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5. 7. 22. 선고 2025노981 판결

주문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법리오해(피고인)

①

K, ㈜M(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에 대한 각 사기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하던 중 도급인들과의 다툼 등으로 인해 공사를 중단하였을 뿐이고, 기망행위나 편취 고의가 없었다. ② 피고인의 당시 부채는 1,150만원 가량에 불과하였을 뿐이고, 피해자들에게 도급계약을 이행할 정도의 충분한 자력을 갖추고 있었다. ③ B에 대한 편취금액은 160만원(360만원 - 변제금 200만원), K에 대한 편취금액은 500만원(에어컨 설치대금)에 불과하다. ④ 근로자 6인에 대하여는 이미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받았으므로, 사기죄로 처벌하는 것은 이중처벌에 해당하고, 사기죄는 따로 성립하지 않는다.

나.

양형부당(쌍방)

원심의 형(징역 1년)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 부분

(1)

① 주장 부분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거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실을 근거로 이 부분 각 공소사실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사실에, 아래의 각 항에서 거시하는 각 사정, ① 피고인이 자백하는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적어도 2022. 4. 초경부터 거래처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처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 스스로도 '동래에서 부족한 거 마산꺼 쓰는 거고, 마산에서 부족한 거 동래에서 쓰는 겁니다'라고 진술하는 등 자금을 돌려막기 하였음을 사실상 자인하였던 점, ③ 무엇보다, 피고인은 당초 피해자들과 약속하였던 공기를 지연시키고 있던 중, '가불금을 달라', '중도금을 지급하면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등으로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가불금 또는 중도금을 지급받자마자, 근로자들의 임금조차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잠적하는 행태를 반복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까지 종합해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이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② 주장 부분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0. 1. 10. 사기죄 등으로 징역 4월 및 징역 8월을 각 선고받았는데, 그 사기범행의 피해액은 2억 800만원이었음에도 피해는 대부분 회복되지 못했던 사실, 피고인은 2017. 8. 31.에도 사기죄로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그 피해금액이 1,000만원이었던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위 사건들 외에도 피고인은 여러 형사사건으로 처벌받았는데, 그 피해도 대부분 회복되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B로부터 에어컨 대금 상당을 편취할 당시 피고인의 채무는 8,800만원을 훨씬 초과하는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시에 어떠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3)

③ 주장 부분

(가)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 있어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이로써 곧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 하여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그 영향이 없으므로 사기죄에 있어서 그 대가가 일부 지급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재물의 가치로부터 그 대가를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재물 전부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3007 판결).

