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판 단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
정리해고 요건 중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성이라는 것은 기업의 인원삭감조치가 영업성적 악화라는 기업의 경제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 경쟁력 회복 내지 증강에 대처하기 위한 작업형태 변경, 신기술 도입이라는 기술적인 이유와 그러한 기술혁신에 따라 생기는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유로 실제 이루어지고 있고, 또한 그럴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것에 한정할 필요는 없고,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넓게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12.10 선고 91다8647 판결, 대법원 1999.5.11 선고 99두1809 판결 각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 법인은 1997년도에 공연사업 등에서 적자를 냈고 1998년에 이르러 외환위기상황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구조조정 등의 일환으로 2차례에 걸쳐 세입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정부보조금을 삭감시킴으로써 원고 법인은 인건비 등 세출예산을 감액할 수밖에 없었던 점, 정부가 인건비 삭감에 따른 후속조치로서 인원의 감축을 요구함에 따라 원고 법인은 자체경비를 줄이고 계약직 근로자와의 재계약을 중단하며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직원의 임금을 동결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고인원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이로써도 흡수되지 아니한 최소한의 인원을 정리해고한 점, 그밖에 이 사건 정리해고의 경위 및 그 대상자수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한 정리해고는 정부의 구조조정의 일환인 정부보조금의 삭감조치 및 감원요구에 대처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로서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보여지므로 그에 대한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원고 법인이 1998년도 공연사업 등으로 잠시 이익을 남겼다는 사정은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
정리해고 요건 중 해고회피를 위한 상당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전근, 배치전환 등의 가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1992.12.22 선고 92다14779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인원삭감 조치를 취하기에 앞서 기업이 당면한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실현 가능한 경영상 모든 조치를 강구하는 등 해고회피 노력을 기울였으나 그러한 노력만으로는 경영상 곤란을 극복할 수 없었거나, 해고 이외의 다른 경영상 조치를 취하는 것을 기대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어 부득이 정리해고를 할 수밖에 없음이 인정되는 경우에 그 정리해고는 정당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 법인은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하기에 앞서 자체경비를 줄이고 계약직 근로자와의 재계약을 중단하며 희망퇴직을 실시하였고 특히 직원의 임금을 삭감하려고 하였으나 노조측의 반대로 임금을 동결하는 선에서 그치는 등 여러 모로 해고회피노력을 기울였는 바, 위와 같은 해고회피노력의 내용, 원고 법인의 설립목적 및 성격, 그 재정수입원 등에 비추어 보아 원고 법인은 이 사건 정리해고를 회피하기 위하여 적절한 모든 조치를 취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보조참가인들은 원고 법인이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하기에 앞서 근로자들의 임금삭감 및 무급휴직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위 정리해고 전 4급 이하 직원 1명을 희망퇴직 시켰으며 그 이후 계약직 근로자 5명을 신규채용한 점에 비추어 그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 법인이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지 못한 것은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힌 때문으로서 이에 대하여 원고 법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이 사건 해고 이후 원고 법인이 직원 5명을 신규채용하기는 하였으나 그 모두가 계약직 근로자인 점, 그 업무는 이전에 일반직원이 순환하여 맡아보던 하우스매니저 업무이거나 주차장요원으로서 일반직원이 통상적으로 맡아 오던 업무와는 다른 점 등에 비추어 이를 가지고 해고회피노력을 게을리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그 밖에 원고 법인이 무급휴직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거나 정리해고절차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여 대기발령을 한 이후에 4급 이하 직원 1명을 희망퇴직시킨 점만으로는 원고 법인이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다고 인정하는데 별다른 장애요인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해고대상자 선정방법의 공정성과 합리성
정리해고는 근로자를 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하는 것과는 달리 회사의 필요에 의하여 해고하는 것이므로, 그 대상자의 선정 기준 및 방법을 정함에 있어서 반드시 근로자의 업무능력만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생활사정, 근로자 사이의 공평성 등을 기준으로 하는 것도 가능한 것이어서 이에 관하여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있다고 할 것이고, 특히 그 선정 기준 및 방법이 대다수 근로자가 속해 있는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결정된 것이라면 그에 대하여 대부분의 근로자가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것이 지나치게 자의적이거나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그 합리성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 법인에는 노동조합의 반대로 인하여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고과자료나 출근상황부가 존재하지 않았고, 상벌 및 포상관계도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할 기준으로 할 수 없었으므로, 원고 법인이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는 선정작업을 할 담당자(이 사건에 있어서는 직제개편위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거나 나이, 근무연한, 가족관계 등 근로자에 관한 주관적인 사정을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 근로자의 주관적인 사정을 기준으로 하는 것만이 합리적인 방법이고 직제개편위원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르는 것은 자의적이고 불합리한 방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므로 원고 법인이 후자를 선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방법이 자의적이고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고, 원고 법인의 근무상황, 직제개편위원회의 구성방법 및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원고 법인이 선택한 방법이 합리적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법인의 직제개편위원회는 노동조합과의 합의에 따라 1∼3급 직원 각 1명, 4∼6급 직원 각 2명으로 구성되었고, 그 직제개편위원을 선정함에 있어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았다. 