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 5. E, 10. J, 11. K, 12. L, 14. N, 17. Q, 19. S, 28. AB, 29. AC, 30. AD, 32. AF, 43. AQ, 50. AX, 54. BB, 55. BC에게 원고별로 [별지 3]의 ‘전체 인용금액’ 칸 금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6. 21.부터 2013. 7. 9.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피고는 원고 2. B, 3. C, 35. AI, 36. AJ, 40. AN, 45. AS, 49. AW에게 원고별로 [별지 3]의 ‘전체 인용금액’ 칸 금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2. 18.부터 2020. 1. 17.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피고는 원고 1. A, 4. D, 6. F, 7. G, 8. H, 9. I, 13. M, 15. O, 16. P, 18. R, 20. T, 21. U, 22. V, 23. W, 24. X, 25. Y, 26. Z, 27. AA, 31. AE, 33. AG, 34. AH, 37. AK, 38. AL, 41. AO, 42. AP, 44. AR, 46. AT, 47. AU, 48. AV, 51. AY, 52. AZ, 53. BA에게 원고별로 [별지 3]의 ‘전체 인용금액’ 칸 금원 및 그중 ‘제1심 인용금액’ 칸 금원에 대하여 2013. 6. 21.부터 2013. 7. 9.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제2심 추가 인용금액’ 칸 금원에 대하여 2019. 12. 18.부터 2020. 1. 17.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 39. AM의 청구와 나머지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의 50%를 원고들이, 나머지를 피고가 각각 부담한다.
제1의 가., 나., 다.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BF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망 BG이 1970. 11. 13.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자살한 후 1970. 11. 27. 망 BG의 어머니 망 BH과 BU 주변 시장의 재단, 봉제 등 노동자들은 BV노동조합 BE지부(이하 ‘BE노조’)를 결성하고, 1970. 12. 8. 노동조합 설립을 신고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1977. 7. 22.경 BE노조가 운영하는 BD교실을 강제로 폐쇄하고 이에 항의하는 조합원들을 연행하는 방식으로 BE노조를 탄압하다가, 1981. 1. 6. BE노조를 강제로 해산하고 노동조합의 사무실까지 폐쇄하였다.
이후 조합원들의 BE노조 합법화를 위한 노력 끝에 결국 1988. 5. 2. 다시 노동조합 설립 신고가 수리되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2010. 6. 30.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졌고, 유죄판결을 받거나 해직된 일부 원고들은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이하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이하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하되, 필요한 경우 가지번호를 표시한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BE노조의 설립, 활동, 해산, 복구 과정에서 피고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원고들은 시기(時期)와 사건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불법행위를 구분하면서 원고별로 해당되는 사유를 구별하여 주장한다.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금 등을 받은 원고들에 대해서는 같은 법 제18조 제2항에 따라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관하여 재판상 화해 내지 부제소 합의가 성립되었으므로, 해당 원고들의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갑 제20, 23, 24 내지 27, 29 내지 3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1. A, 2. B, 3. C, 4. D, 6. F, 7. G, 13. M, 18. R, 21. U, 33. AG, 34. AH, 39. AM, 41. AO, 42. AP, 49. AW, 51. AY은 해당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일부 불법행위와 관련하여 유죄판결을 받거나 해직된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되어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금, 생활지원금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해당 원고들이 보상금 등을 받은 당시 시행된 구 민주화보상법 제18조 제2항(2000. 1. 12. 법률 제6123호로 제정되고 2015. 5. 18. 법률 제132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이 법에 의한 보상금 등의 지급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2014헌바180 등 사건에서 이 법률 조항의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효력은 이 사건과 같이 별도의 위헌제청신청 등은 하지 않았지만 당해 법률 또는 법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된 사건에까지 미치고(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다231625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은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만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본안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불법행위의 성립과 사유별 피해자의 인정)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유별로 불법행위의 성립 여부와 피해자로 인정되는 원고들을 판단한다(일부 원고들은 이 법원에서 불법행위 사유를 감축하거나 변경하였다).
1970년대 BE노조에 대한 일상적 감시와 시찰
㈎ 이 부분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원고는 다음과 같다.
