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향후 예상되는 인사 및 급여상 불이익을 고려해 사직의 의사를 결정한 이상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서울고법 2000.11.116 선고, 2000누5694)
[요지] 정리해고라는 극단적인 처방보다 명예퇴직을 유도함으로써 근로자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에 대해 원고가 처음에는 명예퇴직 대상자에서 제외되려고 아는 사람들을 통해 부탁을 하는 등 자구노력을 하다가, 이러한 대처가 무위로 돌아가자 사직서 제출 기한에 임박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고, 스스로는 퇴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향후 예상되는 인사 및 급여상 불이익, 향후 발전 가능성, 명예퇴직에 따르는 명예퇴직금 등 금전상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직의 의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일 뿐, 사직서 제출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보조참가인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한국산업은행 사건
(서울고법 2000.11.116 선고, 2000누5694)
*사건/2000.11.16 선고, 서울고법 제11특별부
2000누5694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항소인/유인철
*피고, 피항소인/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곽영섭
* 피고보조참가인/한국산업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미, 담당변호사 이승규
*변론종결/2000.10.12
*제1심 판결/서울행정법원 2000.5.9 선고 99구27053 판결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1999. 8.1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9부해208호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취소한다.
[이유]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83.2.1 피고보조참가인 은행에 입사하여 군산지점 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1998.1.28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피고보조참가인은 같은 달 31일 이를 수리하였다.
원고는 1999.1.8 사직서의 제출이 피고보조참가인의 강요와 기망에 의한 것인데다가 사직서 수리 이전에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으므로 사직서 수리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명령을 신청하였으나, 같은 해 3.24 그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1999.4.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같은 해 8.16 그 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이 내려졌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강요와 기망에 의한 사직서 제출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의 인사부장과 인사부차장으로부터 “원고가 명예퇴직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1998.12.28이 사직서 제출 기한이며 그 기한의 연장은 없다. 명예퇴직을 위한 사직서 제출을 하지 않을 경우 6개월 후 자동면직되고, 봉급도 40% 내지 60% 삭감되며, 퇴직금도 삭감된다. 명예퇴직자로 선정된 이상 구제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고 1998.12.28 사직서를 제출한 것인데, 실제 사직서 제출의 기한이 1999.1월까지 연장되었고, 사직서 제출 거부자들에게 자동면직이나 봉급, 퇴직금의 삭감은 없었으며, 일부는 구제가 되었으므로, 결국 1998.12.28자 사직서 제출은 피고보조참가인의 강요와 기망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로서 피고보조참가인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무효이거나 강박 또는 기망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원고의 취소의 의사표시에 의해 취소되었다.
사직의사의 철회
원고가 1998.12.28 사직서를 제출한 후, 인사부장 등의 말이 허위임을 깨닫고 원고의 처 백경희가 같은 달 29일과 30일 및 1999.1.2에, 원고가 1999.1. 4에 사직의사를 철회하겠다고 각 통보하였으므로 피고보조참가인의 사직서 수리행위는 효력이 없다.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의 불비
피고보조참가인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원고 등을 상대로 한 명예퇴직 대상자 선정 및 사직서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진행하였는 바, 만약 명예퇴직에 응하지 않으면 결국 불이익을 받다가 언젠가는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해고되었을 것이므로, 원고의 사직서 제출에도 불구하고 그 근로관계의 종료 여부는 정리해고의 법리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의 사직서를 수리한 것은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판 단
