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전자부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2. 12. 17. 피고에 입사하여 피고의 B공장 제조그룹 C팀의 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4. 7. 30. 피고로부터 해고된 사람이다.
피고는, 원고가 주식회사 태인코리아(이하 '파견사업체'라 한다) 소속 근로자로서 피고에 파견되어 원고와 같은 팀에서 근무하던 여직원인 D에게 아래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하여 피고 상벌규정 제12조 제2, 7, 12, 15, 20항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상벌규정 제13조 제5항에 의해 원고를 2014. 7. 30.자로 징계해 고한 후(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그 무렵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회사 내 여직원에 대한 신체접촉 등의 성희롱 행위
같은 팀 부하 여직원과의 부적절한 성관계
위 성관계 후 해당 여직원에게 남자친구(당사 근로자)와 헤어지고 자신과 사귈 것을 요구하면서,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가하겠다고 협박
한편 D는 원고가 2014. 3.경부터 2014. 5.경까지 부하 직원인 자신을 추행하고 2014. 5. 2. 술에 취한 자신을 강간하였다는 혐의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법'이라 한다) 위반(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추행) 및 준강간죄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원고는 2014. 12. 16.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으로부터 범죄가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한 피고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갑 제2, 3호증, 을 제6 내지 8,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D와 같은 팀에 근무하면서 친분을 쌓아 가던 중 D의 동의하에 성관계를 갖게 된 것이므로 D를 성희롱하거나 부적절하게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고, D에게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원고와 사귀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가할 것이라고 협박한 사실도 없다. 또한, 원고는 D의 남자친구가 소속된 파견회사에 남자친구를 해고하라고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지도 않았고 피고는 이 부분 사유를 징계사유로 삼지도 않았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해고 사유들은 모두 그 타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정당한 이유를 갖추지 못한 해고로서 무효이다. 설령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저지른 비행의 정도 및 경위와 원고의 업무 성과 등을 고려할 때 해고는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잃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무효이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소속 부서 여직원을 지속적으로 성희롱하고, 위 여직원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었으며, 위 직원에 대하여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가할 것이라고 협박까지 하였다. 또한, 원고는 위 남자친구를 피고에 파견한 회사에 전화를 걸어 남자친구를 해고하지 않으면 피고 B공장 사원 채용에 있어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파견회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였다.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원고의 위와 같은 비위행위의 경위와 성질 및 원고가 징계절차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를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징계양정도 적정하다.
판단
징계사유의 존부
회사 내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 및 위 직원과의 부적절한 성관계 행위
원고가 D의 고소에 따른 수사절차에서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지만, 검찰의 무혐의 결정에 대하여는 확정된 형사판결과 동일한 증거가치를 부여할 수 없고(대법원 1995.12. 26. 선고 95다21884 판결 등 참조), 징계와 형벌은 서로 별개의 처분이므로 위 사실만으로는 원고의 이 부분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5호증, 을 제1, 2, 4, 13,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B공장 제조그룹 C팀의 팀장인 원고는 2014. 2. 9.경 입사한 D와 같은 팀에서 근무해 온 사실, 원고는 2014. 3.경부터 2014. 5.경까지 수차례에 걸쳐 부하 직원인 D와 손을 잡거나 포옹을 하는 등의 신체 접촉을 한 사실, 원고는 2014. 5. 2.경 D와 퇴근 후에 술을 마시다가 모텔로 이동해 성관계를 가진 사실, 이후 원고는 D에게 사적으로 만나자고 말하거나 '내꺼 지금은 자겠네 크크' 등의 문자를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먼저 성희롱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성폭법에서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성폭법 위반죄가 성립하는지는 개인의 성적 자유가 현저히 침해되고, 또한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아도 추행행위라고 평가될 경우에 한정됨에 반해(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도2506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이란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서 성폭법상의 '추행'보다는 그 범위가 더 넓게 인정되는 점, ② D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근로자로서 상관인 원고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부분 행위는 피고 상벌규정 제12조 제7호(회사의 질서를 문란케 한 자), 제20호(풍기문란 등의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부적절한 성관계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결혼하여 배우자가 있음에도 자신보다 21살이나 어린 여직원 D에게 먼저 접근하여 친분을 쌓다가 성관계까지 갖게 된 점, ② 원고는 D 소속 팀의 팀장으로서 D를 비롯한 팀원들을 통솔할 지위에 있는 점, ③ 뒤에서 보는 것과 같이 원고는 D와 성관계를 갖은 후에도 D에게 계속 연락하여 급기야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자신과 사귀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가하겠다고 협박까지 하게 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는 D와 부적절한 성관계 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는 피고 상벌규정 제12조 제7호(회사의 질서를 문란케 한 자), 제20호(풍기문란 등의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여직원에게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자신과 사귀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가하겠다고 협박한 행위
