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2. 2. 3. 선고 2011나46984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들에 대하여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각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에게, 피고 B은 7,419,000 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1. 22.부터, 피고 C은 7,065,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1.부터, 피고 D는 6,185,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1.부터, 피고 E은 5,78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2.부터, 피고 F은 8,679,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2.부터, 피고 G는 6,202,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1. 17.부터, 피고 H는 6,062,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1. 16.부터, 피고 I은 5,043,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2.부터, 피고 J는 5,326,573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2.부터, 피고 K는 11,495,835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5.부터, 피고 L는 23,281,559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1.부터, 피고 M은 21,347,385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5.부터, 피고 N은 12,594,288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3.부터, 피고 O은 21,347,385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1. 16.부터, 피고 P은 16,301,479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2. 24.부터, 피고 Q는 16,269,579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2.부터, 피고 R는 13,060,947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2. 24.부터, 피고 S은 16,057,626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1.부터, 피고 T은 12,441,029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1. 20.부터, 피고 U는 18,658,543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5.부터, 피고 V은 8,715,375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2.부터, 피고 W는 18,192,023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5.부터, 피고 X은 17,752,301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3.부터, 피고 Y은 13,180,222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1.부터, 피고 Z은 9,845,863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5.부터, 피고 AA은 11,660,617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1. 12.부터, 피고 AB은 14,306,436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2.부터, 피고 AC은 10,877,06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2. 24.부터, 피고 AD은 14,610,285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1. 16.부터, 피고 AE은 10,467,532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1.부터, 피고 AF은 6,433,132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1.부터, 피고 AG은 2,338,872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6.부터, 피고 AH은 5,381,38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1. 16.부터, 피고 AI은 3,139,788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0. 25.부터 각 2012. 2. 3.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C, D, E, F, G, H, I 사이에 생긴 부분의 1/10은 원고가, 나머지는 위 피고들이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B, C, D, E, F, G, H, I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피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원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파산채무자 주식회사 이론테크놀로지(이하 '이론테크놀로지'라 한다)는 1988. 12. 중앙소프트웨어 주식회사로 설립되어 2001. 9. 주식회사 큐엠텔(이하 '큐엠텔'이라 한다)과 흡수합병을 거쳐 2001. 10. 현재의 상호로 변경된 이래, 공장자동화 설비 개발 및 제조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여 왔다.

나.

이론테크놀로지는 2003. 4. 22.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사정리개시신청을 하여 2003. 11. 26. 인가결정(서울중앙지방법원 2003회11)을 받았다가, 2006. 9. 12. 회사정리절차를 폐지한다는 결정을 받아 그 결정이 2006. 9. 30. 확정되었고, 2006. 10. 2. 파산선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06하합52)를 받아 원고가 같은 날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다.

피고들은 이론테크놀로지의 근로자로 1년 이상 근무하다가 퇴직한 자들인바, 이론테크놀로지는 2006. 8. 25.경 피고 K, L, M, N, O, P, Q, R, S, T, U, W, X, Y, Z, AA, AB, AD, AE, AF이 퇴직하자 위 피고들에게, 2006. 9. 28.경 피고 B, C, D, E, F,G, H, I, J, V, AG, AH에게 서울남부지방법원의 퇴직금 청구 소송 결과 내지 서울지방노동청 관악지청의 체불금품확인원에 따라 위 피고들에게, 원고는 2009. 4.경 피고 AC, AI에게 이론테크놀로지가 '퇴직선급금'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금원도 임금에 포함시켜 퇴직금을 산정하여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제3호증, 제4호증의 1, 2, 제5호증의 1 내지 4, 제6, 7호증의 각 1, 2, 제9 내지 12호증, 제13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이론테크놀로지는 2000. 10.경 당시 근무하고 있던 피고 B, C, D, E, F, G, H, I, J, K, L와 사이에, 2001. 9.경 큐엠텔을 흡수합병하면서 큐엠텔의 직원이었던 피고 M, N, O, P, Q, R, S, T, U, V, W, X, Y, Z, AA, AB, AC, AD과 사이에, 2002.경 신규 입사자인 AE, AF, AG, AH, AI과 사이에 각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월 지급하는 임금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바, 이에 따라 이론테크놀로지가 피고들에게 각 연봉계약 체결일부터 퇴직일까지 매월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음에도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아니한다면 이론테크놀로지는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들에게 위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고, 다시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퇴직금 산정기준인 평균임금에 위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을 포함하여 퇴직금을 산정함으로써 초과 산정된 퇴직금 부분(이하 '퇴직금 증가분'이라 한다)을 지급하여 위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과 퇴직금 증가분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피고들은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위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과 퇴직금 증가분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위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은 임금으로 지급된 것일 뿐 실질적인 퇴직금의 지급이라 할 수 없으므로 부당이득반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은 제34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계속근로년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년수가 1년 미만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제3항 전문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조항의 "퇴직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축적하였다가 이를 기본적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가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니는 것이므로, 이러한 퇴직금의 지급청구권은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게 성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법 제34조 제3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법 제1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위와 같은 이유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법 제18조 소정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법 제18조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2)

