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2. 4. 23. 선고 2001나64587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갑 제5호증, 을 제5호증, 을 제6호증의1 내지 4, 을 제7호증의1 내지 5, 을 제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1999. 4. 13. 보험자인 피고와 사이에 슈퍼보장직장인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보험계약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피보험자 및 피보험자의 신체장해시 수익자 : 원고

(2)

보험기간 : 10년

(3)

보험료 : 월 30,600원

(4)

보험금 : 평일에, 피보험자가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장해분류표 중 제1급 내지 제3급의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에는 지급사유발생일을 포함하여 20년간 장해등급에 따라 제1급은 2,000만원, 제2급은 1,400만원, 제3급은 1,000만원을 매년 지급사유발생해당일에 지급하고, 피보험자가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장해분류표 중 제4급 내지 제6급의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에는 장해등급에 따라 제4급은 2,000만원, 제5급은 1,200만원, 제6급은 800만원을 지급한다.

나.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약관에 의하면, 피보험자의 한 다리 또는 한 다리의 3대 관절 중 2관절을 완전 영구히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는 장해등급 제3급(제6호)에 해당하고, 피보험자의 한 다리의 3대 관절 중 1관절을 완전 영구히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는 장해등급 제4급(제6호)에 해당하고, 피보험자의 한 다리의 3대 관절 중 1관절의 기능에 뚜렷한 장해를 영구히 남겼을 때 또는 한 손의 첫째 손가락 및 둘째 손가락 이외의 2손가락 이상을 완전 영구히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는 각 장해등급 제6급(제2호 및 제7호)에 해당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다.

소외 B는 원고의 남편으로서 1999. 4. 16. 22:30경 C 자동차를 운전하여 제천시 D에 있는 E 앞에 이르러 위 차량 진행방향 우측에 주차중이던 F 자동차의 좌측 뒷범퍼 부분을 자신의 차량 앞 범퍼 부분으로 충격하고 그 충격으로 중앙선을 넘어가 맞은 편에서 진행하여 오던 G 자동차의 앞 범퍼 부분을 자신의 차량 앞 범퍼 부분으로 충격하여, 위 B 차량에 동승해 있던 원고가 우측 대퇴부 원위부골절, 좌측 개방성 원위대퇴골 과상부 분쇄골절, 좌측 상완골 간부 분쇄골절, 좌측 슬관절 전 치환술 술후 상태, 안면부 심부 열상, 뇌좌상, 우측 슬개골 분쇄골절, 우측 슬개건 파열 및 우측 슬관절 관절염, 좌측 제3수지근위지골 분쇄골절 후 관절강직 및 수지굴근 파열상태, 좌측 제4수지 추지 변형상태 등의 상해를 입었다.

라.

피고는 원고의 우측슬관절이 완전 영구히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경우로 보고 위 장해등급 제4급에, 원고의 좌측슬관절이 그 기능에 뚜렷한 장해를 영구히 남긴 경우로 보고 위 장해등급 제6급에, 원고의 좌측손의 제3수지 및 제4수지를 완전영구히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경우로 보고 위 장해등급 제6급에 각 해당된다고 보고, 원고에게 그 보험금으로 합계 금 37,440,314원(제4급 2000만원 + 제6급 800만원 + 제6급 800만원 + 교통입원급여금 120만원 + 지연가산금 합계 금 5,440,314원)을 지급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는,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 직접적으로 중복장해에 대한 보험금지급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해등급은 장해율 또는 노동상실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또한 이 사건 보험약관상 신체장해가 한정적인 것으로 해석됨이 명백하지 아니한 한 이를 보험계약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 위 장해등급분류표에 적시된 신체장해는 예시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중복장해율을 고려하여 장해등급을 판정하여야 하는바, 원고의 우측슬관절의 장해로 인한 노동능력상실율은 약 34%, 좌측슬관절의 장해로 인한 노동능력상실율은 약 27%, 좌측견관절의 장해로 인한 노동능력상실율이 약 18%, 좌측손의 제3, 4 수지의 장해로 인한 노동능력상실율은 각 5%, 3%, 좌족관절의 장해로 인한 노동능력상실율은 14%에 각 이르고 이들 장해를 종합한 원고의 노동능력상실율이 60% 내지 71%에 이르며, 이러한 맥브라이드식 노동능력상실율을 위 약관의 장해등급분류표상의 장해등급으로 전환할 경우 그 중 제3급에 준하므로 이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보험계약은 다수의 보험계약자를 대상으로 위험을 종합, 평균화함으로써 각 보험계약자에게 위험을 분산시켜 우연한 사고에 대비하는 일종의 사행계약으로서, 통계학적인 기초에 입각하여 보험금과 보험료를 산정하여 보험단체안에서의 급여와 반대급여의 균형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되므로 보험금지급사유인 보험사고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여 둘 필요가 있다 할 것인바, 이 사건 보험계약과 같이 보험사고가 피보험자의 신체장해인 경우 그 장해유형을 구체화하거나 기능상실율(또는 노동능력상실율)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등과 같은 방법으로 신체장해를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 보험계약상 약관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보험사고인 신체장해를 신체부위 및 장해유형별로 구체화하여 위 장해등급분류표로서 보험사고에 해당하는 신체장해를 적시하고 있고, 장해의 등급에 따라 보험금지급액에 차등을 두고 있는바, 위와 같은 보험계약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위 장해등급분류표상의 신체장해를 한정적인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이와 달리 이를 예시적인 것으로 보고 이와 유사한 신체장해가 발생한 경우도 보험사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한다면 보험사고의 발생율이 현저히 달라져 보험료율도 상당히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위와 같이 한정적으로 해석하더라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위 보험계약에 원고의 경우와 같이 신체의 여러 부위에 제4급, 제6급, 제6급의 각 장해를 입었을 경우 이러한 장해를 종합하여 제3급으로 상향조정한다는 약정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만 다만 갑 제7호증의 기재나 원심에서의 가톨릭의과대학 성모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장해가 위 장해등급분류표상 제3급에 바로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더라도 원고의 상태를 볼 때 위 분류표상 제3급에 해당되는 장해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되어 있으나, 일반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일실수익 상당의 손해를 산정함에 있어 중복장해가 있는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령,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시행령, 근로기준법시행령, 국가배상법시행령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체적인 신체장해등급을 통합적으로 상향 조정 평가하고 이러한 상향조정된 노동능력상실율에 기초하여 장해보상을 산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사건은 원·피고 사이에 체결된 슈퍼보장직장인보험계약(성질상 자손상해보험에 해당)에 따라 자신의 신체장해에 대하여 그 해당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이므로, 여기서는 그 보험계약과 약관의 내용에 따라 지급하여야 할 보험금이 결정되는 것이고, 일반 손해배상청구에서처럼 맥브라이드식 노동능력상실율로 평가된 신체장해를 위 약관상의 장해등급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하겠으며, 또한 이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위 약관 장해 등급분류표상 제3급에 준하는 경우를 따로이 정하여 제3급의 경우와 동일한 보험금을 피고가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도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갑 제9호증의 기재 (보험약관 제10조 제5항 본문)에 의하더라도 "제1항 제2호 및 제3호에서 동일한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두 종목 이상의 장해를 입었을 경우 그 각각에 해당하는 재해장해연금 또는 재해장해급여금을 수익자에게 드립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중복장해를 통합적으로 파악하여 해당 장해 등급의 중복장해율을 가산하여야 한다거나 위 규정에 의하여 원고의 장해등급이 3등급으로 변경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하겠다.

