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이유 무죄부분 포함)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이 법원의 판시사실 이외의 부분인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원심에서 각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당사자 간의 공방대상에서 벗어났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원심판결의 결론에 따른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공갈)의 점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공갈)의 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구성요건해당성이 없거나 위법성이 조각됨에도 피고인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공갈)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에게는 공갈의 고의가 없었고, 피고인의 행위를 갈취행위로 평가할 수 없음 (1) 2008. 12.경 J, L, K(이 3명을 합쳐서 이하에서는 'J 등'이라고 한다)를 고소한 것은 그 당시 주식회사 E(이후 2009. 3. 27. '주식회사 F'로, 2010. 10. 14. '주식회사 G'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에서는 시기에 상관없이 모두 'E'라고 한다)의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던 피고인이 2008. 5. ~ 6.경 J 등에게 인출해 준 E의 유상증자대금의 구체적 사용처를 밝히기 위한 것이었고, 그 후 E의 대표이사의 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E 측에 위 고소사실의 공시를 요구하고 위 공시불이행 사실에 관하여 증권거래소에 투서한 것은 자신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기간 동안 발생한 사실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제기될 수 있는 책임추궁을 면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공갈의 고의가 없었다.
E가 상장폐지되면 그 대표이사인 피해자 Q가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것은 일반인들도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에 불과하고, 투서를 통해 E 의 전현직 임원인 J 등이 횡령·배임으로 고소를 당한 사실이 증권거래소에 알려져서 E에 대한 상장폐지 심사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그것이 반드시 E의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를 공갈죄의 갈취행위로 평가할 수도 없다.
이 사건 발생 후인 2009. 10. 14.경 피고인과 피해자 Q 사이에서 이루어진 합의의 내용은 이 사건 발생 전에 이미 양자 사이에 어느 정도 의사의 합치가 있었던 것을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고, 피해자 Q는 위 합의 과정에서 변호사의 충분한 조력을 받았다. 또한 피해자 Q는 E의 상장회사로서의 자격 유지가 결정되고 증권거래소의 주권매매거래정지 조치가 해제가 된 후에도 피고인에게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위 합의내용을 순순히 이행하였으며, 그 후로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피고인이 2013년경 자신에 대한 단기매매차익 청구 사건의 확정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에 대하여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자 비로소 부집행합의의 효력을 다투기 위해 이 사건 형사고소를 한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 Q는 이 사건 합의 당시 외포된 상태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계산에 따라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통해 피고인과 합의한 것이다.
피고인이 취득한 이익은 원래부터 피고인에게 귀속되어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정당한 권리행사로서 위법성이 조각됨 피고인이 이 사건 발생 후 피해자 Q와 합의를 통해 취득한 이익, 즉, 1 주식회사 N(이하 'N'라고 한다)의 주식인도, 2 약 10억 원의 손해배상금 지급, 3 피고인에 대한 단기매매차익청구 소송 확정 판결에 관한 부집행합의 등은 원래부터 피고인이 이를 E 또는 피해자 Q에게 요구할 정당한 권리가 있었던 것으로서 피해자 Q도 이 사건 발생 전에 위 내용에 대하여 피고인과 사이에 어느 정도의 의사합치가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가 공갈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수단이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과 관련하여, 1 피고인은 J 등에게 인출해 준 E 1차 유상증자대금 중 22억 원이 원래 지정된 것과 다른 용도로 사용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2차 유상증자대금 58억 원을 인출해 줄 당시 위 돈 역시 유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점, 2 거액의 유상증자대금이 입금되자마자 하루 만에 대부분 인출된 사실 자체로부터 그 자금의 조달방법이나 인출 후 사용처가 정상적이지 않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점, 3 K, J의 각 진술 및 K가 작성한 수첩의 내용에 따르면 피고인이 위 58억 원을 인출해 주는 대가로 J 등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4 오랜 기간 상장회사를 운영해온 피고인이 국제 무역거래에서 통용되는 신용장 제도를 이용하지 않고 AH유한공사의 구두 및 서면요청만을 믿고 58억 원을 주식회사 V 계좌로 송금한 것은 이례적인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J 등이 위 58억 원을 유용한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위 돈을 인출하여 