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피고인은 주식회사 F(2009. 2.경 주식회사 G로 상호변경됨, 이하 'F'라고 약칭함)의 명목상 대표이사에 불과하여 이 사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상법위반,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등 범행에 관여한 바가 없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H과 공모하여 위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량(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
피고인은 H의 지시에 따라 공정증서 작성에 관여하여 이 사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범행에 가담하였다. 이와 달리 피고인이 위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량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죄에 관하여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07년 추석 무렵 H이 같이 일하자고 제의하여 함께 일하게 되었는데 H이 진행하는 여러 일을 같이하는 것으로 제의를 받았고, 본격적으로 함께 일한 것은 2008. 2.경부터이며, H이 2008. 5.경 I로부터 F를 인수했다고 들었다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 또한 H이 진행하는 사업의 전반적인 상황은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F에서 자신과 H이 협의해서 의사결정을 하였고, 자금을 집행할 때는 자신과 H이 I의 허락을 받아서 H의 친동생인 M에게 지시하는 구도였다고 진술한 점, ③ F가 N, 이하 'N'라 약칭함)으로부터 K(이하 'K'라 약칭함)의 지분을 취득하기로 하면서 매매조건을 정한 2008. 8. 1.자 양해각서에 피고인이 직접 서명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H이 I에게 돈을 주어야 한다고 하여 그렇게 알고 위 양해각서에 서명하였고, F가 K의 지분을 취득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으므로, 피고인 또한 위 양해각서에 기하여 F에서 N 측에 지급할 금원이 F의 K 지분 취득과는 무관한 H의 개인적인 목적을 위한 자금 집행임을 알고 있었던 점, ④ 피고인은 또한 수사기관에서, 2008. 8. 29. 35억 원, 2008. 9. 3. 15억 원, 2008. 9. 10. 50억 원 등이 각 인출된 사실도 대강은 알고 있었고, 위 100억 원 또한 K의 지분을 취득한 점이 없음에도 회사 자금을 횡령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자신은 H의 지시로 F의 직원들에게는 F가 K의 지분을 취득함으로써 자원 관련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한 점, ⑤ H은 사채업자인 S로부터 34억 원을 빌려 2008. 7. 10.경 F의 BW발행을 완료하였고(전체 조달 자금은 130억 원가량), 2008. 8. 29.자 35억 원의 횡령금으로 S에 대한 위 차용금을 변제하였는데, F가 2008. 7. 8. 사채업자 S로부터 34억 원을 차용하는 금전소비대차계약서에 피고인 또한 채무자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의 인감도장이 날인되었으며(증거기록 2권 2,017~2,018쪽),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위 계약서에 자신이 서명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으므로, 피고인 또한 F가 사채업자 S에게 34억 원 및 이자를 변제해야 한다는 사정을 알았을 것이고, 또한 H은 원심 법정에서, 당시 I로부터 자금 요구가 심하였고, 피고인도 이를 알고 반대하기도 하였다(돈을 주지 말라는 취지)고 진술하였으므로, 피고인은 2008. 8. 1.자 양해각서에 기한 자금 유출이 사채업자에 대한 변제 및 I에 대한 자금 지급 등으로 사용될 것임을 용인하였고, 이후 대표이사로서 이를 사실상 방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2008. 8. 1.자 양해각서에 서명함으로써 향후 F의 회사 자금이 회사의 업무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용인하였고 이후 사실상 이를 방임한 것으로, 결국 이 사건 횡령 범행에 순차 가담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당심의 판단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인바(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도479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나(대법원 2000. 4. 7. 선고 2000도576 판결 등 참조), 반드시 사전에 치밀한 범행계획의 공모에까지 이를 필요는 없으며 공범자 각자가 공범자들 사이에 구성요건을 이루거나 구성요건에 본질적으로 관련된 행위를 분담한다는 상호이해가 있으면 충분하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6706 판결).
