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누1010 판결

판결요지

비록 원고가 승객이 버스에서 완전히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하차문을 닫고 버스를 출발하는 바람에 버스에서 내리던 승객이 하차문에 끼였다가 빠져나가면서 움직이는 시내버스 밖으로 추락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는 하나,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시내버스에서 하차하던 승객이 하차문에 끼인 상태에서 시내버스가 계속 움직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사고 당시 사고 시내버스에 설치된 전자감응장치나 가속페달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비록 위 교통사고의 발생에 있어 승객이 버스에서 안전하게 내렸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버스를 출발시킨 원고의 잘못이 일부 인정되기는 하나, 참가인 회사측의 정비불량이 사고발생의 또 다른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위 교통사고가 정비불량에 의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조사확인을 거치지 아니한 채 원고에게 운전상의 잘못이 일부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위 교통사고를 징계해고사유로 삼아 원고에게 해고처분을 한 것은 “회사는 정비불량으로 인한 사고 또는 정비불량으로 발생하는 모든 일의 책임을 지며 조합원에게 어떠한 불이익 처분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한 단체협약에 위반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 원고, 피항소인 / 김××

* 피고, 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소송수행자 최정희

* 피고보조참가인 / ○○여객자동차 주식회사 대표이사 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법률 담당변호사 강훈, 법무법인 삼한 담당변호사 김광년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 내지 4호증, 을 제2호증, 을 제10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98.1.6. 시내버스 운송업체인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왔다.

나.

참가인 회사는 2002.7.29. ‘원고가 1998.1.15.부터 2002.7.15.까지 아래 사고내역표(생략)와 같이 7차례에 걸쳐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단체협약 제19조 제2호, 제5호, 취업규칙 제30조, 제61조 제12호를 적용하여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원고를 해고하였다.

다.

원고는 2002.10.12. 위 해고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2002부해180호로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2.12.10.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이어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2003.5.29.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라.

징계관련 규정

☞ 단체협약

제19조 (해고) 회사는 조합원이 다음 1항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고할 수 없다<갑2(단체협약)에는 마지막 부분이 “해고할 수 있다”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명백한 오기로 보인다>.

2.

고의 또는 중대 과실로 회사 재산을 손실 또는 횡령하였을 시

5.

업무를 태만히 함은 물론 폭언, 폭행, 협박, 과음, 도박 등 소행이 불량하고 공공질서 를 문란케 하고 미풍양속을 해칠 시

☞ 취업규칙

제30조(징계사유) 종업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그 사안에 따라 출근정지 또는 징계해고에 처한다. 다만, 이 경우 조합의 의견을 청취한다(조합의 의견이 있을 경우).

▶ 해고

-

안전규칙을 위반하거나 보건에 관한 지시에 따르지 아니한 때

-

징계, 훈계를 여러 번 받고도 개전의 정이 인정되지 않은 때

제59조 (제재의 종류) 제재는 그 정상에 따라 다음 구분에 의하여 행한다

1.

훈계 : 시말서를 징수하고 장래를 계고한다.

2.

출근정지 : 시말서를 징수하고 30일 이상 60일 이내의 출근을 정지하고, 그 기간 의 임금은 지급하지 아니한다.

3.

징계해고 : 예고기간을 두지 않고 즉시 해고한다. 이 경우 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 은 때에는 해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다.

제61조 (징계해고) 종업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경우에는 징계해고 한다. 단, 정 상에 따라서는 권고사직, 출근정지에 그칠 수도 있다.

12.

수회의 징계 또는 훈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개전의 가망이 없는 때.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사고발생일로부터 이미 일정 기간이 경과하거나 시말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종결짓기로 회사측과 합의한 경미한 교통사고까지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

(2)

단체협약 제19조는 해고사유를 규정하면서 “다음 1항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 제30조, 제61조 제12호는 위 해고처분의 정당한 근거규정이 될 수 없고, 또 2002.7.15.자 교통사고는 정비불량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단체협약 제19조에서 정한 해고사유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 재산을 손실한 경우(제2호)나 업무를 태만히 한 경우(제5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판 단

(1)

2002.7.14.자 교통사고 전에 발생한 6건의 교통사고가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는지 여부

(가)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는 입사 후 5차례의 교통사고를 야기하여 수차례 주의를 받고 또 시말서까지 작성한 바 있는 원고가 2002.4.12. 다시 교통사고를 일으키자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하였다가 원고와 노동조합측이 강력히 선처를 요구하자, “앞으로 어떠한 (사소한) 사고가 발생할 시에라도 자진 사직하겠다”는 내용의 시말서 및 각서(을 제3호증의 8)를 원고로부터 제출받고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해 온 사실,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을 제2호증) 제59조는 제재(징계)의 종류를 ‘훈계, 출근정지, 징계해고’로 구분하면서 훈계에 관하여 “시말서를 징수하고 장래를 계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나)

위와 같은 원고의 시말서 작성 경위 및 취업규칙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는 2002.4.12.까지 발생한 6건의 교통사고에 관해서는 이미 원고에 대하여 징계를 마쳤거나 이를 면책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는 징계양정의 참작사유는 될 수 있을지언정 독립한 징계사유는 될 수 없다 할 것이다.