준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배임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공갈의 고의가 없었고, 피고인의 행위를 갈취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게는 'J 등 E의 전현직 임원들이 횡령·배임으로 고소당한 사실을 공시하지 않은 것을 증권거래소에 투서하여 E를 상장폐지시키겠다'고 할 당시 피해자 Q 또는 E로 하여금 상장폐지로 인한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합의에 이르도록 하려는 공갈의 고의가 있었고,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 또한 갈취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이 E에 고소사실에 대한 공시를 촉구하고 공시불이행을 증권거래소에 투서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공갈의 고의 인정 여부) (1) 인정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2008. 12. 12.경 J 등을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그 무렵부터 피고인이 E의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난 2009. 4. 3.경까지는 위 사실을 직접 공시하거나 공시담당 임직원에게 공시를 요청한 적은 없다. 그러던 중 N 주식 양도 문제로 피고인과 E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고 그에 대하여 협상이 진행 중이던 2009. 7.경에서야 비로소 E에 대하여 위 고소사실의 공시를 촉구하면서 '공시를 하지 않을 경우 직접 금융감독원 담당자에게 공시요구를 하겠다'는 취지의 서면을 발송하였다.
E는 2009. 7. 20.경 피고인에게 피고인의 N 주식에 대한 권리보전을 위해 위 주식에 설정되어 있던 질권의 소멸을 통지하면서 위 주식을 양도할 의사가 없음을 표명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E에 대하여 2009. 7. 24. 위 주식의 양도를 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증명을, 2009. 8. 26. 위 주식을 양도하지 않을 경우민·형사 책임 외에 공시불이행에 관한 책임도 함께 묻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각 발송하였다.
N의 주식 전부를 보유하고 있던 E는 2009. 9. 3. N에 대하여, 피고인을 포함한 N의 이사 및 감사 전원을 해임하고 새로운 임원을 선임하는 것을 의안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를 하였고, 2009. 9. 25. '현 경영진이 I 주식회사(이하 'I'이라고 한다)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N를 피고인에게 양도하기로 한 것과 관련하여 어떠한 의무나 이면합의를 승계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에 피고인은 2009. 9. 22.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J, K, L, M, Q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로 고소하는 한편, 피해자 Q에게 계속해서 N 주식을 넘길 것을 요구하던 중 2009. 10. 초순경 피해자 Q에게 'N 주식을 양도하지 않으면 증권거래소에 J 등의 횡령·배임행위를 투서하여 E를 상장폐지 시켜 버리겠다'고 이야기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2009. 10. 5. 증권거래소에 '자신이 E의 전현직 임원들을 2008. 12. 12. 횡령·배임으로 고소하였는데 현재까지 이러한 사실이 공시되지 않고 있다'고 투서하였고, 2009. 10. 7. 다시 E 측에 위 고소사실의 공시를 촉구하면서 '공시를 하지 않을 경우 직접 금융감독원 담당자에게 공시요구를 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판단 위와 같이 1 피고인이 2008. 12.경 J 등을 고소한 후 자신이 E의 대표이사의 직에 있었던 기간 동안에는 위 고소사실에 관한 공시를 문제 삼지 않다가 피해자 Q와 N 주식 양도와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한 이후에서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공시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한 점, 2 피고인이 E에 보낸 서면이나 E 측에 이야기한 구체적인 내용도 처음에는 공시 요구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피해자 Q가 N 주식양도를 명시적으로 거부하는 뜻을 표명하면서부터는 'N의 주식을 양도하지 않으면 공시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로 그 내용이 바뀌었다가 투서 직전에는 '공시불이행 사실을 금융감독원에 투서함으로써 E를 상장폐지 시키겠다'는 내용으로 점차 그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 3 2009. 7.경부터 2009. 10. 초순경 사이에 피해자 Q와 피고인은 N의 주식 양도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 Q가 피고인의 N 대표이사직 박탈을 시도하자, 이에 피고인이 피해자 Q에 대하여 형사고소를 제기하는 방법으로 대응하는 등 양 측 사이의 감정의 골이 매우 깊어져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행동은 단순히 공시불이행에 관한 자신의 책임을 면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피해자 Q에게 N 주식 양도를 강제하기 위한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인의 행위를 공갈죄의 갈취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인정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해자 Q와 T, U은 2008. 8. 29. 주식회사 AK(이하 'AK'라고 한다)를 운영하던 AL과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을 인수 및 합병하는 방법으로 AK를 우회상장시키기로 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한 뒤 코스닥 상장기업 중 인수할 기업을 물색하였다.
