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인천)판결

서울고등법원(인천) 2026. 1. 15. 선고 2025나10637 판결

(인천)2025나10637 근로에관한 소송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삭제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해당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5쪽 표 ‘담당업무’란 중 각 “품질관리 랩가드 공정”을 “범퍼에 랩가드를 부착하는 작업(이와 달리 후드, 트렁크, 도어 등 차체의 다른 부위에 랩가드를 부착하는 작업은 Q, R 등 피고의 다른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담당)”으로 고쳐 쓴다.

○

제1심판결 6쪽 마지막행 중 “L”를 “S”로 고친다.

○

제1심판결 7쪽 7행 중 “2021.5.27.”을 “2023.11.30.”로 고치고, 같은 쪽 13행 중 “피고의”부터 14행 중 “기각하는”까지를 삭제한다.

○

제1심판결 7쪽 17행 중 “(위 법원 2024다203891)”을 “[위 법원 2024다203891, 2024다203907(병합), 2024다203914(병합), 2024다203921(병합)]”으로 고친다.

○

제1심판결 8쪽 표 아래 1, 2행을 아래와 같이 고쳐 쓴다. 『이에 위 피고인들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였고, 인천지방법원은 2025.7.8. 위 표 해당 공정 부분에 관하여 G이 운영하는 E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피고에 대하여 파견법이 정한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피고인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위 판결 중 T, 피고, G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위 범죄일람표(1) 순번 13번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였다(위 법원 2023노246 판결). 이에 검사가 상고하여 위 사건은 현재 상고심에 계속 중이나(대법원 2025도11850), 그 상고이유에 위 원심판결 중 E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 제1심판결 8쪽 마지막행 중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변론 전체의 취지(피고가 2025.8.27. 자 준비서면에 첨부하여 제출한 참고자료 1, 2, 3 포함)”로 고친다.

2.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생략>

나.

관련 법리 이 법원이 위 각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9쪽 7행 중 “컨베이어벨트” 다음에 “(이하 ‘이 사건 생산라인’이라 한다)”를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각 해당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다.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앞서 든 증거, 갑 제10, 32, 42호증, 을 제4 내지 8, 1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1)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의 체결 경위와 구체적인 내용

가)

C은 1986년부터 자동차 부품 생산을 시작하여 자체 사출, 도장, 조립 공정을 통해 자동차 범퍼(Bumper), 스포일러(Spoiler) 등 자동차 부품 모듈을 제조하여 자동차 제조회사에 공급해온 부품 모듈 전문생산업체로서,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2014.3.5. 피고와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을 체결하여 그 무렵부터 피고의 부평공장에 자체 생산한 범퍼 부품을 조립한 완성품인 범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에 관한 계약서(을 제3호증, 이하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서’라 한다) 중 이 사건 쟁점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나)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의 부속문서로 2016.1.22. 작성된 구매요구서(SOR)(을 제4호증) 제2.1항에는 피고 부평공장에 공급되어야 할 부품·자재가 ‘범퍼 모듈 – 전면&후면’이고, 피고가 제공받는 용역에는 서열(Sequencing) 업무가 포함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고, 제6항은 C의 무역거래조건을 국내부품의 경우 ‘관세 지급 인도조건(DDP, Delivered Duty Paid)’으로, 운송 장소(Delivery Point)를 ‘사용 장소(Point of Use)’로 정하고 있어, C이 자신의 책임으로 직접 범퍼 모듈을 조립공장 생산라인까지 운송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2)

C의 범퍼 모듈 제작 및 납품 과정

가)

C은 피고가 U를 인수하기 이전에는 U 부평공장에 단독으로 범퍼를 납품하여 왔고, 피고가 부평공장을 인수한 2003년 이후부터는 주식회사 V(이하 ‘V’라고만 한다)와 C, 두 개 업체가 함께 차종을 달리하여 범퍼를 공급하게 되었다.

