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L는 2022. 5. 18.경 E의 승낙을 받고 E이 피고인과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감청 방법이 사용된 것은 아니고, 사용자의 노동조합 지배·개입행위는 노동조합의 존립 및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위법행위인 반면,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위 행위의 특성상 객관적인 증거 수집이 매우 어려운 점을 고려하였을 때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해서 L가 수집한 위 음성파일에 증거능력을 부여할 필요성이 인정됨에도, 위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사실오인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및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노동조합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지배 · 개입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신빙성이 없는 원심 증인들의 법정 진술만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과 E 사이의 대화내용에 관한 녹취록에 관한 음성파일(증거목록 순번 49번 중 '음성 011')은 E이 피고인과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것을 L가 녹음한 것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통화녹음에 대하여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통화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상 전기통신의 '감청'에 해당하고, 그렇다면 피고인과 E 사이의 대화내용에 관한 녹취록(증거목록 순번 47번) 및 그 음성파일(증거목록 순번 49번 중 '음성 011')은 피고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더라도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제4조에 따라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며, 위 증거들에 관하여 증거배제결정을 하였다.
당심의 판단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 제7호는 "감청"이라 함은 전기통신에 대하여 당사자의 동의 없이 전자장치·기계장치 등을 사용하여 통신의 음향·문언·부호·영상을 청취·공독하여 그 내용을 지득 또는 채록하거나 전기통신의 송·수신을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전기통신의 감청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제4조는 제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불법감청에 의하여 지득 또는 채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기통신의 감청은 제3자가 전기통신의 당사자인 송신인과 수신인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전기통신내용을 녹음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만을 말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전기통신에 해당하는 전화통화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 모르게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여기의 감청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3자의 경우는 설령 전화통화 당사자 일방의 동의를 받고 그 통화 내용을 녹음하였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의 동의가 없었던 이상, 이는 감청에 해당하여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되고, 이와 같이 제3조 제1항을 위반한 불법감청에 의하여 녹음된 전화통화의 내용은 제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없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도1900 판결 참조).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는 "제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불법검열에 의하여 취득한 우편물이나 그 내용 및 불법감청에 의하여 지득 또는 채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에 관하여 아무런 예외를 두지 않고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4조의 문언, 내용, 체계와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를 위반하여 불법감청에 의하여 지득 또는 채록 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야 하고, 이를 공익과 사익과의 비교형량을 거쳐 공익이 우월하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서울고등법원 2022. 7. 22. 선고 2022노288 판결, 부산고등법원 2021. 2. 3. 선고 2020노10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L가 녹음한 피고인과 E의 음성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 전기통신 당사자인 피고인의 동의 없이 전자장치·기계장치인 휴대전화를 사용하여 그 대화를 녹음한 것이어서 불법감청에 의하여 지득 또는 채록된 전기통신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바, 위 음성파일은 이를 증거로 사용함으로써 침해되는 사익과 달성되는 공익을 비교형량할 필요 없이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위 음성파일의 증거능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전제사실]
피고인은 부산 북구 B에 있는 C 주식회사의 대표로서 상시 3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폐기물 수집·운반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21.경 위 C에서 D단체 소속 3개의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교섭권을 갖고 있어 노 · 사 협상과정에 어려움을 겪자 피고인과 뜻이 맞는 직원으로 하여금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하고, 위 노조를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만들어 단체 교섭 과정에서 피고인의 영향력을 행사하기로 마음먹었다.
[범죄사실]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노동조합 조직 관련 지배 · 개입행위
피고인은 2021. 1.경 불상지에서 근로자 E과 'F단체 소속 비정규직·일반노동조합을 만들면 조합원들의 촉탁직 계약을 연장해주겠다'라고 협의하여 E으로 하여금 F단체을 설립하게 할 근로자 G을 섭외하게 하고, 2021. 2. 1.경 G으로 하여금 F단체 H지부(이하 'F단체 소속 노동조합'이라 함) 설립신고를 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노동조합 조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노동조합 운영 관련 지배 · 개입행위
근로자 I, J, K, L, M, N 가입 관련
피고인은 2021. 12.경 위 C 사장실 내에서 E, L와 대화하면서 E으로부터 'F단체이 교섭대표노조가 되면 M, N의 촉탁직을 연장해달라'라는 말을 듣자 '그래 알았다'라고 말하고, 같은 날 E으로 하여금 N, M에게 연락하여 사장실로 올라오게 한 다음 N, M에게 F단체에 가입해달라고 부탁하여 2022. 1. 5.경 N, M, 2022. 2. 15.경 L로 하여금 F단체 소속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하고, E, L에게 다른 근로자들에게 F단체 가입을 권유하게 하여 2022. 1. 6.경 I, J, 2022. 1. 11.경 K로 하여금 F단체 소속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노동조합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근로자 O 가입 관련
피고인은 2021. 12. 31.경 위 C 사장실 내에서 오전 근무를 마친 O 등 근로자들에게 'F단체에 가입해달라'라고 말하여 2022. 1. 3.경 O로 하여금 F단체 소속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노동조합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노동조합 조직 및 운영과 관련하여 지배 · 개입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며,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다.
