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4. 11. 19. 선고 2013나2029132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8,274,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3. 1. 1.부터 2014. 11. 19.까지는 연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5은 원고가, 4/5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갑 제1,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2006. 4. 28.부터 2012. 12. 31.까지 피고의 채권추심인으로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사한 자로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닌 채권추심을 위한 위임계약에 해당하는바, 피고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원고에게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사실이 없고,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을 적용받지 않았으며, 원고가 수령한 보수는 채권 회수 실적에 따른 성과수수료일 뿐 고정급이나 기본급이 없어 그 액수가 채권추심인들 간 및 매 지급기간 별로 현격한 차이가 있으므로 임금이라고 볼 수 없고, 원고는 피고를 사업자로 한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으며, 피고는 원고의 수수료 등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을 뿐이므로,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는 없다.

3.

판단

가.

피고의 퇴직금 지급 의무 발생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5141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2호증의 1 내지 7, 갑 제6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32, 갑 제9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2006. 4. 26. 피고와 위촉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계약서에는 ① 원고는 성과수수료를 지급받는 자유직업소득자로서의 신분을 보유하고(제2조), ② 위촉계약의 효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하되, 원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피고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원고의 위촉업무 성과가 부진하거나 업무처리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계약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나, 피고의 경영상 사정으로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유가 발생한 경우나, 원고가 계약을 위반하여 위촉업무를 수행하는 등 계약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등의 사유가 발생한 때는 피고에 의하여 계약 해지가 가능하며(제4, 10조), ③ 업무 수행시간과 수행장소는 업무의 속성상 따로 정하지 않고 업무수행방법은 관계법령에 저촉되지 않도록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고, 원고의 관리 등이 부실하여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인정된 때에는 피고가 원고가 점유하고 있는 채권관계서류를 회수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하여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제5, 6조), ④ 성과수수료의 지급은 원고의 성과에 따라 피고가 정한 바에 따라 지급하되 종합과세신고는 원고가 직접 해야 하고(제8조), ⑤ 피고의 승낙 없이 제3자로 하여금 위촉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하며(제9조), ⑥ 원고는 계약 체결 당시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을 담보하기 위하여 재산세 또는 종합토지세 납부액이 일정 금액 이상인 자를 신원보증인으로 입보하거나 피고를 피보험자로 한 보험가액 3,000만 원의 신원보증보험에 가입하여 신원보증서 등의 관련서류를 계약체결일로부터 5일 이내에 피고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제13조)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2)

피고는 각 지점에 지점장을 두고 지점장 또는 팀장에 대한 업무연락 공문을 통하여 업무지침 등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였는데, 원고는 피고의 법인지점에 소속되어 근무하였다.

(3)

피고는 업무연락 공문을 통하여 '각 지점별 매출 책임액 부여', '비용절감을 위한전화료, 전기료 등 절감', 'PC 보안 강화', '하절기 복장 간소화 및 정상화', '출퇴근 시간 준수 철저', '생산성 향상 및 전문능력 배양을 위한 특별교육', '매출 극대화를 위한중점 실천사항', '출근시간 지각자 경위서 제출 통보', '성희롱 예방 교육 실시' 등의 업무지침을 전달하여 각 지점에서 시행되도록 하였다.

(4)

피고가 지점장 등에게 발송하는 업무연락 공문 중 일부는 원고와 같은 위촉직 채권추심인들을 대상으로 한정한 것이었는데, 피고는 원고와 같은 위촉직 중 평균매출이 기준에 미달하는 자들을 대상으로 보수교육을 실시할 것을 지시하고, 실적이 부진한 위촉자들에 대하여 지점장이 '육성 대상자'와 '해촉 대상자'로 구분하여 육성 대상자의 매출 목표를 작성하여 영업기획부로 제출하고 6개월 연속 매출 미달성자에 대하여는 집중관리를 지시하기도 하였으며, 위촉기간이 상당히 경과되었음에도 실적이 부진한 위촉직에 대하여는 직접 그 명단을 작성하여 해촉처리를 할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5)

원고는 피고의 지시에 따라 '공정채권추심법 및 채권추심가이드라인 교육', '성희롱 예방 교육' 등을 이수하고, '소프트웨어 불법 사용 제한의 건 업무연락 회람', 'PC 보안 강화의 건 업무연락 회람' 등을 열람하였다.

(6)

원고는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본인의 채권회수액에 대한 일정률의 수수료를 매달 15일 정기적으로 지급받았고, 급여 외 장기활동수당, 자격증수당 등을 추가로 지급받기도 하였다.

