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업무상 재해로 ‘직장천공’등의 재해를 입고 장기간 치료를 받은 후 “간경변”이 발병한 것에 대하여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2004.01.09, 서울고법 2003누119)
[요 지]
비록 소외 회사에서의 업무수행 중 입은 상병으로 장기간 치료를 받은 후 간경변으로 사망하기는 하였으나, 망인이 간질환과는 무관한 직장천공 등이 상병으로 치료를 받았고, 치료 과정에서 간경변 등의 간질환을 유발ㆍ악화시킬 만한 약제를 투여 받았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며, 망인은 장기간 동안 많은 양이 음주와 흡연을 하여오다가 만성 알코올성 간염이 악화되면서 알코올성 간경변이 발병하고 악화되어 결국 그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여지는바, 달리 이를 인정한 만한 증거가 없다.
* 사 건 / 2004.1.9 선고, 서울고법 2003누119 판결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
* 원고(항소인) / 송○○
* 피고(피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행법 2002.11.21. 선고 2000구39885 판결
[주 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중, 갑 제 2, 3호중의 각 1, 2, 갑 제4호중, 을 제 1호중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남편인 소외 망 김○○(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소외 ○○건설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가 시공하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소재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목공으로 근무하던 중, 1994.9.4. 추락 사고를 당하여 직장천공에 의한 복막염 등의 상병을 입고, 그 무렵부터 1997.5.24.경까지 ○○병원 등지에서 위 상병에 대한 치료를 받은 후, 1999.9.24 12:20분경 서울 노원구 ○○동 27-14 소재 자택에서 선행사인 간경변, 중간선행사인 간성 혼수, 직접사인 급성 대사성 산중으로 사망하였다.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3.3.21. 망인이 업무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위 처분 사유와 관계 법령의 규정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망인이 장기간에 걸쳐 직장천공에 의한 복막염 등의 상병에 대하여 치료를 받으면서 육체적 고통 및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간에 해로운 마취제, 신경안정제, 진통제, 항생제 등의 약제를 계속 투여 받음으로 인하여 간 기능이 약화되었거나 기존의 경미했던 간질환이 급격히 악화된 결과 간경변이 발병하였고 결국 이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인정 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내지 8호중, 갑 제9호중의 1, 2. 을 제3호중의 1 내지 3, 을 제5, 6호중의 각 1 내지 6, 을 제7호중의 1내지 4의 각기재, 제1심 법원의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 ○○병원장에 대한 각 감정촉탁결과, 당심 법원의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감정촉탁결과와 제1심 및 당심 법원의 ○○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제1심 및 당심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원지사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 제4호중의 일부 기재는 믿지 아니하며, 제1심 법원의 성애병원장에 대한 일부 감정촉탁결과만으로는 위 사실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망인은 1947.2.15.생의 남자로 1994.8.9. 소외 회사에 목공으로 채용되어, 소외 회사가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시공하던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신축공사 현장에 군무하던 중, 같은 해 9.4. 위 공사 현장에서 추락 사고를 당하여 직장 천공, 좌측 슬개골 연골 골절, 외상성 관절염 등의 부상을 입고, 같은 날부터 1995.1.25.까지, 같은 해 6.4.부터 같은 해 7.1.까지 및 1997.3.12.부터 같은 해 4.12.까지 서울 영등포구 ○○1동 451-5소재 ○○병원에 3회에 걸쳐 입원하여 직장천공에 의한 복막염, 복벽 탈장 및 재발성 복벽 탈장 등에 대하여 치료를 받은 것을 비롯하여, 1994.9.4.부터 1997.5.24.까지 ○○병원 및 국립의료원에서 모두 780일에 걸쳐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았다.