나)

C은 초기에는 구미시 소재 본사 공장에서 범퍼 모듈 완제품을 생산하여 U 또는 피고의 부평공장에 직접 납품하였는데, 물류비·운송비 상승, 재고비용 및 품질비용 증가, 품질 불량 리스크 발생 등 생산·물류·품질·비용상의 문제가 증가하자, 1993년경 위 구미공장에서 반제품 형태의 범퍼 부품(범퍼 훼시아)을 생산하여 피고의 부평공장으로 운송한 뒤 피고의 부평공장 내6) 범퍼서브장에서 범퍼 모듈의 구성 부품을 조달받은 다음, 피고가 주문·발주한 서열정보에 따라 부품을 조립하여 범퍼 모듈완성품을 제작한 후 이를 적입(서열)하여 대차에 담아 운반하여 조립공장 생산라인에 공급(보급)하는 JIS(Just-in-Sequence) 납품 프로세스를 구축하였다(을 제5호증 1, 2쪽, 을 제8호증 제4 내지 6, 11쪽, 을 제19호증 참조).

다)

피고와 C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에 의하면, C은 피고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도급된 업무에 관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또한, 부품 공급대금은 부품단가에 공급수량을 곱한 금액인데, 위 부품 단가는 고정가격으로 노무비, 재료비를 포함한 원가를 말하고, 부품 공급대금의 산정에 C 또는 그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업체 소속 직원의 재직·출근 인원수는 고려되지 않는다(을 제5호증 3쪽).

3)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체결 경위와 구체적인 내용

가)

C은 피고의 다른 1차 협력업체인 V와 공동으로 경쟁입찰을 실시하여(을 제7호증 1쪽, 을 제8호증 8쪽),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E와 사이에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에 따른 부품 납품과 관련하여 그 생산 업무 중 일부를 하도급하는 내용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에 관한 계약서 중 이 사건 쟁점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을 제1호증 13 내지 15쪽, 을 제6호증 4, 5쪽, 을 제7호증 4, 10쪽. 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라 한다). <다음 생략> 나) E를 비롯한 피고의 2차 협력업체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라, C의 피고에 대한 부품 납품 과정 중 범퍼서브장에서 범퍼 부품을 조립하여 범퍼 모듈을 완성하고, 완제품을 조립공장 생산라인에 서열·보급하는 공정을 담당하고 있다.

다)

E의 도급대금은 ‘월 생산대수 × 인당 대당 도급단가 × T/O 인원수’로 정해지는데(갑 제30호증 10쪽), ‘월 생산대수’는 피고 월간 자동차생산대수를, ‘인당 대당 도급단가’는 E 소속 근로자 1명당 소요되는 인건비를 의미한다. ‘T/O 인원수’는 실질적으로 범퍼를 조립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여 E와 C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투입인원수이다.

4)

원고가 수행한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의 내용 등

가)

원고는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2015.7.1.부터 2020.1.17.까지 피고의 부평공장 중 조립1공장 메인 컨베이어 라인에서 완성차의 범퍼에 랩가드를 부착하는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를 수행하였다. 범퍼 랩가드(wrap guard)란 완성차를 보관하거나 운송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범퍼 표면의 도막이 손상되지 않도록 범퍼 표면에 일시적으로 부착하는 얇은 막을 말한다.

나)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에 따라 C이 생산한 범퍼 부품이 피고의 부평공장에 운송되면, E를 비롯한 피고의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1 생산지시서에 기재된 사양의 범퍼를 꺼내어 순서대로 서열대차에 적재한 뒤 범퍼서브장으로 이동하고, 2 생산지시서 기재에 따라 그릴, 램프, 센서, 번호판 등 범퍼 부품을 조립하여 범퍼모듈을 완성한 후, 3 범퍼 모듈에 바코드를 부착하여 서열지시서에 기재된 순서대로 서열대차에 적재한 다음(위 1, 2, 3 업무가 ‘조립·서열’ 업무이다), 4 토우모터(전기차)에 서열대차를 연결하여 조립라인까지 운송한 후 위 라인에 투입(로딩)하고, 5 빈 서열대차를 회수하여 하역장으로 복귀한다(위 4, 5 업무가 ‘보급’ 업무이다). (을 제1호증 16쪽, 갑 제32호증 7, 33쪽 등 참조)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범퍼 모듈 등의 조립이 완료된 차체는 이 사건 생산라인을 따라 이동하면서, 1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 의한 외관검사, 2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의한 각종 랩가드 부착 및 원고 등 E 소속 근로자들에 의한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 3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의한 견인고리 부착, 4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 의한 전장·주행검사, 5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의한 방청작업12) 등의 과정을 거쳐 출고된다(갑 제32호증 6, 30 내지 32쪽, 갑 제10, 42호증 등 참조).