㈏ 갑 제1, 3, 5, 10, 13, 15, 21 내지 24, 26 내지 3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BE노조의 설립 후 경찰, 중앙정보부 등의 정보기관과 근로감독관들이 BE노조가 북한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간부들의 동향을 파악하였고 이 부분 원고들은 당시 BE노조의 조합원이나 간부였던 것으로 보인다.
㈐ 그러나 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은폐되는 감시와 시찰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이 부분 원고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때와 장소가 구분되지 않고 단편적인 일화나 결과도 드러나지 않는 등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포괄적이어서 불법행위가 성립할 정도로 특정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부분은 별도의 불법행위로 평가하지 않되, 해당 원고들의 다른 불법행위 사유에 의한 손해배상에 참작하기로 한다.
1977. 7. 22. BD교실 폐쇄
㈎ 이 부분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원고는 다음과 같다.
㈏ 갑 제1, 3, 5, 10, 12, 15, 20, 22, 23, 24, 26 내지 30, 33 내지 40, 42, 44 내지 48, 52, 5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BU 주변의 봉제 등 노동자들은 대부분 여성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곧바로 공장에 취직하게 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공부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과 기회만 주어진다면 배움을 포기하지 않을 사람들이었다. 그에 따라 BE노조는 어렵게 장소를 구하여 중등과정 등을 교육하는 BD교실을 열었고 그에 대한 호응과 참여도는 높았다.
그런데 BE노조의 고문 겸 BD교실 실장이었던 망 BH이 BI 사건으로 구속된 BJ대학교 학생 BK의 재판에 참석하여 법정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 등으로 1977. 7. 22. 구속되자, 경찰은 이를 계기로 같은 날 BD교실을 완전히 봉쇄함으로써 노동자들의 BD교실 출입을 막았다.
이에 원고 1. A를 비롯한 BE노조 조합원 200여 명이 1977. 9. 9. BD교실 폐쇄에 항의하며 경찰의 저지를 뚫고 BD교실로의 진입을 시도하였고, 진입에 성공한 53명의 노동자들이 창문과 출입문을 막고 경찰과 대치하면서 BH의 석방 및 BD교실 반환 등을 외치며 농성하였다.
그러나 농성 참여자 53명은 전원 경찰서로 연행되어 고문 등 가혹행위를 받았고, 1977. 9. 10. 그중 39명은 석방되었으나 9명은 즉결심판에 회부되었으며 원고 1. A, 2. B, 27. AA, 42. AP, 51. AY은 구속되었다. 나머지 원고들(원고 14. N 제외)은 당시 농성에 참가하였다가 연행된 사람이거나 BE노조의 조합원이었다.
BD교실 강제 폐쇄에 대해서는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2010. 6. 30. 위법, 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이루어진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이라는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졌다.
㈐ 피고 산하 경찰이 근거 없이 BE노조의 BD교실을 강제로 폐쇄하고 출입을 봉쇄하며 이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을 탄압한 것은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서 이 부분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이다. 다만, 원고 14. N과 관련하여 증거로 제출된 갑 제10호증의 4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원고 14. N은 BD교실 폐쇄 후 BE노조의 조합원 활동을 시작하였다는 것이고 갑 제39호증의 2, 3, 4는 BE노조의 해산 후 1984년경의 노동조합 복구운동에 관한 자료이므로, 원고 14. N의 이 부분 주장은 인정되지 않는다.
1980. 12. 8. 노동조합 정화조치에 따른 불법구금
㈎ 이 부분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원고는 다음과 같다.
㈏ 갑 제1, 3, 10,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는 1980. 5. 17. 비상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1980. 5. 31.경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이하 ‘국보위’)를 설치한 후 부문별 사회정화사업을 추진하였다. 국보위는 피고 산하 노동청을 통하여 1980. 8. 20. 노동조합 내 비위・부조리가 현저한 각급 노동조합 간부를 정화하라는 내용의 ‘노동조합 정화지침’을 BL단체 및 산별노동조합 등에 하달하였다.
