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4. 11. 28. 선고 2014나21009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7. 10. 24.경부터 2009. 9. 24.경까지 피고의 이사로 재직하고, 2009. 9. 25.경부터 2012. 3. 29.경 임기만료로 퇴임할 때까지 피고의 상무이사로 재직하면서, 피고의 업무 전반을 관리·감독하였다.

나.

피고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38조 제1항에 의하여 소비자 피해보상을 위한 공제사업 및 소비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공익사업 등을 위하여 설립된 법인으로 설립 및 정관에 관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하고(같은 법 제40조, 같은 법 시행령 제45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한편(같은 법 제41조), 업무와 회계 등에 관하여 감독 및 시정명령, 임직원에 대한 징계·해임 요구 등을 받는다(같은 법 제39조).

다.

원고는 다음과 같은 범죄사실로 2013. 7. 24.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업무상횡령죄 등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00시간의 유죄판결을 선고(2013고단2249)받고, 이에 항소하였으나 2013. 10. 18. 같은 법원에서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2013노2526)받았으며, 이에 상고하였으나 2014. 1. 10. 상고를 취하함으로써 그 판결(이하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이 확정되었다.

라.

피고의 정관 및 임원퇴직금규정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26, 12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2007. 10. 24.부터 피고의 이사로 근무하다가 2012. 3. 29. 임기만료로 퇴직하였는바, 이는 임원퇴직금규정 제2조 제2호의 퇴직금지급사유인 '임기만료로 인한 퇴직'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규정 제3조의 일반퇴직금 및 제5조의 가산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피고의 정관 제39조에서 정한 당연퇴직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가사 원고에게 당연퇴직사유가 있더라도 해고의 의사표시가 없었던 이상 피고와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임기만료시까지 소멸하지 아니한다.

3)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은 실제로 임원의 해임사유를 규정한 것이고, 제2, 3항은 해임절차를 규정한 것으로 그에 따라 해임발의 및 의결이 있어야 되며, 이러한 절차가 필요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당연퇴직 또는 해임에 대한 피고의 의사표시가 있어야만 비로소 퇴직된다. 임원퇴직금규정 제2조는 당연퇴직을 포함한 모든 퇴직사유에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4)

원고가 임기만료 전에 당연퇴직되었더라도 피고는 그때까지 발생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재직기간 동안 피고의 전도금, 법인카드를 임의 사용하여 법인 자금을 횡령하는 등 피고에 현저한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고, 그 일부에 관하여 이 사건 형사판결로 집행유예의 형을 선고받아 피고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따라서 원고는 임기만료 전에 이미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 제2호, 제3호에 의하여 피고에서 당연퇴직되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당연퇴직은 임원퇴직금규정 제2조의 퇴직금지급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판단

가.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

갑 제1, 10호증, 을 제38, 39, 43, 47, 49, 8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07. 10. 24.경부터 2009. 9. 24.경까지는 피고의 이사로, 2009. 9. 25.경부터 2012. 3. 29.경까지는 피고의 상무이사로 각 재직하였는바, 그 재직기간 동안 이사장이었던 O(2005. 4. 22.~2008. 4. 4.), P(2008. 4. 4.~2010. 4. 4.), Q(2010. 4. 8.~2011. 10. 19.), R(2012. 2. 15.~현재)을 제외하면 원고가 피고의 유일한 등기이사이자 상근이사였던 점, ② 피고의 정관 제20조 제1항은 이사회의 권한으로 '조합의 사업계획 기타 업무운영 및 관리에 관한 기본 방침, 예산안에 관한 사항, 차입금에 관한 사항, 이사장, 감사, 상근이사 및 이사사의 추천에 관한 사항'등을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이사회는 이사장의 권한에 속하는 중요사항을 의결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는 이사로서 이사회에 출석하여 피고 업무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었고, 이사장의 중요 직무에 관하여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점, ③ 원고는 그 재직기간 동안 피고의 업무 전반을 관리, 감독하였고, 피고의 입출금을 관리하는 총무재경팀의 업무에 전결권을 행사하는 등 피고의 자금을 관리하였으며, 특히 전도금에 관하여 이사장의 관여 없이 최종 결재권을 행사하였던 점[원고도 2012. 11. 27. 경찰 및 2013. 4. 15. 검찰에서 '자신이 피고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였으며 피고의 이사장님을 모시고 총무재경팀 관리까지 전부 하였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다(을 제112, 116호증)], ④ 피고의 정관 제34조 제2항은 '상근이사는 이사장을 보좌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이사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의 업무를 분장할 수 있으며, 이사장이 사고가 있을 때에는 상근이사 중 선임자가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르면 원고는 경우에 따라 피고의 업무를 분장할 수 있고 이사장 궐위시 그 직무를 대행할 수도 있는 지위에 있었고, 실제로 2011. 10. 19.부터 2012. 2. 15.까지 이사장의 직무를 대행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등기이사로서 피고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아 업무를 처리하여 왔다고 봄이 타당하고, 달리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무한 근로자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

원고의 임기만료 전 당연퇴직 여부

1)

