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노4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보고서 부제출로 인한「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의 점은 무죄.

이유

Ⅰ. 원심의 판단과 당심에서의 공소장 변경

원심은 당초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횡령으로 인한「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의 점은 유죄로 인정하고, 배임으로 인한 위 법률 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으며, 피고인 및 검사가 원심판결에 대하여 각 항소하였다.

그런데 당심에서 검사의 신청과 당원의 허가에 따라 공소장이 변경되어, ○횡령으로 인한 위 유죄 부분의 공소사실이 배임으로 인한 위 법률 위반의 점으로 변경되고, 이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의 공소사실이 추가되었으며, ○배임으로 인한 위 무죄 부분의 공소사실에 이익의 귀속에 관한 내용이 추가되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당심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살펴본다.

Ⅱ.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에 관련하여 변경된 공소사실

1.

위 변경된 공소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B(이하, 'B'라고만 한다.)가 C가 출원하여 특허등록한 "D", "E" 등에 대한 전용실시권 등을 기초로 2001. 9. 13. 한국환경기술진흥원으로부터 "차세대 핵심 환경기술 개발사업"의 연구기관으로 선정되어 "F"이라는 연구과제에 대하여 10억 2,000만 원을 연차적으로 지원받게 되었으나 자금부족으로 견본설비를 제작하지 못하여 투자자를 물색한다는 것을 알고, 2004. 1. 16. B에 총 10억 원을 투자(2004. 12. 19.에 2억 5,000만 원, 2005. 1. 16.에 1억 5,000만 원, 2005. 1. 31.에 6억 원)하기로 하는 내용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4억 원만을 투자한 상황에서 2004. 1. 17. B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는바,

1.

B의 대표이사로서 G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H(이하, 'H'이라고만 한다)과, 2004. 2. 10. 위 연구과제의 견본설비 제작을 위한 설계와 신기술 신청서류 작성을 위한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을 체결하고, 2004. 4. 21. 역시 B의 대표이사로서 H과 위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에 기초한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을 체결하였으면, B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으로서는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어 B가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그 임무에 위배하여,

2004. 6.경 위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의 당사자를 B에서 피고인 개인 명의로 임의로 변경한 후, 같은 해 7.경 H으로부터 완성된 '하수슬러지 자원화 견본 설비'(이하, '이 사건 플랜트'라고 한다)를 피고인이 운영하는 군포시 소재 (주)I(이하, 'I'이라고만 한다)의 공장 부지 안에 설치하게 하여 피고인 개인이 납품받음으로써, 위 플랜트 설비 가액인 7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B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산 손해를 입게 하고,

2.

2004. 8. 13.경 대전시 소재 특허청에서, 사실은 B가 2004. 2. 10. H과 위와 같은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위 계약서 제9조에는 "본 사업과 관련하여 출원할 특허 4건(건조기, 혼합기, 성형기 및 전체 시스템)을 포함한 모든 지적재산권을 B의 소유로 한다"고 약정되어 있으므로, B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으로서는 H에서 제작한 위 연구과제의 견본설비 설계기술인 'J'(이하, '이 사건 특허기술'이라 한다)에 대하여 B 명의로 특허를 출원하도록 하여야 할 임무가 있고, 누구든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이 사건 특허기술에 대하여 "출원인 A, 발명자 A, G"으로 하여 특허를 출원하여, K일자 특허권 등록을 받음으로써, B로 하여금 이 사건 특허기술에 대한 특허권 출원자 지위에 상당하는 재산상 손해를 입게 하고,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B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가.

배임행위 및 B의 영업비밀 사용 여부

B와 H과의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 및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은 B의 대금지급의무 불이행 등으로 사실상 실효되었고, 피고인은 B의 대표이사로서가 아니라 개인의 지위에서 H과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 및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그 각 계약에 따른 대금을 피고인 개인의 자금으로 H에게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 명의의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의 체결 및 그 계약에 따른 이 사건 플랜트의 설치와 피고인 명의의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에 따른 이 사건 특허기술의 출원은 B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B의 영업비밀을 사용한 것도 아니다.