인정사실
갑3호증의 5 내지 12, 갑4호증의 10, 갑6호증 내지 갑9호증, 을5호증, 을7호증 내지 을16호증, 을18호증의 각 기재, 원심증인 김영섭, 김유훈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 보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은 1998년 상반기 중 경영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2차례에 걸쳐 406명을 명예퇴직시킨 데 이어, 노동조합과 수차례 협의 끝에 인력감축 없이는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같이 하고, 같은 해 12.19 노동조합과 사이에 추가로 150명 정도를 같은 달 31일자로 명예퇴직 시키되, 명예퇴직자에게는 4급 이하인 경우 `통상임금×2.4×12개월'에 해당하는 명예퇴직금(이에 따르면 원고의 명예퇴직금은 금 54,000,000원이 된다)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은 1998.12.21 명예퇴직 신청자가 예상인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노동조합과 협의(을5호증) 아래, 중징계 경력이 있는 직원, 직급별 고령·고호봉 직원, 승진 지체 직원, 과다한 급여압류로 금융사고 개연성이 있는 직원, 심신장애로 정상적 근무에 지장이 있는 직원, 근무태도가 불량한 직원(부점장의 내신이 있거나 상호평가 결과가 현저히 불량한 직원)을 명예퇴직 권유 대상자로 하는 선정기준을 정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은 아울러 같은 날짜로 전 부점장에게 `명예퇴직 지원자가 목표 인원에 미달할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은 대상자 선정기준(다만 마지막 기준과 관련하여서는 근무태도가 불량한 직원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었다) 및 선정된 대상자 중 명예퇴직에 불응한 자를 인사부 소속 기타로 배치하며 재택근무제를 도입할 계획이다'라는 취지의 공문(갑4호증의 10)을 하달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은 명예퇴직신청기한인 1998.12.23까지 명예퇴직 지원자가 목표인원에 미달하자, 같은 달 24일 `명예퇴직 신청 기한을 같은 달 28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한 후, 앞서 본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여 개별적으로 통보하고 명예퇴직을 권유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은 원고가 `근무태도가 불량한 직원(상호평가 결과가 현저히 불량한 직원)'이라는 기준에 해당한다고 보아 대상자에 포함시켰다(이에 앞서 피고보조참가인은 전직원을 상대로 직원 상호간 평가를 실시하여 소외 대성전산주식회사에 용역을 주어 이를 집계한 바 있는데, 원고 전체 대상자 1999명 중 하위 4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원고는 1998.12.23 무렵 자신이 명예퇴직 대상자에 선정된 것을 알고 그때부터 같은 달 28일 오후까지 직접 또는 그의 처를 통하여 대상자에서 빠지려는 노력을 하였는데, 구체적으로 피고보조참가인 종합기획부장의 스승이 되는 그의 처 오빠를 통하여 종합기획본부장에게, 그리고 인사부장의 고교동창이 되는 그의 처 소속 병원장을 통하여 인사부장에게 원고의 구제를 부탁하였다. 그러나 명예퇴직 신청 기한 마지막날인 같은 날 17:00까지도 인사부장 등으로부터 `원고가 명예퇴직 대상자로 선정되었고, 원고만 구제할 수는 없다. 오늘이 사직서 제출의 기한이며 그 기한의 연장은 없다. 명예퇴직을 위한 사직서 제출을 하지 않을 경우 인사부 기타로 발령하고 그 경우 일부 수당이 삭감되며 향후 구제의 여지는 없다'는 말을 듣고는 그날 비밀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서약서, 퇴직금 등을 입금받을 계좌번호 등을 기재한 예금입금요청서와 함께 사직서(을8호증)를 제출하였다.
원고의 처는 1998.12.29과 같은 달 30일 피고보조참가인 총재 등에게 원고의 명예퇴직자 대상 선정의 부당성 및 그 구제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하였으나 원고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후임자에게 업무를 인계하고, 같은 달 29일에 있었던 송별회식에도 참석하였고, 같은 달 30일에 있었던 송별식에도 참석하여 퇴직선물을 받고 향후 진로를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그 후 원고의 처와 원고는 사직서가 수리된 직후인 1999.1.2과 같은 달 4일 위 사직서의 반려를 원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은 명예퇴직 대상자로 선정된 직원 중 1998.12.28자로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37명은 같은 달 29일자로 인사부 기타로 대기발령을 하고, 그 중 1급 내지 3급에 해당하는 7명에 대해서는 재택근무를 명하였다. 이들 37명은 위와 같이 실제 인사부 기타로 발령이 나자 그 중 27명은 같은 달 31일까지 추가로 명예퇴직 신청을 하는 등으로 퇴직하고, 상호평가결과 최하위를 기록한 소외 홍병원을 포함한 나머지 10명은 대기발령 상태로 있다가 6개월 정도가 지나 노동조합의 요구에 따라 노사화합 차원에서 새로운 보직을 부여받았다.
