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3. 1. 7.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3. 1. 7.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6,9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설비 및 건축물조립 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6. 8. 2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1. 9.경부터 품질담당 이사로 근무하였다.
피고의 2013. 1. 4.자 인사위원회 회의록에는 4인의 위원(대표이사 G, 전무이사 D, 상무이사 H, 공무이사 I)이 참석한 가운데 원고의 해고 건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취업규정 제9조, 제10조, 제49조 제1, 2, 9, 10항, 제50조 제3, 4항, 제52조, 제53조를 근거로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위 인사위원회 회의록에 기재된 원고의 해고사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3. 1. 9. 원고에게 내용증명 우편으로 '무단결근 및 근무태만, 직권남용 및 회사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해고사유로 하여 2013. 1. 7.자로 원고를 해고한다는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 이후인 2013. 1. 12. 피고 회사에 일신상의 사유로 2013. 2. 28.자로 사직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그 무효의 확인 및 이 사건 해고처분으로 지급받지 못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처분을 통보하면서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명확히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원고에게 아무런 사전 통지나 진술의 기회를 부여함이 없이 일방적으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해고처분을 의결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취업규정 제57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여 무효이다.
원고는 무단결근 또는 근무를 태만하게 하였거나 업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등 고의로 피고를 음해한 사실이 없고, 피고와의 성과급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13억 원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였을 뿐이므로 취업규정 제10조 제1항의 회사의 이익에 반하여 자기의 영리행위를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무효이다.
피고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 이후 자발적으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피고가 이를 수리함으로써 원·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의 무효확인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또한 원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후 피고에게 퇴직금 정산을 요구하여 재산정한 퇴직금 차액을 이의 없이 수령하기까지 하였으므로 설령 이 사건 해고처분에 무효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추인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 해고처분의 절차상 하자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당심에 이르러 비로소 제기된 것으로서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해고처분의 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사유를 적시하여 서면으로 이루어졌고, 취업규정 제57조가 징계대상자에게 필요적으로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는 취지의 규정도 아니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에는 절차상 하자가 없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성과급 약정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아무런 근거 없이 13억 원의 지급을 요구하였고, 피고가 이에 불응하자 상사를 음해하고 관련 서류를 무단 반출하였으며 근무를 태만히 하면서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하여 피해를 주겠다고 하는 등 비위행위를 저질렀으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이 사건 해고처분의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계약이 합의해지되기 위하여는 일반적으로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계약해지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요건으로 하는바, 이와 같은 합의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쌍방 당사자의 표시행위에 나타난 의사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일치하여야 하므로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지에 관한 조건을 제시한 경우 그 조건에 관한 합의까지 이루어져야 합의해지가 성립된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43044 판결, 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7088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원고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에 따라 합의해지되어 종료되었는지 살피건대, 원고가 2013. 1. 12. 피고에게 일신상의 사유로 2013. 2. 28.자로 사직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을 제3, 5호증, 을 제7호증의 1, 2, 3, 을 제9호증의 1, 2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 제출 당일 이사 I에게 '명예롭게 은퇴하지 못하지만 피고 회사를 위해 항상 기도하겠다. 잠시 쉬었다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대표이사 G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진심으로 사죄하며 모든 것을 덮고 가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상무 H에게 '노트북, 카드, 사용인감도장, 지문인식기를 오늘 반납하고 부산으로 내려갔으면 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각 보낸 사실, 원고가 2013. 