증인 P의 법정진술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 부분은 E, L, M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전문진술에 해당하고, 원진술자인 E, L, M이 원심 법정에 출석하여 증언한 이상 그 증거능력이 없다.
L는 수사기관에서 'E이 2021. 12.경 사장실에서 피고인에게 "F단체에 조합원들이 가입하면 N과 M의 촉탁직을 연장시켜 달라"고 말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알겠다"고 답변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원심 법정에서는 '피고인으로부터 N과 M의 촉탁직 연장에 대해 직접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을 변경하였는바, L의 위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그대로 믿긴 어렵다. 더구나 L는 원심 법정에서 F단체 가입 전 피고인으로부터 F단체에 들어와서 활동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없고, 피고인의 부탁을 받고 I, J, K에게F단체 가입을 권유한 것이 아니라고 진술하였다.
M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2021. 12. 말경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사장실로 오라"고 하였고 이에 N과 같이 사장실에 갔는데, 피고인이 "도와주면 고맙겠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를 'F단체에 가입해서 F단체이 교섭대표노조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촉탁직 연장을 시켜주겠다는 뜻으로 이해했다'는 M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부분은 M이 추측한 것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하여 N은 수사기관에서 'E이 자신과 M에게 촉탁직 연장을 조건으로 F단체 노조 가입을 권유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과 접촉한 바가 없다'고 진술하여 E으로부터 노조 가입 제안을 받았다
는 취지이고, 이는 E의 2025. 3. 5.자 조사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내용과 일치한다.
한편, M은 '피고인이 자신에게 전화를 하여 G에게 일반노조 가입서를 전달할테니 가입서를 작성하여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M은 2023. 6. 1.자 조사에서는 'E으로부터 촉탁직 연장을 조건으로 F단체 가입 권유를 받았고, 이후 2022. 2. 26.경 피고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위와 같은 피고인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다가, 노동조합 가입시기가 2022. 1. 5.경으로 확인되자 그 이후 조사 및 원심 법정에서는 'E으로부터 촉탁직 연장을 조건으로 F단체 가입 권유를 받고, 2021. 12. 말경 피고인으로부터 사장실에서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난 며칠 뒤 피고인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와서 위와 같은 피고인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진술내용이갈수록 구체화되면서 내용이 추가되고 그 전화를 받은 시기도 변경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직접 만난 자리에서도 구체적인 언급 없이 '도와달라'고만 했다는 피고인이 갑작스레 직접 전화로 M에게 위와 같이 말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우므로, M의 위 진술내용을 그대로 믿긴 어렵다. 더구나 이와 관련된 G은 수사기관에서 E이 M의 가입신청서를 전해줘서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E은 2023. 2. 23. '사측과 협력하여 조합원들을 탈퇴시켜 당시 4명뿐이던 F단체에 당시 비조합원들과 부산일반노조를 탈퇴한 7명이 가입하여 17명을 만들어 D단체 3개 조직이 공동으로 가지고 있었던 교섭권을 무력화시키고 사측을 압박해서 정년을 연장하려고 시도하였습니다'라는 진술서를 작성하였고, 2023. 6. 30.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으로부터 위와 같은 사유로 '정권(권리행사를 일정기한 또는 무기한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며, 2023. 8. 2.자 조사에서는 '조합원들을 촉탁직 연장을 조건으로 F단체으로 데려오겠다고 했더니 피고인이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E은 원심 법정에서는 '3개 노조가 있어 정년 연장 등에 관한 교섭이 잘 되지 않아 M, N 등에게 다른 노조(F단체)를 만드는 방안을 제시하고 주도적으로 F단체을 만들었는데, F단체이 교섭대표노조가 된 이후 교섭이 잘 되지 않아 자신이 그와 같이 행동하면 피고인이 위압감을 느껴 교섭이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활동해 온 D단체에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것에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아 이를 모 면하고자 회사와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거짓으로 진술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2025. 3. 5.자 조사 및 원심 법정에서 'F단체을 사업장에 만드는게 어떻냐고 건의한 것은 피고인이 아니라 M, N에게 한 것이다. 피고인이 자신에게 F단체을 만들어주는 대가로 약속한 것은 없다. 피고인이 F단체 노조 설립 등에 관여한 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2023. 2. 23.자 진술서 및 2023. 8. 2.자 조사에서의 진술내용을 그대로믿긴 어렵다.
