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한 다.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별지 표 각 '퇴직금'란 기재 금원 및 이에 대하여 같은 표 각 '지연이자기산일'란 기재 일자부터 2003. 5. 3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 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각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제1항 중 금원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의 1 내지 3, 갑 제3호증의 1 내지 4, 갑 제4, 5호증의 1 내지 3, 갑 제6호증, 갑 제19호증의 1 내지 3, 갑 제20호증, 갑 제21, 23호증의 1, 2, 갑 제24, 25호증, 갑 제26호증의 1 내지 5,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3, 을 제6호증, 을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파산자 A주식회사(2000. 5. 27. 변경전 상호는 AP 주식회사임, 이하 편의상 'A'이라고만 한다)는 1977. 11. 2. 설립되어 증권업무, 외국환업무, 증권투자신탁업무, 시섣대여업무, 지급보증업무 및 중장기 금융업무 등을 영위하던 회사이고, 피고들은 A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별지 표 각 '퇴직일자'란 기재 일자에 퇴직한 사람들이다.
A과 A 노동조합은 2000. 1. 26. 고용의 유연성 확보와 인건비 절감을 통하여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회사의 전직원이 명예퇴직하고 고용형태를 계약직으로 변경하기로 합의하면서, (1) 정규직원은 '종합계약직사원'으로, 촉탁직사원은 '촉탁계약직사원'으로 고용형태를 변경하여 계약기간 최대 1년 이내로 하는 새로운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2) 누진적 퇴직금지급률제를 폐지하고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퇴직금지급률제를 도입하며, (3) 위와 같은 구조조정에 따라 직원들에게 명예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시행방안을 마련하여, 2000. 1. 29.경 (1) 전직원으로부터 사직서를 받은 뒤 신규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2) 각 직원들에게 퇴직금 외에 평균임금 6개월 내지 22개월분 가량의 명예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A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외환영업의 막대한 적자와 부실채권 증가, 유동성 위기 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되어 2000. 3. 말 현재 약 2,300억 원 정도의 자본잠식상태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하 'EIS 비율'이라고 한다)이 마이너스(一-)였다.
한편, AQ 경영의 주식회사 AR(이하 'AR'라 한다)가 2000. 4. 19. A과 AS(AS, 이하 'AS'라 한다) 사이에 AS가 A의 대주주인 AT 주식회사가 보유한 주식 8,695,051주(전체 발행주식의 28.6%, 1주당 시가 1,200원 정도, 시가 104억 원 상당)를 미화 10달러에 매수하여 A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내용의 M&A를 중개하였고, AR의 자회사인 AU 주식회사(이하 'AU'라 한다) 명의로 A이 AV 주식회사, AW 주식회사 등의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620만주(전체 발행주식의 20.5%, 시가 74억 원 상당)를 204억 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매입대금 중 200억 원은 A의 자회사인 AX 주식회사로부터 AU 명의로 대출받아 충당하였으며, 언론을 통하여 AS가 석달 내에 A이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액면가 5,000원인 보통주 660만주를 330억 원에 인수하는 형식으로 A의 운영을 정상화하겠다고 발표하였는데, 사실 AS는 회사의 명칭 자체가 스위스 민간 은행들의 컨소시엄으로 보이지만 A에 외국자본이 들어오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하여 AR가 내세운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에 불과하다.
AR는 위 인수 전에 A의 감사이던 AY로부터 A의 재무상황에 관한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를 하였고 안진회계법인을 통하여 A을 실사하여 부실 정도를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자본을 도입하여 A을 정상화시키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A의 주식을 인위적으로 상승시켜 부당한 이득을 얻을 목적으로 A을 인수하였고, A의 대주주인 AT 주식회사 역시 A의 EIS 비율이 마이너스(-)로 자본잠식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차명으로 A으로부터 한도를 초과해 대출받은 1,250억 원의 대출기한을 3년 연장해 주는 조건을 AR가 받아들였기 때문에 A의 경영권을 양도하였다.