그러던 중 이들은 E를 알게 되었고, L를 만나 E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여, Q가 대표이사로 있던 주식회사 P와 주식회사 AM는 2008. 12. 4. J 등과 I이 보유한 E 주식 2,437,500주 등과 경영권 양수도에 관하여 위 주식 매수대금을 20억 원으로 하고, E의 유상증자 시 유상증자금 중 일부를 L가 운영하는 별도 사업부에 배정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여 합의하였다.
Q는 2008. 12. 5. E의 이사로, 2009. 1. 7. E의 대표이사로 각 선임되었고, E의 운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2009. 6. 10.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여 22,249,044,090원의 자금을 조달하였다.
판단
공갈죄의 수단으로서의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여기에서 고지된 해악의 실현은 반드시 그 자체가 위법한 것임을 요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이러한 협박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인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1 위와 같이 AK의 우회상장을 위해 E를 인수한 피해자 Q로서는 E가 상장 폐지되는 경우 위 회사를 인수한 원래의 목적 자체를 달성할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E 인수를 위해 투입한 자금 손실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2 E가 상장폐지되면 2009. 6. 10. 실시한 유상증자로 발행된 주식의 재산적 가치가 급격하게 감소하거나 상실될 개연성이 컸으므로, 피해자 Q는 그로 인하여 주주들의 손해배상 요구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법률문제에 휘말릴 수도 있었던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 Q에게는 E의 상장폐지는 그로 인해 엄청난 재산상의 손실을 입을 수도 있는 사건으로서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회피해야 하는 대상이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 Q에게 고지한 'E의 상장 폐지'라는 해악의 내용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하더라도 피해자 Q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하기에 충분하였던 것으로 판단되어 공갈죄의 구성요건인 협박행위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록에 의하면, 합의 당시에 피고인과 Q 모두 변호사의 조력을 받았고, 합의서 작성 당시에도 양측의 변호사가 배석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상장폐지의 위험이 임박한 상태에서 피고인의 요구 조건을 최대한 들어주는 것 외에 변호사가 법률상 조언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해자 Q가 합의 과정에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갈취행위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 Q가 2009. 10. 30. 주권매매거래정지 조치가 해제된 후에도 합의 내용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합의된 내용을 순순히 이행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피해자 Q로서는 AK의 우회상장 절차를 마치기 전까지는 E의 상장회사로서의 자격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전에 자칫 피고인과 충돌이 생기는 경우 또 다시 상장폐지의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려해서 합의 내용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피해자 Q가 합의의 내용을 순순히 이행하였다는 것만으로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가 갈취행위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한편, 공갈죄의 협박으로 평가할 수 있으려면, 해악을 고지하는 자가 그 해악의 실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구체적인 해악의 내용은 '증권거래소에 전현직 임원의 횡령·배임행위를 투서하여 E를 상장폐지 시켜 버리겠다'는 것인데, 피고인의 투서로 E에 대한 상장폐지심사절차가 개시될 수는 있으나, 상장폐지 여부는 위 심사절차에서 결정되는 것일 뿐 피고인이 그에 대하여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투서행위를 함으로써 해악의 실현과 관련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다한 셈이 된다. 