이론테크놀로지와 피고들 사이의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재 여부

위에서 든 각 증거와 갑 제2호증의 1 내지 31(피고들은 이론테크놀로지의 강압 내지 회유에 의해 위 각 문서에 서명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제1심의 피고 L 일부본인신문결과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제8호증의 1 내지 6, 제14 내지 17호증, 제18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제1심의 피고 L 일부본인신문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02. 7. 5.부터 2002. 7. 10.까지 사이에 2000. 10.경 당시 근무하고 있던 피고 B, C, D, E, F, G, I, K와 이론테크놀로지 사이에 작성된 연봉계약서에 "연봉월할분 = [연봉 ÷ 12]로 산정하며, 매월 25일 1/12를 지 급합니다. 년월차수당, 휴일근무수당, 생리수당, 퇴직금 등은 상기 연봉에 포함합니다.퇴직금 또한 상기 연봉에 포함되었으며, 상기 연봉지급 기준에 의거 지급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위 피고들이 각 연봉계약서에 자필로 주민등록번호와 성명을 기재하고 서명까지 한 점, ② 2002. 7. 5.부터 2002. 7. 9.까지 사이에 2001. 9.경 흡수합병한 큐엠텔의 직원이었던 피고 M, N, O, P, Q, R, S, T, U, V, W, X, Y, Z, AA, AB, AC, AD 과 이론테크놀로지 사이에 작성된 연봉계약서에 "상기 연봉에는 퇴직금을 포함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위 피고들이 각 연봉계약서에 자필로 주민등록번호와 성명을 기재하고 서명까지 한 점, ③ 2002. 9. 13. 및 2002. 10. 7.에 피고 AE, AG, AH과 이론테크놀로지 사이에 작성된 연봉계약서에도 "연봉월할분 = [연봉 ÷ 12]로 산정하며, 매월 25일 1/12를 지급합니다. 퇴직금 또한 상기 연봉에 포함되었으며, 상기 연봉지급 기준에 의거 지급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위 피고들이 각 연봉계약서에 자필로 주민등록번호와 성명을 기재하고 서명까지 한 점, ④ 위 각 문서는 처분문서에 해당하는바,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 점, ⑤ 이론테크놀로지의 급여대장에는 피고들에게 급여, 중식대, 기타수당, 전월미지급금, 급여소급액, 휴일근무수당 등과 별도로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이 지급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들의 급여명세서에도 급여 이외에 '퇴직가지급금' 명목의 금원이 지급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바, 위 '퇴직선급금' 내지 '퇴직가지급금' 명목의 금원은 급여총계 내지 지급합계액의 1/13과 거의 일치하는 점, ⑥ 2000. 10.경 당시 근무하고 있던 피고 B, C, D, E, F, G, H, I, J, K, L와 이론테크놀로지 사이에 연봉계약서가 작성되지는 아니하였으나, 이론테크놀로지는 직원들에게 제시했던 연봉협상안(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된 것으로 하되 2 또는 3% 정도만 연봉을 추가로 인상하는 안)에 따라 위 피고들에게 연봉총액의 1/12씩을 매월 지급하여 왔는데, 위 피고들이 이를 수령하면서 이의제기를 한 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다가 위 법리를 보태어 보면, 이론테크놀로지와 피고들 사이에 연봉총액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하고, 임금과 구별되는 위 '퇴직선급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급여총액의 1/13로 특정되며, 위 '퇴직선급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연봉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어, 결국 이론테크놀로지와 피고들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위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제1심의 피고 L 일부본인신문결과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위 인정을 뒤집을 만한 증거가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위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과 퇴직금 증가분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기판력에 반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피고 B, C, D, E, F, G, H, I, J의 주장

위 피고들은 연봉에 포함된 퇴직금 지급이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를 상대로 퇴직금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았는바, 이 사건 연봉계약상 연봉액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거나 이를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이라고 볼 근거가 전혀 없다는 점이 확정판결에 의해 밝혀졌으므로, 이 사건 연봉액에 퇴직금이 포함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기판력에 반한다.

나.