O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F단체에 가입하라는 말을 듣고 가입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F단체에 가입하면 촉탁직 연장을 시켜주겠다는 취지의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I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다른 비조합원이나 D단체 산하 조합원들이 F단체에 가입하도록 하는 모습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도15767 판결 등 참조).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E, L, M 등의 일부 수사기관 진술이나 피고인과 L 사이의 2023. 3. 16.자 대화 녹취록 내용(증거기록 1권 322, 323면), M과 N이 촉탁직으로 근무한 기간(증거기록 1권 192면) 등에 비추어, 실제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E 등으로 하여금 F단체을 설립하게 하고 M 등으로 하여금 F단체에 가입하도록 개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
그러나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L 등의 진술은 신빙성을 높게 평가하기 어렵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노동조합 조직 및 운영에 관한 지배 ·개입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공소사실 제1항에 관하여
E은 노동청 조사 당시 '촉탁직 기간 연장을 위해 당시 D단체 산하 노조 3개가 공동으로 가지고 있던 교섭권을 1개의 노조가 갖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피고인에게F단체 노조를 만드는 것이 어떻겠냐고 건의하였더니, 피고인이 동의하였다'는 취지로 수차례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1권 152, 167면). 그러나 E은 이후 검찰 조사에서 당초 진술을 번복하면서 'F단체을 설립하기 전 피고인에게 근로자들의 촉탁직 연장 등에 관한 조건을 제시하거나, 피고인에게 F단체 설립을 건의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132, 142면), 원심 법정에서도 피고인은 F단체 설립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진술하였다(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4면).
위와 같이 진술이 변경된 것에 관하여 E은 검찰 조사 당시 '이 사건이 노동청 조사로 종결될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신중하게 진술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154면), 원심 법정에서는 '당시 자신과 피고인이 함께 F단체을 조직하고 근로자들을 가입시킨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 불안한 심정에 있다 보니까 굳이 거기서 자신 혼자 했다고 나서야 될 상황이 못 되었다. 그래서 거기서대충 이렇게 하면 피고인이 위압감을 가지고 정리를 안 해주겠나 싶어서 흐름에 따라서 가게 되었다. 노동조합에 조직변경 배신자로 낙인 찍히는 것에 심리적으로 굉장한 압박을 받고 있었고 이를 그나마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에 마치 회사 및 피고인과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진술하였다'는 내용으로 진술하며 자신의 진술을 번복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하였는바(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6, 13면), E의 당초 노동청에서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한다.
L는 피고인이 F단체의 설립에 관여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F단체을 설립하여 F단체을 교섭대표노조로 만들어주면 M과 N의 촉탁직을 연장해 주겠다"라는 말을 들은 사실은 없다. 자신은 E의 말을 듣고 E이 피고인의 지시를 받고 F단체을 만들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F단체이 설립된 2021. 2.경 이전에는 특별히 들은 이야기가 없다'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162, 164,215면).
E의 제의로 F단체을 설립하였던 G은 'F단체을 설립할 당시 피고인과 의논을 하거나 피고인으로부터 부탁을 받은 것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269, 272, 273면), 2021. 3.경 F단체에 가입하여 2021. 8.경 지부장을 역임하였던 Q 역시 원심법정에서 'F단체은 E이 주도하여 설립한 것이고, 피고인은 관여한 적 없다'고 진술하였다(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7, 8면).