(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2. 3.26.경 에어컨 판매업자인 B에게 전화하여 '김해시 D에 에어컨을 설치해 주면 대금을 지급해 주겠다'고 말하였고, 이에 현장을 방문한 B로부터 '견적이 360만원 정도이다'라는 말을 듣고 '그대로 진행해 달라'고 하였던 사실, B는 2022. 4. 초순경 위 공사현장에 약정대로 에어컨을 설치해 준 후, 2022. 4. 21. 피고인에게 '공사대금을 달라'는 문자를 보내는 등 계속 대금지급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곧 연락드리겠습니다', '전화드리겠습니다', '오늘은 결제가 힘들 것 같습니다', '운전 중입니다'라고 답하며 전화통화마저 회피하였던 사실, 그럼에도 B가 계속 연락하자, 피고인은 2022. 5. 4.에야 B에게 200만원을 송금하였을 뿐이고 나머지 금액은 이유 없이 계속 지급을 거부하였던 사실, 또한 피고인은 2022. 6. 1.경 K에게 "김해시 L에 있는 영어교습소 가벽 설치 등의 인테리어 공사와 시스템 에어컨 설치 공사를 공사대금 1,100만원에 도급해 주면, 2022. 6. 11.까지 공사를 완료해 주겠다. 율하 근처에서 4,000만원 짜리 공사를 하게 되어 이 공사는 별로 할 게 없으니 빨리 끝내 주겠다"라고 말하여 위 공사를 도급받고, 같은 날 계약금 726만원을 지급받은 사실, 피고인은 2022. 6. 2.경부터 공사에 착수하여 가벽설치, 바닥공사를 진행한 상태에서 2022. 6. 8. K에게 '시트지를 구입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 힘들다. 가불금을 달라'고 말하여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받았던 사실, 피고인은 당시 '2022. 6. 10. 에어컨이 들어온다'라고 말하였으나,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2022. 6. 13.경 이후로는 아예 공사를 중단한 채 현장을 떠나 버렸던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① 누범전과의 내용을 포함하여 피고인의 종전 범죄전력과 그 내용을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 이전 적어도 수년 전부터 비슷한 행위를 계속적으로 반복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앞서 본바와 같이, 당시 자금난으로 인해 여러 현장의 공사대금을 돌려막는 상황이어서 피해자들에게 계약내용을 성실하게 이행할 수 있는 정도의 자력이 부족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또한 향후 어떠한 형사적 책임이 문제될 것인지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계약상 의무를 일부 이행한 외관을 갖춘 것은, 공사의 하자, 추가공사, 채무불이행 등을 주장하면서 마치 민사상 분쟁에 불과한 것처럼 가장함으로써 형사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도 의심되는 점, ④ 반면, B나 K은 자신들의 계약상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B로부터 에어컨 설치공사를 제공받거나 K으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당시 이미 위 피해자들에게 에어컨 대금 지급 또는 도급계약 이행에 관한 변제자력이나 변제의사를 기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로써 위 피해자들에 대한 위 각 대금 상당액의 편취행위는 기수에 이른 것이므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시에 어떠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4)

④ 주장 부분

(가)

원심은, 피고인은 2001. 12. 5.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에서 피고인 운영의 ○○마트 할인매장 종업원 공소외인 등 8명에게 지급할 임금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도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2002. 1. 24.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고, 이 사건 사기죄의 공소사실 중에는 피고인이 사실은 임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위 공소외인 등 종업원 8명에게 ○○마트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면 매월 80만원에서 11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거짓말하고 위 종업원들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아 합계 7,086,646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이 포함되어 있으나, 위 약식명령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과 위 사기의 공소사실은 그 보호법익이나 행위태양, 범행일시가 전혀 달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확정된 약식명령의 기판력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종업원들에 대한 각 사기의 점은 이중처벌에 해당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과 변호인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죄수 및 기판력의 범위, 이중처벌금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12. 23. 선고 2003도5570 판결).

(나)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2024. 4. 24. 이 법원(2024고약1519)으로부터 관련된 근로기준법위반 범행으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위 약식명령이 2024. 5. 8. 그대로 확정된 사실은 인정되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사기 범행은 변제자력이나 변제의사를 속이고 임금 상당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는 취지인데 반해, 피고인이 약식명령 처분을 받은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근로자들의 퇴직 후 14일 이내에 이행하여야 하는 금품청산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취지여서 서로 구성요건적 행위가 상 이하므로, 위 양 죄는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을 뿐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위 양 죄가 상상적 경합범 등 처분상 일죄의 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양형부당 주장 부분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E, I, B와 각 합의에 이르고 Q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희망하기는 하였으나, 위 피해자들의 피해금액은 비교적 소액에 불과한 점, 피고인이 일부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등 진지한 반성이 부족해 보이는 점, 이 사건 각 범행은 비교적 고의적·반복적으로 건축주 등을 기망하여 재물 등을 편취한 것으로서 그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은 점, '한번 집을 지으면 10년을 늙는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피고인이 공사 도중 현장을 무단으로 이탈한 후 잠적하는 바람에 건축주들은 공기의 지연, 공사대금의 증가, 하자 발생 등으로 큰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불성실하고 부도덕한 건축업자의 행태에 대하여 엄격한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건강한 업계 질서의 정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할 것인 점, 피고인에게 동종전과가 다수 있는 점, 피고인이 누범기간 중임에도 재범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은, 위와 같은 일부 양형인자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타당하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각 기각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성익경 김지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