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4. 2. 4. 선고 2002나25299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다음에서 인정하는 부분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각 취소하고, 그 각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금 내역표의 '합계란' 기재 각 해당 금원 및 위 각 금 원에 대하여 1998. 1. 1.부터 2004. 2. 4.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각 금원을 각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5, 6, 8, 9호증, 갑 제14, 15, 16호증의 각 1, 2, 갑 제17, 18, 19, 22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1 내지 4, 을 제3호증의 5, 을 제4호증의 1 내지 237, 을 제10 내지 116호증의 각 1, 2, 3의 각 기재, 을 제119호증의 일부기재, 환송전 당심 중인 A, B, 환송후 당심 증인 C의 각 증언, 환송전 당심 증인 D의 일부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들은 피고 공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7. 1. 17.부터 1997. 11. 16. 사이에, 별지 청구금 내역표의 '퇴직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퇴직하였다.

나.

그런데 피고 공사와 노동조합 사이의 1997년도 임금협상 지연되어 1997. 11. 19.에 이르러서야 1997년도 임금을 총액기준 5% 범위 내에서 인상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1997년도 임금협약이 체결되었다.

다.

피고 공사는 위 1997년도 임금협약에 따라 보수규정을 개정한 후, 위 임금협약 체결일 당시에 재직중인 직원들에게는 1996. 12. 16.부터 위 단체협약 체결일 전일까지 발생한 그 직전 연도의 보수규정에 따라 지급된 임금과 같은 기간 동안 개정된 보수규정에 따라 지급되었을 임금과의 차액(이하 '임금인상분 차액'이라고만 한다)을 소급정산하여 1997. 12. 12. 추가 지급하였으나, 같은 기간 동안에 퇴직한 원고들에게는 같은 기간 동안 발생한 별지 청구금 내역표의 '미지급임금'란 기재 각 해당액 상당의 임금인상분 차액 및 이러한 임금인상분 차액을 원래의 지급기일에 지급받았더라면 이를 기초로 산정되었을 별지 청구금 내역표의 '미지급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액 상당의 퇴직금액과의 차액(이하 '퇴직금인상분 차액'이라고만 한다)을 추가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원고들의 주장

가.

주위적 주장

이에 원고들은, 피고 공사의 노사간에는 1961년 창사 이래 해당 연도의 임금을 인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협약이 체결되면, 임금협약 체결일 당시 재직중인 직원들뿐 아니라 그 직전 연도 12. 16.부터 해당 연도 임금협약 체결 전일까지 사이에 퇴직한 직원들에게도 해당 연도의 직전 연도 12. 16.부터 해당 연도의 단체협약 체결일 전일까지 그 직전 연도의 보수규정에 따라 지급된 임금과 같은 기간 동안 개정된 보수규정에 따라 지급되었을 임금인상분 차액 및 이러한 임금인상분 차액을 원래의 지급기일에 지급받았더라면 이를 기초로 산정되었을 퇴직금인상분 차액을 소급정산하여 추가 지급하는 관행이 존재하여 왔고, 이에 대하여 노사 쌍방으로부터 아무런 이의도 제기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 공사의 노사간에는 위와 같은 방식에 의한 임금인상분 차액 및 퇴직금인상분 차액의 추가 지급이 하나의 묵시적 규범으로 인식되어 정착됨으로써 이른바 노동관행이 성립되었다고 주장한다.

나.

예비적 주장

원고들은, 가사 위와 같은 묵시적 규범으로서의 노사관행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 공사의 노사간에는 위와 같은 방식에 의한 임금인상분 차액 및 퇴직금인상분 차액을 추가 지급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로서 굳어져, 1997년도와 같이 해당 연도의 임금협상이 지연되어 직전 연도 임금협약의 효력이 상실될 때까지도 해당 연도의 임금협약이 체결되지 않는 경우 피고 공사 노사간에는 위 관례에 따라 해당 연도의 보수규정 시행일 후 해당 연도의 임금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같은 기간에 피고 공사에 근무한 모든 직원에게 장차 체결될 해당 연도 임금협약 및 이에 따라 개정되는 보수규정에 의한 임금인상분 차액 및 퇴직금인상분 차액을 추가 지급하기로 하는 근로조건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아래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13, 17 내지 20, 22호증, 갑 제23호증의 1 내지 150, 갑 제24 내지 31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1 내지 4, 을 제3호증의 1 내지 5, 을 제7, 8, 9호중, 을 제117호증의 1, 2, 을 제118호증, 을 제120호증의 1 내지 37, 을 제121호증의 1 내지 6, 을 제122호증의 1 내지 5, 을 제123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을 제119호증의 일부기재, 환송전 당심 증인 A, B, 환 송후 당심 증인 C의 각 증언, 환송전 당심 증인 D의 일부증언을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 공사는 1961년 창사 이래로 매년 노조와 임금협상을 벌여 임금협약이 체결되면 그 임금협약에 따라 보수규정을 개정하여 그 개정된 보수규정 시행일부터 개정된 보수규정에 의한 임금을 지급하여 왔다.

