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각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
사실오인
피고인들이 피해자 E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하면서 투자금 명목으로 10억 원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위 투자금 대부분을 회사 운영비, 인건비 등에 실제로 사용하였고, 영화를 개봉하지 못한 이유는 '아바타', '드래곤 길들이기'와 같은 외국 영화가 '3D+3D'의 방식으로 제작됨으로 인해 피고인들이 제작하는 영화도 위 방식으로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제작기간이 더 소요되었기 때문이고, 피고인들에게 위 투자금을 편취할 범의가 없었으므로,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를 범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양형(각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양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의 증거들을 종합하여 ① L대학교 이사장이자 M회사를 운영하던 E은 2008. 6. 초순경 N호텔에서 열린 영화 'F'(이하 '이 사건 영화'라고 한다.) 시사회에 참석하였는데, 당시 그곳에서 피고인 B을 처음 만났고, 위 피고인으로부터 투자제안서를 받은 사실, ② 그 후 E은 2008. 6. 중순경 O호텔에서 열린 시사회에 자신을 대신하여 I을 참석하게 하였고, I은 위 시사회에서 피고인 B으로부터 'INFORMATION MEMORANDUM'을 건네받아 검토하였는데, 위 'INFORMATION MEMORANDUM'에는 2009년도부터 2013년도까지 5년간 위 영화의 예상되는 영업수익 합계액이 2,238,278,113불, 예상되는 영업비용 합계액은 808,655,778불이고, 위 영업수익 합계액에서 영업비용 합계액을 뺀 5년간 예상되는 영업이익 합계액은 1,429,622,335불로 기재되어 있었으나, 위 'INFORMATION MEMORANDUM'은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 한다.)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이고, 예상되는 영업수익을 뒷받침할 자료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 및 캐릭터들이 거둔 수익에 대한 인터넷 자료뿐인 사실, ③ E은 위와 같이 피고인 B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투자설명을 듣고 난 다음, 2008. 7. 1. ㈜D 사무실에서 피고인들에게 1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F 프로젝트 투자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계약서의 제1조(목적)에는 "투자금은 극장용 애니메이션 F 후반 제작비에 사용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④ 피고인들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송금 받은 10억 원을 투자계약서에 명시된 후반 제작비 이외에 밀린 ㈜D 직원들의 인건비, 기존 채무의 변제 등에 사용하였고, 한편, 피고인들은 모두 직원들의 임금을 연체하여 수회에 걸쳐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E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을 당시에도 같은 죄로 수사를 받고 있었으며, 직원 임금 및 4대 보험료 체납으로 ㈜D 법인계좌가 압류될 것을 염려하여 피고인 A의 개인계좌를 사용한 사실 등을 인정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들이 E에게 투자설명을 하면서 영화의 예상수익이 약 22억 불에 이르고, 영화제작이 약 90% 정도 완성되었다고 말하였지만, 그러한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공신력 있고 객관적인 근거가 전혀 없었던 점, ② 피고인들은 투자금을 영화의 후반 제작비에 사용하기로 하였으나, 투자금을 받자마자 기존 채무변제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 점, ③ 피고인들이 운영하던 ㈜D은 투자를 받을 당시 임금체불 등으로 법인계좌가 압류될 만큼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오히려 E에게 투자 위험이 없다고 말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은 이 사건 영화제작 사업 투자자금이 부족하여 매우 궁박한 상황에서 투자금을 유치할 목적으로 예상 제작기간, 실패가능성 등을 숨긴 채 지나치게 과장된 예상수익만을 부각시킨 사정이 보이므로 피고인들에게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범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4. 10. 21. 선고 94도2048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하게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더불어 앞서 거시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더라도, 피고인들은 이 사건 영화제작 사업 자금이 부족하여 매우 궁박한 상황에서 투자금을 유치할 목적으로 제작 기간 및 공정률, 실패가능성 등을 숨긴 채 지나치게 과장된 예상 수익만을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고, 같은 취지의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항소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B은 2008. 6.경 E에게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D에서 3D로 극장용 애니메이션 F이란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데 제작 공정이 현재 90%에 달하고 있으므로 후반 작업에 필요한 10억 원을 투자하면 늦어도 2009. 초순경에 이 영화를 개봉하여 2009. 6. 30.까지는 원금 10억 원을 상환하고, 개봉 후 5년간 영화 사업 및 캐릭터 사업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익금의 5%를 지급하겠다. 이 영화는 전 세계 60~80개국에서 개봉되며, 5년간 약 22억 불의 매출이 예상되는데 약 8억 불의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순이익으로 14억 불이 예상되므로 그 수익금의 5%를 지급할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기존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이미 해외투자로 충당하였고 후반 작업만 남겨둔 상태다. 후반 투자의 리스크는 전혀 없다."라고 하면서 이 사건 투자를 권유하였고, E은 위와 같은 투자 권유에 따라 피고인들과 이 사건 투자 계약을 체결하였다.
