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는 제1심에서 ① 형사사건 판결로 유죄가 인정된 피고의 불법행위(2005. 6. 7.부터 2011. 2. 18.까지 원고 회사 자금 총 2,839,000,000원을 횡령한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 청구, ② 피고의 2003. 6. 30.부터 2005. 3. 17.까지의 하도급대금 지급 명목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청구, ③ 피고의 2006. 2. 17.자 토지대금 지급 명목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청구, ④ 피고의 2008. 1. 22.자 퇴직금 명목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청구, ⑤ 피고의 2009. 2. 12.자 공사미수금 상당액 편취로 인한 손해배상금 청구, ⑥ 피고의 2005. 6 27.자 차용금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청구를 하였는데, 제1심법원은 ①, ②, ③, ⑥ 청구 중 일부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만이 제1심판결 중 ④ 청구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다. 따라서 위 ① 내지 ③ 청구 및 ⑤, ⑥ 청구는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된다.
인정사실
당사자 관계
원고의 단독주주 겸 대표이사인 C(개명 전 이름 V)의 동생인 피고는 1999년경부터 2011. 8. 25.경까지 원고의 사장으로 근무하면서, C으로부터 원고의 운영 및 관리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원고의 영업 및 자금관리 등 제반업무를 실질적으로 집행하여 왔고(그러나 C은 원고의 주요 업무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보고를 받고 그에 대한 최종결재권을 행사하였다), W, J, X, Y 등(이하 '임원들'이라 한다)이 원고의 이사 및 현장소장으로 각 근무하였다.
이 사건 퇴직신탁예치금의 적립 및 퇴직금의 중간정산 경과
원고는 1999. 7.경부터 2001. 10.경까지 서울 강동구 Z 아파트의 신축사업을 시행하여 전 세대를 분양함으로써 큰 수익을 얻었고, 이후 2002. 3.경부터 2004. 6.경까지 AA, AB 지상에 AC 아파트의 신축사업을 진행하면서 흑자가 예상되자 이로 인한 수익금으로 임원 및 사원의 퇴직금추정금액 합계 536,403,832원을 은행에 예치하기로 하였다.
이에 피고 및 임원들은 1999. 1. 1. 제정된 원고의 임원퇴직급여규정 및 사원퇴직급여규정을 2003. 9. 1.자로 개정하고, 개정된 위 임원퇴직급여규정(이하 '이 사건 임원퇴직급여규정'이라고 한다) 및 사원퇴직급여규정에 따라 2003. 12. 31. 기준 임원 및 사원 퇴직금 추정금액인 536,403,832원을 그 무렵 주식회사 국민은행 천호지점에 퇴직신탁예치금(이하 '이 사건 퇴직신탁예치금'이라고 한다)으로 예치하였다.
원고는 2005. 12.경부터 2007. 12.경까지 충남 당진군 AD, AE 일대 지상에 AF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의 신축사업을 시행하였는데, 244세대 중 약 72세대가 미분양되는 등 분양이 저조하여 자금사정이 어려워졌고, 이에 피고 및 임원들은 2007. 12. 31.자로 임원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고 이 사건 퇴직신탁예치금을 해지하여 원고의 사업자금으로 사용하는 대신, 피고 및 임원들에게는 이 사건 아파트 중 미분양된 세대를 각 대물로 지급하기로 하고, 임원들이 대물로 받은 아파트를 제3자에게 처분하면 그 대금을 퇴직금 중간정산금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위 합의에 따라 원고는 2008. 1. 22. 해지한 이 사건 퇴직신탁예치금과 원고의 운영자금 중 일부를 합하여 C, 피고 및 임원들에게 2007. 12. 31. 기준으로 정산한 중간퇴직금(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금액)을 각 송금하였는데, 그 중 C 계좌로 송금된 금액은 125,562,370원, 피고 계좌로 송금된 금액은 110,441,460원이다.
C, 피고 및 임원들은 2008. 1. 22.에서 같은 달 24. 사이에 위 각 지급받은 퇴직금 또는 그 퇴직금에 일부를 추가투입금으로 더한 금원을 다시 원고의 법인계좌로 송금하였고, 피고 및 임원들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 중 미분양된 세대를 각 받았다가 위 각 미분양 세대가 분양되어 분양대금이 원고에게 입금되면 순차적으로 위 퇴직금 및 추가투입금 상당액을 각 수령하였다.