그리고 원고 법인의 직원은 150여명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업무가 전문성이 없어 1∼2년 간격으로 보직을 순환하여 맡고 있으므로 직원들 상호간에 다른 직원의 업무능력 내지 개인사정을 잘 알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직원들 중 직급별로 일정한 수의 직원을 선발하여 직제개편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위 직제개편위원들은 평소 획득한 정보를 토대로 하여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지, 새로이 사실관계나 업무능력을 조사하거나 원고 법인으로부터 제공받는 정보나 자료를 토대로 하여 그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회의 개최 하루 전에 직제개편위원으로 선임되었다고 하여 그 업무를 수행하는데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원고 법인과 노동조합이 합의한 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은 비록 그 내용이 추상적이기는 하나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내용은 없다. 즉, 앞서 본 바와 같이 직원들에 대하여 객관적인 평가자료가 없는 원고 법인으로서는 직제개편위원들이 평소 획득한 정보를 토대로 하여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위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법인에 대한 기여도가 낮고 친화력이 적은 사람으로 판단되는 직원을 선정하라는 취지로 볼 수 있어 그 내용이 결코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원고 법인에 직원들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객관적인 자료나 정보에 근거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하거나 그 선정기준을 객관적으로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정리해고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지나친 요구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 법인이 이 사건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하여 선택한 방법 및 선정기준은 일응 합리성과 타당성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위와 같은 해고대상자 선정방식이 인기투표와 유사하여 객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법인과 같이 적은 수의 직원이 순환보직으로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직원상호간에 서로의 정보를 잘 알 수 있으므로 직원 중 합리적인 방법에 의하여 선출된 대표자가 해고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객관적인 기준(나이, 근무연한, 가족관계 등)에 의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특히 각 직급에서 선정된 9명의 직원이 150여명의 직원들 가운데서 10명의 해고대상자를 지명한 결과 9표 및 7표를 받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은 그 객관적인 업무능력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적어도 원고 법인의 직원들 사이에 업무수행능력에 문제가 있고 친화력이 부족한 직원이라고 평가되고 있다고 할 것인데(직제개편위원 모두 또는 7명의 위원이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하여 좋지 않은 평가를 하였다면 그 평가를 가리켜 단지 일부 직원들의 편견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직원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하는 것을 가리켜 그 방법이나 기준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피고는 직제개편위원회가 선정한 해고 대상자 중에서 별다른 합리적 이유 없이 7표를 얻은 소외 길세연을 해고대상자에서 제외하였으므로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직제개편위원회의 회의 결과 최다득표자는 최재흥과 강성효가 9표, 이영자와 길세연이 7표, 이재우 6표 순이고, 정리해고 예정인원은 4명이므로 길세연이 해고대상자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피고보조참가인들의 해고대상자 해당 여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길세연이 부당한 이유로 해고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유만으로는 원고 법인의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한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는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 근로자의 연령, 근속기간, 부양의무의 유무, 재산, 건강상태 등 근로자의 주관적 측면도 함께 참작하여야 하는데, 원고 법인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을 정리해고함에 있어서 이러한 사정을 전혀 참작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 법인의 직원이 150여명에 불과하고 순환보직을 하고 있어 직원들 상호간에 어느 정도 신상파악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위 직제개편위원회 위원들이 이러한 사정도 고려하였을 가능성이 있고(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된 직원들 대부분이 여자직원인 점은 이러한 사정을 뒷받침한다),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보조참가인들은 미혼 여성으로서 형제자매가 많이 있어(피고보조참가인들 모두 결혼한 오빠와 미혼인 자매가 있다) 반드시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부모를 부양하여야 할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이 사건에 있어서 그 이외의 사정만으로 피고보조참가인들을 정리해고 대상자에서 제외할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 법인의 피고보조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위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피고의 재심판정을 부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 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송하(재판장), 신동승, 전성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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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