 2021. 11. 11. 재차 강사위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중 강사료 부분은 아래와 같이 변경되었다(이하 최초로 체결된 강사위촉계약과 통틀어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22. 4. 27. 피고로부터 퇴사 통보를 받아 이 사건 학원에서 퇴사 후 인근에 수학 보습학원을 개업하였다. 이에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강사위촉계약서상 경업금지약정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사건의 제1심법원은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전제아래 위 경업금지 약정이 근로자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합리적인 제한으로서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부산지방법원 2022가단6498, 이하 '관련 판결'이라 한다), 위 판결은 2023. 7.29.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는 자신이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한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에 대하여 퇴직금의 지급을 구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 4, 5,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는 '임의로 강의시간을 변경하거나 결강하지 않을 것, 수강생 출석을 책임있게 관리할 것' 등을 복무규정으로 정하고(제5조), '정당한 사유 없이 1주일에 4시간 이상 강의를 하지 않거나 특별한 사유나 사전연락 없이 2일 이상 결근한 때' 등을 계약 해제 또는 해지사유로 정하고 있을 뿐(제6조), 원고의 구체적인 강의시간, 강의내용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지 않다. 위 위촉계약에서 정한 내용은 학원의 정상적 운영을 위하여 원고가 강사로서 부담하는 최소한의 기준을 정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고 그 내용상 피고가 원고에게 강의내용이나 방식, 사용할 교재, 출퇴근 시간과 같은 일상적인 복무의 모습 등에 관한 구체적 지휘·감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위 계약 제3조에서 원고로 하여금 수업준비, 시간표 작성, 수강생 및 학부모 관리 등을 담당하도록 한 점이나 원고가 학부모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대화(을 제8호증)에 의할 때 원고가 직접 시간표를 변경하고 이를 학부모들에게 알린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수업 일정이나 구체적인 수업 방식에 관하여 상당한 재량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는 수납 금액의 일정한 비율(최초 계약시 65%, 다음해에는 70%)에 해당하는 액수를 매월 보수로 지급받았고, 그 액수는 적게는 3,588,261원에서 많게는 17,000,000원(아래와 같이 D에게 지급된 금액을 합하면 20,000,000원에 이른다)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정도로 변동되었다. 이와 같이 ㉠ 수납 금액의 일정 비율을 보수로 정하였으므로 원고의 능력에 따른 수강생 증감의 효과가 곧바로 원고의 보수에 반영된 점(최초 계약시에는 월 17,000,000원의 상한이 있었으나 그 금액이 일반 근로소득자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상당히 높고, 이후 2021년 재계약시에는 그와 같은 상한규정도 삭제되었다), ㉡ 최소한으로 정해진 고정적인 기본급이 없고 매출액 중 상당한 비율을 원고가 지급받았다는 점, ㉢ 원고는 보수 금액 중 일부를 자신의 배우자 D에게 대신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여 그에 따라 피고가 D에게 2021. 4.부터 2022. 4.까지 월 3,000,000원씩을 지급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받은 보수는 일반적인 근로자와는 그 산정이나 지급 방식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다(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한 E, F, G 등 다른 강사들은 대략 월 3,000,000원내외의 보수를 지급받아 원고의 보수와 그 액수에 상당한 차이가 있기도 하였다).

③

원고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보수에 대하여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신고를 하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매출액의 상당 비율을 보수로 가져간 점, 자신의 배우자 명의로 보수 일부를 지급할 것을 요청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가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위와 같이 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④

관련 판결에서, '㉮ 원고는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피고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학원에서 수강생들을 지도하는 업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의 노무제공에 필요한 설비는 대부분 피고가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가 제공하는 노무는 원고가 임의로 타인을 사용하여 대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이 사건 위촉계약상 원고에게 지급되는 강사료에 퇴직금, 제 수당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이 사건 위촉계약의 실질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내용으로서 근로계약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결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 위 관련 판결에서는 이 사건 위촉계약의 내용 중 경업금지약정이 민법 제103조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가 주된 쟁점이었던 점, ㉡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 원고가 수업내용이나 수업일정에 관하여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 학원강사라는 특성상 피고가 마련한 강의실, 책상, 의자 등 학원의 설비를 활용하여 수업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수학수업이라는 특성상 그외 특별한 설비가 필요하지 않아 원고가 스스로 설비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원고의 근로자성 판단에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 이 사건 위촉계약 제7조에 '퇴직금, 제 수당'이 언급된 것은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이에 관한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취지로 보일 뿐이고, 오히려 제10조에서 원고가 대등한 당사자로서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퇴직금 등에 관한 위 조항(제7조)이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규정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의 경우 관련 판결에서 인정된 이 사건 위촉계약이 근로계약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배척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1>.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윤영(재판장) 오지영 김현정

각주1)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다른 민사 사건 등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받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 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되므로 합리적인 이유설시 없이 이를 배척할 수 없는 취지의 대법원 1993. 3. 12. 선고 92다51372 판결,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4다52768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