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8. 19. 선고 2015나1224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10. 1. 31.자 갱신거절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3.

피고는 원고에게 2,337,308원 및 2010. 3.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월 1,636,115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4.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방송법에 의하여 설립된 공기업으로서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를 정착시키고 국내외 방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국가기간방송국이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2007. 2. 1.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근로계약 종료시마다 매 1년 단위로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오다가, 피고로부터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2010. 1. 31.자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 종료 안내문'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 한다).

나.

원고는 피고의 T팀에서 특수영상 그래픽디자인 업무를 담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호증의 9, 을 제2호증의 7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피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다.

설령 이 사건 근로계약상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갱신거절은 계속 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가 존재하는 원고에 대하여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 없이 행하여진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갱신거절은 부당한 해고 또는 근로계약 갱신거절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0. 2. 1.부터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원고의 중간수입을 공제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가.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한 근로계약인지 여부

이 법원이 이 부분에서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문 4면 밑에서 4행의 "6"을 "7"로, 6면 표 마지막 행의 "5%"를 "하위 5%"로 각 고치는 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의 해당 항목 중 원고 해당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나.

합리적 이유 없는 갱신거절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며, 근로계약을 갱신 체결하지 못하면 사용자의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사실 및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연봉계약직 운영기준은 재계약 여부를 기간 만료 시점에 결정하도록 하되, 근무성적평가에 관련된 평가항목 및 요소, 평가척도 및 부여점, 평가시기 및 사용목적, 평가자 및 평가방법 등을 자세히 규정하여 근무성적평가를 재계약 여부 및 연봉액 결정 등에 사용하도록 하면서, '근무성적평가에 따른 성과급 지급 및 재계약 여부 결정 기준'이라는 이름으로 2년 연속 종합평점이 70점 미만인 경우와 반기별 평가점수가 3회 연속 하위 5%인 경우에는 재계약이 불가하도록 정하되, 그 이외에는 일정한 종합평점 구간별로 나누어 재계약 시 연봉조정률과 성과급 지급률까지 자세히 규정하고 있는 점, 원고가 방송에 필요한 상시적·지속적인 성격의 업무를 정규직 근로자와 같이 수행해 왔으며, 원고와 같은 처지의 다른 연봉제 계약직 근로자도 반복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고 연봉계약직 운영기준이나 본인의 의사와 달리 갱신 거절이 된 사례를 발견할 수 없는 점, 피고는 상위 직급의 직원 비중이 상당한 인력 구조상 실무 인력이 부족함에도 방송법 및 피고의 정관에 따라 제정된 직제규정상의 정원 제한 문제를 피하고자 정규직 근로자가 담당해야 할 업무를 연봉제 계약직 근로자에게 맡겨 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경위로 연봉제 계약직 근로자는 특별한 사정의 변경이 없는 한 계속 근무가 예정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는 점, 한편 원고가 처음 근로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기간제법이 제정된 이후이자 그 시행 이전이었는데, 피고는 별다른 조치 없이 원고에 대하여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위와 같은 내용의 연봉계약직 운영기준을 그대로 적용하였고, 그 결과 근무성적평가나 재계약 여부 결정 기준의 측면에서는 원고보다 근무기간이 훨씬 더 긴 연봉제 계약직 근로자와 원고가 다르지 아니한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를 포함한 연봉제 계약직 근로자들에게는 피고가 정한 근무성적평가 절차를 거쳐 기준 이상의 종합평점을 얻는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때에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3)