다)

종래 C은 피고의 부평공장 내 범퍼서브장에서 랩가드를 부착한 상태로 범퍼모듈을 조립라인에 투입하였다. 그런데 위와 같이 랩가드가 이미 부착된 상태에서 범퍼 모듈을 납품하는 경우 범퍼 모듈이 조립된 차체에 대한 수밀검사의 과정에서 랩가드가 벗겨지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C은 2012.8.21.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1 범퍼에 부착하는 랩가드를 일체형에서 좌면과 우면으로 나누는 방안과 2 범퍼에 랩가드를 부착하는 공정을 수밀검사 이후 품질관리공정(“품관”, 기초사실 나.항 참조)으로 옮기는 방안을 각각 피고에게 제안하였고(을 제12호증 1쪽), 피고가 그중 후자의 방안을 수용함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E 소속 근로자들은 이 사건 생산라인에서 피고가 생산한 차체에 조립된 C의 범퍼 모듈에 랩가드를 붙이는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을 제17호증, 을 제19호증 3쪽 참조).

라)

C이 생산한 범퍼 모듈의 품질 향상으로 랩가드가 필요하지 않게 됨에 따라,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는 2020.1.경 이래 더 이상 수행되지 않고 있다(원고의 2023.3.7. 자 준비서면 12쪽, 피고의 2024.10.24. 자 준비서면 6쪽 참조).

라.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가 ‘원고가 E와의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는 경우’로서,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고용 의사표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고의 상당한 지휘·명령 여부

가)

민법 제669조에서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업무 지시를 예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도급계약에 있어 도급인은 수급인이나 수급인의 근로자(이행보조자)에게 일의 완성을 위한 지시를 할 수 있고, 이와 같은 도급인의 지시권에는 일의 완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포함된다. 도급계약에서도 도급인은 계약상의 급부 이행과 관련하여 급부의 종류, 범위 및 내용 등을 특정할 수 있고, 그 경우에 수급인은 도급계약에서 정한 세부사항에 따라 급부를 이행할 계약상의 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25.10.16. 자 2025다215522 심리불속행기각 판결로 확정된 대구고등법원 2025.7.10. 선고 2021나21952 판결, 대법원 2025.11.6. 자 2025다215524 심리불속행기각 판결로 확정된 대구고등법원 2025.7.10. 선고 2021나2197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도급인이 배부한 작업계획서나 작업지시서 등의 업무 관련 매뉴얼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곧바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이 존재한다고 평가할 수는 없고, 그 업무 관련 매뉴얼의 구체적인 내용이 작업내용이나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포함되어 있는지, 단순히 ‘일의 결과’에 필요한 객관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지 여부 및 그 외 다른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하수급인 역시 도급인과의 관계에서는 수급인을 위한 이행보조자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법리는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인 원고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 역시 피고의 주문에 따라 C이 자기 소유의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범퍼 모듈을 공급하고 피고가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기로 하는 이른바 제작물공급계약으로서, C은 위 부품공급계약 제10조 등에 따라 피고가 요청한 규격 및 사양에 들어맞는 물건을 공급하여야 하는바, 이는 부대체물의 제작물공급계약으로서 도급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10.13. 선고 2004다21862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의 내용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가 결과적으로 이 사건 생산라인에서 수행되었고, 이를 수행함에 있어 특별한 기술이나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는다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에 관하여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에 따른 도급인으로서의 지시권의 범위를 넘어 사용사업자로서 원고에게 구속력 있는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하여 자동흐름방식으로 진행되는 자동차생산 공정은 ‘단순반복성’과 ‘분절성’을 특징으로 하고, 작업시간과 속도는 물론이고 작업의 양과 방식까지도 전체로서 설계된 컨베이어벨트의 작동속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별도로 작업지시나 명령을 하지 않더라도 컨베이어벨트의 속도와 작동조건 등을 통제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지휘·명령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에서와 같이 수급인의 일 완성 의무에 도급인이 정하는 생산 목표 및 생산 순서 등에 맞추어 자동차의 부품 등을 적시에 공급하여야 하는 이른바 ‘서열보급 업무’가 포함되어 있어, 수급인 또는 그 하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 전부 또는 일부가 부득이하게 컨베이어벨트의 생산속도 및 일정에 연동되어 이루어진다고 하여, 해당 작업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성격(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는 다른 차체 부위의 랩가드 부착업무와 달리, C이 범퍼 모듈을 완성하여 피고에게 공급하여야 하는 업무에 부수된 작업이다), 이 사건 생산라인에서 그 작업이 이루어지게 된 경위 등을 따지지 아니한 채, 곧바로 그와 같은 작업이 도급계약에 따른 일 완성 의무의 범위를 벗어난다거나, 도급인이 사실상의 사용사업주로서의 구속력 있는 지휘·명령권을 행사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2)