(2)

그런데, 정부투자기관인 피고 공사로서는 임금협상을 함에 있어 정부에서 정하는 예산, 정부의 임금인상에 관한 지침 등을 참작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러한 예산, 지침 등이 보통의 경우 연말 무렵이 되어야 결정되었던 관계로 피고 공사 노사간의 임금협약이 그 적용 기준일(보통의 경우 직전 연도 12. 16.이다)보다 늦게 체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같은 경우, 당해 연도 임금협약 및 이에 따라 개정되는 보수규정은 그 적용 기준일로부터 소급 적용되는 것으로 정하였다. 1998년도 이후의 임금협약 체결일, 보수규정 개정일 및 보수규정 시행일은 다음과 같다.

(3)

그런데 피고 공사는 늦어도 1988년경부터는 임금협약이나 보수규정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어도 해당 연도 임금협약 체결시 계속 근무하는 직원뿐 아니라 임금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도 개정된 보수규정을 소급 적용하여 왔다(1989년 보수규정의 경우 부칙 제1항에서 1989. 3. 16.부터 시행한다고 하면서 제2항 제3호에 1989. 1. 15.부터 임금협약 체결 1달 전인 1989. 6. 14.까지 퇴직한 직원의 평균임금은 이 규정에 따라 산정한다고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기도 하다).

(4)

이러한 임금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 대한 개정된 보수규정의 소급 적용이 다년간 반복하게 되자, 노사 쌍방 모두 특별히 명시적인 합의가 없어도 개정된 보수규정이 해당 연도 임금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도 소급 적용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노조로서도 임금협약이 그 적용 기준일보다 늦게 체결되게 되더라도 서둘러 쟁의행위로 나아가지 않고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정부에서 정하는 예산, 지침 등을 참작하여 임금협상을 하였고, 피고 공사로서도 임금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도 개정된 보수규정을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예산을편성하고 임금협약이 체결되면 임금협약 체결시 계속 근로하는 직원뿐 아니라 임금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도 직전 연도 12. 16.부터 해당 연도의 임금협약 체결시까지 당해 연도 임금협약 및 이에 따른 보수규정에 의하여 지급되었을 임금과 그 직전 연도의 보수규정에 의하여 지급된 임금과의 임금인상분 차액을 소급 정산하여 추가 지급하고, 임금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는 임금인상분 차액을 원래의 임금지급일에 지급받았더라면 이를 기초로 산정되었을 퇴직금액과 그 직전 연도의 보수규정에 의하여 지급된 임금을 기초로 산정되어 지급된 퇴직금액과의 퇴직금인상분 차액을 소급 정산하여 추가 지급하여 왔는데, 이에 대하여 1996년도까지는 노사 쌍방으로부터 아무런 이의가 제기된 바가 없었다.

(5)

피고 공사 노조는 1996. 9. 10.경 노조 중앙위원회에서 1997년도 임금인상요구안을 의결하고 1996. 10. 4. 피고 공사에게 위 임금인상 요구안을 송부함으로써 임금교섭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재정경제원은 1996. 10. 25. 정부투자기관의 1997년도 예산은 전년도 수준으로 편성하고, 경상경비 절감(예상)액을 인건비 인상 재원으로 활용하고자 할 때에는 1997년 중에 전용하여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부투자기관의 1997년도 예산편성공통지침(안)'을 의결한 후 1996. 11. 4. 위 지침(안)을 피고 공사를 포함한 13개 정부투자기관에 통보하였다. 노사 쌍방은 재정경제원의 감독을 받는 정부투자기관에서 사실상 재정경제원의 요구를 무시하기 힘들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1997년도 임금교섭을 일단 중단하였다가 1997년도 상반기 결산 후 경상경비 절감(예상)액이 나오면 이를 참작하여 임금교섭을 속개하기로 잠정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임금교섭은 1997년도 상반기 결산시까지 중단되었다가 1997. 7. 7.경 노조의 임금교섭 요구에 따라 1997. 8. 5. 1차 임금교섭 회의가 열린 후 수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1997. 11. 19. 임금협약이 체결되었다.