피고 B, C, D, E, F, G, H, I의 주장에 대한 판단

전에 제기된 소와 후에 제기된 소의 소송물이 동일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후에 제기된 소의 소송물이 전에 제기된 소에서 확정된 법률관계와 모순되는 정반대의 사항을 소송물로 삼았다면 이러한 경우에는 전번 판결의 기판력이 후에 제기된 소에 미치는 것이지만,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에만 미치고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의 존부에까지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전의 소송에서 확정된 법률관계란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법률관계를 의미하는 것이지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4다55698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5호증의 1, 2, 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피고들이 원고(당시에는 정리회사 주식회사 이론테크놀로지였다)를 상대로 퇴직금지급 청구 소송(서울남부지방법원 2006가단45590)을 제기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은 사실, 위 확정판결에서 원고는 연봉제 시행에 따라 연봉액 중 1/13이 퇴직가지급금으로써 이미 지급되어 퇴직금중간정산이 이루어졌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고가 지급한 금원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고 위 연봉제 계약이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약정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이 배척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다가 위 법리를 보태어 보면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퇴직금 지급을 구하는 법률관계의 존부에 해당하는 퇴직금 증가분의 지급의무 여부에만 미치고,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인 원고가 선지급한 위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여부에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피고들의 위 주장은 퇴직금 증가분 부분에 한하여 이유 있다.

다.

피고 J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갑 제5호증의 1, 3, 4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퇴직금지급 청구 소송(서울남부지방법원 2006가소213816)을 제기하여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고,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7 제1항은 이행권고결정에 관하여 피고가 일정한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하거나 이의신청에 대한 각하결정이 확정된 때 또는 이의신청이 취하된 때에는 그 이행권고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확정판결에 대한 청구이의 이유를 변론이 종결된 뒤(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이 선고된 뒤)에 생긴 것으로 한정하고 있는 민사집행법 제44조 제2항과는 달리,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8 제3항은 이행권고결정에 대한 청구에 관한 이의의 주장에 관하여는 위 민사집행법 규정에 의한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 관하여는 그 결정 전에 생긴 사유도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에서 주장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위 소액사건심판법 규정들의 취지는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 확정판결이 가지는 효력 중 기판력을 제외한 나머지 효력인 집행력 및 법률요건적 효력 등의 부수적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고, 기판력까지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다34190 판결 참조). 따라서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 기판력이 있음을 전제로 한 위 피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피고 Z의 주장에 대한 판단

위 피고는, 퇴직금 등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원고에게 위임하여 정산하였고, 원고가 퇴직금 정산시 아무런 이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아니한 채 퇴직금을 지급하였는바, 그로부터 4년 이상 지난 후에 그 퇴직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고, 원고의 귀책사유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위 피고가 퇴직금을 수령한 이상 위 피고를 악의의 수익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론테크놀로지는 회사정리절차 폐지에 따른 직원 퇴직금 지급허가신청을 하여 파산법원의 허가를 득한 후 위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점, 원고는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 비로소 이론테크놀로지가 위 피고에게 선지급한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 및 퇴직금 증가분 상당의 금원이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론테크놀로지가 퇴직금 지급 채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위 피고에게 임의로 퇴직금을 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론테크놀로지가 퇴직금 지급채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위 피고에게 임의로 퇴직금을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한 위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부당이득반환의 범위

가.

피고 B, C, D, E, F, G, H, I

이론테크놀로지가 피고 B에게 7,419,000원, 피고 C에게 7,065,000원, 피고 D에게 6,185,000원, 피고 E에게 5,780,000원, 피고 F에게 8,679,000원, 피고 G에게 6,202,000원, 피고 H에게 6,062,000원, 피고 I에게 5,043,000원을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으로 선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0,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피고들은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위 각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위 피고들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주문 제1항 기재 각 일자부터 위 피고들이 각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선고일인 2012. 2. 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B, C, D, E, F, G, H, I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

이론테크놀로지가 위 피고들에게 선지급한 '퇴직선급금' 명목의 금원과 퇴직금 증가분 상당 금원의 합계액이 피고 J는 5,326,573원, 피고 K는 11,495,835원, 피고 L는 23,281,559원, 피고 M은 21,347,385원, 피고 N은 12,594,288원, 피고 O은 21,347,385원, 피고 P은 16,301,479원, 피고 Q는 16,269,579원, 피고 R은 13,060,947원, 피고 S은 16,057,626원, 피고 T은 12,441,029원, 피고 U는 18,658,543원, 피고 V은 8,715,375원, 피고 W는 18,192,023원, 피고 X은 17,752,301원, 피고 Y은 13,180,222원, 피고 Z은 9,845,863원, 피고 AA은 11,660,617원, 피고 AB은 14,306,436원, 피고 AC은 10,877,060원, 피고 AD은 14,610,285원, 피고 AE은 10,467,532원, 피고 AF은 6,433,132원, 피고 AG은 2,338,872원, 피고 AH은 5,381,380원, 피고 AI은 3,139,788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0,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피고들은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위 각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위 피고들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주문 제1항 기재 각 일자부터 위 피고들이 각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선고일인 2012. 2. 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위 각 인정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들에 대하여 원고에게 위 각 인정 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빈(재판장) 유석동 이순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