이 부분에 관하여 원심이 설시한 사실 및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O와 피고인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법인을 설립하고자 이메일을 주고받았고 이메일에서 O가 피고인을 'A부사장님'으로 호칭하였으며,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매주 월요일 직원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주재하고 매일 업무보고도 받았다고 진술하였으며, H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임원회의에 참여하였다고 진술한바, 피고인이 H에게 자신의 명의만 대여한 것이 아니라 F에서 임원으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담당하였고 F의 직원들도 그렇게 인식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O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과 M이 O에게 "K의 지분 취득을 위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것은 우리만 아는 보안이다. 회사 내부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되니 철저히 보안을 지켜라"라고 말하였으며, K의 가치평가를 위해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고 이러한 서류를 허위로 만들어내는 데 피고인이 관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도 H이 K 지분 취득을 명목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H의 친동생으로서 이 사건 횡령범행의 자금집행 등을 담당한 M은 원심법정에서 L에 24억 원을 송금한 것 및 N 한국지사의 설립 등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업무들에 대해 피고인이 당연히 H, I과 협의를 하였으리라 추측한다고 진술한 점, ④ H은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인이 H과 공동으로 경영권을 행사하였으며 피고인과 M이 자금을 집행하였고, H이 피고인과 협의를 거쳐 회사를 운영한 것이며 피고인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원심법정에서는 피고인이 회사의 경영 및 자금집행 등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여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번복하고 있으나, H은 원심법정에서 한 증언과 관련하여 위증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원심법정에서 증언 당시에 착각하였고 수사기관 조사 당시에는 협의하였다고 진술한 사실이 있다고 하며 위증혐의를 일부 자백하고 있는 점과 H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은 K 지분 취득에 관해 전혀 알지 못하였고, L에 대한 양해각서도 피고인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진술한 반면, 피고인은 H의 요청에 따라 양해각서 등의 서류에 대표이사로서 서명해 준 사실은 인정하고 있어 피고인과 진술이 엇갈리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H의 원심법정에서 한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횡령 범행에 가담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상법위반,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및 불실기재 공전자기록 등 행사죄에 관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F의 2008. 10. 8.자 유상증자는 가장납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고, 원심법정에서도 유상증자 당시 여러 가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130억 원이라는 거액의 유상증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유상증자의 납입을 위해 F가 사채업자 S(명의인 AT)로부터 130억 원을 빌리기로 하는 F의 2008. 10. 7.자 이사회 의사록에 F의 법인인감 및 피고인의 인감도장이 날인되어 있고, F가 2008. 10. 8. 사채업자 S로부터 130억 원을 빌리는 차용증에 피고인이 연대보증을 하고, 피고인의 인감도장이 날인되어 있으며, F와 피고인이 2008. 10. 8. AT에게 130억 원의 약속어음을 공증하는 공정증서에도 F의 법인인감 및 피고인의 인감도장이 날인되어 있어, 피고인이 자신의 인감도장이 날인되는 위와 같은 서류들의 존재나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직접 위 공정증서에 이름을 기재하고 서명한 것이라고 진술한 점, ③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F의 2008. 10. 8.자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서 신주를 배정받은 BD, BE는 피고인의 고등학교 동창인데, H이 자신에게 친한 친구들 이름을 빌려 오라고 하여 이들의 이름만 빌려 증자에 참여한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H도 수사기관에서 H이 피고인이 포함된 임원회의에서 임원들에게 가장납입 사실을 알리고 인수권자의 명단을 준비하라고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O는 수사기관에서 2008. 10. 8.자 유상증자를 준비하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요구를 받고 이에 대응하여 BK과 K 간의 석탄공급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하는데 피고인이 관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이 인정된다.
위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F의 2008. 10. 8.자 유상증자가 상장사의 투자 수익을 기대한 정상적인 투자자들의 납입이 아닌 사채업자로부터 빌린 돈을 차명으로 납입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정을 알면서, 대표이사로서 F의 2008. 10. 8.자 유상증자의 가장납입에 관여한 사실이 인정된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공증인가 법무법인 서정의 공정증서(2008년 제15082호)는 H이 운영하던 주식회사 AM의 직원인 BH이 채무자(F)를 대리하여 작성한 것인 점, ② BG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은 모르는 사람이고 위 공정증서를 작성할 때도 오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H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피고인에게 위 공정증서의 작성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반면에 M은 원심법정에서, 자신이 H의 지시를 받아 BH에게 위와 같은 공증을 하라고 지시한 것 같고, F의 법인인감, 인감증명서 등은 자신이 총괄하는 재경부에서 보관하고 있었으며, 피고인이 별도로 법인인감을 관리하거나 사용한 사실이 없고, 위 공정증서 작성에 있어 피고인이 위임장에 서명하고 법인인감을 날인하여 BH에게 준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고, H 또한 원심법정에 이르러서는 피고인에게 위 공정증서 작성을 지시한 바 없다고 진술하였으므로, H의 위 수사기관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의 가담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한 점, ④ 피고인이 F가 BG에게 지급한 합의금 16억 5,000만 원을 H과 주식회사 AM와 연대하여 F에 변제할 것을 약속하는 이행각서에 서명·무인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당시 I이 위 이행각서를 보여주면서 서명을 하라고 하여 서명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H 또한 원심법정에서 BG은 2009. 7.경 위 공정증서를 근거로 F의 계좌를 압류하였고, 당시 F를 운영하던 I, J 등은 이를 책임지라는 의미에서 H, 피고인에게 위 이행각서 작성을 요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위 이행각서에 서명·무인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최초 위 공정증서 작성에도 가담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각 증거들 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공정증서 작성과 관련된 배임행위에 가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그에 따른 판단은 정당하고,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F의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신의와 성실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여야 함에도 H의 횡령 범행에 가담하였고, 그 피해금액이 124억 원의 거액에 이르고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피고인은 130억 원가량의 유상증자 납입을 가장하여 F의 자본 충실을 해한 점, 피고인은 H의 횡령 및 상법위반 등 범행들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점 등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 있으나, 당시 F의 실질적인 의사결정권한은 H이 가지고 있었고 피고인은 F의 실제 사주 H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한 점, 자금 집행 또한 H의 지시를 받은 M에 의해 주로 이루어졌으며 피고인이 횡령 자금의 집행을 직접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은 가장납입과 관련하여서도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은 도로교통법위반 및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각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 외에는 범죄전력이 전혀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의 동기 및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량은 적정하다고 판단되고, 그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형식(재판장) 김관용 윤정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