5. 8. H에게 이메일을 보내어 2013. 2.분 임금 중 400만 원, 재직기간을 2006. 8. 21.부터 2013. 2. 28.까지로 하여 산정한 퇴직금과 기지급 퇴직금의 차액, 연차수당의 지급을 요청한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2013. 3. 11. 퇴직금 11,328,460원을, 2013. 5. 10. 퇴직금 23,746,700원과 지연손해금 1,494,950원을 각 송금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5, 15 내지 18호증, 을 제9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2013. 1. 15.자, 2013. 2. 15.자, 2013. 2. 18.자, 2013. 2. 25.자 각 내용증명을 보내 이 사건 해고처분의 해고사유를 다툰 사실, 원고는 위 각 내용증명에서 이 사건 사직서 제출경위에 관하여 과거 피고 회사 상무 C이 원고를 대신할 품질책임자를 구하는 데 최소 2개월은 걸린다고 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을 다투는 구제신청을 하더라도 2~3개월은 걸리며 복직되더라도 근무할 형편이 아니어서 2013. 2. 28.자로 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면서 피고가 이를 먼저 수리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고 한 사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보낸 2013. 2. 26.자 내용증명에서 이 사건 해고처분이 유효하고, 2013. 1. 7.자로 해고된 원고가 피고 회사의 직원 자격으로 관계기관을 수신처로 하는 문서를 작성한 것은 자격모용에 의한 사문서작성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사실, 피고가 2013. 3. 11. 원고에게 송금한 퇴직금은 재직기간을 2013. 1. 7.까지로 하여 산정한 것이었고, 원고의 퇴직금 차액 지급 요청을 받은 후 재산정하여 2013. 5. 10. 차액을 송금한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원고 본인 명의로 지급받은 임금에 관하여는 재직기간을 2013. 1. 7.까지로, 원고의 처 J 명의로 지급받은 임금에 관하여는 재직기간을 2013. 2. 28.까지로 하여 각 산정한 것인 사실(피고는 원고의 요청에 따라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급여의 일부인 수당을 원고의 처 J이 피고 회사에 근무하는 것처럼 처리하여 지급하여 왔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해고처분 통보 이후 제출된 이 사건 사직서에 원고가 희망하는 퇴직일이 2013. 2. 28.로 명시되어 있는 점,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 제출 이후에도 여전히 이 사건 해고처분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내용증명을 보낸 점,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에도 불구하고 원고를 2013. 2. 28.자로 의원면직 처리하지 아니하였고 원고가 2013. 1. 7. 해고되었음을 전제로 퇴직금을 산정하여 지급한 점, 또한 피고는 2013. 2. 28.자 퇴직을 전제로 한 원고의 미지급 임금, 퇴직금 차액 지급 요청을 받은 후에도 원고가 주장하는 2013. 2.분 미지급 임금 400만 원은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원고의 재직기간이 2013. 1. 7.까지임을 전제로 퇴직금을 재산정하여 그 차액을 지급하였을 뿐인 점 (다만, 피고는 원고의 처 J 명의로 지급된 임금 부분에 대하여는 퇴직일을 2013. 2. 28.로 하여 퇴직금을 산정하였으나, 이는 형식적으로나마 원고가 아닌 J이 피고의 근로자로 등재되어 있었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직서 제출로 원고가 한 근로계약관계 해지의 청약에 대하여 피고는 이를 승낙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2013. 2. 28. 합의해지되어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원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음을 주장하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해고처분의 추인 여부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을 통보받은 이후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수개월 후 퇴직금 정산을 요구하여 별다른 이의 없이 차액을 지급받은 사정을 들어 설령 이 사건 해고처분에 무효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추인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 제출 이후에도 피고에게 수차례 내용증명을 보내어 이 사건 해고처분의 해고사유가 없음을 적극 다투면서 피고가 2013. 2. 28.을 퇴직일로 하는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하여 줄 것을 요청한 점, 원고의 위 퇴직금 정산 요구는 이 사건 사직서가 수리되어 2013. 2. 28.자로 퇴직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을 추인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처분의 절차상 하자
실기한 공격방어방법 여부
법원은 당사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시기에 늦게 제출한 공격 또는 방어방법이 그로 인하여 소송의 완결을 지연하게 하는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이를 각하할 수 있고, 이는 독립된 결정의 형식으로뿐만 아니라, 판결이유 중에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할 수도 있으나, 법원이 당사자의 공격방어방법에 대하여 각하결정을 하지 아니한 채 그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증거조사까지 마친 경우에 있어서는 더 이상 소송의 완결을 지연할 염려는 없어졌다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상황에서 새삼스럽게 판결이유에서 당사자의 공격방어방법을 각하하는 판단은 할 수 없고, 또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라 하더라도 따로 심리하거나 증거조사를 하여야 할 사항이 남아 있어 어차피 기일의 속행을 필요로 하고 그 속행기일의 범위 내에서 공격방어방법의 심리도 마칠 수 있거나 공격방어방법의 내용이 이미 심리를 마친 소송자료의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는 때에는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도 각하할 수 없다(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47615 판결, 대법원 1999. 2. 26. 선고 98다52469 판결 등 참조).