앞서 든 증거와 을 제3, 9,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D와 성관계 이후 D에게 개인적으로 만나자고 말하거나 '내꺼 지금은 자겠네 크크' 등의 문자를 보내는 등으로 사적인 연락을 계속해 온 사실, 원고는 2014. 5. 17.경 피고의 1박 2일 일정의 워크숍 일정이 끝나고 D를 자신의 차를 이용하여 데려다주면서 D에게 E(주식회사 대원 소속으로 피고에 파견되어 근무하던 근로자이다)과 사귀는지 물어본 사실, D가 E이 남자친구가 맞다고 하자 '남자친구와 정리하지 않으면 정규채용 대상자에서 결격시키고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이며, 남자친구도 회사에서 나가게 할 것이고, 현재 맡은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인수인계하고 회사에서 나가라.'라는 등의 말을 하면서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하라고 하였고, D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한 다음 원고의 위 행위가 부당하다고 생각하여 피고 소속인 F에게 전화하여 이를 알린 사실, 원고는 2014. 5. 19.경부터 2014. 6. 13.경까지 수차례에 걸쳐 파견사업체에 전화를 걸어 D의 퇴사처리 요청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이 부분 행위는 피고 상벌규정 제12조 제2호(회사의 위신을 실추시킨 자), 제7호(회사의 질서를 문란케 한 자)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여직원의 남자친구가 소속된 파견회사에 남자친구를 해고할 것을 요구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부분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바(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두1017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해고 사유에는 이 부분 사유가 징계사유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피고 인사위원회에서도 이 부분 사유는 징계양정 사유로 논의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항소심에 이르러서야 이 부분 사유를 징계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사유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다만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해당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을 하면서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으므로(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이 부분 사유는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판단하면서 참작하기로 한다].
소결
따라서 위 (다)항 기재 사유는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위 (가), (나)항 기재 사유는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되,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사유 하나씩 또는 그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을 하면서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위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8호증의 1, 2, 을 제10,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사회통념상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의하면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인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하는데,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서 피해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원고가 D와 성관계를 맺은 행위 등에 대하여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지만, 이것은 범죄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일 뿐, 원고의 행위가 정당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며, 유부남인 원고로서는 나이 어린 부하 여직원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는 일을 적극적으로 피하고, 부하 여직원을 상대로 성희롱에 해당하는 언행을 하는 것을 삼가야 함에도, 오히려 자신보다 21살이나 어린 자신의 부하 여직원에 대하여 수시로 성희롱 행위를 하고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었는바, 이는 단순히 개인의 사생활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선량하고 건전한 직장문화를 심각하게 어지럽히는 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부하 여직원으로서는 계속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는 등으로 상당한 고통을 받아 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위 여직원은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되었음에도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사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위 여직원의 소속 팀장으로서 인사평가 등을 통해 정규직 채용 여부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데,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지속적인 만남을 거부하는 여직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협박 등을 하였고, 파견사업체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여직원의 퇴사처리 요청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남자친구 소속 파견회사에도 전화를 걸어 남자친구를 정리해고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시에는 파견회사의 사원을 피고가 사용하면서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말하였다.
결국,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와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파견사업체 등과의 건전한 사업관계를 훼손시켜 피고의 사회적 평가를 크게 실추시켰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 과정에서 여직원에 대하여도 징계를 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도 여직원의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문제 삼는 등의 행위를 하였는바, 원고는 자신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현우 김동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