(7)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대하여는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직장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국민연금 등의 가입신고를 하지 않았다.

앞서 본 증거 및 인정사실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 업무를 취급하는 신용정보업자로서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개인신용정보 누출 방지 등 관련법령이 규정한 각종 규제를 받아야 하므로 그 업무담당자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 없이는 각종 행정상 또는 민·형사상 책임 부담의 가능성으로 비용이 급증할 우려가 있어 도급계약이나 위임계약상의 한정적인 제한만으로는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피고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고, 계약상으로나 실제상으로 피고에게 전속되어 피고의 업무만을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이며, 계약기간 또한 자동 갱신되어 계속성을 가졌던 점, ③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촉계약서에는 업무수행방법·금지사항·수수료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들이 해지사유로 되어 있으며, 최초 계약 시에는 피고의 손해를 배상할 담보로 신원보증인과 신원보증서를 요구하고 있는 점, ④ 피고는 지점장 또는 팀장을 대상으로 한 업무연락 공문에 기재된 출퇴근 시간, 하절기 복장 등과 관계된 지시사항 등은 원고와 같은 위촉직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원고는 법인지점에 소속되어 지점장 등의 관리 하에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보이고 특별히 원고가 위와 같은 피고의 지시사항 준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는 점, ⑤ 피고는 채권추심인들의 실적을 점검, 관리하면서 실적 부진자에 대하여는 명단을 별도로 작성하여 관리하고 지점장 등에게 해촉을 명하기도 하는 등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권한을 행사한 점, ⑥ 위와 같이 피고에 의하여 실적이 점검, 관리되고 계약 유지 여부가 좌우되는 상황에서 원고가 피고의 각종 지시나 교육을 거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⑦ 원고에게 따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으나 수수료는 매월 계산되어 다음 달 15일 정기적으로 지급되었는데, 이는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의 대가로 봄이 상당한 점, ⑧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인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았고, 피고가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원고에 대하여 4대 보험 가입신고를 하지 아니한 점 등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거나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정들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상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액수의 산정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2호증의 1 내지 7, 갑 제18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퇴직한 날 이전 3개월 간 지급받은 임금은 2012. 10. 15.자 1,654,050원, 2012. 11. 15.자 366,400원, 2012. 12. 15.자 143,223,140원의 합계 145,243,590원인 사실, 원고가 피고에 근무하면서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에 각 지급받은 연간 임금은 50,360,000원, 416,742,000원, 59,305,000원, 90,101,000원, 23,066,000원인데, 원고가 2012. 12. 15. 지급받은 월 임금 143,223,140원은 위 2007년, 2009년, 2010년, 2011년도에 각 지급받은 연간 임금액보다도 더 많은 사실, 원고가 2008. 9. 15. 지급받은 328,237,000원을 제외하고 6년 8개월의 근무기간 동안 원고가 지급받은 월 임금 중 최고액은 41,113,000원에 불과한 사실, 원고는 2012년 1년 동안 189,925,980원의 임금을 지급받았는데 그 중 2012. 12. 15. 지급받은 월 임금 143,223,140원이 약 3/4을 차지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퇴직한 날 이전 3개월 간 지급받은 임금은 원고가 전체 근로기간 동안 지급받은 통상적인 생활임금보다 현저하게 많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원고의 평균임금은 퇴직한 날 이전 3개월 간 지급받은 임금을 기초로 산정할 것이 아니라 원고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원고의 ① 퇴직 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 및 그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액, ② 퇴직 전 1년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 및 그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액, ③ 퇴직 전 2년간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 및 그에 기초한 1일 평균 임금액을 비교하면 아래표 기재와 같다(2012년도는 윤년으로 366일임, 계산의 편의상 원 미만은 버림).

앞서 본 법리를 기초로, 위 세 경우의 퇴직금 액수를 원고가 그 동안 매년 지급받은 임금액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퇴직 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은 물론 퇴직 전 1년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 역시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게 산정된 것이라 할 것이고, 퇴직 전 2년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액이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및 근로기준법이 정한 퇴직금 산정방식의취지 및 원고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액수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퇴직 전 2년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의 합계액 212,991,980원을 731일[= 366일(2012년도는 윤년임) + 365일]로 나눈 금액인 291,370원을 1일 평균임금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을 산정하면 58,274,000원(= 1일 평균임금 291,370원 × 30일 × [6년 + 8개월/12개월])이 된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58,274,000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다음날인 2013. 1. 1.부터 피고가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4. 11. 19.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민법이 정한 연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 중 위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현우 김동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