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불법자금 조성이 개인용도가 아닌 학교시설공사 등을 위한 것이었다면 해임결정은 재량권 범위를 일탈한 것이다 ( 2004.04.29, 서울고법 2003누17254 )
[요 지]
학장의 주도로 불법적인 자금조성행위가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 대하여 단 한차례의 시정요구도 없이 묵인하여 그것이 복무규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거나 품위를 손상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위 징계사유만으로 교원의 신분을 배제하고 대학으로부터 추방하여 연구자, 교육자로서의 지위를 박탈하는 결과가 되는 점에서 해임을 선택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징계처분에 있어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한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 사건
(서울고법 2004.4.29 선고, 2003누17254)
* 사 건 / 2004.4.29 선고, 서울고법 제7특별부 2003누17254
해임취소청구
* 원고, 항소인 / 금○○
* 피고, 피항소인 /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징계재심위원회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03.9.3 선고, 2003구합254 판결
* 변론종결 / 2004.4.8
[주 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2.10.2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2-142호 해임처분감경청구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결정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재심결정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 갑제2호증(을 제21호증의 2와 같다), 을 제21호증의 12, 14, 15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1978.4.15 중앙직업훈련원 교사로 임용되어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운영하는 인천기능대학, 목포기능대학의 교수를 거쳐 2000.3.1부터 D기능대학의 교학처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참가인은 2002.8.9 교원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교원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02.8.17 원고에 대하여 아래의 징계사유로 해임처분을 하였다.
[징계사유]
원고는 2000.3.1부터 2002.7.19까지 D기능대학 학사업무를 총괄하는 교학처장으로서, 회계규정 제4조, 제6조, 제7조 및 제10조의 규정에 의하면 위탁훈련사업 수입금, 법인 이외의 자의 기부금, 수탁용역사업 수입금, 산업체 등의 기술 및 경영지도 수입금, 기타 수입금은 특별회계에 여입하여야 하고, 재무 및 회계는 건전하게 운영하여야 하며 국가의 정책과 사회의 공공기관으로서의 의무와 그 설립목적에 반하여서는 아니되며, 모든 수입은 각각 수입ㆍ지출예산에 편입하여야 하며, 수입예산과 지출예산은 이를 상계하거나 그 일부를 예산에서 제외하거나 직접 사용할 수 없음에도, 2001.11.1부터 2001.12.5까지 사이에 2001학년도 4/4분기 실습재료 84,490,450원을 구매요구하면서 그 중 27,707,450원은 정당하게 구매요구하고 56,783,000원은 허위로 구매요구 하였으며, 컨소시엄 연구개발사업비와 관련하여 74,143,320원의 불법자금을 조성하였다.
원고는 2002.9.6 참가인의 위 해임처분에 대하여 피고에게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2. 10.21 ① 실습재료 구입에 대하여는, 원고가 2001학년도 4/4분기 실험실습비 구매요구시 학장의 지시로 허위구매요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으면서도 허위구매요구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② 컨소시엄 연구개발사업비에 대하여는, 산업기술연구소에서 컨소시엄 연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불법자금을 조성하였다는 징계사유 전부가 인정되지는 않지만, 원고가 그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단지 학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하여 위 불법자금 조성에 대하여 묵인 내지 방조한 점에 대하여는 교학처장으로서 책임이 일부 인정되므로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피고의 복무규정상 성실의무(제3조)와 품위유지의 의무(제8조)를 위반한 것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결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실습재료 허위구매와 관련하여, 원고는 교무과장인 이○○으로부터 실습재료 허위구매에 관한 보고를 받은 바 없고, 결재서류도 모두 정상적으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학장인 홍○○가 이○○에게 직접 지시하여 실습재료 허위구매가 이루어졌을 뿐 원고가 그에 대하여 공모하거나 행위를 분담한 사실이 없다. 