나.

배임의 고의 여부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 및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의 계약 당사자 변경 및 그에 따른 이 사건 플랜트의 설치 및 이 사건 특허기술의 출원은, 피고인의 B에 대한 투자금 반환 채권을 담보하거나 투자금 회수를 위한 것이었으므로, 이는 피고인의 정당한 권리의 행사이고, 피고인에게는 배임의 고의가 없다.

다.

B의 손해 여부

이 사건 플랜트의 제작 및 이 사건 특허기술의 개발은 피고인 개인의 자금과 노력에 의한 것이었으므로, B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았다.

3.

인정사실

○B는 2001. 9.경 "F"이라는 연구과제에 대하여 한국환경기술진흥원으로부터 10억 2,000만 원을 3년간 연차적으로 지원받으면서 위 연구과제를 수행하여 왔는데, 위 연구과제는 "E" 등 C의 특허권에 관하여 B가 보유한 전용실시권 등을 기초로 한 것이었다(환경부장관의 사실조회 회보서/공판기록 553, 554쪽, 차세대 핵심환경기술 개발사업 최종보고서 사본/수사기록 1책 239쪽, 특허증 사본/수사기록 1책 55~63쪽).

○피고인은 2004. 1. 16. B 및 그의 대주주이자 실질적 운영자인 L과의 사이에, 피고인이 B에 10억 원을 투자하되, 위 일자까지 4억 원을 지급하고 2004. 1. 31.에 6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며,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L은 피고인에게 회사 자금에 관한 일체의 회계자료를 인계하기로 약정한 후(이하, '이 사건 투자계약'이라 한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2004. 1. 16.에 4억 원을 지급하고 2004. 1. 17. B의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투자계약서/수사기록 1책 169쪽, 법인등기부등본/수사기록 1책 50쪽).

○피고인은 2004. 2. 10. B의 대표이사로서 H(대표이사 G)과의 사이에 이 사건 플랜트 제작을 위한 설계와 환경신기술 신청서류 작성을 위하여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용역비는 3,800만 원으로, 용역기간은 2004. 2. 10.부터 2004. 6. 30.까지로 정하고, 위 용역의 결과 출원할 특허 4건(건조기, 혼합기, 성형기 및 전체시스템)을 포함한 모든 지적재산권은 B의 소유로 하기로 약정하였고(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서 사본/수사기록 1책 179쪽), H은 2004. 3.경 이 사건 플랜트의 설계를 완성하여 피고인에게 그 설계도면을 건네주었다(G의 원심진술/공판기록 2,237쪽).

○L은 2004. 2. 25. 피고인에게 '피고인이 추가 투자금 6억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투자계약은 실효되었고, 피고인의 대표이사 선임은 무효이다'라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2004. 3. 2. L에게 '회계자료 일체를 인계하라'는 취지의 답변을 보내는 등 피고인의 대표이사 취임 이후 피고인과 L 사이에 이 사건 투자계약의 이행에 관한 다툼이 계속되었다(계약실효통지서 사본/수사기록 1책 189쪽, 계약실효통지서에 대한 답변 사본/수사기록 1책 190쪽).

○피고인은 2004. 4. 21. B의 대표이사로서 H과의 사이에, 위 기술용역의 결과에 따른 이 사건 플랜트 제작 등을 위한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공급대금을 6억 원으로 하고, 2004. 6. 25.까지 시운전을 완료하기로 정하면서, 위 계약 제13조에서 ① 피고인이 B에 투자금의 일부 혹은 전부를 지불한 후에도 주식 배정을 받지 못하거나, ② 타의에 의하여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경우에는 계약의 주체가 B에서 피고인 개인으로 자동으로 변경되며 계약상 모든 B의 권리 역시 피고인 개인의 권리로 자동 인계된다'는 내용의 특약을 추가하였다(피고인의 당심 2회 진술/피고인신문조서 9쪽, 경량골재 파일럿 플랜트 공급계약서 사본/수사기록 1책 368쪽).