망인은 1995.6.5. 및 1997.3.27. 위 성애병원에서 2차례에 걸쳐 복벽 탈장에 대한 수술을 받았는데, 1차 수술을 받기 전인 1995.6.3. 망인의 간 기능 검사에서 간질환이 있을 때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진 에스지오티(SGOT)가 49IU/L, 에스지피티(SGPT)가 58IU/L로 측정되어 정상치(에스지오티 35IU/L 이하, 에스지피티 56IU/L 이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차 수술을 받기 전인 1997.3.12.에는 에스지오티가 303IU/L, 에스지피티가 144IU/L로 측정되어 정상치를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원인은 망인이 만성 알코올성 간염에서 간경변으로 이행되고 있는 상태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에 따라 망인은 같은 달 26.까지 간에 대한 집중적인 치료를 받고 에스지오티를 100IU/L, 에스지피티를 64IU/L로 낮춘 후, 복벽 탈장에 대한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후인 같은 달 29.에는 에스지오티가 59IU/L, 에스지피티가 54IU/L로 각 측정되어 정상치에 가깝게 되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에스지오티 및 에스지피티가 급속히 감소하는 것은 알코올성 간염으로 위 각 수치가 증가한 후 금주를 하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 중의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망인은 위 치료기간 중 수술 및 치료를 위하여 불가피하게 항생제, 진통제, 마취제 등의 약제를 투여 받았는데, 위 투여 약제 중 상용량에서 직접적으로 간에 독성을 발휘하는 약물은 없었다. 다만, 특이체질을 갖고 있는 일부 사람의 경우에 투여 약제이 상용량에 의해서도 간 손상을 초래하는 기전인 ‘특이반응’이 생길 수 있으나, 그와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급성 간손상이고, 간경변 등을 유발하는 만성 간손상은 거의 없다. 또한, 위 투여 항생제 중 메트로니다졸이나 겐타마이신을 과다 투여하거나 습관적 음주자에게 투여하는 등의 경우에는 간 손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나, 진료기록부상 나타난 약물들 중에는 위 망인의 간 손상을 직접 초래했다고 단정할 수 있는 원인약물은 없다.
오히려 망인은 위 성애병원에 첫 번째로 입원했을 때(1994.9.4.부터 1995.1.25.까지)에는 간이 정상이었다가 두 번째 입원시(1995.6.4.부터 같은 해 7.1.까지)에는 지방간으로 밝혀졌고, 세 번째 입원시(1997.3.12.부터 같은 해 4.12.)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알코올성 만성 간질환이 진행되어 간경화로 이행되고 있는 상태로 사료된다고 진단받았는바, 이는 전형적인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과 과정이고, 약인성 간 손상의 경우에는 이러한 경과 과정을 밟지 않는다.
한편, 망인은 사망 당시까지 약30년 동안 일주일에 4~5회에 걸쳐 각 소주 1~2병 정도의 음주를 하였으며, 약 20년 동안 하루 담배 한 갑 정도의 흡연을 하였다.
그런데, 망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직장천공으로 인한 복막염 등의 상병에 대한 치료가 종결된 날로부터 약 2년 2월 후인 1999.7.30.부터 같은 해 8.28.까지 및 같은 해 9.15.부터 같은 달 24.까지 서울 노원구 ○○동 280-1 소재 ○○병원에서 알코올성 간경변(alcoholic liver cirrhosis) 및 복수(ascites)로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호전되지 아니하여, 같은 날 12:20경 자택에서 선행사인 간경변, 중간선행사인 간성 혼수, 직접사인 급성 대사성 산중으로 사망하였다.
만성 간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간의 염증 및 파괴가 6월 이상 지속되는 질병으로서, 간염 바이러스, 알코올 등이 그 주된 원인이 되며, 만성 간염이 악화되면 간경 변으로 진행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만성 간염의 보유기간이 길면 길수록, 그 저도가 심하면 심할수록 간경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과로ㆍ스트레스와 음주ㆍ흡연 등은 만성 간염의 악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그 개연성을 확률로 정량화 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경변은 만성적인 간의 염증 또는 손상으로 인하여 간세포의 파괴 및 재생 현상이 반복되면서 간에 재생결절이 생겨 간이 단단하게 굳어지는 비가역적인 변화로서, 간염바이러스, 알코올 등이 그 주된 원인이 된다.
판 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이 비록 소외 회사에서의 업무수행 중 입은 상병으로 장기간 치료를 받은 후 간경변으로 사망하기는 하였으나, 망인이 간질환과는 무관한 직장천공 등이 상병으로 치료를 받았고, 치료 과정에서 간경변 등의 간질환을 유발ㆍ악화시킬 만한 약제를 투여 받았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며, 망인은 장기간 동안 많은 양이 음주와 흡연을 하여오다가 1997. 3.경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의 진단을 받고도 그 이후 음주와 흡연을 계속하였고, 망인은 만성 알코올성 간염이 악화되면서 알코올성 간경변이 발병하고 악화되어 결국 그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여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원고 주장과 같이 직장 천공 등 업무상의 상병에 대한 장기간의 치료과정에서 육체적 고통 및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항생제 등 간 독성 약제를 다량으로 투여 받음으로써 간 기능이 악화 되었다거나 기존의 경미했던 간질환이 급격히 악화된 결과 간경변이 발병하였고 그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을 제 4호중의 일부 기재는 믿기 어렵고, 제1심 법원이 ○○병원장에 대한 감정촉탁결과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한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아 원고에 대하여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태운(재판장), 오연정, 정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