관련 사건의 경과
원고는 수령하여야 할 기존 퇴직금을 초과하여 중간퇴직금을 수령함으로써 초과수령액 상당을 횡령하였다는 혐의로 피고 및 임원들을 고소하였으나 담당 검사는 2014. 11. 28.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 결정을 하였다.
관련 규정 등
2003. 9. 1.자로 개정된 이 사건 임원퇴직급여규정, 원고의 정관, 상법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내지 9, 15, 23, 24, 27호증, 을 제1, 3 내지 6, 9 내지 11, 12, 14, 17 내지 21(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임원의 퇴직금을 3배로 상향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이 사건 임원퇴직급여규정은 원고의 정관에 위반하여 주주총회 결의 없이 변경된 것이므로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규정에는 퇴직금의 중간정산에 관한 내용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또한 피고 및 임원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근로기준법 제34조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의 중간정산이 허용되지 않으며 퇴직신탁계약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대상도 아니다. 원고가 임원의 보수 또는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 지급 및 퇴직금의 중간정산에 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친 사실도 없다.
그럼에도 피고 및 임원들은 원고의 대주주 겸 대표이사 C에게 보고하거나 주주총회를 거침이 없이 원고의 이익금 중 536,403,832원을 이 사건 퇴직신탁예치금으로 적립하는 불법행위를 하였고, 퇴직하지도 않은 채 2008. 1. 22. 이 사건 퇴직신탁예치금을 해지하여 피고 및 임원들에게 기존 퇴직금의 3배나 많은 액수의 중간퇴직금을 지급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는 73,451,640원(= 110,441,460원 - 위 규정의 개정 전 기준 퇴직금 36,989,820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더 지급받아 횡령하였다.
설령 피고의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임원퇴직급여규정은 개정된 적이 없음에도 피고는 효력이 없는 이 사건 임원퇴직급여규정에 따라 3배의 지급률을 적용한 퇴직금을 수령함으로써 원래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을 훨씬 초과한 금액을 받았으므로, 원고에게 이로 인한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내지 부당이득반환으로서 원고에게 위 초과수령액 73,451,64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2008. 1. 22.자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73,451,640원 청구에 관하여
주식회사에 있어서 회사가 설립된 이후 총 주식을 한 사람이 소유하게 된 이른바 1인 회사의 경우에는 그 주주가 유일한 주주로서 주주총회에 출석하면 전원 총회로서 성립하고 그 주주의 의사대로 결의가 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실제로 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었다 하더라도 그 1인 주주에 의하여 의결이 있었던 것으로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지 아니한 경우라도 증거에 의하여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실질적으로 1인 회사인 주식회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가 있거나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된 적은 없으나 위 규정에 따른 퇴직금이 사실상 1인 회사의 실질적 1인 주주의 결재·승인을 거쳐 관행적으로 지급되었다면 위 규정에 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참조).
갑 제1호증의 1 내지 4, 갑 제2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임원퇴직급여규정의 개정 과정에서 작성된 기안용지(갑 제24호증)에 C의 서명이 없는 사실, 피고가 원고의 운영난을 이유로 중간퇴직금을 수령하여 이를 다시 원고 법인계좌로 입금한 무렵에도 C의 가수금을 반제하는 것처럼 인출하여 임의 소비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 자금을 횡령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앞서 든 사실관계나 갑 제25, 26, 29 내지 3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예치금의 적립이나 중간퇴직금의 지급이 법령 또는 원고의 정관에 위배되는 것이라거나 그 과정에 피고가 불법적으로 관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피고가 중간퇴직금 명목으로 수령한 금원이 횡령 등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C은 원고의 대표이사 및 실질적 단독주주로서 피고로부터 원고의 주요 업무를 모두 보고받고 이를 승인하는 등으로 원고의 자금지출 및 그 내역에 관하여 대부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주요 업무는 실질적 단독주주인 C과 피고의 협의를 통해 결정되었다.
주주총회의사록, 이사회의사록 등은 원고의 직원 AG 등이 위 의사 결정 내용에 따라 사후적으로 작성한 것일 뿐 원고의 설립 이후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가 실제로 개최된 적은 없었다.