○피고인은 2004. 6. 3. B의 대표이사로서 H과의 사이에, 위 2004. 2. 10.자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에 위 2004. 4. 21.자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 제13조와 같은 내용의 특약을 추가하였다(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서 사본/수사기록 1책 373쪽).

○피고인은 2004. 6.경 H에게 요구하여 H과의 사이에, 위 2004. 4. 21.자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의 당사자를 B에서 피고인 개인으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계약서의 작성일자를 2004. 4. 21. 소급하여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H은 2004. 7.경 피고인의 요구로 이 사건 플랜트를 B의 공장이 아닌 피고인 운영의 I 공장에 설치하여 주었다(경량골재 파일럿 플랜트 공급계약서 사본/공판기록 2,436쪽, G의 원심진술/공판기록 2,244~2,247쪽, 인수인계서 사본/수사기록 1책 781쪽).

○피고인은 2004. 7. 15. B에게 팩스로 이사 및 대표이사 사임통보서를 보내면서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면을 보냈다(이사 및 대표이사 사임통보서 사본/공판기록 407쪽, 대표이사 사임과 함께 보내는 통지 사본/공판기록 408쪽).

○피고인은 2004. 8. 10. H에게 요구하여 H과의 사이에, 위 2004. 2. 10.자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의 당사자를 B에서 피고인 개인으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서 사본/수사기록 1책 769쪽, G의 경찰진술/수사기록 1책 792쪽), M일자 위 기술용역의 결과물인 이 사건 특허기술에 대하여 "출원인 A, 발명자 A, G"으로 하여 특허를 출원하였고, 이에 대하여 K일자 등록번호 N로 특허 등록받았다(등록특허공보 사본/수사기록 1책 469쪽).

○B 및 C는 위 특허 등록에 대하여 피고인을 상대로 등록무효 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2005. 10. 24. 등록무효 심결을 하였다(심결등본송달서/수사기록 1책 677쪽).

○B는 2004. 10. 15. O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한 후, 2005. 3. 31. 피고인에 대한 해임결의를 거쳐 피고인에 대한 대표이사 해임등기를 하였다(법인등기부등본/공판기록 409쪽).

4.

판단

가.

배임행위 및 B의 영업비밀 사용 여부의 점

(1)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에서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피고인의 2004. 7. 15.자 '이사 및 대표이사 사임통보서'에는 피고인의 서명·날인도 없고, 그와 함께 보낸 '대표이사 사임과 함께 보내는 통지'의 내용 및 그 전·후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당시 실제로 사임의 의사표시를 하였는지가 불분명할 뿐만아니라, 피고인이 당시 사임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B의 단독 대표이사였던 피고인은 적어도 O이 B의 대표이사로 추가로 선임된 2004. 10. 15.까지는 계속하여 B의 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가 있다(상법 제389조 제3항, 제386조 제1항).

○피고인은 B의 대표이사의 지위에서 H과 2004. 2. 10.자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 및 2004. 4. 21.자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들은 모두 B가 보유하고 있던 하수슬러지 자원화 기술을 적용하여 B의 제품을 생산할 목적으로 체결된 것이었다(G의 원심진술/공판기록 2,243쪽).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의 용역대금 중 2,090만 원 및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의 공급대금 중 3,000만 원은 B의 자금으로 지급된 것이었다(피고인의 당심 2회 진술/공판조서 3쪽, 보통예탁금 거래내역표 사본/수사기록 1책 674쪽, 피고인의 당심 7회 진술/피고인신문조서 3쪽, 예금거래내역 명세서/수사기록 1책 787쪽).

○H은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의 결과물인 설계도 및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의 결과물인 이 사건 플랜트를 제작하기 위하여 B의 자료를 제공받았고(G의 경찰진술/수사기록 2책 165쪽, G의 당심 7회 진술/증인신문조서 8쪽), 이 사건 플랜트의 제작과정에 B의 직원인 P가 참여하였다(G의 원심진술/공판기록 2,241쪽, 2,247쪽).

