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11. 30. 선고 2015나2062898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서울 금천구 B외 1필지 지상 C빌딩(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대한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는 2012. 7.경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관악지청장(이하 위 청을 '노동청'이라고만 한다)에게 경비 업무에 종사하는 자신의 근로자들이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서 정하는 '감시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들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4장 및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 제외 승인'을 신청하여, 2012. 7. 24. 승인을 받았다.

다.

원고는 2012. 12. 28.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건물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6조(정기휴일)

바.

이 사건 당시 평일에는 이 사건 건물의 주차장 정산소에 직원 1명이 근무를 했는데, 근무시간은 08:00부터 17:00까지이고, 그중 09:30부터 10:30까지는 휴게시간(1시간), 13:00부터 14:00까지는 식사시간(1시간), 15:30부터 16:00까지는 휴게시간(30분)이었다.

사.

이 사건 건물 경비원들은 총 4명으로, 2명이 한 조를 이루어 격일로 근무하였는데, 2명 모두 순찰 및 출입자 감시 등 경비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주차장 정산소에 직원이 근무하지 않는 시간에는 2명 중 1명이 경비 업무 대신 주차장 정산소에서 직원을 대신하여 출입차량관리 및 주차요금징수 업무를 하였다.

아.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2014. 11. 25.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 원고는 2014. 12. 19. 노동청에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4장 및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 제외 승인'을 취소해줄 것을 진정하였다. 노동청은 2015. 1. 19. '이 사건 건물 경비원들이 출입차량관리 및 주차요금징수 업무를 겸직하고 있으므로 감시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건물 경비원들에 대한 감시적 근로자 승인을 취소하였다. 피고는 서울행정법원 2015구합60273호로 위 취소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5. 9. 11.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판결'이라 한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6, 12 내지 16, 23, 26, 27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5, 13,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의 경비원으로 고용되면서 감시적 근로를 전제로 피고와 포괄임금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로는 감시적 근로가 아닌 주차장 정산소의 출입차량관리 및 주차요금징수 업무에 주로 종사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서 정하는 감시적 근로자가 아니고, 그렇다면 피고와의 포괄임금제 근로계약도 무효이다.

그리고 피고는 07:00부터 다음날 07:00까지 사이에 8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았거나,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만을 부여하였기에, 이 사건 근로계약상 휴게시간은 모두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자신은 격일로 이 사건 건물에서 1일 24시간 내지 18시간 근로하였다.

그렇다면 원고는 2012. 12. 28.부터 2014. 11. 25.까지 698일 동안 매일 24시간 내지 18시간을 근무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근로시간에 따라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원고가 그에 따라 산정한 임금 중 일부가 163,225,832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액에서 원고가 지급받은 30,486,233원을 공제한 나머지 132,739,599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항변

원고와 피고는, 원고의 업무가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여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하고, 포괄임금제에 의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별도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을 보장하였다.

3.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

위 인정사실 및 2012. 12. 28.자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이후 체결된 근로계약서에 원고의 업무를 오로지 '경비원 업무'로만 한정하지 않은 점,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이후 및 갱신 시에도 주차장 정산소 근무를 일부 병행하는 것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다른 경비원들도 경비업무와 주차장 정산소 근무를 일부 병행함에 대하여 일절 이의를 제기한 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고가 경비업무를 담당하되, 주차장 정산소 직원이 근무하지 않는 시간에는 다른 경비원과 교대로 주차장 정산소 근무를 하는 것을 근로제공의 내용으로 하여 체결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나.

포괄임금약정의 체결 여부

갑 제1, 2호증의 각 1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총 계약 연봉금액을 14,400,000원, 그중 기본급을 14,400,000원, 제수당을 0원으로 하고(제1조), 제수당에는 법정수당(연장, 휴일, 야간근무수당 등)과 기타 회사 임의수당으로써 모든 항목을 포함한 것으로 간주하여 지급한다(제2조 제2항)고 정하여 체결된 사실이 인정된다.

또한 피고 취업규칙이 '제수당'에 관하여 '포괄임금 - 회사는 근로자의 근로형태,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거나 계산의 편의 또는 직원의 근무 의욕 고취를 위해 업무상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본인 동의 하에 시간외수당, 휴일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및 직책, 기술, 면허, 출납 등 제수당을 포함하는 포괄임금을 적용할 수 있다'고 정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들에 원고와 다른 경비원들이 위와 같이 격일로 07:00부터 다음날 07:00까지 근무를 하면서도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고 피고로부터 매월 총 계약 연봉금액을 12로 나눈 1,200,000원만 지급받아 온 점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원고와 피고는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포괄임금약정의 유효 여부

가)

관련 법리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판단

(1)