BE노조의 간부들도 정화 대상자로 분류된 가운데, ‘노동조합 정화지침’ 등에 따라 이 부분 원고들은 1980. 12. 8.경 합동수사본부 수사관들에 의해 구속영장도 없이 구속이유와 장소도 고지 받지 못한 채 강제로 연행되어 같은 달 20.까지 13일간 불법 구금되었으며, 구금된 상태에서 수사관들로부터 노동조합 탈퇴를 강요받으며 폭행당하였다.
위와 같은 불법 감금, 폭행에 대해서는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2010. 6. 30. 위법, 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이루어진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이라는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졌다.
㈐ 이는 이 부분 원고들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이므로, 불법행위이다.
1981. 1. 6. 노동조합 해산 및 1981. 1. 21. 노동조합 사무실 폐쇄
㈎ 이 부분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원고는 다음과 같다.
㈏ 갑 제1, 3 내지 6, 10, 12, 14, 15, 17, 19 내지 32, 35 내지 40, 42 내지 48, 50 내지 55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노동청의 ‘노동조합 정화조치’ 등에 따라 관할 관청은 1981. 1. 6. BE노조의 해산을 명하였고, 1981. 1. 21. 경찰들은 BF시장 옥상에 있던 BE노조 사무실의 집기와 장부 등을 들어내고 노동조합 사무실을 강제로 폐쇄하였다.
이 부분 원고들은 당시 BE노조의 조합원이었다.
노동조합 해산과 노동조합 사무실 폐쇄에 대해서는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2010. 6. 30. 위법, 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이루어진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이라는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졌다.
㈐ 피고가 뚜렷한 근거 없이 BE노조를 강제로 해산하여 이 부분 원고들의 노동기본권을 전면적으로 침해한 것은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서 불법행위이다.
1981. 1. 31. BM단체 농성 불법구금
㈎ 이 부분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원고는 다음과 같다.
㈏ 갑 제1, 3, 4, 6, 10, 14, 15, 25, 31, 3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BE노조의 조합원들은 1981. 1. 30. 서울 강남구 BW에 있는 BM단체 사무실에서 BE노조 강제해산 조치에 항의하는 농성을 하였다.
농성 다음 날인 1981. 1. 31. 농성 참여자 25명 전원이 경찰서로 연행되었고, 그 중 원고 4. D, 33. AG, 34. AH을 포함한 11명이 구속영장 없이 불법 구금되었다가 1981. 2. 5.에야 비로소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나머지 원고들(원고 2. B 제외)도 불법구금 상태에 있다가 1981. 2. 5. 석방되었다.
위와 같은 불법 구금에 대해서는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2010. 6. 30. 위법, 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이루어진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이라는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졌다.
㈐ 이 부분 원고들(원고 2. B 제외)을 불법 구금한 것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이므로, 피고의 불법행위이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원고 2. B은 당시 부상을 당하여 구금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달리 불법 구금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2. B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는다.
노동조합 회복운동 탄압
㈎ 이 부분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원고는 다음과 같다.
㈏ 갑 제1, 3, 7, 11, 18, 3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BE노조가 강제 해산된 후 조합원들이 여러 차례 합법성 쟁취대회를 개최하는 등 노동조합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 과정에서 일부 원고는 형사 처분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 그러나 이 부분 사유를 다른 불법행위 사유와 함께 주장하는 원고들의 경우(원고 39. AM, 45. AS이 제외된다) 노동조합 복구운동 탄압은 노동조합 강제 해산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서 복구 과정에서 원고들이 BE노조의 조합원에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별도의 불법행위로 평가하기 어렵고, 갑 제7, 10, 12, 17, 39호증 등 이 사건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노동조합 복구운동의 구체적인 탄압으로 드는 연행, 구금, 구타, 고문 등의 행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형사 처분 자체를 불법행위로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를 별도의 불법행위로 평가하지는 않되, 노동조합 복구운동은 다른 사유에 의한 불법행위와 관련이 있으므로 BE노조가 강제 해산되고 그 복구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던 점을 이 부분 원고들의 다른 불법행위 사유에 의한 손해배상에 참작하기로 한다.
