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3. 10. 16. 선고 2001가합53337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 강○일에게 3,000,000원, 원고 김○기에게 10,000,000원, 원고 김○택에게 7,000,000원, 원고 전○기에게 1,500,000원, 원고 정○채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1.4.11부터 2003.5.3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할 것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위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와 원고들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3.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으로 한다.

1.

피고는 원고 강○일에게 금 3,000,000원, 원고 김0기에게 금 10,000,000원, 원고 김○택에게 금 7,000,000원, 원고 전○기에게 금 1,500,000원, 원고 정○채에게 금 5,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1.4.11부터 2002.1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 강○일, 김○기, 김○택, 전○기, 정○채의 각 나머지 청구 및 원고 김○기, 노○영, 류○희, 박○숙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강○일, 김○기, 김○택, 전○기, 정○채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이를 4분하여 그 3는 위 원고들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하고, 피고와 원고 김○기, 노○영, 류○희, 박○숙과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들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제1심 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문 제13면 제11행의 ‘이 사건 불법행위일 다음날인 2001.4.11부터’ 다음에 기재된 부분을 ‘2003.5.31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개정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로 고치는 외에는, 제1심 판결문 이유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하기로 한다.

2.

결론

그렇다면, 원고 강○일, 김○기, 김○택, 전○기, 정○채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안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위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김○기, 노○영, 류○희, 박○숙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 바, 제1심 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 강○일, 김○기, 김○택, 전○기, 정○채에게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여 금전을 지급할 것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위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하고, 피고의 위 원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와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찬(재판장), 고충정, 문종식

D자동차 사건

(서울지법 2002.11.7 선고, 서울고법 2001가합53337)

사건 / 2003.11.7 선고, 서울지법 제29 민사부 서울고법 2001가합53337

손해배상(기)

원고 / 강○일 8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기덕, 김성진, 박훈

원고들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전형배

피고 / 대한민국

대표자 법무부장관 김정길

소송수행자 강정민, 김송수

변론종결 / 2002.10.24

1.

기초사실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3, 6호증,을 제2, 3, 4호증의 1 내지 22, 5호증의 30 내지 37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 강○일, 김○기, 김○기, 류○희, 전○기, 정○채(이하 ‘원고 강○일 등’이라고 한다)는 D자동차 부평공장(이하 ‘부평공장’이라고 한다)의 생산직 근로자들이었는데, 2001.2.16 정리회사 주식회사 D자동차(이하 ‘D자동차’라고 한다)의 관리인으로부터 다른 1,750여명의 생산직 근로자들과 함께 정리해고를 당하자, 그 무렵 1,237명의 정리해고자 공동명의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를 신청함과 아울러 위 관리인에게 부평공장 남문 안쪽에 위치해 있는 노조사무실의 출입을 요구하였으나, 위 관리인은 정상적인 조업이 방해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그들의 출입을 불허하였다.

나.

이에 D자동차 노동조합이 가입한 산업별 연합단체인 전국금속산업연맹(이하 ‘금속연맹’이라고 한다) 소속의 소외 박훈 변호사는 D자동차 노동조합을 대리하여 같은 달 7일 위 관리인을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2001카합545호로 업무 및 출입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결과, 같은 해 4.6 위 법원으로부터 “관리인은 D자동차 노동조합원들과 산업별 연합단체 및 총연합단체의 소속원들이 적법한 노조활동 및 그 지원을 위하여 노조사무실에 출입하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의 가처분결정(이하 ‘이 사건 후행가처분결정’이라고 한다)을 받았고, 한편 D자동차의 관리인은 이보다 앞선 2001.3.5 원고 강○일 등의 정리해고자들을 상대로 위 법원 2001카합531호로 공장출입금지 및 조업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여, 같은 달 6일 위 법원으로부터 “정리해고자 1,726명은 관리인의 허락 없이 부평공장에 출입하거나 부평공장 내에서 관리인의 조업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의 가처분결정(이하 ‘이 사건 선행가처분결정’이라고 한다)을 받았다.

다.