또한, 컨소시엄 연구개발사업비와 관련하여, 원고는 홍○○와 불법자금을 조성하기로 공모한 사실이 없고, 당시 원고의 직책이나 업무범위도 연구개발사업과 관련이 없었으므로 그러한 자금조성 사실도 알지 못했고, 홍○○와 산업기술연구소 소장인 이□□이 공모하여 위와 같이 자금을 조성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위 징계사유는 사실이 아니므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설령 위 징계사유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원고가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이 아니라 관련자들의 행위를 묵인 또는 방조한 것에 불과하고, 이○○, 이□□ 등 직접적인 관련자들이 정직 1월 등의 경미한 징계처분을 받았으며, 원고가 25년간 교직에 봉직하여 오면서 별다른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던 점 등의 제반 정상을 참작하여 보면,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에 해당한다.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생략).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5호, 6호증, 갑 제8호증의 1, 2,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 갑 제12호증, 갑 제14호증의(4, 7, 8, 9, 11, 15, 29, 을 제1호증(갑 제14호증의 14와 같다), 을 제2호증, 을 제 3호증의 1 내지 9, 을 제4호증의 1 내지 3, 을 제5, 6호증, 을 제7호증의 1 내지 7, 을 제8, 9호증, 을 제10호증의 1, 2, 을 제11호증, 을 제12호증의 1 내지 7,을 제13호증, 을 제 15호증의 1 내지 7, 을 제16호증의 1 내지 7, 을 제17, 20호증, 을 제21호증의 11, 12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이○○, 이□□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7호증의 1, 3, 갑 제11호증, 갑 제 14호증의 10, 13, 31, 을 제21호증의 8의 각 기재는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D기능대학의 조직 및 원고의 직무범위
D기능대학은 기능대학법에 의하여 산업현장의 필요로 하는 다기능기술자, 기능장 등 고급기능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직업교육훈련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참가인 산하 대학 중 하나로서, 대전 동구 가양2동 99-1에 있고, 그 조직상 대학운영 및 예산집행 등 업무를 총괄하는 학장과 그 아래 학사운영 전반을 담당하는 교학처와 대학의 시설관리 및 일반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관리부(서무 및 경리)가 있으며, 그 밖에 학사위원회, 산업기술연구소 등이 학장 직속기관으로 설치되어 있다.
교학처는 다시 그 아래에 본부(교무과, 학생과, 산학협력과), 학과(멀티미디어과 등 7개 학과), 부속기관(학생관, 학보사, 도서관)을 두고 있다.
원고는 교학처장으로서 산하 본부, 7개 학과, 부속기관을 관장하면서 학장을 보좌하여 대학의 학사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학장 부재시 학장직무를 대리하는 지위에 있다.
특별감사 및 교직원들에 대한 징계
참가인은 2002.6.17부터 같은 달 29일까지 D기능대학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학장인 홍○○가 관리부장 송○○, 경리차장 김○○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하여 입금과 지출 등 모든 자금거래를 자신의 통제하에 두고 시설공사 및 물품 구매 대금을 부당하게 부풀려 그 차액을 빼돌리거나, 관계서류를 조작하여 연구개발비를 빼돌리는 등의 방법으로 384,258,046원의 불법자금을 조성하여, 그 중 197,695,259원을 임의로 사용하였고, 그 과정에 원고 등 모두 22명의 교직원이 직ㆍ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이 밝혀졌다.
참가인은 2002.8월경 위 회계문란행위에 연루된 22명의 교직원 중 학장 홍○○와 관리부장 송○○, 경리차장 김○○를 파면하고, 원고를 해임하는 한편 이들을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하였으며, 나머지 직원들에 대하여는 지위의 고하, 행위의 경중, 가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정직 1월에서 견책까지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2002.12.31경 검찰로부터 업무상 횡령에 대하여 무혐의처분을 받았다.
실습재료 구입에 관하여
D기능대학에서 실습재료를 구입하는 경우 교무과장이 각 학과장들로부터 실습재료 구매신청을 받아 이를 취합하여 구매의뢰대장을 작성하고, 교학처장과 학장의 결재를 받아 관리부에 구매요청을 하면, 관리부에서 실습재료 공급업체들과 물품구입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공급업체가 물품을 납품하면 학과별로 물품에 대한 검수를 한 다음, 공급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홍○○는 예산절약과 수익사업증대를 통해 재정을 따로 확보하여 대대적인 시설보수와 직원들의 사기진작, 대학이미지개선 등 학교발전을 위해 사용하기로 결심하고, 2001학년도 학기초부터 관리부 직원들 및 학과장들에게 실습재료비를 최대한 줄이도록 독려하였고 그 결과 실습재료구입예산 중 집행되지 않은 금액이 상당한 액수에 달하게 되었으나, 예산집행업무담당자로부터 남은 예산 및 수익금 등을 회계규정에 따라 참가인에게 반환하면 이듬해의 예산이 그만큼 감액될 수 있는 등 회계규정대로 처리하면 본래 의도한 대로의 학교 홍보비 등 학교사업비로 재투자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2001.10월경 원고, 7개 학과장, 교무과장 등이 참석한 간부회의에서 신입생 유치를 위한 학교홍보비가 부족하니 실습재료 구입시 실제 필요한 실습재료와 학교수입으로 처리할 실습재료를 구분하여 구매요구하도록 지시하였고, 이에 대하여 학과장들이 반대하였으나 결국 홍○○의 지시를 수용하기로 하였다.