○B와 H 사이의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 또는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이 H의 해제통지 등에 의하여 적법하게 해제되었다는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함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B에 대한 투자금 반환 채권을 확보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H에 대하여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 및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의 계약 당사자를 B에서 피고인 개인으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였고, H의 대표이사인 G은 피고인이 B의 대표이사였기 때문에 피고인의 요구에 응하여 그와 같이 계약 당사자를 변경하는 각 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플랜트를 피고인이 운영하는 I에 설치하였으며, 이 사건 특허기술 관련 서류를 피고인에게 건네주었다(피고인의 검찰진술/수사기록 4책 25쪽, G의 검찰진술/수사기록 4책 412, 414쪽, G의 원심진술/공판기록 2,246쪽, G의 당심 7회 진술/증인신문조서 6, 9쪽).

○이 사건 투자계약에 대하여 피고인과 L 사이에 해제에 관한 논의가 있었으나 반환하여야 할 투자금액 등에 관하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 사건 투자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는 자료는 없다(편지 사본/수사기록 1책 198쪽, 환경부 과제수행에 관련한 통지문 사본/수사기록 1책 236쪽).

(2)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B의 대표이사로서 B가 당사자로 되어 H과 체결한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 및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을 계속 유지시켜야 할 임무가 있었다고 할 것이고, 그러함에도 피고인이 B의 대표이사로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그 각 계약의 당사자를 B에서 피고인 개인으로 변경하는 각 계약을 체결하고, 위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 및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의 결과물인 이 사건 플랜트 및 이 사건 특허기술의 출원자 지위를 피고인에게 귀속시켰으므로, 이는 B에 대한 배임행위 및 B의 영업비밀을 사용한 행위에 각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배임의 고의 여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투자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음을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어 피고인이 B에 대하여 이 사건 투자계약의 해제에 따른 투자금 반환 채권을 가지는지 여부가 불분명할 뿐만아니라, ○피고인이 그러한 투자금 반환 채권을 가진다고 할지라도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경량골재 플랜트 기술용역계약' 및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의 당사자를 B에서 피고인 개인으로 변경한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고, ○이 사건 플랜트에 대한 피고인의 점유는 위와 같은 불법적인 계약 당사자 변경에 기한 것이므로 피고인이 사건 플랜트에 대하여 적법한 유치권을 가진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배임의 고의가 인정되고,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다.

B의 손해 여부(손해액의 산정)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B는 피고인의 배임행위로 인하여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의 당사자 지위 상실 및 이 사건 특허기술의 출원자 지위 상실에 상응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다만, 위 변경된 공소사실은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의 계약 당사자 변경 및 그에 따른 이 사건 플랜트 설치로 인하여 피고인이 7억 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여「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이라는 것인바, △피고인이 취득하였다는 이 사건 플랜트의 시장교환가격이 위 변경된 공소사실과 같이 7억 원 상당이라는 명확한 입증이 없을 뿐만아니라, △이 사건 플랜트의 제작비용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 사건 플랜트의 제작을 위한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은 2004. 6.경 그 당사자가 B로부터 피고인 개인 명의로 변경되었고, 그러한 계약 당사자의 변경은 H이 피고인의 대표권 남용을 알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H과의 관계에서 유효하다고 할 것인데, 위와 같은 계약 당사자 변경 이전에 이 사건 플랜트의 제작을 위하여 H에게 지급된 대금은 2004. 3. 26.에 3,000만 원, 2004. 4. 22.에 2억 1,000만 원 합계 2억 4,000만 원일 뿐, 나머지 대금은 계약 당사자 변경 무렵 또는 그 이후에 피고인 개인의 자금으로 지급되었으므로(경량골재건 입금내역/공판기록 2,491쪽), 계약 당사자 변경 무렵 또는 그 이후에 지급된 대금에 대한 부분을 B의 손해라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플랜트 제작에 사용된 B 보유 기술의 재산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산정할만한 증거도 없어, △'경량골재 플랜트 공급계약'의 당사자 변경 및 이 사건 플랜트 설치로 인하여 피고인이 취득한 이익이 7억 원 상당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위「특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의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취득한 이익이 5억 원 미만인 업무상 배임의 공소사실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를 유죄로 인정할 것이다.

