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59조는 “인사위원회의 위원 중 징계혐의자의 친족이나 그 징계사건과 관계가 있는 자는 해당 징계사건 심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징계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피징계자의 친족이나 그 징계사유에 관계있는 자를 모두 징계위원에서 제척시키려는 강행규정으로서, 이러한 제척원인이 있는 징계위원은, 비록 그가 당연직 징계위원이라고 할지라도, 그 사유만으로 당연히 당해 직무집행으로부터 제외되고 이에 위반한 징계권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라 할 것이다. 나아가, 여기에서 피징계자의 친족이나 징계사유와 관계있는 자라 함은, 대체로 피징계자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거나 징계혐의 사유의 피해자를 말하는 것으로서, 징계사유와 관계있는 자는 징계권을 행사하려는 사용자측과 관련이 있는 모든 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의 직접적인 피해자를 의미한다.
피징계자인 원고와 상반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자가 당연직 징계위원으로 참석하여 그 심의와 결정을 한 참가인 병원의 특별인사위원회는 그 구성에 중대한 잘못이 있으므로, 그 인사위원회의 결의에 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게 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
* 원고, 항소인 : 최××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S병원
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04.11.10.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2004부해269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의,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근로자 3,800여명을 고용하여 의료ㆍ보건사업을 행하는 병원이고, 원고는 1981.6.10. 참가인 병원에 입사하여 1993.4.7.3급 계장으로 승진한 후 2003.3.1.부터 비상계획과 계장으로 근무하여 오던 자이다.
참가인은 2003.11.6. ‘원고가 근무태도 불량, 복무질서 문란, 직무태만 및 직무상 의무태만, 직무명령 불복종, 병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인사규정 제51조, 제54조의 규정을 적용하여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03.11.10. 원고를 파면처분(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04.1.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여 위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2004.3.18. 구제명령을 받았으나, 참가인이 이에 불복하여 2004.4.24. 중앙노동위원회에 2004부해269호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2004.11.10.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명령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의 각 1, 2, 갑 제3호증, 갑 제16호증의 1, 2의 각 기재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원고의 주장
⑴ 참가인 병원의 인사규정은 인사위원회 위원 중 그 징계사건과 관계있는 자는 당해 징계사건의 심의에 참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건데, 참가인은 2003.11.6. 원고에 대한 특별인사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원고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한 행정처장 임××을 인사위원으로 참석시켜 심의를 진행한 후 원고에 대한 파면을 의결하였다. 그렇다면, 원고에 대한 징계사건과 관계있는 자에 해당하는 임×렬이 심의에 참여하여 한 이 사건 해고는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⑵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고, 가사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원고의 근무기간 및 근무성적, 원고의 질환의 원인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해고는 그 권한을 남용 내지 일탈한 위법이 있다.
관련규정<생략>
인정사실
⑴ 원고는 참가인 병원에 근무하던 중 2000.6.9. 업무소홀, 결근, 무단이석, 지참 등 근무태도가 불량하고, 지참사실을 질책하는 직속상급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였다는 이유로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가 재심과정에서 감봉 6월로 감경된 징계 처분을 받았다.
⑵ 원고는 원무과 진료비 관리과장으로 근무하던 중인 2000.7.10.경부터는 망상장애, 우울장애 등의 정신질환으로 인한 이상행동을 주기적으로 반복하여, 부서장들이 원고와 함께 근무하기를 기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참가인은 원고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곤란해지자 2001.9.11.과 2002.3.12. 원고에게 각 2개월간의 병가조치를 하여 원고가 정신건강을 회복하고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으나, 병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이후에도 원고의 근무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⑶ 한편, 참가인 병원은 2002.10.5. 대폭적인 직제개편에 따라 계장급 이상의 보직이 축소되게 되었는바, 이에 따른 사무직 3급 보직자 업무수행 평가 결과 원고는 36명의 대상자 중 최하위로 평가되어 총무과 무보직 3급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그 후에도 원고는 수시로 무단이석을 하고, 업무계획서를 제출하라는 총무과장의 지시를 거부하는 등 불량한 근무태도를 보여 2002.10.23. 참가인으로부터 무단이석 금지, 업무수행촉구 등의 경고를 받은 적이 있고, 같은 날 총무과장으로부터 환자운반제도 개선업무를 부여받았으나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지시를 거부하였다가 사죄서를 제출하기도 하였으나 원고의 근무태도는 개선되지 아니하였다.
⑷ 참가인은 2003.1.1. 다시 한번 원고에 대하여 2개월간의 병가를 부여하고, 병가기간 종료일로부터 3개월간의 휴직을 명하였으나, 원고가 2003.2.24. 주요우울장애증세가 많이 호전되어 정상 업무 복귀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제출하자, 휴직명령을 철회하고 다만원고의 정신건강상 업무수행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종전의 업무보다 업무강도가 낮은 비상계획과로 배치하여 근무토록 하였다.