그 후 박훈 변호사는 같은 해 4.10 오전경 이 사건 후행가처분결정을 공시하기 위하여 인천지방법원 소속의 집행관과 동행하여 부평공장 정문 등에 고시문을 부착한 다음, 같은 날 13:00경 위 가처분 결정에 터 잡아 노조사무실 진입을 강행하기 위하여 원고 강○일 등의 정리해고자 350여명과 원고 박0숙과 같은 해고자 가족 10여명을 인솔하여 부평공장 남문으로 향하였는데, 600여명의 무장경찰병력이 그들의 통행을 제지함에 따라 위 시위자들과 원고 노○영과 같은 일부 동조시민들은 위 박훈 변호사의 지시로 인도에서 내려와 편도 2차로의 전차로를 점거한 채 구호를 외치는 방법으로 연좌시위에 들어갔고, 박훈 변호사는 시위자들에게 경찰병력의 제지행위에 관하여 “업무방해죄의 현행범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그들을 체포하는 행위는 정당하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면서 시위를 독려하였다.

라.

이러한 시위 도중, 시위가담자들 중 일부가 같은 날 15:40경 벌어진 경찰병력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경찰봉ㆍ무전기와 같은 경찰장비를 빼앗고 진압경찰 12명을 현행범 체포라는 명목으로 붙잡아 감금하는 일이 벌어지자, 경찰 측은 같은 날 16:00경 감금한 경찰관들을 즉시 풀어주고 당장 불법시위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강제로 시위를 해산시킬 것임을 경고한 다음, 이에 응하지 않은 시위자들에 대하여 같은 날 16:04경 구출 및 진압작전을 개시하여 16:06경 감금된 경찰들을 모두 구출하였고, 이어서 16:25경에 연좌해 있던 시위자 전원을 연행하거나 해산시킴으로써 진압작전을 종료하였으며, 그 진압과정에서 원고들은 별지 피해내역 제③항 기재와 같이 2주 내지 20주의 치료를 요하는 각 상해를 입었다.

2.

쟁점(경찰권 행사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자신들을 포함한 이 사건 시위가담자들은 노조사무실 출입이라는 정당한 목적을 위하여 법원으로부터 받은 위 가처분결정에 터 잡아 적법한 시위행위를 하였음에도 경찰은 아무런 근거고 없이 이를 제지하고 해산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 시위진압과정에서도 과도한 강제력을 사용하거나 경찰봉 등을 사용하여 무차별적으로 구타함으로써 원고들에게 위와 같은 상해를 입혔는데, 위와 같은 경찰의 시위진압행위는 경찰권의 발동근거가 없거나 상당성을 넘어서는 위법한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므로, 피고로서는 그 소속 공무원의 이러한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인 고통을 배상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시위행위는 그 주체, 목적, 방법 등 모든 면에서 볼 때 불법시위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다수의 정리해고자들이 일시에 부평공장 내에 진입할 경우 공장 내 주요시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일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당시 경찰로서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6조에 의하여 경찰권을 발동할 수밖에 없었고, 시위진압의 과정에 있어서도 필요최소한의 물리력만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경찰의 이 사건 시위진압행위는 적법하다는 취지로 다툰다.

나.

이 사건 시위와 경찰권 발동의 적법 여부

(1)

인정되는 사실관계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6호증, 을제1, 4호증의 26 내지 277,을제5호증의 1 내지 29, 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과 이 법원의 비디오테이프 검증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정리해고자들의 시위 전력

D자동차의 관리인의 2001.2.16자 정리해고결정에 반발한 원고 강○일 등의 정리해고자들은 그 무렵부터 위 가처분결정이 내려진 2001.4.6경까지 부평공장을 점거하거나 금속연맹 등의 지원 하에 연일 부평공장 근처에 정리해고철폐, 부평공장탈환 등을 구호로 내걸고 화염병과 돌멩이 등을 투척하는 방법으로 불법과격시위를 벌여왔다.

(나)

경찰병력의 배치 경위

경찰은 위와 같은 정리해고자들의 과격시위 및 부평공장탈환기도에 위협을 느낀 D자동차의 관리인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임직원 및 시설보호요청을 받고, 노사간 충돌로 인한 폭력사태를 예방하고 부평공장 내의 주요시설을 보호하기 위하여 2001.2.19경부터 부평공장 주위에 병력을 배치하여 왔다.