Ⅲ.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에 관련하여 변경된 공소사실

1.

위 변경된 공소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B의 대표이사로서, B는 한국환경기술진흥원에 "F"이라는 연구과제의 연구성과를 매 6개월마다 보고하고, 2004. 5. 31.까지 연구종료한 후 종료일로부터 2개월까지 최종보고서 및 연구비 사용내역 정산서를 제출하여야 하고, 만일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미 지급된 보조금에 대한 상환명령을 받게 되어 있고, 피고인은 2004. 7. 30. B의 직원 Q으로부터 B가 제출하여야 할 경량골재 플랜트 시험가동 내용 등에 관한 최종연구보고서 및 그 시디(CD)를 받았으므로, B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으로서는 이를 기한에 맞게 제출하여 B로 하여금 보조금에 대한 상환명령을 받는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그 임무에 위배하여, 위 최종보고서를 2004. 7. 31.까지 제출하지 아니함으로써, 한국환경기술진흥원에 7억 7,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B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게 하였다」

2.

검사의 주장

피고인이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이 사건 플랜트에 관한 내용을 보완하여 위 최종보고서를 한국환경기술진흥원에 제출하여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이를 거부함으로써, B가 한국환경기술진흥원으로부터 위 최종보고서 부제출로 인한 보조금 상환 통보를 받은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 최종보고서 부제출과 위 보조금 상환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어,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되어야 한다.

3.

인정사실

○B는 2001. 9. 13. 한국환경기술진흥원이 "차세대 핵심 환경기술 개발사업"의 연구기관으로 선정하여, "F"이라는 연구과제에 대하여 1차년도(2001. 9. 1.~2002. 6. 20. : 보조금 2억 원)에는 초경량발포체 제조 조건을 규명하고 설비의 기본설계를 하고, 2차년도(2002. 6. 21.~2003. 5. 31. : 보조금 4억 9,000만 원)에는 초경량발포체 제조 기술을 확보하고 실증화 플랜트를 설치·시운전하며, 3차년도(2003. 6. 1.~2004. 5. 31. : 보조금 3억 3,000만 원)에는 초경량발포체 제조 설비 상용화 플랜트를 설계하고 시운전하여 경량골재 시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B는 한국환경기술진흥원에 1차년도 연구에 대한 진도보고서를 2002. 2. 28.에, 중간보고서를 2002. 5. 20.에 각 제출하고, 2차년도 연구에 대한 진도보고서를 2002. 11. 30.에, 중간보고서를 2003. 5. 31.에 각 제출하였으며, 3차년도 연구에 대한 진도보고서를 2003. 11. 30.에 제출하였는데, 위 각 보고서에는 위 계획에 따라 각 예정된 기간 내에 위 연구과제를 수행하였다고 기재하였다(환경부장관의 사실조회 회보서/공판기록 553~555쪽).

○B의 연구책임자인 Q은 2004. 7. 30. 피고인에게 '초경량발포체 제조를 위한 상용화 프로세스와 초경량발포체 제조장치'에 관한 부분을 공란으로 둔 채 '초경량발포체 제조장치를 완성하고 이를 시험가동하여 경량골재를 생산하였다'는 내용의 "F"에 관한 최종보고서 및 그 시디(CD)를 보내면서 위 최종보고서 및 시디(CD)에 부족한 자료를 피고인이 보완하여 한국환경기술진흥원에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차세대 핵심 환경기술개발사업 최종보고서 사본/수사기록 1책 239쪽).

○위 최종보고서의 제출기한인 2004. 7. 31. 당시 이 사건 플랜트는 I 공장에 설치되었을 뿐이고, 2005. 6.경에야 시험운전 및 시제품 생산이 완료되었다(R의 원심진술/공판기록 2,241쪽).