나아가 앞서 든 사실 및 증거, 갑 제36 내지 39호증, 을 제40, 4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피고는 감사원의 반복된 지적에 대한 대응과 그동안 동결된 수신료 인상의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경영합리화 조치를 추진할 필요가 있었던 점, 그런데 인력 관리 측면에서 수차례 지적된 부분은 상위 직급 직원의 비중이 과도하다는 것이었을 뿐 계약직 근로자의 규모나 업무의 이관 문제는 아니었던 점, 더구나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피고의 일괄적인 근로계약 갱신 거절조치는 2009년 이전까지는 그에 관한 어떠한 계획도 발표된 바 없다가 기간제법 시행 이후 총 사용기간이 2년에 이르게 될 계약직 근로자의 처리 문제가 대두한 2009년 상반기에 들어 급히 단행되었으며, 피고가 기획하여 추진한 외주화도 분야별 업무 자체의 위탁이 아닌 연봉제 계약직 근로자만의 이관을 목적으로 하는 수준에 그쳤던 점, 이 과정에서 피고는 업무의 이관 등에 관한 당초 계획을 일부 포기하거나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대상으로 삼았던 계약직 근로자를 재고용 형식으로 복직시키는 등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인 점, 무엇보다도 피고가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대규모의 근로계약 갱신 거절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거나 갱신 거절의 범위를 최소화하고 그 대상자를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갱신거절은 경영합리화에 중점을 둔 것이라기보다는 기간제법 시행으로 2년을 초과하여 계약직 근로자를 사용할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따라서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갱신거절이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있으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4.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 동안 고용관계는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부당한 해고를 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근로자는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89. 5. 23. 선고 87다카2132 판결 참조). 다만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여 지급받은 임금은 민법 제538조 제2항에 규정된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해고기간중의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 위와 같은 이익(이른바 중간수입)을 공제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액 중 근로기준법 제46조 소정의 휴업수당의 범위내의 금액(평균임금의 100분의 70)은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없고,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만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하여야 한다(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다37915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갱신거절 당시 원고의 임금이 월 2,337,308원이었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을 제60 내지 6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환송후 당심의 한국폴리텍Ⅰ대학 서울강서캠퍼스, 주식회사 제이티비씨미디어텍, 주식회사 KCTV 제주방송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원고가 2010. 3. 1.부터 2011. 2. 28.까지 한국 폴리텍Ⅰ대학 서울강서캠퍼스에서, 같은 해 3. 1.부터 같은 해 9. 30.까지 쓰리디원 주식회사에서, 같은 해 10. 4.부터 2013. 6. 21.까지 주식회사 제이티비씨미디어텍에서, 같은 달 24.부터 현재까지 주식회사 KCTV 제주방송에서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원고는 원고가 새로 취업한 2010. 3. 1.부터는 중간수입을 최대로 공제한 종전 임금의 70%에 해당하는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2010. 2.분의 임금 2,337,308원 및 2010. 3.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월 1,636,115원(= 2,337,308원 × 0.7, 원 미만 버림)의 비율에 의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피고의 정규직 이직율이 연간 1% 미만인데 반해 원고와 같은 연봉제 계약직의 이직율은 연간 14~18%에 달하는 점, 원고가 이 사건 갱신거절 후 불과 1개월 만에 한국폴리텍Ⅰ대학 서울강서캠퍼스에 취업한 이래 현재까지 피고로부터 지급받던 임금보다 훨씬 많은 임금을 지급받는 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점, 원고가 주식회사 제이티비씨미디어텍 등에서 정규직 근로자로 근무한 점, 원고가 취업 직후인 2010. 4. 1.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피고 공사에 복직할 의사가 없거나 복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이러한 상태에서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실효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을 제60 내지 6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환송후 당심의 한국 폴리텍Ⅰ대학 서울강서캠퍼스, 주식회사 제이티비씨미디어텍, 주식회사 KCTV 제주방송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원고가 2010. 3. 1.부터 현재까지 한국폴리텍Ⅰ대학 서울강서캠퍼스 등에서 근무하면서 피고로부터 받던 임금보다 다소 많은 임금을 지급받아 온 사실, 원고가 주식회사 제이티비씨미디어텍과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그 밖의 피고 주장의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공사에 복직할 의사가 없거나 복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에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 부분을 취소하고 이 사건 갱신거절이 무효임을 확인하며 위와 같은 임금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우진(재판장) 이수영 홍지영

각주1) 이 청구취지변경신청서에는 2010. 1. 31.부터 임금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의 청구는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의 임금 지급을 구하는 취지이므로 2010. 1. 31.은 2010. 2. 1.의 오기로 봄이 상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