(다)

정리해고자들의 2001.4.9 부평공장 남문 진입 시도

한편, 위 박훈 변호사가 D자동차 노동조합을 대리하여 같은 해 4.6 이 사건 후행가처분결정을 받자, D자동차의 관리인은 같은 달 9. 일방적으로 D자동차 노동조합에 대하여 기존의 노조사무실을 폐쇄하고 서문 안쪽 건물에 별도의 노조사무실을 설치하였다고 통보하였고, 이에 반발한 정리해고자 250여명은 같은 날 16:00경 박훈 변호사의 인솔 하에 기존의 노조사무실에 들어가기로 하고, 이를 막는 D자동차 안전과 소속 직원 50여명을 실력으로 밀어내고 부평공장 남문 앞까지 도착하였으나 경찰병력에 의하여 그 출입이 저지됨에 따라, 그 무렵부터 같은 날 20:35경까지 남문 앞 편도 2차로의 전차로를 점거한 채 연좌시위를 벌이다가 자진해산 하였고, 그 동안 박훈 변호사와 노동조합 대표 15명은 사측과의 협의를 거쳐 기존의 노조사무실에 들어가 그 현황을 확인하였다.

(2)

가처분결정과 이 사건 시위행위의 법적 성격

(가)

이 사건 후행가처분결정에 기한 부평공장 진입시도의 정당성 유무

①

정리해고자들의 노동조합원 자격 유무

우선 이 사건 후행가처분결정은 노동조합원들로 하여금 적법한 노조활동 및 그 지원을 위하여 노조사무실에 출입하는 것을 보장하는 취지이므로, 과연 위 정리해고자들이 노동조합원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하여 보면, 위 정리해고자들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함으로써,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4호에 의하여 이 사건 시위행위 당시 노동조합원으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할 것이므로, 위 정리해고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조합활동의 일환으로 D자동차의 관리인에 대하여 부평공장 남문 안쪽에 위치해 있는 노조사무실(피고는, 위 관리인에 의하여 서문 쪽에 새로운 노조사무실이 설치되었음에도 남문 출입을 고집하면서 강행된 이 사건 시위행위는 아무런 명분이 없어 불법시위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노조사무실의 제공은 편의제공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으로서는 협정이나 사용자의 동의 하에서만 이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긴 하나, 일단 노동조합에게 사무실이 제공되어진 이상 사용자로서도 적절한 대체시설 없이 일방적으로 기존 노조사무실을 폐쇄하거나 임의로 변경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노조사무실 변경통보 이후에도 일부 노동조합원들이 사측의 동의 하에 기존의 노조사무실에 출입한 사실은 앞서 본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할 것이다)의 출입을 주장할 수 있다 할 것이다.

②

진입시도의 정당성 유무

이 사건 후행가처분결정을 집행한다는 명목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시위행위가 그 목적에 있어 정당한지에 대하여 보건대, 이 사건 후행가처분결정은 사측에게 노동조합원들의 조합활동권을 보장하라는 취지의 선언적인 의미만을 갖는 반면, 이 사건 선행가처분결정은 부평공장 내의 출입을 금지하는 자의 범위를 정리해고자 1,726명으로 특정시키고 있고, 또한 이 사건 후행가처분결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선행가처분결정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시위에 가담한 정리해고자들로서는 위 선행가처분에 의하여 여전히 부평공장 내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던 것이지 일반 노동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위 후행가처분결정을 내세워 남문 출입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고, 특히 이 사건 후행가처분결정은 ‘적법한 노동조합활동을 위한’ 노조사무실 출입을 보장한다는 취지인데 비하여, 이 사건 시위의 경우 350여명의 인원이 동시에 노조사무실에 들어갔더라면 정상적인 노조활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웠던 점, 앞서 본 정리해고자들의 시위 전력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정리해고자들의 노조사무실 출입목적이 ‘적법한 노조활동을 위한’ 것으로 보여지지도 아니할 뿐만 아니라, 위 후행가처분결정의 효력은 채무자인 D자동차 관리인에게만 미치고 대세적 효력이 없는 이상, 경찰에 대하여까지 위 후행가처분결정의 효력을 내세워 출입을 허용할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시위는 노조사무실의 출입을 위한 남문 진입이라는 목적의 면에 있어서 정당하지 못하다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시위방법의 상당성 유무