위 홍○○의 지시에 따라 교무과에서는 홍보비로 소요될 금액과 그 중 물품구매를 통하여 조성할 수 있는 금액을 미리 산출한 다음, 각 학과 교수들에게 실제로 구매할 물품에 일정액을 추가하여 구매신청을 하도록 하였고, 구매신청을 취합하여 학교수입으로 처리할 품목에 대해서는 분기란에 ‘4/4분기-0’으로 기재된 구매의뢰대장(구매액 합계 56,783,000원)을, 실제 구매할 품목에 대해서는 분기란에 ‘4/4분기-1, 2, 3’으로 각 기재된 구매의뢰대장(구매액 합계 28,839,450원)을 각 작성하였다.
교무과장인 이○○은 위 각 구매의뢰대장에 결재를 받으면서 원고에게 ‘학장의 지시에 따라 실제로 납품받을 물품과 납품된 것처럼 허위 검수하고 해당금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물품으로 구분하여 구매요구서를 작성하였다’고 보고하자, 원고는 ‘학장 지시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그대로 결재하였다.
이○○이 원고와 홍○○의 결재를 받은 위 각 구매의뢰대장을 관리부로 넘기자, 관리부에서는 실습재료 납품업자들로부터 견적서(학교수입으로 처리할 품목에 대한 견적금액은 52,442,250원, 실제 구매할 품목에 대한 견적금액은 24,649,200원)를 제출받은 다음, 학교수입으로 처리할 품목에 관하여, 2001.11.1 D상사로부터 철재류 합계 20,914,660원 상당을 구매한 것처럼 허위로 계약서를 작성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01.11.2까지 사이에 대금 합계 52,442,250원 상당의 실습재료를 구매한 것처럼 허위로 계약서를 작성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01.11.2까지 사이에 대금 합계 52,442,250원 상당의 실습재료를 구매한 것처럼 허위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2001.11.21부터 같은 달 위 대금 상당액을 지급하였다.
그러자 납품업자를 대표한 복○○이 2001. 12.21 위 허위계약서상의 금액에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일부 더하여 합계 53,270,000원을 송○○ 명의의 차명계좌로 입금하였다.
연구개발사업비
D기능대학은 2001.5.1부터 2002.4.30까지 중소기업청, 대전광역시 등과의 지역컨소시엄 연구개발사업으로 ‘전천후 실내스키개발’ 등 7건의 연구개발사업(연구비 합계 168,445,433원)을 수행하였는데, 중소기업청의 ‘2001년도 산ㆍ학ㆍ연 공공기술개발 컨소시엄사업 운영요령 및 세부지침’이 위 사업의 전담기구를 대학총장 직속으로 하고 있는지 여부를 평가기준으로 하고 있었고, 연구개발사업을 시행한 후에는 사업비 전액을 정산하여 중소기업청 등 주관청에 보고하게 되어 있었으므로, 홍○○는 산업기술연구소장이 이□□에게 산업기술연구소 컨소시엄 사업에 관여하는 원고와 협의하지 않은 채 일처리를 하도록 지시하였다.
홍○○는 2001.9월 말경 원고, 이□□, 7명의 책임급 연구원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산업기술연구소의 지역컨소시엄 연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사업비를 최대한 절약하여 학교발전기금으로 기부하라고 지시하였고, 책임급 연구원으로 참여한 교수들이 모두 반대하였으나, 결국 홍○○의 지시를 수용하기로 하여 교수들은 과제수행 후 기부할 수 있는 금액을 이□□에게 제출하고 이□□은 연구비 정산 후 기부액을 취합하여 홍○○에게 보고하기로 하였는데 홍○○는 그 후에도 연구원인 교수 개인별로 기부가능액을 적어내도록 하고, 기부금액을 적게 적어낸 교수들을 호출하여 꾸중하는 등 연구비의 기부를 사실상 강요하였다.
홍○○의 지시에 따라 책임급 연구원들은 재료 등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의 서류를 작성하거나 재료구입비, 시제품제작비용 등을 최대한 절약한 후 해당 사업비를 전액 지출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허위로 정산하였다.