○피고인은 위 최종보고서를 한국환경기술진흥원에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한국환경기술진흥원은 2004. 8. 13. B를 현장방문 조사하면서 B로부터 위 최종보고서를 제출받았으나 시제품 제작 및 운전에 관한 내용이 없고, 실제 B의 연구수행 내용이 없는 등 최종보고서로 인정할 수 없어 수령하지 아니하였으며, B가 2차년도 시제품을 제작하지 못하고도 이를 제작한 것으로 진도보고서 및 중간보고서에 허위기재를 하고, 2차년도 시제품 제작과 관련하여 외주를 준 회사들과 실제로는 거래를 하지 아니하였거나 거래를 취소하였음에도 이들에게 수억 원의 시제품 제작료를 지급한 것으로 지출내역을 허위로 기재한 사실을 밝혀냈다(환경부장관의 사실조회 회보서/공판기록 552~560쪽, B 차세대사업 제재 관련 보고/공판기록 170~173쪽).

○한국환경기술진흥원은 2004. 10. 12. B가 2차년도 시제품 제작 관련 연구비 사용실적 증빙자료 및 3차년도 최종보고서와 연구비 사용실적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2004. 5. 31.에 3차년도 사업이 종료된 후 5개월이 지나도록 시제품 제작 및 가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이유로, B의 수행과제가 당초 계획된 연구목표 달성이 어렵고 연구수행이 극히 불량한 실패과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B에 대하여 2차년도 및 3차년도 보조금 7억 8,000만 원을 2004. 11. 11.까지 반납할 것을 통보하였다(환경부장관의 사실조회 회보서/공판기록 559쪽, 차세대사업 연구개발비 환수 및 제제조치 통보/공판기록 2,456~2,457쪽).

4.

판단

○이상에서 본 바에 의하면, B는 2004. 5. 31.까지 상용화 플랜트를 시운전하여 시제품을 생산하고 2004. 7. 31.까지 그에 관한 최종보고서를 한국환경기술진흥원에 제출해야 했는데, 위와 같은 플랜트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04. 7.경에 설치되었을 뿐이고, 그 플랜트의 시운전과 시제품 생산은 2004. 10. 12. 한국환경기술진흥원이 B에 대하여 보조금 상환을 통보하였을 당시까지도 이루어지지 않다가 2005. 6.경에 이르러서야 이루어졌으므로, 위 공소사실과 같은 2004. 7. 31. 당시에는 위와 같은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는 객관적 여건이 갖추어지지 못하였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인이 2004. 7. 31.까지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것은 그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는 객관적 여건이 갖추어지지 못하였기 때문으로서, 피고인이 그러한 객관적 여건과는 다르게 허위의 내용으로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수는 없는 이상, 피고인이 2004. 7. 31.까지 위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 자체가 배임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한국환경기술진흥원이 B에 대하여 보조금 상환을 통보한 이유는 2차년도의 시제품 제작 관련 연구비 사용실적 증빙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고 3차년도 사업이 종료된 후 5개월이 지나도록 시제품 제작 및 가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서, B가 연구비를 정당하게 지출하지 않았거나 연구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되었던 것이므로, 위와 같은 보조금 상환이 위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 자체와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나아가, B의 3차년도 사업종료 예정일인 2004. 5. 31.로부터 약 1년 후인 2005. 6.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 사건 플랜트의 시운전과 시제품 생산이 이루어진 것에 있어서, 피고인이 검사의 주장과 같이 정보를 독점하면서 이 사건 플랜트의 시운전과 시제품 생산을 고의로 지연시켰다고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2004. 7. 31.까지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 배임이라고 하는 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Ⅳ. 결론

따라서, 당심에서 변경된 공소사실 중, 계약 당사자 변경으로 인한「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의 점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나, 그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는 업무상 배임의 점은 유죄로 인정되고, 특허 출원으로 인한 업무상배임의 점 및「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의 점도 유죄로 인정되며, 보고서 부제출로 인한「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의 점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할 것이므로, 당심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