다음으로, 이 사건 시위방법이 상당한지에 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시위가담자들은 이 사건 후행가처분결정의 효력을 관철시킨다는 명목 하에 인도에서 내려와 편도2차로의 전차로를 점거하고 연좌시위를 벌이는 한편, 이를 제지하는 경찰의 장비를 빼앗거나 진압경찰의 일부를 현행범체포라는 구실로 감금하였는 바, 첫째로, D자동차 노조로서는 위 관리인이 위 후행가처분결정이 명한 부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대체집행이나 간접강제 등의 방법으로 그 의무이행을 강제할 수 있을 뿐이므로, 위와 같은 직접적인 실력행사가 위 후행가처분결정의 이행확보를 위한 적법한 수단이 될 수 없다 할 것이고, 둘째로, 시위 도중 차로를 전면 점거함으로써 양방향 교통소통을 방해한 행위는 그 자체로 공공의 질서를 현저하게 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며, 셋째, 이 사건 후행가처분결정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 그 집행방법, 경찰병력의 배치경위 및 정리해고자들의 시위 전력 등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시위가담자들이 부평공장 내에 진입하는 것을 제지한 경찰들을 가리켜 업무방해죄의 현행범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시위방법 역시 상당성을 결어하였다 할 것이다.

(다)

변호사의 직무 범위와 박훈 변호사의 시위인솔행위

마지막으로 이 사건 시위행위가 위 후행가처분사건을 소송대리한 박훈 변호사에 의하여 인솔되었다는 이유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변호사인 소송대리인은 위임받은 사건에 관하여 강제집행을 포함한 일체의 소송행위를 수행할 수 있으나, 이 사건 후행가처분결정과 같이 채무자에게 수인의무를 명하는 가처분의 집행은 채무자에게 그 가처분결정을 고지함으로써 족할 뿐 별도의 집행행위라는 관념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채무자가 의무를 위반할 경우 앞서 본 간접강제 등에 의한 이행강제는 별론으로 하고, 채권자나 그의 소송대리인이 자력으로 그 가처분결정의 취지를 실현시킬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시위행위를 직접 인솔한 위 박훈 변호사의 행위를 소송대리인으로서의 정당한 직무범위 내의 행위로 보기 어렵고, 또한 변호사법 제3조는 “변호사는 당사자의 위임 등에 의하여 소송에 관한 행위와 일반 법률사무를 행함을 그 직무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일반 법률사무’라 함은 「법률상의 권리ㆍ의무의 발생ㆍ변경ㆍ소멸에 관한 다툼 또는 의문에 관한 사건」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바{헌법재판소 2000.4. 27.자 98헌바95ㆍ96, 99헌바4(병합) 결정 참조}, 박훈 변호사가 정리해고자들을 인솔하여 차로상의 연좌시위를 주도하고, 그 과정에서 시위가담자들에게 시위를 제지하는 경찰병력을 가리켜 현행범에 해당하기 때문에 체포하거나 폭행해도 무방하다는 취지의 연설을 한 행위는 그 자체로 변호사로서의 직무범위 내나 정당한 법률자문의 한계 내에 속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위가담자들의 공장진입을 저지하는 경찰권의 행사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한다면 이는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인 변호사로서 취할 적절한 조치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3)

경찰권 발동의 적법 여부

경찰권은 경착관직무집행법 제2조 제5호 내지 제6조에 의하여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내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때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발동될 수 있는 바, 이 사건 시위행위는 앞서 본 시위목적, 방법 및 진행경위 등을 종합해 볼 때 그 자체가 불법시위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하여 장시간 교통소통이 방해되고 진압경찰의 일부가 감금되는 등으로 인하여 질서유지가 요청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시위가담자들이 일시에 부평공장 내에 들어갈 경우 그들의 시위 전력에 비추어 주요시설에 관한 불법점거농성의 가능성이 농후하였다고 보여지므로, 경찰의 이 사건 시위진압행위는 위 근거규정상의 요건을 갖춘 적법한 발동이라고 할 것이다.