이 사건에 있어서 수급인인 C은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에 따른 일의 완성으로서, 도급인인 피고가 정하는 생산 목표 및 생산 순서 등에 맞추어 자동차의 범퍼모듈을 적시에 공급할 의무를 부담하였는데, C은 위와 같은 일 완성 의무에 따라 피고가 요구하는 사양에 부합하는 범퍼 모듈을 공급하기 위하여 위 범퍼 모듈에 랩가드를 부착하기로 스스로 결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C은 위와 같은 랩가드 부착공정의 운영 과정에서 피고의 자동차 생산공정 중 너무 이른 시기에 랩가드를 부착하는 경우 차체에 대한 수밀검사 등의 시행과정에서 랩가드가 이탈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은 서열보급 업무를 수행하는 범위 내에서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생산라인에서 이루어지는 품질관리공정 중에 위 랩가드를 부착할 것을 직접 제안하였다(을 제12호증). 그렇다면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의 방법, 장소 등은,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의 수급인인 C이 위 계약에 따른 일 완성 의무의 이행 방법에 관한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 내에서 작업의 특성, 작업 공간의 필요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결정하였다고 할 것인바, 결과적으로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가 이 사건 생산라인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피고가 이에 대하여 구속력 있는 구체적인 지휘·명령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원고가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를 개시할 당시 이미 위 업무의 방법이나 실시 장소가 정해져 있었다거나, 위와 같이 위 업무의 수행 장소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 제10조에 따른 피고의 동의가 필요하였다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3)

견인고리 관련 선행판결과 관련하여 작성된 검증조서(갑 제43호증)에는 ‘개개의 자동차 생산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 지시는 피고가 작성하고 작업장의 출력장치로 출력한 서열작업지시서 등에 의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13쪽). 그러나 이는 앞서 본 견인고리 부착업무를 수행한 E 소속 근로자들의 파견근로자성을 판단하기 위하여 작성된 문서로서, 견인고리 부착업무와 완성된 범퍼 모듈에 랩가드를 부착하는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는 분명히 구분되는바,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를 담당한 원고에 대한 파견근로자 지위가 문제가 되는 이 사건에서 원고에 대한 피고의 지휘·명령의 근거로 직접 원용하기는 어렵다. 또한 서열지시서는 특정 부품의 서열에 필요한 서열정보를 추출한 것으로서, ‘일의 결과’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을 뿐 ‘일의 방법’에 관한 지시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고, 피고 부평공장 밖에 위치한 부품업체 작업장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제공된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고가 원고에게 서열지시서를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서열지시서는 C이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부담하는 일 완성 의무를 구체화하는 것으로서 C의 이행보조자로 볼 수 있는 원고에게 필수적인 정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가 이에 따라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하여 피고가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구속력 있는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나아가 원고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의 증거로서 갑 제22호증(작업지시서), 갑 제23호증(표준작업서), 갑 제31호증(작업지시서) 등을 각 제출하나, 아래에서 차례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위 증거들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의 근거로 볼 수 없다.

(가)

갑 제22호증은 ‘X Export Shipping Protection’이라는 제목의 문건으로서, 피고가 생산하는 수출차량을 보호하기 위한 기준을 나타낸 것으로 보일뿐,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의 수행 방법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그 작성주체나 시기를 알 수도 없다[오히려 1 E가 범퍼 랩가드 작업표준서(을 제15호증)를 작성한 점, 2 범퍼 랩가드의 하자에 관하여는 C이 E와 협의하여 해결하였을 뿐, 피고가 직접 E와 연락하거나 협의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제5호증 6쪽, 을 제17, 18호증, 을 제19호증 2, 3쪽) 등에 비추어 볼 때, C이나 E가 위 갑 제22호증을 작성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

갑 제23호증은 그 상단의 “공정명: 수밀검사 RH“ 기재로 미루어 보아 피고의 부평공장에서 생산된 차체의 우측에 대한 수밀검사에 관한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수밀검사는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 이전에 수행되는 별개의 작업이다.