E이 피고인 B으로부터 이 사건 투자를 권유받으면서 수령한 투자제안서에는 '3. F 제작현황' 항목에 '전체 3D 그래픽 공정: 90% 완료'라고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들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E으로부터 이 사건 투자를 받을 당시 이 사건 영화의 제작 공정률이 일반 3D 기준 90%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 B은 경찰에서 "그러면 이건 계약 당시 왜 제작공정 90%에 달하고 있다면서 후반 편집작업에 필요한 금 10억 원을 투자하라고 하였는가요?"라는 질문에 "제 기억으로는 계약 당시는 쓰리디(3D)가 없었을 때였고 투디(2D)의 상태에서 실제로 90% 정도의 공정이 된 상태에서 나머지 10%만 추가 제작하면 완성품이 출시될 것으로 판단하고 그와 같은 조건을 제시하였던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한 사실이 있으며, 피고인 측이 제출한 'F 제작확인서(증 제6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영화의 제작 공정률에 관해 2013. 7.경 기준 '2D 제작 부분은 90% 이상으로 판단됨'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에 피고인들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투자를 받은 이후에도 이 사건 영화의 제작을 계속하여 왔던 점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들이 E으로부터 이 사건 투자를 받을 당시 이 사건 영화의 제작 공정률은 일반 3D 기준 90%에 미치지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E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들이 E에게 이 사건 투자만 이루어지면 이 사건 영화가 완성된다고 하여 이 사건 투자를 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고, 피고인들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E으로부터 이 사건 투자를 받을 당시 위 투자만 받으면 이 사건 영화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고 주장하나, ㉮ 이 사건 투자 과정에서 E의 대리인으로 활동한 I이 피고인 B으로부터 투자 관련 자료로 수령한 INFORMATION MEMORANDM상 '2. 2 프로젝트 개요 (1) 극장판 애니메이션' 항목에 '총 예산: 1편 120억 원(1,200만 USD) 1USD=1,000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 피고인 B은 수사기관에서 E으로부터 이 사건 투자를 받을 당시 이 사건 영화 총 제작비로 120억 원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이 사건 영화 제작 관련 기 투자받은 금원은 76억 원에 불과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로서는 E으로부터 10억 원을 투자받더라도 이 사건 영화를 완성할 수 없었고 34억 원 가량을 추가로 투자받아야만 했던 상황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은 E으로부터 이 사건 투자를 받을 당시 위 투자만으로는 이 사건 영화를 완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해 피고인들 및 변호인은 부족한 제작비용은 이 사건 영화 선판매 등을 통해 마련하려고 하였고, 이에 관해 E에게 말하기도 하였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E의 원심 법정에서의 증언에 의하면 E이 피고인들로부터 이 사건 영화 선판매나 캐릭터 세일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내용의 말을 들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인들이 E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 취지는 부족한 제작비용의 마련 방안을 말한 것이 아니라 투자금의 상환 방안을 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피고인 B 역시 경찰에서 이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검사 및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검사와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함께 본다.
피고인들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영화제작 자체는 진정하게 추진된 것으로 보이고 현재 영화의 제작이 상당한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이 현재까지 이 사건 영화 제작을 완료하지 못한 데에는 2008.경부터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제위기에 따라 투자환경이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추가투자를 받지 못한 데에도 일정 부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은 편취한 돈 중 1억 원을 당심 이전에 E에게 변제하였고, 2013. 9. 24. 2억 원을, 2013. 10. 30. 5,000만 원을 피해자 H(E의 처)에게 각기 공탁한 점, E도 피고인들의 말과 피고인들이 제시한 자료만을 맹신한 나머지 이 사건 투자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특히 피고인 A은 ㈜D의 대표이사로서 주로 행정적인 일을 맡아 보았을 뿐이고 이 사건 투자금 유치에는 공범으로서 소극적으로 가담한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그러나 이 사건 편취액이 10억 원으로 매우 크고, E으로부터 10억 원을 편취한 후로 5년 이상이 경과하였음에도 이 사건 영화의 제작이 완료되었다거나 적어도 진전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며, 피해 회복도 일부(3억 5,000만 원)에 그친 점, 피고인들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면서 편취 범의를 다투고 있는 점, 특히 피고인 B의 경우 ㈜D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이 사건 범행에 있어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위와 같은 정상들과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경력,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 B에 대하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되고, 피고인 A에 대하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B에 대한 검사의 항소 및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