(6)

노사 쌍방은 1997년도 임금교섭이 시작되고 중단되었다가 다시 속개될 때까지도 1997년도 임금협약이 체결되고 그에 따라 보수규정이 개정되면 당연히 임금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도 소급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임금교섭에 임하였는데, 재정경제원에서 1997. 10. 16.경 피고 공사를 포함한 13개 정부투자기관에게 임금협약의 체결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 임금협약을 소급 적용하지 말라는 내용의 감사원 감사결과 이행촉구 공문을 시달하게 되었고, 위와 같은 공문을 시달받은 피고 공사는 1997. 10. 28. 노조에게 임금협약의 체결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 임금협약을 소급적용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하였다. 이에 노조에서는 1997. 11. 10. 피고 공사에게 임금협약의 체결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 임금협약을 소급 적용하는 것은 창사 이래로 지금까지 한해도 빠짐없이 계속된 오랜 노사관행이므로 1997년도 임금협약이 체결되면 1997년도 퇴직자에게도 반드시 소급 정산하여야 하고 1997년도 임금협약 체결시 위와 같은 내용을 명시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으나 피고 공사에서 거절하는 바람에, 1997. 11. 19. 체결된 임금협약에 위와 같은 내용이 명시되지는 않았다. 한편 피고 공사는 1997년도 임금협약 체결 후 1997. 12. 3. 노조에게 1997년도 퇴직자에게 1997년도 임금협약을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확정적인 통보를 하였다. 그러자 노조에서는 그날로 변호사, 노무사 등에게 법률질의를 한 다음 피고 공사에게 수차례에 걸쳐서 위 방침의 철회를 요청하였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

주위적 주장(노사관행의 성립)에 대한 판단

(1)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들은 피고 공사를 퇴직하면서 그 퇴직 당시의 보수규정에 따라 산정된 임금 및 퇴직금 전액을 지급받았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로서는 피고에 대하여 더 이상의 임금이나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또, 원래 단체협약이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하여 체결하는 협정으로서, 노동조합이 사용자 측과 기존의 임금·근로시간·퇴직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소급적으로 동의하거나 이를 승인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 동의나 승인의 효력은 단체협약이 시행된 이후에 그 사업체에 종사하면서 그 협약의 적용을 받게 될 노동조합원이나 근로자들에 대해서만 생기고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 이미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위와 같은 효력이 생길 여지가 없으며,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경우라 하더라도 다를 바 없으므로(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13747 판결, 2001. 4. 10. 선고 98다13716 판결 등 참조), 원고들로서는 퇴직 이후에 체결된 위 1997. 11. 19.자 단체협약 및 이에 따라 개정된 보수규정을 내세워 곧바로 임금인상분 차액 및 퇴직금인상분 차액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

(2)

또한 원고들 주장과 같은 해당 연도 임금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직원들에게도 임금인상분 차액 및 퇴직금인상분 차액을 소급정산하여 추가 지급하는 노사관행은,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집단과 사용자 사이에 있었던 사실이 아니라 이미 퇴직한 근로자들과 사용자였던 피고 공사 사이에 있었던 외부적 사정에 불과하므로, 그로써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집단과 사용자 사이의 노사관행이 성립할 수도 없다.

(3)

뿐만 아니라, 기업의 내부에 존재하는 특정의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러한 관행이 기업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기업의 구성원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어야 하나(대법원 1993. 1. 26. 선고 92다11695 판결 참조), 단체협약이 그 본래적인 성질에 있어서 협약 당사자인 구성원에게만 그 효력이 미치는 점, 이미 퇴직한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단체교섭에 간여하거나 이를 조종·선동할 수 없는 점(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0조)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공사 노사간의 '단체협약이 퇴직자에게도 적용된다'는 내용의 노사관행은 그 성립요건인 규범의식 자체가 인정될 수도 없다.

(4)

결국, 원고들의 주위적 주장은 어느 모로 살펴보아도 이유 없다.

다.