㈑ 원고 39. AM, 45. AS은 이 부분 사유만을 불법행위로 주장하므로 이를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갑 제9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39. AM이 구체적으로 주장하는 불법행위 사유는 BE노조 위원장의 형사재판을 방청하다가 소동을 피우고 교도관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형사 처분을 받았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노동조합 복구운동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의 불법행위로 볼 수도 없다. 원고 39. AM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는다. 갑 제10호증의 17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45. AS은 노동조합 복구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경찰들에 의해 구타 등의 부당한 대우를 받고 해고까지 당하는 등의 고초를 받은 구체적인 사실이 진정성 있게 인정되므로, 원고 45. AS의 주장은 인정된다.
블랙리스트 작성, 배포, 관리를 통한 취업 방해
㈎ 이 부분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원고는 다음과 같다.
㈏ 갑 제1, 3, 8호증, 갑 제10호증의 19, 갑 제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산하의 경찰, 근로감독관 등이 1980년경 노동운동을 통제하기 위해 원고 20. T를 포함한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기재되어 있는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배포하여 대상자들의 취업을 방해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는 원고 20. T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이므로 불법행위이다. 원고 20. T와는 달리 원고 6. F, 18. R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시사하는 물증은 없다. 따라서 원고 6. F, 18. R에 대해 이를 별도의 불법행위로 평가하지는 않되, 갑 제26, 2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6. F, 18. R도 BE노조 조합원으로 활동하였다는 이유로 해고되고 취업에 지장을 받은 것으로 보이므로 당시의 사정을 원고 6. F, 18. R의 다른 불법행위 사유에 의한 손해배상에 참작하기로 한다.
종 합
원고별로 주장한 불법행위 사유 중 인정되거나 배척되는 불법행위 사유 그리고 참작 사유로만 반영되는 불법행위 사유는 [별지 2]와 같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피고의 불법행위는 1977년 또는 1981년경 종료되었고, 그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 제1항, 제2항, 구 예산회계법 제96조에 따라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5년, 원고들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이 경과하면 시효로 소멸하는데, 이 사건 소는 이를 경과하여 제기되었다는 것이다.
국가배상법 제8조,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1항, 제2항,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제1항[구 예산회계법(1989. 3. 31. 법률 제4102호로 전부개정되어 2006. 10. 4. 법률 제8050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6조 제2항, 제1항]에 따르면,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1항에 따른 주관적 기산점)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에 따른 객관적 기산점)로부터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됨이 원칙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2014헌바148 등 사건에서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 중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하였다.
헌법재판소 위헌결정 효력은 이 사건과 같이 별도의 위헌제청신청 등은 하지 않았지만 당해 법률 또는 법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된 사건에까지 미치므로, 이 사건에도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과 관련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에 따른 객관적 기산점을 기준으로 하는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고, 국가에 대한 금전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을 5년으로 규정한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구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 역시 이러한 객관적 기산점을 전제로 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다231625 판결 참조).
결국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하거나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에는 민법 제766조 제1항이 정한 주관적 기산점과 이를 기초로 한 소멸시효만이 적용될 수 있다. 원고들은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2) 1977. 7. 22. BD교실 폐쇄’ 등 일부 사건에 대해 내려진 진실규명 결정을 알게 된 때에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소는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진 2010. 6. 30.부터 기산해도 3년 내인 2012. 7. 2. 제기되었으므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위자료의 산정
피고의 불법행위로 원고들(불법행위 사유가 배척된 원고 39. AM 제외)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법원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연령·직업·사회적 지위, 재산 및 생활 상태,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피해자의 과실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에 가해자의 고의·과실의 정도, 가해 행위의 동기·원인, 가해자의 재산 상태·사회적 지위·연령, 사고 후의 가해자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 부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원칙에 부합한다(대법원 2009. 12. 4. 선고 2007다7714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불법행위 시와 변론종결 시 사이에 장기간 세월이 경과함으로써 위자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변론종결 시의 국민소득 수준이나 통화가치 등의 사정이 불법행위 시에 비하여 상당한 정도로 변동한 결과 그에 따라 이를 반영하는 위자료 액수 또한 현저한 증액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그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변론종결 당일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그 채무가 성립한 불법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즉시 지급함이 적절하다고 보이는 액수의 위자료에 대한 배상이 변론종결 시까지 장기간 지연된 사정을 참작하여 변론종결 시의 위자료 원금을 적절히 증액 산정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공무원들에 의하여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중대한 인권침해행위가 자행된 경우에는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억제·예방할 필요성 등도 그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중요한 참작 사유로 고려되어야 한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1234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3832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불법행위의 성격, 원고별로 인정되는 불법행위의 사유와 내용, 원고들이 겪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 경제적 궁핍, 일부 원고들이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금 등을 받은 사정, 유사한 국가배상판결에서의 위자료 인정 금액과의 형평성, 불법행위 당시로부터 상당한 정도로 변동된 국민소득 수준이나 통화가치, 불법행위가 일어난 시대적 상황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별지 3] ‘전체 인용금액’칸과 같이 원고별 위자료 액수를 정하고, 위자료 채무의 지연손해금은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변론종결 당일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한다.