다.

이 사건 시위진압방법의 상당성 유무

한편, 경찰권의 발동은 침익적 성격을 본질로 하기 때문에 그로 인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과 개인의 권리침해가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가져야 하므로, 경찰이 시위행위를 진입함에 있어서는 그 시위에 참가한 인원, 시위현장의 규모, 시위방법의 난폭성 및 진압경찰의 규모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필요최소한의 물리력만을 사용하여야 하고, 경찰봉, 방패 등과 같은 경찰장구를 사용함에 있어서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그 사용을 자제하여 ‘안전한 해산위주’의 방법으로 시위를 진압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가담자들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을 가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하는바(대법원 1995.11.10 선고, 95다23897 판결 참조), 앞서 본 정리해고자들의 시위전력, 시위대의 규모, 시위가담자들에게 경찰장비를 빼앗기거나 진압경찰 일부가 감금되어 있었던 점, 연행 및 해산 과정에서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보면 경찰이 이 사건 시위가담자들을 제압함에 있어, 다소간의 물리력 행사는 불가피하였다는 사정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다만 그 물리력 행사의 방법 및 정도가 상당한 정도를 초과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된다고 할 것이다.

(1)

원고 김○기, 김○택, 정○채, 강○일, 전○기에 대하여

그러므로 살피건대, 위 갑제3호증의 1 내지 10, 15, 16, 갑제6 내지 9호증, 을제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과 이 법원의 위 검증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면, 이 사건 시위진압 당시 350여명의 시위가담자들은 화염병이나 각목과 같은 위험한 물건을 일체 소지하고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무저항의 표시로서 웃옷까지 벗고 있었음에도, 이를 진압하기 위하여 투입된 600여명의 무장경찰병력 중 일부는 시위가담자를 연행하거나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수명의 경찰병력이 동시에 한 명의 시위자에게 달려들어 강제로 끌어낸 다음 군화발로 머리를 비롯한 전신을 차거나, 경찰봉, 방패와 같은 경찰장구로 시위가담자들의 머리, 얼굴 등과 같은 신체의 중요부위를 가격하는 등의 방법으로 과잉진압행위를 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 김○기, 김○택, 정○채, 강○일, 전○기(이하 ‘원고 김○기 등’이라고 한다)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상해를 입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러한 상해는 그 부위 및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는 물리력의 행사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강제력의 행사 내지 경찰장구의 사용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여 위 원고들에 대한 시위진압행위는 정당한 경찰권의 한계를 넘어 위법하다 할 것으므로, 피고는 그 소속 공무원의 위와 같은 위법한 직무상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위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인 고통을 배상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2)

원고 김○기, 노○영, 류○희, 박○숙에 대하여

반면, 원고 김○기, 노○영, 류○희, 박○숙의 이 사건 청구에 관하여 보건대, 위 원고들도 이 사건 시위진압과정에서 다소간의 상해를 입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그 상해의 부위 및 정도에 비추어 볼 때, 경찰이 이 사건 불법시위행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물리력의 행사범위를 초과하여 위법하게 위 원고들에게 상해를 가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과잉진압으로 인하여 위 원고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위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라.

손해배상의 범위

나아가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에 대하여 살피건대, 원고 김○기 등이 입은 상해의 부위 및 정도, 원고 김○기 등도 이 사건 불법시위행위에 가담하였다가 위와 같은 상해를 입은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그 위자료 액수를 원고 김○기에 대하여는 금 10,000,000원, 원고 김○택에 대하여는 금 7,000,000원, 원고 정○채에 대하여는 금 5,000,000원, 원고 강0일에 대하여는 금 3,000,000원, 원고 전○기에 대하여는 금 1,500,000원으로 각 산정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자료로서 원고 김○기 등에게 위 각 해당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위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불법행위일 다음날인 2001.4.1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02.11.7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 김○기 등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가하며, 나머지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종훈(재판장), 차영민, 노태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