A은 2000. 5. 27. 주주총회 및 이사회의 결의를 통하여 AQ을 이사로 선임하는 등 이사진을 교체하고 회사조직을 개편하였으며, 또 2000. 6. 13.경 이사회의 결의를 통하여 투자은행으로서의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고 우수한 인적자원 확보 및 고용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미래지향적인 인사, 노무정책을 수립한다는 명목 아래 회사인원감축을 위한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결의하였고, A 노동조합과의 합의에 따라, 피고들은 평균임금 18개월분의 별지 표 각 '퇴직금'란 기재 명예퇴직금(합계 2,499,943,802원)을 지급받은 뒤 피고들 중 차장급 이상인 직원들은 2000. 6. 15.자로, 과장급 이하인 직원들은 2000. 6. 30.자로 사직하였다.
AR는 2000. 6. 말경 AZ 등이 A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으로 A이 보유하던 주식을 고가로 매수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A의 BIS 비율을 높게 조작하려 하였으나 금융감독원의 조사과정에서 조작사실이 적발되는 바람에 무산되었고, 2000. 7. 중순경금융감독원의 새로운 기준에 의한 BIS 비율 실사 결과, A의 BIS 비율이 마이너스(-) 17.7%임이 드러나자 AR는 A의 BIS 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AS가 2000. 7. 14. 하기로 한 유상증자분에 대한 주금납입을 보류한다고 발표하였다.
결국 A은 신인도 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되어 2000. 7. 21.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명령을 받았고, 2001. 1. 19. 영업인가 취소처분을 받아 2001. 5. 11.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으며, 같은 날 파산관재인으로 BA, 원고 B가 선임되었다가 2003. 4. 28. BA가 사임함에 따라 원고 C가 추가 선임되었다.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은, A이 피고들을 비릇한 직원들 전원에게 2000. 1. 29.경 상당한 액수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같은 해 6.경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피고들에게 명예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① 파산법 제64조 제1호 소정의 "파산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한 행위"에 해당하거나, ② 파산법 제64조 제5호 소정의 "파산자가 지급정지 또는 파산신청이 있은 후 또는 그 전 6개월 내에 한 무상행위 및 이와 동시하여야 할 유상행위"에 해당하여 피고들에 대한 명예퇴직금 지급행위를 부인하므로, 피고들이 지급받은 명예퇴직금은 반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명예퇴직금채권은 우선적 파산채권이므로 EB이 없고, 명예퇴직 당시 A이 파산할 것을 예상하지 못하였으므로 퇴직금 수령으로 파산채권자를 해하게 되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또한 명예퇴직금은 피고들이 회사를 퇴직함에 대한 대가로서 무상행위로 볼 수 없으며, 마지막으로 피고들의 명예퇴직은 조직정비와 인력감축을 통한 비용절감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부당성이 없으므로, 명예퇴직금 수령은 원고들이 부인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라며 다툰다.
