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소송의 경과
원심판결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독자적인 책임과 계산으로 주류 판매업을 영위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환송 전 당심판결
검사는 원심판결에 대하여 아래 제2항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환송 전 당심은 검사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였다(한편, 환송 전 당심판결이 무죄로 본 부분은 판결이유에서만 그에 대한 판단이 있었다).다. 환송판결
피고인은 환송 전 당심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였고 그와 같은 환송 전 당심판결에 대하여 대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주류 판매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지배 · 장악하였다거나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주류를 판매하였다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환송 전 당심 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이 법원에 환송하였다.
이 법원의 심판범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환송 전 당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만 유죄 부분에 대하여 상고하였고, 검사는 이유무죄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를 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경우 이유무죄 부분도 유죄 부분과 함께 상고심에 이심되는 것이기는 하나, 이유무죄 부분은 이미 당사자 간의 공격·방어의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 이탈되었다고 할 것이다. 환송판결도 환송 전 당심판결 중 유죄부분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사건을 파기환송하였다. 따라서 위 이유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원심판결 및 환송 전 당심판결의 결론에 따르기로 하고 다시 판단하지 아니한다.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은 합자회사 C(이하 'C'라고 한다)와는 별도로 자신의 책임과 계산으로 주류판매업을 영위하였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환송 전 당심판결의 이유무죄 부분 제외)
주세법에 따른 주류판매업 면허를 받지 않고 주류를 판매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6.경부터 2017. 9.경까지 부산 기장군 B에 있는 주류도매 업체인 C로부터 주류를 공급받아 피고인이 관리하는 거래처 D 등 거래처에67,876,748원 상당의 주류를 무면허로 판매한 것이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주세법에 따른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주류 판매업을 영위하였다는 것으로서 피고인이 C와 별개로 독자적인 책임과 재산으로 C로부터 주류를 공급받아 거래처에 판매하였음을 전제로 하는데, ① 피고인은 거래처로부터 주문을 받으면 거래처별 일일 판매일보를 작성하여 C에 제출하고, C의 회계담당 직원은 이를 기초로 매출처별 원장을 작성하여 전산에 입력하며, C의 출고 담당 직원은 매출처별 원장에 따라 피고인에게 주문량만큼의 주류를 출고해 주어 피고인이 거래처에 배달하였고, 거래처에서는 대부분 주류대금을 주류전용카드로 결제하여 C의 법인 계좌로 대금이 입금되었고, 피고인이 일부 현금으로 지급받는 경우에도 그 수금액을 C에 지급하였으며, C는 거래처별 채권대장을 작성하여 판매대금과 수금내역 등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미수금을 관리하였는바, 이와 같이 C는 거래처별 주류의 출고 현황이나 수금내역 등을 관리하고 그 판매대금을 회수하였던 점, ② 주세법에서 주류 판매업에 대한 면허제도를 둔 취지는 주세 수입을 효과적으로 확보하여 국가의 재정수요에 충당하고 국민보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류의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하기 위한 것인데, 주류 판매업 면허를 가진 C가 피고인과 같은 영업사원에게 거래처 관리에 관한 일체의 책임을 부담시키는 방식으로 주류 판매 영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주세를 탈루하거나 주류 유통과정을 불투명하게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상 주류 판매업 면허제도에 관한주세법 관련 규정을 잠탈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독자적인 책임과 계산으로 주류 판매업을 영위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환송판결의 기속력
법원조직법 제8조는 "상급법원 재판에서의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후문도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은 하급심을 기속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법률심을 원칙으로 하는 상고심은 형사소송법 제383조 또는 제384조에 따라 사실인정에 관한 원심판결의 당부에 관하여 제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것이므로 조리상 상고심 판결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의 판단도 기속력을 가진다. 따라서 상고심으로부터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그 사건을 재판함에 있어서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한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에 대하여 환송 후의 심리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어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변동이 생기지 않는 한 이에 기속된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0572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주류 판매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지배 · 장악하였다거나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주류를 판매하였다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피고인은 C로부터 공급받아 판매한 주류의 총 매출금액에서 ① 총 매출원가, ② C의 수익으로 정한 총 매출원가의 9%, ③ 피고인에 관한 4대 보험료, ④ C가 결제한 피고인의 차량 유지비 및 영업 관련 각종 비용 등을 공제한 돈을 전액 지급받았다.
피고인은 C의 주류를 C 명의로 거래처에 공급하였다. 거래처에 대한 주류대금 채권은 C에 귀속되었다. 거래처는 C에 주류대금을 지급하였고, 거래처가 C가 아닌 피고인을 거래 상대방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거래처와 주류 공급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명의뿐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C라고 볼 여지가 있다.
거래처로부터 받은 주류대금의 관리와 정산도 C가 담당하였다. 거래처가 주류구매전용카드로 결제한 주류대금은 C 명의 계좌에 입금되었고, 피고인은 거래처로부터 받은 현금을 C에 그대로 전달하기도 하였다. 또한 C는 피고인이 관리하는 거래처들과 관련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당일 주류생산업체로부터 가져오거나 거래처에 배달할 주류의 수량, 주류대금의 정산내역 등을 보고하도록 하였고, 이를 기초로 거래처별 채권대장 등을 작성하여 판매대금과 수금내역 등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미수금을 관리하였다.
피고인이 거래처에 대한 미수금의 미결제 위험 또는 회수 지연에 따른 책임을 실질적으로 부담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 다만 C는 피고인에 대한 급여 정산 과정에서 영업비용을 공제하였으나, 이는 C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서 취한 조치에 불과할 여지가 있다.
피고인이 주류 재고, 파손 및 반품으로 인한 책임 등 주류 판매로 인한 각종위험을 부담하였다거나, C와 별개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조세범 처벌법」제6조 위반인지 여부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의 판단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과 C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다거나, 그 밖에 피고인과 C의 관계를 통상적인 근로관계로 보기 어렵다는 사정만을 들어 피고인이 주류 판매에 이르는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지배 · 장악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민준(재판장) 이소연 이소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