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3. 20. 선고 2014노3205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1)

원심 판시 제1, 2, 3항 기재 범행 관련

검사 제출의 각 증거만으로는 원심 판시 제1, 2, 3항 기재와 같은 피고인의 기망행위나 그 편취의 범의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2)

원심 판시 제4항 기재 범행 관련

L은 횡령 등 범죄행위로 인하여 해고된 것이고, 피고인에 대하여 9,000,000원의 차용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에게는 L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가 있어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3년 및 벌금 2,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심 판시 제1, 2, 3항 기재 범행에 관하여

가)

기망행위 여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면서 피고인이 원심 판시 제1, 2, 3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C, I, K(이하 '피해자들'이라 한다)를 기망하여 그들로부터 금원을 편취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추가로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옳다.

①

피고인이 변제자력의 주된 근거로 주장하는 서울 구로구 D에 있는 E사우나(이하 "이 사건 사우나"라 한다)의 경우, 피고인이 F 명의로 이를 1,076,600,000원에 낙찰 받았는데, 그 낙찰대금은 피고인이 보유하던 금원이 아니라, 명의수탁자인 F를 차용인으로 하여, 북부천새마을금고로부터 750,000,000원, O으로부터 450,000,000원을 각 차용하여 이를 충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사우나에 관하여 각 F를 채무자로 하여, 채권최고액 합계 1,425,500,000원(근저당권자 북부천새마을금고의 경우 채권최고액 975,500,000원 + 근저당권자 O의 경우 채권최고액 450,000,000원)인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졌다.

②

피고인은 2011. 10. 26. 이 사건 사우나를 담보로 사채업자로부터 18억 원을 차용하기 위하여 F를 만나기로 하였으나 F가 협조를 하지 아니한 사유 등으로 인하여 위 차용이 무산된 까닭에 피해자들에게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사우나에 기왕에 설정된 근저당권 및 뒤에서 보는 전세권을 모두 말소하여 1순위로 사채업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되, 위 차용금을 금융기관 등에서 대출받아 3개월 안에 변제하기로 하는 약정 하에 사채업자로부터 18억 원을 차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은 그 무렵 광주은행 마포지점이나 하나은행 문래동지점으로부터 이 사건 사우나를 담보로 한 추가대출 등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은 상태였고, 피고인 스스로도 상호저축은행에 알아본 결과 이 사건 사우나를 담보로 하여 차용할 수 있는 금원은 15억 5천만 정도에 불과하여 18억 원을 대출해 줄 개인을 알아보다가 위와 같은 만남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이 사채업자에게 제시한 3개월 내 차용금 변제라는 위 차용 조건은 당초부터 성취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위 약속장소에 피고인 및 법무사와 함께 F 및 4명의 개인채권자들이 오기로 하였으나 실제로는 피고인 및 법무사만 출석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1개월의 기간을 허여해 주면 이들을 데리고 오겠다고 한 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는데, 반면 F는 일관되게 위 사채업자로부터의 차용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 하에서라면 피고인이 과연 사채업자로부터 위와 같이 차용할 의사가 있었는지조차 의심스럽다(피고인이 사채업자로부터 18억 원을 차용할 경우 기왕에 차용한 12억 원 정도보다 많은 금원을 차용할 수는 있으나, 북부천새마을금고 등으로부터 차용한 금원 부분에 대하여도 이전보다 훨씬 높은 이율의 이자를 지급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③

더욱이 그 당시 이 사건 사우나에 관하여 위 합계 1,425,500,000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이외에 전세금 150,000,000원인 전세권자 P, Q의 전세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피고인은 2010년경 부과된 약 10억 원 상당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 상태였다(그 이후인 2012. 1. 4. 서울특별시 구로구가 이 사건 사우나에 관하여 압류등기를 마쳤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사우나의 운영으로 인한 수입금을 계속 취득하면서도 그 운영을 위하여 소요되는 전기료 등 제반 비용까지 체납하고 있었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설령 피고인 주장과 같이 사채업자로부터의 차용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에 대한 금원변제가 이루어졌을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고, 결국 피고인의 위 차용금 미변제 사유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

④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F가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사우나를 빼앗기 위하여 이 사건 고소에 이른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사우나의 명의수탁자인 F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우나 명의를 가져가라고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소유권이전비용이 없어 명의이전을 미루고 있었는바, 위와 같이 자신이 채무자가 되어 차용한 금원으로 낙찰대금 전액을 납부한 셈이 된 명의수탁자 F와 피고인 사이에 이 사건 사우나의 소유관계에 관한 분쟁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들과 F 등이 공모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사우나를 빼앗으려고 하였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도 없다.

나)

편취 범의 여부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거액의 금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여기에 위 인정의 사정까지 종합하면 피고인의 편취 범의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편취의 범의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심 판시 제4항 기재 범행에 관하여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초과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을 제외하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대출금이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지 못하고, 퇴직금채권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 및 이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그 주장과 같이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임금 및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의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L이 이 사건 사우나를 그만둘 무렵 피고인에 대하여 9백만 원의 차용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또한 피고인이 2013. 4. 16. L을 고소함에 따라 L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졌고,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3. 12. 24. 2013고약20684호로 L에 대하여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사우나의 카운터 관리 등 업무에 종사하던 중 2013. 4. 4.경부터 2013. 4. 16.경까지 합계 86,000원을 횡령하였다'는 업무상횡령죄로 벌금 2백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으며, 그 무렵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그의 L에 대한 위 대여금채권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으로써 L의 피고인에 대한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는 없다.

②

근로자 L은 그 근로관계를 종료한 다음 날인 2013. 4. 17. 서울지방노동부 서울관악지청장에게 피고인으로부터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피고인에게 그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바로 요구하였다.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L의 횡령 등 사건이 해결되면 L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것이고, 2013. 10.경에는 위 체불금품의 청산이 가능하다는 취지로만 진술하였다.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L의 근로관계 종료시 L의 임금 및 퇴직금채권과 피고인의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 등을 상계하거나 상계하려는 취지로 믿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그렇게 믿는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③

더욱이 L이 피고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9백만 원의 차용금채무와 관련하여 그 재직 중 피고인으로부터 변제를 요구받은 사실이 없다. 한편 L은, 피고인이 피해자 C로부터 차용한 금원과 관련하여 보증인의 지위에서 C에 대하여 1억 원을 변제하라는 취지의 지급명령을 받았고, 피고인 운영의 이 사건 사우나에 케이블 TV를 설치하면서 관련 계약을 L 명의로 체결한 결과 위 케이블요금 등 지급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는바, 당초 피고인이 부담하여야 하는 위 각 채무의 해결과 상환으로 피고인에 대한 위 차용금 채무 등의 변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해자 C, I에 대하여 일부나마 피해가 회복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원심 판시 제1, 2, 3항 기재 범행을 범하기 이전까지 피고인에게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다.

그러나 피고인의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한 피해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특히 이 사건 범행 중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편취한 원심 판시 제1, 2, 3항 기재 범행과 관련하여 그 피해자가 수인이고 피해액의 합계가 약 6억 7천만 원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피해 회복이 이루어진 부분은 일부에 불과하며, 이에 피해자들이 모두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변명으로 일관하고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모두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광만(재판장) 백강진 박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