우선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이 해임사유를 규정한 것에 불과한지 살펴본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무엇보다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의 문언상 이 조항이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한 것임이 명백한 점, ② 피고의 정관 제26조가 제1, 2항에서 이사 해임의 발의 및 의결 요건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이사의 해임사유에 관하여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이사의 해임"이라는 표제를 달고 있는 반면, 피고의 정관 제39조가 제2, 3항에서 이와 유사하게 임원 해임의 발의 및 의결 요건에 관하여 규정하고 제1항에서는 그와 이질적인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하면서 "임원의 해임 등"이라는 표제를 달고 있는 점, ③ 법인과 이사의 법률관계는 신뢰를 기초로 한 위임 유사의 관계이고 위임계약은 원래 쌍방 누구나 정당한 이유 없이도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으며(민법 제689조 제1항, 대법원 2014. 1. 17.자 2013마1801 결정 등 참조), 이에 따라 피고의 정관 제26조도 "이사의 해임"에 관하여 이사의 해임절차만 규정하고 그 해임사유에 관하여는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는바, 피고의 정관 제39조가 이와 달리 임원(이사장과 상근이사)의 해임사유를 별도로 규정할 이유가 없는 점, ④ 민법 제690조는 위임의 경우 당사자 한쪽의 사망, 파산, 수임인의 성년후견개시(2011. 3. 7. 법률 제10429호로 개정되기 전의 민법에서는 금치산선고)로 인하여 당연 종료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 제1호의 당연퇴직사유인 '심신상실 등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는 위 민법상 위임종료사유인 성년후견개시(금치산선고)와 유사한 사유인 점, ⑤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의 당연퇴직사유들은 임원이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피고에게 유무형적 손해를 입혀 위임의 기초인 신뢰관계가 훼손된 사유들에 해당하는 점, ⑥ 피고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설립되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소비자보호 등의 공익적 성격이 강하고 게다가 피고의 정관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까지 받는 점 등에 더하여, 민법 제690조는 임의규정으로 당사자 사이의 약정에 의하여 당연 종료사유를 추가로 정할 수 있고, 위임 해지의 경우 당사자의 약정에 의하여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자동으로 해지되도록 정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의 당연퇴직사유는 이러한 위임의 당연종료사유나 자동해지사유를 규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이러한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하는 이상 원고는 피고의 의사표시 없이도 피고로부터 당연퇴직된다고 할 것이다.

2)

그렇다면 원고의 임기만료 전에 피고가 주장하는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하였는지 살펴본다.

가)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 제3호의 당연퇴직사유 발생 여부에 관하여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형사판결은 원고가 피고에서 퇴임한 이후 비로소 제1심 판결이 선고되었으므로 원고의 임기만료 전에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 제3호의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 제2호의 당연퇴직사유 발생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재직기간 중인 2008. 2. 9.경부터 2011. 2. 중순경까지 업무상횡령 등으로 피고에게 합계 69,199,644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고 그로 인하여 유죄의 확정판결인 이 사건 형사판결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에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가 2008. 1.경부터 2011. 12. 30.경까지 피고에게 226,322,484원 상당의 추가 손해(단, 이 사건 형사판결 범죄사실 1.의 가.항 26,268,594원 및 2.의 다.항 5,000,000원은 위 추가 손해와 중복됨)를 가하였거나 적어도 위 226,322,484원 상당에 근접하는 추가 손해를 가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임기만료일인 2012. 3. 29. 이전에 이미 피고에게 현저한 재산상 손해를 가함으로써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적어도 위 2011. 2. 중순경 또는 2011. 12. 30.경에는 피고에서 당연퇴직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설령 226,322,484원 상당의 추가 손해 또는 이에 근접하는 추가 손해의 발생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이 사건 형사판결에서 확정된 손해의 발생만으로도 그 액수가 수천만 원에 달하고, 형사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손해의 발생 여부가 확연해진 점, 피고의 공익적 성격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 제2호의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①

피고는 '원고가 전도금에 관한 최종 결재권자로서 그 사용내역 및 증빙서류를 확인할 의무가 있음에도, 2009년경 지출된 46,300,000원 상당의 전도금에 관한 증빙서류를 폐기(이 사건 형사판결 범죄사실 3.항과 같다)하고, 나아가 2010. 7. 내지 2010. 12.경 및 2011. 3. 내지 2011. 8.경까지 지출한 40,871,380원 상당의 전도금에 관하여 그 정산서에 허위 영수증을 첨부하거나 아무런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함으로써, 피고에게 합계 87,171,380원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을 제11 내지 22, 31 내지 37호증의 각 기재 및 G, N, S의 각 경찰 및 검찰에서의 진술(을 제38, 39, 40 내지 47, 49호증)이 이에 부합하며, 특히 원고는 2013. 3. 8. 경찰 조사에서 위 40,871,380원 상당의 전도금정산서에 허위 영수증이 첨부되거나 증빙서류가 없음을 확인하였는지 묻는 질문에 "예, 제가 열람하여 확인한 것이 맞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을 제48호증).

②

또한 피고는 '원고가 2008. 1.경부터 2011. 12. 30.경까지 피고의 업무추진용 법인카드로 업무와 관련 없이 139,151,104원을 사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을 제7, 66 내지 75호증의 각 기재, N, F, S의 각 경찰진술(을 제39, 40, 77, 78, 79호증)이 이에 부합하며, 특히 원고는 2013. 3. 8. 경찰 조사, 2013. 3. 15. 및 2013. 4. 23. 각 검찰 조사에서 위 139,151,104원 중 일부 지출액에 대하여는 피고의 업무와 무관하게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음을 인정하기도 하였다(을 제48, 85, 86호증).

다.

소결론

이러한 원고의 당연퇴직은 임원퇴직금규정 제2조의 문언 및 취지상 퇴직금 지급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퇴직금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는 임기만료 전에 당연퇴직되었더라도 피고는 그때까지 발생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도 주장하나, 임원퇴직금규정 제2조 소정의 퇴직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는 퇴직금 전부에 대한 지급의무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우진(재판장) 이수영 홍지영

각주1) 이사장과 상근이사를 의미한다(피고의 정관 제31조 제1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