C은 원고의 주요 업무에 관한 사실상 최종결재권자였으므로 이 사건 임원퇴직급여규정의 개정 과정이나 위 규정에 따라 퇴직금 추정금액인 약 5억 원 이상의 금액을 예치하는 과정과 그 금원의 지출용도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 규정의 개정 과정에 작성된 기안용지(갑 제24호증)에는 부동문자로 피고 및 임원들의 서명란이 있을 뿐 C의 서명란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으나, 원고가 C이 결재하였다고 인정하는 취업규칙(갑 제32호증)에도 C의 서명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C은 상당 부분의 업무지시나 승인을 피고에게 구두로 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위 기안용지(갑 제24호증)에 C의 서명이 없다는 점만으로 C이 위 규정의 개정과정 등을 알지 못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그뿐만 아니라 C도 피고 및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퇴직신탁예치금 해지에 따라 2008. 1. 22.경 퇴직금 명목으로 125,562,370원을 지급받았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 퇴직급여규정은 C의 의사에 따라 개정된 것이거나 적어도 C이 그와 같이 퇴직급여규정이 개정된 사실을 알면서 이를 추인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임원퇴직급여규정은 원고의 연속적인 사업 성공으로 자금 사정이 여유로웠던 2003년경 개정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당시 원고의 재정 상태에 비추어 볼 때 퇴직금을 3배로 증가시키는 것만으로는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는 불법행위라고 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C 역시 이를 승인하여 앞서 본 것과 같이 그 취지에 따른 주주총회 의사록이 작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법인이 퇴직급여충당금 명목으로 돈을 외부에 예치했을 때에는 회계처리상 비용으로 인정되는바(법인세법 제33조 참조), 이처럼 회계처리상 원고의 이익이 될 수 있는 2003년의 이 사건 퇴직신탁예치금 예치행위가 원고에게 손해를 가한 불법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C이 중간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공인회계사 AH 등 회계감사반의 원고 2003년, 2007년 내지 2009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각 감사보고서(을 제1호증의 1 내지 3, 을 제10호증)에 의하면 이 사건 퇴직신탁예치금의 적립사실, 위 예치금을 인출하여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 및 그 수액 등이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바, C은 원고의 대표이사이자 실질적 단독주주로서 위 각 감사보고서를 열람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C이 피고의 다른 비위행위가 발견되기까지 피고의 중간퇴직금의 지급과 관련하여 이의를 제기한바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C은 위와 같은 퇴직금의 중간 정산에 대하여 승인하였거나 적어도 이를 알면서 추인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 및 임원들은,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분양률 저조로 인한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자 이 사건 퇴직신탁예치금을 해지하여 그 예치금을 사업자금으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고, 이에 따라 피고 및 임원들은 지급받은 퇴직금을 반환하는 한편 추가 투입금 명목으로 일부 돈을 더하여 원고에게 지급하고 이 사건 아파트의 미분양 세대 중 일부를 대물로 변제받음으로써 위 예치금과 추가투입금 상당액을 원고 사업자금으로 사용하게 하였던 것인바, 이는 원고의 긴급한 운영자금 조달의 방편으로 보인다.
또한 임원들은 대물로 변제받은 위 미분양 세대를 자신들이 분양할 때마다 그 분양대금으로 원고로부터 퇴직금 및 추가투입금을 반환받게 된 것인바, 이와 같은 경위로 임원들이 퇴직금을 받게 된 것은 원고의 미분양 세대를 분양하기 위한 사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취하게 된 방법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처럼 원고의 자금 상황이 어려움에도 피고가 임원들과 공모하여 이 사건 퇴직신탁예치금을 부당하게 해지하고 중간퇴직금을 정산하여 횡령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편 원고와 같은 주식회사가 임원을 위하여 퇴직금을 신탁하는 것이나 중간 정산하여 지급하는 것은 사적 자치의 영역에 해당하고(다만 주주총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의 준수가 요구될 수 있을 뿐이다), 피고 및 임원들이 근로기준법 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여 위 신탁이나 중간정산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2008. 1. 22.자 부당이득금 73,451,640원 반환 청구에 관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인회계사 AH 등 회계감사반의 원고 2003년도 및 2007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각 감사보고서에 의하면 원고의 2003년 퇴직급여충당금은 536,403,832원, 2007년 퇴직급여충당금은 1,003,123,586원인데, AH가 원고의 재무제표를 감사할 당시 임원 및 사원퇴직급여규정에 따라 그 금액을 확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앞서 본 것과 같이 C은 원고의 실질적 단독주주로서 이 사건 임원퇴직급여규정의 개정을 승인하였던 점, ③ 기타 앞서 인정한 각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개정된 이 사건 임원퇴직급여규정은 적법・유효하고, 그에 따라 피고가 위 돈을 퇴직금 명목으로 수령한 것은 정당하므로, 위 임원퇴직급여규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이 사건 청구 중 2008. 1. 22.자 퇴직금 명목 73,451,640원의 횡령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금 청구 내지 같은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해당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용석(재판장) 문주형 함윤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