위자료 채무의 지연손해금 비율은 ① 제1심에서 인용된 위자료([별지 3]의 ‘제1심 인용금액’ 칸 금원)에 대해서는 제1심판결과 같이 제1심의 변론종결일인 2013. 6. 21.부터 피고가 이행 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3. 7. 9.까지 민법에 따라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개정된 것) 부칙 제2조 제1항,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라 연 20%로 정하고, ② 이 법원에서 추가로 인용되는 위자료([별지 3]의 ‘제2심 추가 인용금액’칸 금원)에 대해서는 이 법원의 변론종결일인 2019. 12. 18.부터 피고가 이행 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 17.까지 민법에 따라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 부칙(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개정된 것) 부칙 제2조 제1항,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따라 연 20%로 정한다(원고 20. T, 34. AH, 41. AO, 42. AP, 44. AR은 이 법원에서 청구를 확장하였지만 별도의 청구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청구금액을 증액한 정도이다).
결 론
원고별 인용 여부 및 범위
피고는 인용금액에 변동이 없는 원고 5. E, 10. J, 11. K, 12. L, 14. N, 17. Q, 19. S, 28. AB, 29. AC, 30. AD, 32. AF, 43. AQ, 50. AX, 54. BB, 55. BC에게 원고별로 [별지 3]의 ‘전체 인용금액’ 칸 금원 및 이에 대하여 제1심 변론종결일인 2013. 6. 21.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3. 7. 9.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부분 원고들의 청구는 일부 인정되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피고는 제1심에서 인용금액이 인정되지 않았다가 이 법원에서 인용금액이 일부 인정된 원고 2. B, 3. C, 35. AI, 36. AJ, 40. AN, 45. AS, 49. AW에게 원고별로 [별지 3]의 ‘전체 인용금액’ 칸 금원 및 이에 대하여 이 법원의 변론종결일인 2019. 12. 18.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 17.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부분 원고들의 청구는 일부 인정되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피고는 이 법원에서 인용금액이 늘어난 원고 1. A, 4. D, 6. F, 7. G, 8. H, 9. I, 13. M, 15. O, 16. P, 18. R, 20. T, 21. U, 22. V, 23. W, 24. X, 25. Y, 26. Z, 27. AA, 31. AE, 33. AG, 34. AH, 37. AK, 38. AL, 41. AO, 42. AP, 44. AR, 46. AT, 47. AU, 48. AV, 51. AY, 52. AZ, 53. BA에게 원고별로 [별지 3]의 ‘전체 인용금액’ 칸 금원 및 그중 ‘제1심 인용금액’ 칸 금원에 대하여 제1심 변론종결일인 2013. 6. 21.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3. 7. 9.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제2심 추가 인용금액’ 칸 금원에 대하여 이 법원의 변론종결일인 2019. 12. 18.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 17.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부분 원고들의 청구도 일부 인정되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원고 39. AM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의 변경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이 달라 부당하다.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이되 일부 원고들이 이 법원에서 청구금액을 증액하거나 불법행위 사유를 감축 내지 변경한 점, 원고들의 소 중 일부는 제1심에서 각하되었으나 제1심에서 본안판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된 점(민사소송법 제418조), 이 사건을 일률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제1심판결을 전부 변경하는 것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제1심판결을 변경하였지만, (1)항 원고들의 인용금액에는 변동이 없고, (4)항 원고의 결론도 같다].
판사 윤승은(재판장) 황승태 이예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