(다)

갑 제31호증에 관하여, 원고는 위 서면에 수출용 차량으로 표시된 경우에만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가 필요한바, 이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를 지시하는 작업지시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원고의 2025.7.2. 자 준비서면 10쪽). 그러나 위 갑 제31호증은 ‘피고의 부평공장에서 생산된 차체에 붙어 있는 차량의 생산 또는 제원에 관한 기본 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서면’에 불과하고, 위 서면이 원고에게 직접 전달되었다고 하더라도, 작업내용이나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아니라 업무수행에 필요한 ‘객관적 정보’로서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을 이행하여야 하는 C의 이행보조자로 볼 수 있는 원고에게 필수적인 정보로 보인다(앞서 본 바와 같이 C의 결정에 따라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가 이 사건 생산라인에서 수행되게 됨에 따라, 원고로서는 위 서면에 수출용 차량으로 표시된 경우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를 하게 되는 것일 뿐인바, 이를 피고가 원고에게 특정한 작업을 지시하는 내용의 작업지시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5)

피고가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에 관한 투입 인원수, 배치 등에 관하여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아가 이 사건 하도급 계약서상 E가 C으로부터 지급받는 도급비 산정은 ‘월 생산실적: 피고 조립공장의 Trim-in 실적기준‘이라는 요소가 반영되도록 정해져 있는바, 이를 물량도급이 아닌 순수한 임률도급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도급비 산정 시 공정별 작업투입인원(표준 T/O)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도급액 결정에 노무 제공의 대가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를 (적어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자파견관계의 징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와 C 사이의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은 ‘부품단가’에 실제로 공급한 ‘부품량’을 곱한 금액을 납품대금으로 산정하는 물량도급 방식으로 체결되었고, 노무비나 인건비를 고려한다고 되어 있으나 그 대부분은 재료비가 차지하는바, 피고로서는 위와 같이 정해진 금액을 납품대금으로 지급하면 족하고, E 등 2차 협력업체가 C과 합의하여 정하는 각 공정별 작업투입인원(표준 T/O) 결정에 관여하거나 개입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6)

원고는 E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근무시간, 휴게시간, 휴일근무 여부를 맞춘 것을 근로자파견의 징표로 주장하나(원고의 2024.7.11. 자 준비 서면 8, 9쪽 등), 자동차 제조과정의 특성상 재고 보관비용과 물류비용을 최적화하기 위하여 부품업체 및 그 협력업체가 제조업체의 생산일정에 맞추어 적시에 납품을 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과 휴게시간 등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주장과 같은 사정은 근로자파견의 징표로 삼기 부족하다.

2)

피고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여부

가)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해당 근로자가 원청 회사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원청 회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공동 작업’이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수행하는 작업이 원청 회사 소속 근로자의 작업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하나의 작업집단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각기 수행하는 업무가 시간적으로 선후관계에 있다거나 공간적으로 혼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원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의 결원 시 곧바로 대체 투입된다거나, 단일한 지휘·감독 아래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거나 서로 다른 업무라도 의사의 연락 등 상시적인 상호 작용 하에 이를 수행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23.9.7. 자 2023다241469 심리불속행기각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23.5.12. 선고 2022나2017773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에서 C이 피고의 동의하에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도록 명시하고 있고, 피고가 E와 직접 업무협약을 체결하거나 E가 C의 수급업체임을 전제로 안전보건 공생협력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E 소속 근로자들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게 된다는 사실 자체는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랩가드 부착 업무는 피고의 근로자 및 파견근로자들에 의하여 이 사건 생산라인에서 수행되는 다른 공정들과 시간적으로 선후관계에 있어 어느 정도의 연속성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다.