⑸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의 병가 조치 및 휴직발령과 부서배치에 불만을 품고, 2003.1.경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한 것을 비롯하여 같은 해 6.경까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청와대 인터넷 신문고, 대검찰청, 국무총리 비서실, 국가인권위원회, 서울지방노동청에 참가인 병원에 대한 진정 등 민원을 제기하고, 2003.9.29.과 같은 해 10.1. 참가인 병원의 병원장(박○○을 비롯하여 행정처장(당시 총무부장) 임×× 소아행정과장(당시 총무과장) 안○○, 기획예산팀장(당시 경리과장) 이××, 경리과장(당시 B병원 기획과장) 김○○ 등 간부직원 5명을 협박, 명예훼손, 모욕, 감금, 폭행, 강요 등의 죄명으로 고소하였다. 이에 서울지방노동청의 특별사법경찰관은 참가인 병원장, 임××등 5명에 대하여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고, 임××, 안○○, 이××, 김○○에 대하여는 원고와 대질신문도 하였다. 그러나, 원고의 위와 같은 진정, 고소 등은 모두 기각되거나 무혐의 처리되었다.
⑹ 이에 참가인 병원은 위와 같이 수년간 계속된 원고의 근무태도 불량, 직무태만, 직무명령 위반, 복무질서 문란행위 등과 민원제기 및 고소를 통하여 병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킨 행위가 참가인 병원 인사규정상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2003.11.6. 원고에 대한 징계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특별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원고에 대한 파면을 의결하였다.
한편 위 특별인사위원회에는 행정처장 임××이 당연직 의원으로 심의에 참여하였다.
⑺ 참가인은 징계처분 사유설명서에서 원고의 병원 명예손상 혐의에 대하여 “징계혐의자가 개인적으로 제기한 민원이 2003.6.17.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및 2003.9.9. 서울지방노동청에서 기각되었으나, 2003.9.29., 10.1. 2차례에 걸쳐 서울지방검찰청에 근로기준법 제6, 7, 116조의 협박, 명예훼손, 모욕, 감금, 폭행, 강요 등으로 병원장을 비롯한 간부 4명을 고소하는 등 수시로 관련기관에 전혀 근거 없는 민원제기, 고소 등 개인적인 사무에 치중하여 병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인정근거] 갑 제3 내지 21호증, 갑 제25호증의1, 2, 3, 을ㆍ제1호증의 1 내지 2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먼저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절차상의 하자 주장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59조는 “인사위원회의 위원 중 징계혐의자의 친족이나 그 징계사건과 관계가 있는 자는 해당 징계사건 심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징계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피징계자의 친족이나 그 징계사유에 관계있는 자를 모두 징계위원에서 제척시키려는 강행규정으로서, 이러한 제척원인이 있는 징계위원은, 비록 그가 당연직 징계위원이라고 할지라도, 그 사유만으로 당연히 당해 직무집행으로부터 제외되고 이에 위반한 징계권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라 할 것이다. 나아가, 여기에서 피징계자의 친족이나 징계사유와 관계있는 자라 함은, 대체로 피징계자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거나 징계혐의 사유의 피해자를 말하는 것으로서(대법원 1994.8.23. 선고 94다7553 판결 참조), 징계사유와 관계있는 자는 징계권을 행사하려는 사용자측과 관련이 있는 모든 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의 직접적인 피해자를 의미한다(대법원 1994.10.7. 선고 93누20214 판결, 대법원 1995.4.28. 선고 94다5988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의 하나로서 인사규정 제54조제2호 소정의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병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를 들고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내용은 ‘원고의 참가인 병원에 대한 근거 없는 민원 제기 및 원고의 참가인 병원의 병원장, 당연직 징계위원인 임×× 등 참가인 병원 간부 4인에 대한 형사 고소이다’이다. 살피건대, ① 원고가 참가인 병원의 총무부장이었던 임××을 강요죄,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고소함으로써 임××은 형사처벌의 위험에 노출되었던 점, ② 임××을 포함하여 실제로 원고가 고소한 병원 간부 5명 모두는 특별사법경찰관으로부터 피의자신문을 당하였고, 임××은 원고와 함께 대질신문을 받는 등 형사처벌 여부와 상관없이 큰 불편을 겪었던 점, ③ 참가인 병원의 병원장, 임××등 병원 간부 4명에 대한 원고의 고소가 근거 없어 검찰에서 모두 무혐의 처리됨으로써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지만, 위 병원 간부 4명은 무고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참가인 병원의 총무부장이었던 임××은 원고에 대한 구체적인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고소행위)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자로서, 피징계자의 징계사유와 관련 있는 자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가사, 임××이 원고에 대한 징계혐의 사유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피징계자인 원고와 상반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자로 볼 수 있으므로 임××은 징계위원에서 제척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임××이 당연직 징계위원으로 참석하여 그 심의와 결정을 한 참가인 병원의 위 특별인사위원회는 그 구성에 중대한 잘못이 있으므로, 그 인사위원회의 결의에 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게 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으므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수형(재판장) 함상훈 김진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