예비적 주장(묵시적 합의의 성립)에 대한 판단

(1)

그러나,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피고 공사의 정부투자기관으로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직전 연도의 임금협약의 효력이 상실되기 전에 해당 연도의 임금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지자 피고 공사 노사간에는 무용하고 소모적인 노사분규를 줄이고 노사 쌍방의 공동이익을 증진하기 위하여 직전 연도의 임금협약의 효력이 상실된 후에 이르러 해당 연도의 임금협약이 체결되더라도 이를 해당 연도의 임금협약 체결 당시에 계속 근무하는 직원뿐 아니라 그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도 소급 적용하게 된 점, 이러한 임금협약의 소급 적용이 다년간 반복하게 되자 피고 공사 노사 쌍방 모두 특별히 명시적인 합의가 없어도 개정된 보수규정이 해당 연도 임금협약 체결 이 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도 소급 적용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된 점, 1997년도 임금협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도 1996. 10. 초순경 임금교섭을 시작하였다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외부적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교섭을 1997. 상반기 결산 이후로 미루게 된 점, 1997년도 임금교섭이 시작되고 중단되었다가 다시 속개될 때까지도 노사 쌍방은 조만간 1997년도 임금협약이 체결되고 그에 따라 보수규정이 개정되면 당연히 위 임금협약체결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도 소급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임금교섭에 임하였는데, 피고 공사는 갑작스런 정부의 지시를 어길 수 없어 1997년도 임금협약의 소급 적용을 거부하게 된 점에다가 1997년도 임금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 인상된 1997년도 임금협약 및 이에 따라 개정된 보수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1996. 12. 16. 이후에 피고 공사에 계속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하여 그들로부터 1997년도 임금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위임받아 임금교섭에 임하는 노조의 입장에서는 쟁의행위 등의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피고 공사와의 임금교섭을 서둘러 1996년도 임금협약의 효력상실 이전에 1997년도 임금협약을 체결함으로써 1996. 12. 16. 이후 1997년도 임금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하는 직원들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이러한 형태의 임금교섭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정부투자기관으로서의 피고 공사의 특수성에 비추어 보면 피고 공사의 경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보태어 보면, 피고 공사노사 쌍방은 1996. 10. 초순경 1997년도 임금협상을 시작하였다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으로 그 협상을 중단하면서, 1996. 12. 16.에 이르러 1996년도 임금협약의 효력이 상실되면 그 이후에도 1996년도 임금협약 및 이에 따른 보수규정에 따를 것으로 의도하였다기보다는, 1997년도 임금협약의 체결은 늦어지지만 1996. 12. 16. 이후 피고 공사에 계속 근무하는 직원들의 1997년도 임금 및 퇴직금은 장차 체결될 임금 인상을 포함하는 1997년도 임금협약 및 이에 따라 개정되는 보수규정에 의하기로 하는 근로조건에 관한 묵시적인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위와 같은 피고 공사 노사간의 임금 및 퇴직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묵시적 합의는 결국 1996년도 단체협약의 효력이 상실되는 1996. 12. 16.부터 1997년도 단체협약 체결시까지 피고 공사에 계속 근무하던 피고 공사 직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된다. 다만 임금의 인상수준, 산정방법 및 지급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이 그들의 퇴직 이후 시점에 결정되는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결국 단체협약이 단체협약 체결 이전의 퇴직자에게 적용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하여도 이는 노사간의 사적인 합의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개별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이상 이를 두고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거나 단체협약의 본질을 침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그렇다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개별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위와 같은 1997년도 임금협약 체결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게도 1997년도 임금협약 및 이에 따라 개정된 보수규정을 적용하기로 하는 근로조건에 관한 묵시적 합의에 따라 원고들에게 위 임금인상분 차액 및 퇴직금인상분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피고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1)

피고는 먼저,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 이미 퇴직한 직원에게는 단체협약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므로 1997. 11. 19. 단체협약이 체결되기 전에 이미 퇴직한 원고들에게 위 단체협약에 따라 산정된 임금인상분 차액과 퇴직금인상분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996년도 임금협약이 그 효력을 상실하는 1996. 12. 16. 당시 원고들과 피고 공사 사이에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는 근로조건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존재하고 있었던 이상, 원고들은 위 근로계약에 의하여 퇴직 당시에 이미 피고 공사에 대하여 장차 체결될 임금 인상을 포함하는 1997년도 단체협약 및 이에 따라 개정될 보수규정에 의하여 산정될 임금인상분 차액과 퇴직금인상분 차액을 청구할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고, 다만 그 지급시기와 산정방법이 원고들의 퇴직 이후 시점에 결정되는 것에 불과하였던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는 또, 피고 공사가 1997년도 단체협약이 체결되기 전에 퇴직한 원고들과 같은 직원들에게는 임금인상분 차액 및 퇴직금인상분 차액을 추가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방침을 세웠는데, 노동조합이 이를 미리 알고서 위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이를 지급하겠다는 취지를 단체협약에 명시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 공사가 이를 거부한 바 있으므로 결국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 공사와 노동조합 사이에는 노사교섭 과정에서 단체협약의 내용으로 할 것을 주장하다가 결국 양보하여 단체협약의 내용으로 정하여지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향후 청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노동관행이 성립되어 있고 이 사건은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공사가 노동조합의 위와 같은 요구를 거절하여 이를 단체협약에 명시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를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설사 위와 같이 퇴직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을 단체협약에 명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퇴직 근로자가 이미 취득하여 가지고 있던 임금인상분 차액 및 퇴직금인상분 차액 청구채권을 퇴직 근로자의 동의 없이 빼앗는 결과가 되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며, 또 피고 공사와 노동조합 사이에 위 주장과 같이 노사교섭 과정에서 단체협약의 내용으로 할 것을 주장하다가 결국 양보하여 단체협약의 내용으로 정하여지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향후 청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노동관행이 성립되어 있다고 볼 아무런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3)