투서행위 자체만을 해악의 구체적 내용으로 보게 되면 피해자 Q가 그로 인해 외포되어 처분행위를 하기 전에 이미 해악의 내용이 실현된 것이 되고, 상장폐지를 해악의 내용으로 보게 되면 피고인이 그 해악의 실현을 좌지우지할 수 없어 과연 이를 공갈죄의 협박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일응 이 사건의 경우 고지된 해악의 내용은 피고인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보아 상장폐지 그 자체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공갈죄의 협박행위로 평가되기 위해서 행위자가 반드시 고지된 해악의 실현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해악의 발생가능성이 합리적으로 예견될 수 있는 경우라면 그에 대하여 간접적인 영향력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라도 공갈죄의 협박행위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에게 E의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없었지만, 피고인은 투서행위를 통해 상장폐지심사절차가 개시되도록 하였고, 심사절차에서 J 등의 횡령·배임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 실제로 E의 상장폐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 가능한 상황이었다. 또한, 피고인이 J 등을 고소한 사건은 그 당시 J 등 및 관련자들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기소중지, 참고인중지 결정이 내려진 채로 본격적인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던바, 고소인인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고소취소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수사절차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피고인은 2009. 10. 5. 투서 이후에도 E의 상장폐지 여부에 적어도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은 2009. 7.경 공시 요구 이후 2009. 10. 14. 합의에 이르기까지의 피고인의 일련의 행위는 공갈죄의 협박행위에 해당된다.
정당한 권리행사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주장에 관하여
관련 법리 공갈죄의 수단으로서의 해악의 고지가 비록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고 하여도 그 권리실현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여기서 어떠한 행위가 구체적으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것인지는 그 행위의 주관적인 측면과 객관적인 측면, 즉 추구된 목적과 선택된 수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13. 선고 2013도680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설사 피고인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 실현을 위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사용한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피고인의 갈취행위에 대한 위법성이 조각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이 정당한 권리행사의 구체적 내용으로 주장하는 것은, 1 액수 불상의 N 주식 취득, 2 자신에 대한 단기매매차익 반환청구소송 확정판결(승소 금액 약 15억원)에 관한 부집행합의 및 위 소송에 투입된 소송비용 1억 7,000만 원, 3 N의 E에 대한 손해배상금 약 10억 원 정도인 반면, E가 상장폐지될 경우 피해자가 입게 될 손해는 유상증자대금 약 222억 원, E 인수대금 약 20억 원 등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 Q에 대한 협박으로 얻고자 하는 이익보다 그 협박으로 인해 야기되는 손해가 현저히 크다.
또한 일반적인 형사사건에서 피해자가 피해회복을 위해 형사고소를 하는 경우와는 달리 피고인은 J 등에 대한 형사고소 사실에 관한 공시불이행으로 자신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공갈죄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피고인의 이 사건 증권거래소에 대한 투서를 형사사건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행사를 위해 형사고소를 하는 경우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손해배상 문제는 2009. 4. 이전에 이미 합의가 되었고 2009. 7.경 피해자 Q와의 사이에 이미 2009. 10. 14.자 합의 내용과 같은 내용으로 의사의 접근이 있었으며 위 Q로서도 그러한 합의를 이행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지기는 하나, 2009. 7. 이후 N 주식에 대한 질권 소멸 통지, 피고인 등의 해임 등의 조치를 통해 그러한 합의를 이행하지 아니하려는 의사를 분명히 한 이상, 피고인에게 2009. 