원고가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해고처분의 절차상 하자를 주장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나, 다른 한편으로 원고는 항소를 제기한 후 이 사건 해고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주장이 담긴 2015. 7. 2.자 준비서면(항소이유)을 제출하고, 2015. 9. 4. 피고에게 취업규정 외에 단체협약, 인사위원회 규정, 기타 명칭을 불문하고 징계절차에 관한 규정이 있는지 석명을 구한 점, 피고는 2015. 9. 7. 취업규정 외에는 징계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다고 답변하였다가 당심 제1회 변론기일(2015. 9. 9.) 이후인 2015. 10. 5. 인사위원회 운영에 관한 규정(이하 '인사위원회 규정'이라 한다)을 제출한 점, 원고의 위 주장은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나 그에 관한 증거(취업규정, 해고통보서)가 이미 제1심에서 심리를 마친 소송자료의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었고, 당심 제1, 3회 각 변론기일에 해고사유의 존부와 관련된 원·피고의 서증이 제출되는 등 해고사유의 존부에 관한 심리를 계속할 필요도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시기에 늦게 공격방어방법을 제출하였다거나 원고의 위 주장으로 인하여 소송의 완결이 지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에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을 보건대, 갑 제3, 4호증, 갑 제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2013. 1. 9.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처분 통보서와 별도로 '원고가 13억 원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면서 업무상 취득한 비밀을 이용하여 피고 회사를 협박하였고, 피고 회사의 서류를 무단 반출한 후 무단 결근하면서 위 서류를 반환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해고하였고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낸 점, 원고는 2015. 1. 15. 피고가 위 2013. 1. 9.자 내용증명에서 지적한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반박하면서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임을 주장하는 내용증명을 피고에게 보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처분 통보서에 기재된 해고사유가 '무단결근 및 근무태만, 직권남용 및 회사 이익에 반하는 행위'로 다소 상세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같은 날 발송된 내용증명을 통하여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을 알고 이 사건 해고처분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취업규정 제57조 위반 여부
취업규정 제57조는 '사원은 임명 또는 상벌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근로자가 임명 또는 상벌(징계는 이에 포함된다)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의견을 진술할 기회, 즉, 소명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절차적 권리가 있음을 명시한 규정으로서 피고는 적어도 근로자가 임명 또는 상벌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의견을 진술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여 근로자가 이를 원할 경우 구두 또는 서면 등 적절한 방법으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함에 있어 원고에게 징계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여 그 의사에 따라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갑 제2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13. 1. 4.자 인사위원회 참석 위원으로 되어 있는 피고 회사 전무이사 D이 2013. 1. 7. 원고에게 성과급을 줄 수 없고 사직서를 내라고 하였다는 피고 대표이사의 말을 전하자, 원고가 사직서 제출을 거부하면서 먼저 피고 회사가 정식으로 원고를 해고 조치하면 통보 내용을 보고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2013. 1. 7.까지도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개시되었다거나 원고의 해고 건에 관한 피고의 인사위원회가 2013. 1. 4. 개최되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피고의 취업규정이 근로자가 상벌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방법과 절차, 시기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취업규정 제57조가 근로자에게 징계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절차적 권리를 보장한 취지는 근로자가 징계절차에서 변명을 하거나 소명자료를 제출하는 등 방어권을 행사함으로써 적정한 징계권이 행사되도록 하는 데 있다고 할 것이므로 적어도 징계 이전에 징계절차가 진행됨을 알리고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에 대하여 의견을 진술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여 그 의사에 따라 구두 또는 서면으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는 등 징계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소명 기회는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해고처분은 원고에게 징계절차나 징계사유에 관한 어떠한 사전 통지나 의견진술 기회의 부여도 없이 이루어졌으므로 절차상 중대한 위법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2013. 12. 12.경 피고의 대표이사를 면담한 자리에서나 2013. 1. 초경 피고의 전무이사 D을 만난 자리에서 징계해고를 당하더라도 성과급을 받아야 한다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에 대하여 충분한 의견을 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앞서 본 취업규정 제57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에 대하여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또한, 취업규정 제57조가 징계처분 이후라도 근로자가 진술한 의견이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판단을 재고하기 위한 규정에 불과하므로 반드시 징계절차 진행 중에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없고, '위원회는 필요에 따라 관계자를 회의에 출석시켜 충분한 의견진술이나 증언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는 인사위원회 규정 제9조를 보더라도 피징계자에 대한 진술 기회의 부여는 재량사항이며, 위 인사위원회 규정이 포괄적인 취업규정에 우선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에서 본 취업규정 제57조의 취지에 비추어 근로자는 징계처분 이전에 징계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하고, 징계에 있어 취업규정보다 인사위원회 규정이 우선 적용되어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징계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권리는 반드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을 하는 절차를 통해서만 보장되는 것도 아니므로 인사위원회 규정 제9조를 들어 취업규정 제57조에 따른 근로자의 권리가 사용자의 재량으로 그 부여 여부 자체를 결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징계절차상 중대한 위법이 있으므로 그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무효이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동안 근로계약 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음에도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바(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다45753, 4576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 직전에 원고 또는 처 J 명의로 월 평균 690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은 사실은 피고도 이를 다투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처분의 효력발생일인 2013. 1. 7.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월 69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위 해고무효확인청구를 인용하며 피고에게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우진(재판장) 이수영 홍지영
각주1) 피고는 2014. 9. 16.자 준비서면에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2012년도 급여로 총 90,602,750원을 지급받아 월 평균 급여가 700만 원에 이른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각주2) 갑 제7, 9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일 이후 피고로부터 원고 본인 및 처 J 명의의 계좌로 금원을 송금받았고, 2013. 5. 8.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지급을 요청하면서 2013. 1.분 임금, 상여금과 2013. 2. 분 임금 일부를 지급받았음을 전제로 나머지 임금 및 퇴직금 차액의 지급을 구한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으로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보낸 2013. 2. 26.자 내용증명에서 1개월 급여에 해당하는 해고수당을 지급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금원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고 피고가 이 사건에서 이에 관한 항변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해당 금원을 공제하지 아니한다.
사건정보
서울고등법원
판결
사건
2015나2026885
판결선고
2016. 1. 22.
서울고등법원
제15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