(1)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는 오직 피고의 1차 협력업체인 C이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에 따라 생산하여 피고의 부평공장에서 조립·서열·보급한 범퍼 모듈만을 그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여 피고의 2차 협력업체인 E 소속 근로자인 원고 등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그 내용과 범위가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부품공급계약에 따른 일의 완성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바, 그 법적 성질과 실질에 있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는 물론 앞서 관련 사건에서 파견근로로 인정된 견인고리부착업무와도 서로 목적을 달리하는 별개의 업무로 분명히 구별된다. 나아가 원고는 2015.7.경부터 2020.1.경까지 4년 6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오직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만을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이고,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를 담당한 4명(을 제19호증 3쪽 등 참조)의 E 소속 근로자들이 이 사건 생산라인에서 이와 다른 업무를 수행하였다거나,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위 근로자들을 대신하여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는바,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나 피고의 다른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와 시간적·장소적으로 연속되어 이루어진다고 하여 이들 업무 사이의 구별이 특별히 모호해지는 것도 아니다(앞서 본 바와 같이 후드, 트렁크, 도어 등 차체의 다른 부위에 랩가드를 부착하는 작업은 피고의 다른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담당하였다).

(2)

원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2022년경부터 피고가 생산한 차량에 대한 랩가드 부착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증거로 갑 제21호증(랩가드 공정 영상)을 제출하였는바(원고의 2023.3.7. 자 준비서면 14쪽), 이를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와 관련한 대체 투입의 증거로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영상만으로는 위 작업의 수행 주체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인지, 피고의 다른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인지 특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작업은 차량의 범퍼 모듈에 관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앞서 본 바와 같이 범퍼 모듈에 대한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 자체는 2020.1.경 이미 폐지되었다).

(3)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담당한 업무 및 파견근로자로 인정된 견인고리 부착업무와 어느 정도의 시간적·장소적 연속성을 띠기는 하나, 그 각 업무의 성격상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이들 업무가 먼저 수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가 수행되지 않는다고 하여 이들 업무가 수행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나아가 C이 생산한 범퍼 모듈에 랩가드를 부착하는 작업이 반드시 이 사건 생산라인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도 아니고(실제로도 종전에는 위 작업이 이 사건 생산라인이 아닌 피고의 부평공장 내 범퍼서브장에서 이루어졌다), 앞서 본 수밀검사 관련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생산라인에서 위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그 작업 자체의 성질상 필연적이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위와 같이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와 같은 생산라인에서 이루어진 다른 업무들 사이에는 특별한 기능적·유기적 연결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오히려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는 C이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에 따른 일 완성 의무의 이행, 즉 서열보급 업무를 수행하는 범위 내에서 피고가 요구하는 사양에 부합하는 범퍼 모듈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 분명하므로, 위 업무는 앞서 범퍼 조립·서열·보급 관련 선행판결에서 파견근로로 인정되지 않은 E 소속 다른 근로자들의 업무와 기능적으로는 더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고 보인다).

(4)

위와 같이 원고가 담당한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혼재되거나 교대 근무함이 없이 이루어졌고, 원고 등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를 담당한 E 소속 근로자들이 부재할 경우 C 또는 E의 직원이 아닌 피고 소속 근로자들을 대체 투입되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의 장소는, 피고의 지시·명령이 아닌 C의 제안 내지 결정에 따라 정해진 것인바, 원고의 위 업무가 이 사건 생산라인에서 수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어 위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5)

원고는, 피고가 E 등 2차 협력업체와 직접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안전보건공생협력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것을 근로자파견관계의 징표로 주장한다(원고의 2024.7.11. 자 준비서면 9쪽). 그러나 도급인이 불가피하게 사업장 내의 질서유지와 안전 감독, 산업안전보건법 등 각종 법령에 따른 도급인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지시권을 행사할 경우 이를 파견법의 제재를 받는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으로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 될 뿐만 아니라(대전고등법원 2024.6.27. 선고 2024나10691 판결 참조), 안전보건 공생협력 프로그램 등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4조 또는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에 의하여 필수적으로 구성하여 실시하여야 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을 위한 제도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것이 근로자파견의 징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가 위 제도를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것을 근로자파견관계의 징표로 주장한다(원고의 2024.7.11. 자 준비서면 9쪽). 그러나 도급인이 불가피하게 사업장 내의 질서유지와 안전 감독, 산업안전보건법 등 각종 법령에 따른 도급인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지시권을 행사할 경우 이를 파견법의 제재를 받는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으로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 될 뿐만 아니라(대전고등법원 2024.6.27. 선고 2024나10691 판결 참조), 안전보건 공생협력 프로그램 등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4조 또는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에 의하여 필수적으로 구성하여 실시하여야 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을 위한 제도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것이 근로자파견의 징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가 위 제도를 통하여 작업장에서의 안전에 관한 논의 외에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논의하거나 이들의 업무를 지휘·명령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3)

C의 실질적 역할 수행 여부 원고는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와 관련하여 C이나 E가 수행한 실질적인 역할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라 도급인인 C이 하수급인인 E로 하여금 수행하도록 한 업무의 일부로서 C은 이에 관하여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보기 충분하다.