10. 14.자 합의 내용과 같은 권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 실현을 위한 권리행사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를 넘었다면 공갈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2008. 5. 21. E의 경영지배인으로 선임된 J은 2008. 5. 28.경 일반공모 방식의 1차 유상증자 실시 및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3,999,999,450원을 확보한 후 이를 업무상 보관하던 중, 2008. 5. 29. E가 부담하고 있던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 및 E가 수입하는 무연탄 대금을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30억 원을 인출하였으나 8억 원만 위 신주인수권 부사채 상환자금으로 사용하였고 나머지 22억 원은 J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I 및 주식회사 V(이하 'V'이라 한다)의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08. 5. 30. J에게 위 30억 원이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자금으로 사용되지 않은 것에 대하여 항의를 하면서 위 22억 원을 원상복구 시키지 않으면 검찰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의 '무단 인출금 원상회복 요구의 건'이라는 공문을 보내 J 등을 압박하였다. 그 뒤 J의 주도로 E는 추가로 2008. 6. 4. 58억 5,000만 원의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하였고, 같은 날 위 결정에 따라 E의 기업은행 계좌로 합계 금 58억 5,000만 원이 유상증자 대금으로 입금되었는데 위 유상증자 대금은 사채회사인 AD로부터 차용하여 납입된 것이었다. 위 K는 J의 지시에 따라 2008. 6. 5. 피고인에게 알루미늄을 중국 소재 AH유한공사로부터 수입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팩스로 보내고 '수입대금을 E의 기업은행 법인 계좌에서 한국에 있는 V의 계좌로 송금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 같은 날 58억 원을 V의 기업은행 계좌로 송금받았는데, J은 실제로는 그 중 12억 5,000만 원을 I의 수입신용장 결제에 사용하였고, 4억 7,000만 원은 V로 재입금하였으며, 나머지 약 40억 원 상당은 AD에 대한 채무상환에 사용하여 횡령하였다. 당시 E의 유상증자금 집행과정을 보면, 2008. 5. 28. 40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금을 조달하여 다음 날인 2008. 5. 29. 30억 원 자금 인출이 이루어졌고, 2008. 6. 4. 58억 5,000만 원 유상증자금 입금 후 2008. 6. 5. 58억 원이 인출되어 단기간 내에 거액의 유상증자 실시 후 대부분의 자금이 바로 인출됨으로써 극히 비정상적이었고 피고인은 이미 2008. 5. 30. 인출된 유상증자금 30억 원이 E의 주식인수권부사채의 상환을 위해 사용되지 않고 유용된 사정을 알고서 J 등에게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바도 있으므로, E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으로서는 위 2008. 6. 5.자 유상증자금 58억 원 가량이 E를 위해 H펀드에 대한 위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자금 및 E의 알루미늄 수입대금 등 E를 위해 정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유상증자금이 횡령되는 사정을 알고서도 2008. 6. 5. E 유상증자금 58억 원을 인출해 줌으로써 J 등이 E 자금 58억 원을 횡령하도록 하여 동인들로 하여금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E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게 하였다.
원심의 판단
기록에 의하면, 1 J 등은 2008. 5. 29. E가 부담하고 있던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 및 E가 수입하는 무연탄 대금을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30억 원을 인출한 후 그 중 8억 원만을 위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 22억 원은 J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I 및 V의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한 사실, 2 피고인은 위 인출 다음날인 2008. 5. 30. 위 인출 금액 중 8억 원만이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한 후 K, L에게 지정된 용도와 달리 사용된 나머지 22억 원을 원상복구시킬 것을 촉구하는 취지의 서면을 발송한 사실, 3 그 후 E는 J 등의 주도로 2008. 6. 4. 