나.

원고는 이 사건 보험약관 제34조는 "이 약관에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대한민국 법령을 따릅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보험계약에는 중복장해와 관련하여 적용할 수 있는 계약 내용이 없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흠결된 내용은 관련법령을 준용하여야 할 것인데, 재해보상과 관련된 대한민국의 법령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령,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시행령, 근로기준법시행령 등에서는 신체장애의 부위가 2개 이상인 경우에는 2개 부위 이상의 신체장애종합평가등급표에 의하여 신체장해등급을 상향조정하여 장해보상을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에도 이에 준하여 중복장해의 상향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동일한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두 종목 이상의 장해를 입었을 경우 그 각각에 해당하는 재해장해연금 또는 재해장해급여금을 수익자에게 지급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가사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보험약관에 중복장해와 관련한 규율이 흠결되어 있다 하여도 각 장해에 대한 보험금 지급의 확정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의 약관의 명시·설명의무 위반

원고는 위 장해등급분류표상의 신체장해를 한정적인 것으로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보험료 금액과 지급방법, 보험금액, 보험기간, 보험사고의 내용, 보험자의 면책사유, 보험자의 계약 해지 사유, 나아가 위 장해등급분류표상의 신체장해가 한정적인 것인지의 여부 등은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으로서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시 피고는 원고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그러한 내용을 설명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위 장해등급분류표상의 신체장해를 한정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약관을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보험약관이 보험사고에 해당하는 신체장해의 유형에 관하여 이를 세분화하여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어, 통상의 보험계약자라면 이에 대한 별도의 설명이 없더라도 위 약관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보험자가 보험사고로 지급받을 보험금을 예측하는데 어떠한 불이익을 받는다고도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가사 피고가 별도로 원고에게 이를 설명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위 약관을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함에 아무런 장애가 있다 할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원고는 나아가 이 사건 약관 제10조 5항이 상이한 부분의 장해에 대하여 그 지급방법까지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 하여도 중복장해에 관한 상향조정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면 이는 약관규제에관한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고만 한다) 제6조 제2항, 제7조에 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보험계약상 장해분류표가 보험사고의 신체장애를 신체부위 및 장해유형별로 구체화하여 적시하고 있는데, 보험계약의 약관 및 분류표의 기준을 단지 예시적인 것으로 보고 이를 유추하여 확대 준용하게 되면 보험사고의 해당 여부 및 해당 등급을 계약 체결 전에 명확히 규정하여 위험발생의 확률 및 피해의 정도에 상응하는 보험료율을 설정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무의미해지며, 위험에 상응하는 공평한 비용부담이라는 보험계약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등을 고려하면 위 약관 규정이 약관규제법 제6조나 제7조에 의하여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이 점에 관한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002. 4. 23.

판사 이주홍(재판장) 지영철 이성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