순찰 및 출입자 감시 등 경비 업무에 대하여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즉 ①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건물의 경비원들이 수행하는 순찰 및 출입자 감시 등 경비 업무는 감시를 본래의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신체 또는 정신적 긴장이 적어 감시적 근로에 해당하는 점, ② 경비 업무는 실제 근로시간의 측정이 어려운 점, ③ 격일로 행해지는 경비업무의 성격상 당연히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근로계약상 경비 업무 부분을 포함시켜서 한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주차장 정산소 근무에 대하여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건물의 주차장은 입차하는 차량의 차량번호와 시간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그에 따라 출차를 허용 또는 통제하고 주차요금부과 대상 차량은 주차요금을 자동으로 정산해내는 시스템(이하 '자동화 시스템'이라고 한다)을 갖추고 있는 점, ②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하여 이 사건 건물의 주차장에 입차하는 차량에 대하여는 주차장 정산소 근무 직원의 관리가 필요하지 않아 직원은 출차차량만 관리하면 되는 점, ③ 출차차량 중 이 사건 건물의 입주자차량 및 월정 주차차량은 자동화 시스템에 따라 자동으로 출차하게 되므로 역시 관리가 필요 없는 점, ④ 나머지 출차차량 중 입주자 방문차량은 방문확인증이 있으면 1시간 무료여서 그에 해당하면 주차요금징수가 필요 없고, 상가 방문차량은 방문확인증이 있으면 18:00 이전에는 1시간, 18:00 이후에는 2시간 30분이 무료여서 그에 해당하면 주차요금징수가 필요 없으며, 피트니스센터 방문차량은 2시간 30분이 무료여서 그에 해당하면 주차요금징수가 필요 없고, 일반 방문차량도 30분 무료여서 그에 해당하면 주차요금징수가 필요 없는 점, ③ 이 사건 건물의 주차요금발생 시간은 평일 06:00부터 22:00까지, 토요일 06:00부터 14:00까지이고, 나머지 시간에는 주차요금이 발생하지 않는 점, ④ 자동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었으나 이는 예외적인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상시적으로 또는 장기간 자동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⑤ 평일 08:00부터 19:00까지를 기준으로 경비원 2명이 격일로 주차장 정산소에서 근무하는 시간은 9:30부터 10:30까지 1시간(직원 휴게시간), 13:00부터 14:00까지 1시간(직원 식사시간), 15:30부터 16:00까지 30분(직원 휴게시간), 17:00부터 19:00까지 2시간(직원 퇴근 후 시간) 합계 4시간 30분이고, 이를 평균하면 1인당 격일 평균 2시간 15분이 되는 점, ⑥ 따라서 평일 08:00부터 19:00까지를 기준으로 원고는 주차장 정산소에서 격일에 단속적(斷續的)으로 평균 2시간 15분 동안 출차차량 중 일부 방문차량에 한하여 자동화 시스템으로 자동 계산된 주차요금과 방문확인증을 비교·확인하고 출차하도록 하는 업무(주차장 정산소 안에서 버튼 등을 조작하여 차단기를 올리는 업무)와 그중 일부차량에 한하여 주차요금을 징수한 후 출차하도록 하는 업무를 할 뿐인 점, ⑦ 위 업무절차, 업무내용에 비추어 경비원이라도 일단 업무에 숙달되면 차량 1대당 업무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⑧ 경비원이 주차장 정산소에서 위 업무를 하지 않는 시간에는 쉴 수 있어 주차장 정산소 근무 시에도 근로시간과 휴식시간의 경계가 불분명한 점, ⑨ 평일 08:00부터 19:00까지를 제외한 나머지 평일시간과 휴일에는 출차차량이 별로 많지 않거나 주차요금이 발생하지 않았기에 원고가 방문확인증 비교·확인 및 주차요금징수 업무에 소요한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또한 관련 판결의 이유 기재에 의하면 자정이 넘어가면 미등록차량도 방문확인증을 제시하거나 주차요금을 내지 않고 출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⑩ 경비원 2명은 누가, 언제, 얼마동안 주차장 정산소에서 근무하고 누가 경비업무를 할 것인가를 스스로 자유롭게 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이를 직접 관리·감독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⑪ 다른 건물이나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경비업무와 더불어 주차관리 업무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점, ⑫ 만약 경비원이 오로지 이 사건 건물의 경비 업무만을 하고 주차장 정산소 근무는 일절 하지 않는다면, 피고는 경비원 수를 줄여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임금을 줄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크므로, 원고가 주차장 정산소 근무를 포함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월 1,200,000원의 임금을 받은 것이 원고에게 불이익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상 주차장 정산소 근무 부분을 포함시켜서 한 포괄임금약정도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노동청이 피고에 대하여 위와 같이 감시적 근로자 승인을 취소한 이유는, 피고에 대하여 근로감독관 집무규정(고용노동부훈령 제127호) 제68조 제1항 제2호 단서(감시적 업무라도 타 업무를 반복하여 수행하거나 겸직하는 경우를 제외한다)가 적용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대법원 2008다6052 판결의 법리에 의하면 포괄임금약정은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가능한 것이고, '감시·단속적 근로'는 그 예시에 불과한 것이므로, 겸직하는 업무가 있어도 그 역시 근로시간, 근로형태, 업무의 성질상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업무라면 (위 집무규정 위반으로 인한 '감시적 근로자 승인 취소'의 효력과는 별개로) 전체적으로 유효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위 감시적 근로자의 승인 취소가 있었기에 이 사건 근로계약의 포괄임금약정도 당연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라.

휴게시간의 부여 여부

원고는 피고가 07:00부터 다음날 07:00까지 사이에 8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았거나 휴게시간을 부여하였어도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만을 부여하였기에, 이 사건 근로계약상 휴게시간은 모두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자신은 격일로 1일 24시간 내지 18시간 근로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21호증, 제22호증의 1 내지 8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그 액수에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있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이영창 조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