이상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E의 당초 수사기관 진술을 비롯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F단체의 설립에 개입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공소사실 제2항에 관하여
L는 수사기관에서 F단체에 가입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E이 F단체을 만든 후F단체 가입을 권유하여 가입하였다.', 'F단체에 가입된 이후 2022. 2.경 피고인이 전화로 가입해줘서 고맙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215~219면), 원심 법정에서도 'E으로부터 촉탁직연장을 조건으로 F단체에 가입하라는 취지의 제안을 받고 가입하게 되었다.' F단체에 가입하기 전 피고인으로부터 F단체 활동을 부탁받거나, 다른 근로자들에게 F단체 가입을 권유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5, 6, 15면), L의 위 진술내용은 피고인의 이 부분 공소사실 중 L와 관련된 부분('피고인이 2022. 2. 15.경 L로 하여금 F단체 소속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하고, L에게 다른 근로자들에게 F단체 가입을 권유하게 하여 I, J K로 하여금 F단체 소속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하였다'는 부분)과는 배치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M, N의 가입과 관련하여, L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2021. 12.경 C㈜ 사장실에서 E과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N과 M이 F단체에 가입하면 촉탁직 기간을 연장해 주겠다"고 약속한 후 그 자리에 M 및 N을 불렀다'는 내용으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214면), M은 노동청 및 원심 법정에서 'E이 F단체으로 가면 촉탁직을 더 연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F단체에 가입할 것을 제의했고, 피고인은 2022. 2. 26.경 자신에게 전화하여 F단체 G 지부장한테 F단체 일반노조 가입서를 전달할 테니 가입서를 작성해제출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1권 22면,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4, 6면).
그러나 ① N은 수사기관에서 'E이 자신과 M에게 촉탁직 1년 연장을 조건으로 F단체에 가입하라고 권유한 것이다. M이 피고인에게 촉탁직 연장을 여러 차례 부탁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거절하자 화가 나서 피고인을 압박할 목적으로 피고인의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자필 진술서를 작성하여 M에게 준 사실은 있으나,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도 일부 부풀려 쓴 것이고, 촉탁직 연장하는 과정에서 피고인과 접촉한 바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증거기록 1권 183 내지 185면), ② L는 검찰 조사 당시 '2021. 12.경 피고인 및 E과 함께 M과 N의 촉탁직 연장에 관한 대화를 나눈 뒤 M과 N이 위 사장실에 도착한 후 밖으로 나왔기 때문에, 피고인과 M 등 사이에 어떠한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듣지 못했다'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214면), 원심 법정에서는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M과 N의 촉탁직 연장에 관하여 들은 것은 없다'고 진술하였던 점(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12면), ③ M 역시 '피고인이 사장실에서 "D단체에서 탈퇴하고 F단체에 가입하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고, 피고인이 "나를 도와달라"고 하기에 F단체이 교섭대표노조가 되면 피고인이 촉탁직 기간을 연장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F단체에 가입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287면), 원심 법정에서도 '피고인을 사장실에서 만났을 때 L와 E은 사장실에서 나가고 없는 상황이었고,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F단체에 가입하면 촉탁직 연장을 해주겠다는 확답을 받은 것은 아니다'고 진술하기도 한 점(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6 내지 9면), ④ G은 '피고인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M 등에게 F단체 가입신청서를 전달한 사실이 없고, E으로부터 M의 가입신청서를 전달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하였던 점(증거기록 2권275면) 등을 종합하여 보면, L 및 M의 일부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2021. 12.경 사장실에서 M과 N에게 촉탁직 기간을 연장해주는 것을 조건으로 F단체에 가입하도록 말하였다거나, 2022. 2. 26.경 M에게 가입신청서를 제출하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I, J, K의 가입과 관련하여, L는 자신이 J과 K 등에게 F단체에 가입할 것을 제안하였다고 하면서 '피고인이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F단체과 관련된 지시를 한 사실이 없고, E으로부터만 F단체으로 근로자들을 데려오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220면,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13면), J, K는 모두 노동청 조사시 'F단체에 가입하게 된 것은 피고인과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증거기록 2권 102,103면), I은 원심 법정에서 '자신은 L가 F단체 가입을 권유해서 가입한 것이고, 피고인이 다른 비조합원이나 D단체 산하 조합원들을 F단체에 가입하도록 하는 모습을 직접보거나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다(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4면).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I, J, K 등의 F단체 가입 과정에 개입하였다고 보기에도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O 역시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의 권유를 받고 F단체에 가입한 것이 아니라고 진술하였고(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3면), Q은 'O 등은 Q이 같이 노조 활동을 하자고 권유하여 F단체에 가입하였다'고 진술하였던바(증거기록 1권 254면), 피고인이 O에게 "F단체에 가입해달라"고 말하였다는 점 역시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린(재판장) 김현희 계훈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