58억 5,000만 원의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위 유상증자대금을 사채 회사인 AD로부터 차용하여 납입한 사실, 4 K는 위 유상증자대금 입금 다음날인 2008. 6. 5. 피고인에게 AH유한공사와 사이에 체결된 알루미늄 수입 계약서와 '수입대금을 E의 기업은행 법인계좌에서 한국에 있는 V의 계좌로 송금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 같은 날 58억 원을 V의 계좌로 송금받은 사실, 5 피고인은 2008. 6. 5. 위 58억 원을 송금하기 직전 J 등으로부터 1억 원을 피고인이 운영하던 E AU 계좌로 송금받은 사실, 6 K의 수첩에는 위 1억 원 송금과 관련하여, '2008. 6. 5. A사장 돈 빼지 말라고 열 받음, 계속 절충, 1억 빌려주고 돈 '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7 J 등은 위 58억 원 중 중 12억 5,000만 원을 I의 수입신용장 결제에 사용하고 4억 7,000만 원은 V로 재입금하였으며, 나머지 약 40억 원 상당은 AD에 대한 채무상환에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이 1, 2차 유상증자 모두 증자대금이 입금되자마자 그 다음날 대부분의 자금이 인출되었고, 피고인은 J 등에게 1차 증자대금을 인출해준 다음날 이미 인출된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원래 지정된 것과 다른 용도로 사용된 것을 알고 있었으며, 2차 증자대금 인출 직전에 J 등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정황도 있다는 점에서 피고인이 J 등의 횡령사실을 알면서도 위 58억 원을 인출해 준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
그러나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 및 위 가)항 기재 사실들만으로 피고인이 J 등의 횡령사실을 알면서도 이에 가공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E에 손해를 가한다는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이 2차 유상증자대금을 인출해 준 대가로 J 등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는지의 여부 J은 원심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유상증자와 관련하여 써야 할 돈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여 1억 원을 주었습니다," "검찰에서 2차 증자금 중 1억 원을 피고인 개인에게 임의로 빌려줬다고 진술한 것은 그 내용을 잘 모르고 K로부터 들은 대로 진술한 것이고, 지나고 보니까 그런 내용이 아니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J의 원심 법정진술에 비추어 보면, '위 1억 원이 2차 유상증자대금 인출의 대가로 피고인에게 교부된 것'이라는 K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위 5, 6의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J 등에게 2차 증자대금을 인출해 주는 대가로 1억 원을 받았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인이 J 등에게 2차 유상증자대금을 인출해 줄 당시 그 돈이 지정된 것과 다른 용도로 사용될 것을 알았는지의 여부 (가) 피고인은 "2008. 5. 30. J 등에게 1차 증자대금 중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에 사용되지 않은 22억 원을 원상복구시킬 것을 촉구하는 취지의 서면을 발송하였는데, 그 무렵 J으로부터 'H과 상환기일을 연기하고 분할 상환하기로 하면서 I 명의의 약속어음을 주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 이를 믿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고, J의 원심 법정진술도 이에 부합한다.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위 22억 원이 당장 원상복구가 되지 않더라도 늦어도 위 약속어음의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는 변제 자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믿었을 가능성이 크다.
피고인은 2008. 8. 13.경 위와 같이 상환기일을 연기하면서 발행된 약속어음이 결제되지 않고, 이에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상환받지 못한 채권자로부터 가압류 집행을 당한 후에서야 비로소 J 등이 인출해 간 돈이 결국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에 사용되지 않았음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피고인이 그 직후인 2008. 9. 11.경 J 등에게 '회사에 미입금된 증자대금을 즉시 반환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상환을 촉구'하는 서면을 다시 발송하기도 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신빙성이 있다.