판 단
원고의 첫째 주장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를 명예퇴직 대상자로 선정하고 명예퇴직하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이 가해질 것임을 통보하여 비교적 강하게 명예퇴직을 권유하였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에게 명예퇴직을 위한 사직서 제출을 하지 않을 경우 6개월 후 자동면직 된다거나, 봉급의 40 내지 60% 및 퇴직금 일부가 삭감된다는 통보를 하였는지 보건대 이에 부합하는 갑3호증의 14, 15, 25 내지 28, 갑4호증의 5 내지 9, 갑6호증의 2, 3의 각 기재는 원고 또는 그의 처의 일방적인 진술을 기재한 것으로 그대로 믿기 어렵고, 갑3호증의 29의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비록 위와 같이 명예퇴직에 대한 강한 권유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인사상의 불이익이라는 것이 나름대로 합리적인 절차와 기준에 의하여 대상자와 내용이 결정되어 인사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이를 통하여 정리해고라는 극단적인 처방보다는 명예퇴직을 유도함으로써 근로자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에 대하여 원고가 처음에는 명예퇴직 대상자에서 제외되려고 아는 사람들을 통해 부탁을 하는 등 자구노력을 하다가, 이러한 대처가 무위로 돌아가자 사직서 제출 기한에 임박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고, 스스로는 퇴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향후 예상되는 인사 및 급여상 불이익, 향후 발전 가능성, 명예퇴직에 따르는 명예퇴직금 등 금전상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직의 의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일 뿐, 사직서 제출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보조참가인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비록 원래 예정된 명예퇴직 신청 기한인 1998.12.28 이후에도 일부 명예퇴직이 받아들여졌고, 일부 명예퇴직 대상자가 대기발령 되었다가 구제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명예퇴직 대상자 중 명예퇴직을 거부하다가 실제 인사상 불이익이 가해지자 명예퇴직을 신청하여 받아들인 경우이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고 있던 와중에 노사합의라는 상황변화가 생겨 새로이 보직이 주어진 것이므로, 이를 가지고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며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는 바(대법원 2000.4.25 선고 99다34475 판결 참조),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가 향후 예상되는 인사 및 급여상 불이익, 향후 발전 가능성, 명예퇴직에 따르는 명예퇴직금 등 금전상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직의 의사를 결정한 이상 이를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결국 원고의 첫째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둘째 주장에 관하여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한 후 수리될 때까지 원고의 처가 원고의 구제를 바라는 탄원서를 피고보조참가인에게 보냈다 하더라도 근로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는 계약당사자인 본인의 의사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므로 원고가 그 철회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지 아니한 이상(원고는 위 탄원서를 원고의 처 명의로 작성, 송부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에서 인정한 것처럼 탄원서가 송부된 후 원고가 송별회식과 송별식에 참석한 점에 비추어 이에 부합하는 갑6호증의 2의 기재는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가 철회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둘째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의 셋째 주장에 관하여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경우에는 그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농담만을 기재한 것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직서는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담고 있는 것이므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그 의사표시를 해지의 청약으로 볼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합의해지(의원면직)가 성립함으로써
종료되고, 그 의사표시를 해지의 통고로 볼 경우에는 민법 제660조 소정의 기간이 경과되어 해지의 효력이 발생함으로써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해고라고 볼 것이다(대법원 2000.9.5 선고 99두8657 판결, 1996.7. 30 선고 95누7765 판결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사직서 제출이 피고보조참가인의 강요나 기망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기하여 이루어졌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비록 명예퇴직 실시의 목적이 인원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의 사직서를 수리한 것을 해고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정리해고의 요건이 흠결되었다는 원고의 셋째 주장도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재판장 )우의형, 이강원, 김기정 ♧4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