홍○○는 연구원들이 당초 기부하기로 약정한 금액과 실제 기부하는 금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경우에 그 사유설명서를 함께 제출하라고 지시하여 7개 과제별로 기부금액을 취합할 필요가 생기자, 우선 연구원들에게 개인별로 지급된 인건비와 수당 등을 책임급 연구원의 계좌에 입금하고 다시 책임급 연구원들이 취합된 인건비 등과 허위정산 등으로 확보된 금원을 이□□의 예금계좌에 입금하여 이□□이 이를 관리하였는데, 그 금액은 인건비 59,808,777원, 허위구매한 연구교재비 2,097,900원, 허위정산한 시제품제작비 8,545,843원, 허위구매한 연구재료비 910,000원, 기타 2,780,800원 등 합계 74,143,320원이었다.
원고는 교학처장으로서 위 각 지역컨소시엄 사업비집행계획서(을 제12호증의 1 내지 7), 지출결의서(을 제13호증)에 각 결재를 하고, 전기공학 교수자격으로 ‘워터 젯 어브레이시브(water jet abrasive)잔류물질 제거기 개발’사업에 선임급 연구원으로 참여하여 다른 연구원들과 같이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된 638,844원을 D기능대학에 기부하였으나, 홍○○의 지시로 산업기술연구소 컨소시엄 사업의 협의대상에서 배제되어 있어 사업비의 관리, 집행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잘 알지 못하였다.
판 단
처분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2001학년도 4/4분기 실습재료 구매요구시 학장의 지시로 학과 교수들이 허위로 구매신청을 하고 그에 따라 이○○이 허위의 구매 의뢰대장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결재를 요청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대로 결재함으로써 허위구매요구를 하였고, 또한 산업기술연구소에서 컨소시엄 연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불법자금을 조성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위 불법자금 조성을 묵인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위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여부에 대한 판단
교원인 피징계자에게 사립학교법상의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교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징계권자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으로 인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6.9 선고, 98두16613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실습재료 구매 의뢰대장에 결재를 할 당시 이○○으로부터 학장의 지시로 실제 구매할 부분과 현금으로 되돌려받을 부분으로 나누어 구매의뢰대장이 작성되었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아 일부 구매의뢰대장이 사실과 다르게 작성되었음을 알면서 위 구매의뢰대장에 결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홍○○가 2001.10월경 간부회의에서 실습재료 허위구매를 통한 학교홍보비 마련을 지시하였고, 당시 간부회의에 참석하여 이에 반대한 학과장들도 홍○○를 설득하지 못한 채 위 지시를 수용하기로 할 정도로 실습재료비 유용에 대한 홍○○의 의지가 강하였던 점, 원고가 허위구매대장에 결재한 부분으로 그 목적이 절약한 예산을 참가인에게 반납하지 아니하고 학교의 사업비로 재사용하기 위한 것인 점, ② 위 연구개발사업은 홍○○, 이□□ 및 7명의 책임연구원인 교수들이 주도하는 사업이고, 사업비의 기부 여부도 홍○○의 지시와 이에 대한 위 책임연구원들의 토론을 통하여 결정된 것인 점, 원고가 연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결재한 서류는 사업비 집행계획서 및 지출결의서로서 사업비의 기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원고가 연구개발사업 중 하나에 선임급 연구원으로 참여하여 다른 연구원들과 마찬가지로 D기능대학에 기부금을 납부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책임연구원들이 결정한 사항을 따른 것에 불과하여 원고에게 주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점, ③ 원고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조성된 금액을 직접 관리하거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바도 없고, 위와 같은 불법적인 자금조성 및 그 관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으며, 갑 제1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학장 홍○○ 역시 위와 같은 방법으로 조성된 금액을 학교시설과 관련한 공사 및 학교의 직원들에 대한 성과금 등의 용도로 소비하여 결과적으로 학교재산에 피해를 입힌 바가 없는 점, ④ 원고가 교수로서 25년간 성실하게 재직하면서 대학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한 점 등 이 사건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가담 정도, 이 사건 행위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비록 원고가 교학처장으로서 학장을 보좌하여 학사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고, 학장 홍○○의 주도로 위와 같은 불법적인 자금조성행위가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 대하여 단 한차례의 시정요구도 없이 묵인하여 그것이 복무규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거나 품위를 손상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위 징계사유만으로 교원의 신분을 배제하고 대학으로부터 추방하여 연구자, 교육자로서의 지위를 박탈하는 결과가 되는 점에서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인 파면과 다를 것이 없는 해임을 선택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징계처분에 있어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세빈(재판장), 김소영, 김재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