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 제2조는 ‘C이 피고의 부평공장에서의 자동차의 완성을 위한 범퍼 모듈의 서열보급 업무를 E에 도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는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에 따른 C의 서열보급 업무의 일환으로서 C에 의하여 그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된 것으로, 위 업무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라 C이 E에 하도급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속한다.

나)

C은 피고의 자동차 생산과정 중 범퍼 모듈의 조립, 검사, 서열 및 납품 업무를 도급받아, 그 업무 수행에 필요한 생산 시설·장비 대부분을 제작하여 공정에 배치하고, 피고로부터 공유 받은 운영계획을 토대로 E를 비롯한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 수행의 기준이 되는 구체적인 생산계획을 수립하여 전달하는 등 작업 전(前) 단계에서 위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물적·제도적 자원을 구축하였다.

다)

작업 및 양산 단계에서, C은 범퍼서브장 내부에 자체적인 생산관리를 위해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운영하여 랩가드를 포함한 범퍼 부품의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함으로써 E를 비롯한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범퍼 부품이 원활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고(을 제13, 14호증 등), 조립사양지침서, 표준작업서, 단위작업서 등 생산에 필요한 업무 매뉴얼을 제작하여 배부하였다.

라)

하자 관리 및 검수 단계에서도,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제작한 범퍼완제품에 대한 품질 검수는 범퍼서브장 내에 설치된 C의 자체 범퍼 품질관리(Function Test) 시스템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이렇게 1차적인 품질관리를 거쳤음에도 최종적으로 범퍼 완제품에서 품질 불량이 발생한 것으로 판명된 경우, C 직원이 2차 협력업체에 불량을 통보하고 2차 협력업체와 품질 개선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였다(을 제1호증 17, 18쪽, 을 제5호증 6쪽, 을 제7호증 2쪽). 위와 같은 C의 품질 검수 대상에는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에 의하여 부착되는 랩가드 역시 포함되었다(을 제17 내지 19호증).

4)

C과 E의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 구비 여부 수급인이 도급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지 못한 경우 독자적인 업무수행을 하기 어렵고 도급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근로자파견 인정의 징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C과 E는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 및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따른 일 완성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를 수행할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

C이 자동차 부품제작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자체 조직을 두고 자체적으로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통하여 부품 생산과 관련된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E는 C 외에도 여러 업체와 거래하며 조립, 검사/랩가드 등 각 공정에 따라 조를 편성하고, 조장, 직장 등 관리자를 배치하는 등 독립적인 기업 조직을 갖추고 있다. 또한 C 등이 실시한 공개 경쟁입찰에 참여하여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위 계약의 이행을 위하여 피고의 부평공장에 투입될 인원계획을 수립하거나 위 인원에 대한 인사평가를 실시하는 등의 인사권을 행사하였으며(을 제7호증 1, 7쪽), C과의 협의 하에 작업표준서, 표준작업서, 안전작업절차서를 작성하였고(을 제7호증 1, 2, 5, 6쪽, 을 제15호증, 을 제19호증 2, 3쪽), 안전보호구의 착용 여부, 부족 자재나 부적합 자재의 유무, 작업 장소의 청소 상태 및 공구 상태 등을 점검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을 제16호증).

다)

이 사건 랩가드 부착업무 그 자체는 차량의 범퍼에 얇은 막을 붙이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업무의 수행 장소가 변경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작업대(발판), 가위, 안전칼(커터) 등의 간단한 공구 외에는 특별한 설비나 물적 기반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3.

임금 차액 상당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는 파견법에 따라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위와 같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가 받았을 임금 합계액에서 동일 기간 원고가 E로부터 받은 임금 합계액을 공제한 금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청구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신종오 판사 장현석 판사 이주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