또한 피고인은 2008. 6. 5. 2차 유상증자대금을 인출해 줄 당시 J 등으로부터 AH유한공사와 E 사이에 체결된 2008. 6. 2.자 알루미늄 공급계약서, AH유한공사의 법인등기부 등본, 위 유한공사의 대표이사 AT의 여권사본, '58억 원을 V 계좌로 보내달라'는 취지의 위 유한공사 명의의 공문을 제출받은 후에서야 위 돈을 송금해 주었고, 그 뒤에도 J 등에게 2차 유상증자대금의 사용처를 재차 추궁하여 J 등으로부터 W 주식회사와 E 사이에 체결된 물품(알루미늄고트) 공급계약서를 제시받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은 J 등에게 증자대금을 인출해 주면서 매번 그 객관적인 근거를 확인하려는 시도를 한 정황이 발견되는 반면, 피고인이 J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서류들이 위조된 것이라거나 거래의 실체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유상증자대금의 인출은 피고인과 I 사이에 체결된 2008. 5. 15.자 합의나 유상증자 등의 목적에도 반하지 않음 (가) 피고인은 2008. 5. 15. I과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인은 2008. 5. 19. I이 지정하는 사람을 E의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하되, 기존 사업을 E로부터 완전히 분리하여 그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고, 기존 사업 부문에 대한 물적 분할 전까지 I이 E의 이름으로 추진하는 신규사업 및 영업활동을 위한 자산 및 영업의 양수, 현물출자, 주식스왑 및 합병 등에 관련된 제반 이사회 의결을 가결토록 하고 해당 업무 진행에 적극 협조하며, 피고인과 I은 서로 상대방이 운영하는 사업부문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를 하였다. J 등은 피고인에게 1차 증자 후 인출된 30억 원에 대해서는 무연탄 수입, 2차 증자 후 인출된 58억 원에 대해서는 알루미늄 수입을 각 사용처로 특정하면서 인출을 요청하였던바, 위와 같은 사용처는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I이 E의 이름으로 수행하는 신규 사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은 위 합의 내용에 따라 그에 대하여 적극적인 관여를 할 수는 없었고, 오히려 그 사업 추진과정에서 필요한 이사회 승인을 얻어 주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으며, 결국 위와 같은 자금 인출 자체는 위 합의 내용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또한 E는 2008. 5. 22. 이사회에서 전환사채 발행의 목적을 '운영자금'으로, 유상증자의 목적을 '기존사업의 영업확대 및 신규사업 등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결의한 후 전환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를 실시하였다. 앞서 본 것과 같이 J 등이 피고인에게 유상증자대금의 인출을 요청하면 밝힌 자금의 사용처(무연탄 및 알루미늄 수입)는 일응 '신규사업 등을 위한 운영자금'에 해당하는 것이었으므로, 위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은 위 합의 내용에 따라 그에 대하여 적극적인 관여를 할 수는 없었고, 오히려 그 사업 추진과정에서 필요한 이사회 승인을 얻어 주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으며, 결국 위와 같은 자금 인출 자체는 위 합의 내용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또한 E는 2008. 5. 22. 이사회에서 전환사채 발행의 목적을 '운영자금'으로, 유상증자의 목적을 '기존사업의 영업확대 및 신규사업 등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결의한 후 전환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를 실시하였다. 앞서 본 것과 같이 J 등이 피고인에게 유상증자대금의 인출을 요청하면 밝힌 자금의 사용처(무연탄 및 알루미늄 수입)는 일응 '신규사업 등을 위한 운영자금'에 해당하는 것이었으므로, 위와 같은 자금 인출은 위와 같이 E 이사회에서 결의된 전환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의 목적에도 부합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당심의 판단 기록에 의하면 원심판결이 설시한 여러 사실들과 사정들이 인정되고, 위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J 등의 횡령사실을 알면서도 이에 가공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E에 손해를 가한다는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소결론 따라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이 피해자를 공갈하여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총 합계 25억 원이 넘는 점, 2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자신이 원하는 목적 달성을 위해 회사를 상장폐지시키겠다고 위협한 것으로서 그 협박의 구체적 내용이 불특정 다수의 주주들의 재산적 피해를 수반할 수 있는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범행 과정에서 계획적인 측면이 엿보이는 점, 3 실제로도 피고인의 투서행위로 E에 대한 상장폐지심사가 진행되었고 그로 인해 주주들의 재산상 손해에 관한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기도 하였던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양형요소이다. 반면, 1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에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2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취득한 이익 중 대부분은 그 전에 이미 피해자 Q와 사이에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이루어졌던 것으로서 피고인이 그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권리가 있다고 볼 여지도 있는 점, 3 이미 판결이 확정된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와 함께 재판을 받았을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도 존재한다. 여기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 판결 중 유죄부분 및 이유 무죄부분(유죄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는 이유 무죄부분은 유죄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당연히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하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부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