(2)

2002.7.15.자 교통사고를 징계해고사유로 삼은 것이 정당한지 여부

(가)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서 제59조는 그 제1항에서 “회사는 사업장에 유자격 정비사를 배치하여야 하며 일체의 정비는 정비사가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제2항은 “회사는 정비불량으로 인한 사고 또는 정비불량으로 발생하는 모든 일의 책임을 지며 조합원에게 어떠한 불이익 처분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교통사고가 회사측의 정비불량이 주된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경우에는 조합원인 근로자에게 징계 등의 불이익한 처분을 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2조 제6항 및 제28조 제1항 제8호의 규정에 의하여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 등을 정하고 있는 같은법시행규칙 제41조의4 〔별표 2의2〕 제1항 나. (1)의 (가)호는 노선버스의 장치 및 설비 등에 관한 준수사항의 하나로 “하차문이 있는 노선버스(시외직행ㆍ시외고속 및 시외우등고속을 제외한다)는 여객이 하차시 하차문의 닫힘으로 인하여 여객에게 상해를 줄 수 있는 경우에 하차문의 동작이 멈추거나 열리도록 하는 압력센서장치 또는 전자감응장치를 설치하고, 하차문이 열려 있으면 가속페달이 작동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가속페달잠금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그런데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9호증의 1, 을 제12호증의 5, 6의 각 기재 및 당심 증인 신××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2002.7.15.자 교통사고는 원고가 08:00경 참가인 회사 소유의 경북 70자3503호 시내버스를 운전하던 중 안동시 용산구 구현대아파트 입구 승강장에 잠시 정차하였다가 다시 위 버스를 출발함에 있어 버스에서 내리던 승객이 완전히 버스에서 내렸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하차문을 닫고 출발하는 바람에 버스에서 내리던 승객이 하차문에 끼였다가 이를 빠져나가면서 움직이는 시내버스 밖으로 추락하여 발생한 사실, 참가인 회사의 시내버스에는 승객이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하차문이 닫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전자감응장치와 하차문이 닫히기 전에 가속페달을 밟히지 않도록 하는 가속페달잠금장치가 모두 설치되어 있고, 승객이 버스에서 내렸는지 여부를 감지하는 센서가 하차문 계단의 위, 아래에 각 설치되어 있어서 승객이 버스에서 아직 내리지 않은 것이 감지되는 경우에는 운전자가 하차문을 닫는 스위치를 눌러도 문이 닫히지 않도록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비록 원고가 승객이 버스에서 완전히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하차문을 닫고 버스를 출발시켰다고는 하나, 위 시행규칙에 따른 안전장치(전자감응장치 및 가속페달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시내버스에서 하차하던 승객이 하차문에 끼인 상태에서 시내버스가 계속 움직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7호증, 을 제9호증의 2, 을 제28호증의 각 기재, 위 증인 신××의 증언 및 당심 법원에서의 검증결과만으로는 위 사고 당시 사고 시내버스에 설치된 전자감응장치나 가속페달잠금장치(특히 전자감응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

그렇다면 비록 위 2002.7.15. 교통사고의 발생에 있어 승객이 버스에서 안전하게 내렸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버스를 출발시킨 원고의 잘못이 일부 인정되기는 하나, 참가인 회사측의 정비불량이 사고발생의 또 다른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만약, 위 교통사고 당시 정비불량으로 인하여 위 시내버스의 전자감응장치나 가속페달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면, 개문발차 사고의 특성상 그 주된 원인은 정비불량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위 교통사고가 정비불량에 의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조사확인을 거치지 아니한 채 원고에게 운전상의 잘못이 일부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위 교통사고를 징계해고사유로 삼아 원고에게 해고처분을 한 것은 위 단체협약 제59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마)

나아가, 위와 같은 사고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교통사고에 있어 원고에게 단체협약상의 징계해고사유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나 업무 태만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우므로, 위 2002.7.15.자 교통사고 역시 정당한 징계해고사유가 될 수 없다.

(바)

그리고 단체협약에서 “해고에 관하여는 단체협약에 의하여야 하고 취업규칙에 의하여 해고할 수 없다.”는 취지로 규정하거나, “단체협약에 정한 사유 외의 사유로는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등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 해고사유 등을 단체협약에 의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거나 동일한 징계사유에 관하여 단체협약상의 규정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이 상호 저촉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단체협약 소정의 징계사유에 의하여만 근로자를 징계할 수 있다 할 것인바(대법원 1995.2.14. 선고 94누5069 판결, 1994.6.14. 선고 93다62126 판결 등 참조),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 제19조가 해고사유를 제한하고 있는 이상 참가인 회사는 위 단체협약 제19조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유를 들어 조합원인 원고를 해고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단체협약의 위 규정과 내용 및 취지를 같이한다고 볼 수 없는 취업규칙 제30조, 제61조 제12호 역시 정당한 해고의 근거규정이 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위 해고처분이 정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송진현, 염원섭, 조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