피고는 마지막으로, 일부 원고들이 퇴직에 즈음하여 퇴직금을 수령한 이후에는 피고에 대한 금전채권 등 일체의 권리 주장을 포기하고, 향후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약정한 바 있으므로 그러한 약정을 한 바 있는 일부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와 같은 부제소합의에 위배되어 부적법하거나, 청구권이 이미 소멸된 이후의 청구로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0 내지 116호증의 각 1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E, F, G, H, I, J,K, L, M, N, O, P, Q, R, S, T, U, V, W, X, Y, Z, AA, AB, AC, AD, AE, AF, AG, AH, AI, AJ, AK, AL, AM, AN, AO, AP, AQ, AR, AS, AT, AU, AV, AW, AX, AY, AZ, BA, BB, BC, BD, BE, BF, BG, BH, BI, BJ, BK, BL, BM, BN, BO, BP, BQ, BR, B S, BT, BU, BV, BW, BX, BY, BZ, CA, CB, CC, CD, CE, CF, CG, CH, CI, CJ, CK, CL, CM, CN, CO, CP, CQ, CR, CS, CT, CU, CV, CW, CX, CY, CZ, DA, DB, DC, DD, DE, DF, DG 등 107명의 경우, 퇴직에 즈음하여 피고의 주장과 같이 "본인은 퇴직금(또는 퇴직위로금) 수령 후에는 회사에 대한 금전채권(퇴직급여) 등 기타 일체의 권리 주장을 포기하며, 회사명예에 관련되는 여하한 행위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합의서를 작성하여 피고 공사에게 제출한 사실은 인정되나, 다른 한편 갑 제21, 22호증의 각 기재 및 환송전 당심 증인 B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위와 같은 합의서는 피고 공사가 정년퇴직자들을 제외하고 의원면직자들나 명예퇴직자들로부터만 징구한 것으로서 그 취지는 주로 의원면직자들이나 명예퇴직자들의 경우는 정년퇴직자들과는 달리 피고 공사가 미리 퇴직자 수나 퇴직일을 파악하기 곤란하여 퇴직금을 지급할 자금이 부족한 경우가 생기므로 퇴직금을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시한을 다소 넘겨 지급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도록 한다는 데 있는 등 이유로 일률적으로 받아오던 것으로서 피고 공사나 해당 퇴직자들도 모두 이 사건과 같은 임금인상분 차액 및 퇴직금인상분 차액을 포기한다는 생각으로 이를 제출하거나 받은 것은 아니어서 그 쌍방간에 이 사건 청구채권의 포기 여부 등에 대하여는 전혀 거론조차 되지 아니하였을 뿐더러, 실제로도 피고 공사는 위 원고들의 퇴직 10여 년 이전부터 계속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받은 경우에도 퇴직하던 그 해 단체협약에 따라 산정된 임금인상분 차액과 퇴직금인상분 차액을 종래와 같이 추가 지급하여 왔던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위 원고들이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여 피고 공사에게 제출하였다 하여 이 사건 청구채권까지 포기하였다거나 향후 이 사건 청구채권과 관련하여도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금 내역표 합계란 기재 각 해당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근로기준법 소정의 금품청산기간이 경과한 날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1998. 1. 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환송후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04. 2. 4.까지는 민법이정하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하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원고들은 청구취지 감축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구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2003. 5. 10. 법률 제68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이 정한 연 2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구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2003. 5. 10. 법률 제68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본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 부분은 2003. 4. 24.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더 이상 적용할 수 없게 되었고 현행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2003. 5. 10. 법률 제6868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본문의 개정규정은 2003. 6. 1.부터 시행되며 위 개정규정은 그 시행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하여도 적용되므로, 환송후 당심 판결 선고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위 개정규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다],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각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나머지는 각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지연손해금부분에 관하여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인정하는 부분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각 취소하고 그 각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하기로 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각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진현(재판장) 김우진 정진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