판단
Bm
부인권이 파산채권자의 이익을 실현한다는 목적을 가지는 이상 부인의 대상으로 되는 행위는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것이어야 하고, 여기서 파산채권자를 해한다는 것은 파산재단을 감소시키는 것, 즉 총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되는 파산자의 일반재산을 감소시킨다는 의미이므로, 별제권자인 담보권자에 대한 변제는 부인의 대상이 될 수 없으나, 별제권이 없이 단지 우선특권이 있는 임금채권자는 파산법 제38조 제10호의 재단채권자 또는 파산법 제32조의 우선적 파산채권자에 불과하여 평등변제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기 때문에 BB의 관점에서 부인의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어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고의부인
피고들에게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2000. 6. 말경 A의 BIS 비율이 마이너스(-) 상태였고, 위 명예퇴직금 총액이 2,499,943,802원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며, 파산채권자를 해한다는 것이 파산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되는 파산자의 일반재산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위 명예퇴직금 지급은 원고들이 부인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피고들의 명예퇴직은 A의 새로운 경영진 상당수가 피고들보다 어려 그들이 경영권을 장악하는데 애로가 있고, 인원감축을 통하여 비용을 절약할 필요가 있어 이루어진 것이고, 자신들도 타의로 회사를 퇴직하는데 대한 대가라 생각하고 명예퇴직금을 받았을 뿐 자신들이 퇴직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A이 파산하게 될 줄 전혀 몰랐다며, 이는 부인권의 예외 사유인 부인할 수 있는 행위로 이익을 받은 자가 그 행위 당시에 파산채권자를 해하게 되는 사실을 알지 못한 때에 해당한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1 내지 4, 을 제2호증의 1 내지 3, 을 제3호증, 을 제9, 10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제1심의 피고 L 본인신문결과에 의하면, AQ이 1973년생이고 A의 새로운 경영진 중 상당수가 30대인 사실, 2000. 6.경 정부가 국민은행으로 하여금 A을 지원하게 하고 한국은행이 국민은행에 대해 환매조건부채권 매입을 통해 그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하는 방안 등 종금사 부실에 관한 대책을 발표한 사실, 피고들을 포함한 총 41명의 직원들이 A에서 퇴사한 이후에도 50명 가량의 사원들이 퇴직하지 않고 A에 남아 계속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들이 A에 상당 기간 근무하였고, 피고들 중 상당수가 부장, 차장 또는 과장 등으로 당시 A의 재정상태에 관하여 상당 정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여지는 점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피고들이 명예퇴직금을 수령할 당시 파산채권자를 해하게 되는 사실을 몰랐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무상부인
무상행위는 파산자가 대가를 받지 않고 적극재산을 감소시키거나 소극재산을 증가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고, 무상행위와 동시하여야 할 유상행위는 상대방이 반대급부로서 출연한 대가가 너무나 근소하여 경제적으로는 대가로서의 의미가 없는 경우를 말하는 바, 피고들이 2000. 1. 29. 계약직사원으로 고용형태를 변경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정해진 퇴직금 외에 별도로 평균임금 6개월 내지 22개월분의 명예퇴직금을 수령한 사실, 위 고용형태 변경으로 피고들의 계약기간은 1년 이내로 되고, 누진적 퇴직금지급률제가 폐지된 사실, 그 후 불과 5개월이 지나지 않아 명예퇴직금으로 평균임금 18개월분이 지급된 사실, 당시 A의 BIS 비율이 마이너스(一) 상태였고, 그로부터 1달 가량 후인 2000. 7. 21. A이 영업정지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위 명예퇴직금이 피고들이 퇴직하는데 대한 위로의 성격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으나, 그 액수가 지나치게 과다하여 무상행위와 동시하여야 할 유상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부당성
파산자의 행위가 부당성을 결하여 부인권의 발생을 조각하는지 여부는 그 행위 당시 파산자의 재산 및 영업상태, 행위의 목적, 의도와 동기 등 파산자의 주관적 상태, 재산의 처분에 있어서 당해 재산이 파산자의 일반재산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파산자와 채권자와의 관계, 채권자가 파산자와 통모하거나 파산자의 행위를 강요하는 등의 영향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 등을 기준으로 신의칙과 공평의 이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A이 피고들에게 이 사건 명예퇴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할 때 BIS 비율이 마이너스(一) 상태였고, 피고들도 A의 직원들로 이러한 사정을 전혀 몰랐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명예퇴직금 지급행위가 신의칙이나 공평의 이념에 비추어 부당성이 결여된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이 부분 항변도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A이 피고들에게 명예퇴직금을 지급한 행위는 어느모로 보나 원고들이 부인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원상회복으로 원고들에게 별지 표 각'퇴직금'란 기재 금원 및 이에 대하여 같은 표 각 '지연이자기산일'란 기재 일자부터 2003. 5. 31.까지는 민법에 정하여진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정하여진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안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인용한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여 그 부분 금원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들의 각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윤승(재판장) 권오창 하현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