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9. 1. 선고 2015노198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2006. 3. 20.부터 2012. 10. 24. 사이에 임직원 출장비, 급여 및 퇴직금, 주유비, 교통카드, 접대비 및 복리후생비 등 명목으로 합계 118,286,305원을 피해자 E 주식회사의 업무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는 업무상횡령의 점(포괄일죄)에 대하여, 그 중 2007. 1. 경부터 2012. 12.경까지 사이에 ㉠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5 기재 순번 1 내지 4와 같이 Y에 대한 급여 및 퇴직금 명목으로 합계 7,424,430원 상당을 횡령하였다는 부분 및 ㉡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6 기재 순번 2 내지 692, 694 내지 697, 699, 701 내지 705, 707, 709, 711, 712, 714 내지 724, 726, 728, 730, 733, 734, 736 내지 753과 같이 출장비, 차량비, 복리후생비, 여비교통비, 소모품비, 접대비 등으로 합계 31,856,898원 상당을 횡령하였다는 부분은 그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되,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하였고,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유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원심 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검사는 위 이유무죄 부분 중 위 출장비, 차량비, 복리후생비, 여비교통비, 소모품비, 접대비 등으로 합계 31,856,898원 상당을 횡령하였다는 부분(위 ㉡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를 제기한 반면, 위 Y에 대한 급여 및 퇴직금 명목으로 합계 7,424,430원 상당을 횡령하였다는 부분(위 ㉠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검사가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위 ㉠ 부분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나머지 유죄 부분 및 검사가 항소를 제기한 이유무죄 부분(위 ㉡ 부분)과 함께 당심에 이심되었지만 당사자 사이의 공방대상에서 벗어났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원심판결의 무죄 결론을 그대로 따르고 다시 판단하지 않는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원심은 피고인이 2007. 1.경부터 2012. 12.경까지 사이에 그 판시의 별지 범죄일람표 6 기재 순번 2 내지 692, 694 내지 697, 699, 701 내지 705, 707, 709, 711, 712, 714 내지 724, 726, 728, 730, 733, 734, 736 내지 753과 같이 출장비, 차량비, 복리후생비, 여비교통비, 소모품비, 접대비 등 명목으로 합계 31,856,898원 상당을 피해자 E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의 업무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위 지출내역의 사용일시, 사용장소, 사용내역 등에 비추어 보면, 증거들을 종합하여 위 31,856,898원의 지출은 피해자 회사의 업무와 무관하게 피고인이나 피고인의 가족 등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등으로 횡령한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3.

판단

가.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 회사의 직원인 T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회식비 등을 현금으로 주기도 하였고, 병원비도 복리후생비로 지출한 적이 있으며, 법인카드의 사용한도 때문에 피고인 명의의 개인카드 등을 사용하고 추후 비용으로 청구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한 점, ② 검사가 증거로 제출한 현금출납부(영수증) 중에는 명백히 피해자 회사의 업무처리비용으로 보이는 내역이 존재하는 점에 비추어, 피해자 회사의 채권추심 담당 직원들이 지출한 비용도 위 현금출납부에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업무추진비의 월별 사용금액의 한도나 사용방식 등에 제한을 두고 있는 내규가 존재하지도 않는 점, ④ 그 밖에 피고인의 지위와 역할, 금원의 지출기간, 사용금액, 사용처 및 용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공소사실 금액 전부를 피고인이 사용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횡령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 요지 : 이 사건은 피고인이 운영하던 피해자 회사의 자금난 및 운영난에 따른 경제적 파탄으로 피해자 회사가 파산지경에 이르러, 그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의 주주 및 직원, 거래 채권자 등이 큰 손해를 입게 되자 그 원인 규명 과정에서 밝혀진 횡령 및 배임의 책임을 묻기 위해 기소된 사안이다. 피해자 회사의 파산 따른 법률적, 경제적 피해는 거래 채권자 외에 피고인을 비롯한 주주, 임직원들에게도 미치게 되지만, 파산 자체의 주된 원인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100억 원대 부실대출을 주도하여 피해자 회사에 큰 손해를 입힌 대출심사팀장 X 등의 배임행위로서, 그에 따른 직접적이고도 가장 큰 피해자는 피해자 회사의 실질적 사주인 피고인이 될 뿐 아니라, 이 사건 공소사실은 어디까지나 피해자 회사를 피해자로 하는 횡령 및 배임 부분에 한정하여 기소가 된 이상, 형사책임주의의 원칙상 피고인에 대한 양형은 공소사실에 입각하여 판단하였다. 공소사실 중 유죄로 인정되는 횡령 및 배임의 합계액은 약 8억 8,000여만 원이고, 그 법률적, 경제적 피해자는 피해자 회사로서, 피고인 및 그 가족들이 피고인의 이 사건 범죄에 따른 피해자 회사와 그 거래 채권자들의 피해 회복 취지에서 변상 및 배당채권포기 등의 방법으로 사실상 출연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금원은, 당심에서 피해자 회사에 변제한 2억 원, 원심판결 선고 이후 배당절차에서 포기한 10억 5,000만 원의 채권, 원심판결 선고 이전 배당절차에서 포기한 516,171,852원의 채권 등 약 17억 7,000만 원 상당으로 피해자 회사에 입힌 손해액을 초과한다. 비록 피고인의 올바른 경영 및 그에 따른 수익 창출의 기대 하에 피고인을 믿고 소정의 이자 약정 하에 상당한 금원을 피해자 회사에 빌려주었다가 회사의 도산사태로 말미암아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게 된 채권자들의 채권액 중 상당 부분은 피고인의 위 횡령 등 액수를 초과하는 피해변상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못하고 있지만, 이는 직원들의 거액의 배임범죄 및 피고인의 무사려하고 방만한 경영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 자체는 피고인의 경영실패에 따른 민사적 책임 영역에 해당하는 것일 뿐, 피고인 자신의 별도 범죄행위를 구성하거나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어서 이 사건 양형에 주된 고려사유가 될 수 없다. 이와 같은 이 사건 공소제기에 따른 심판 및 형사처벌의 대상, 그 피해 변상의 내용 및 정도와 원심판결 선고 이후 중대한 양형상의 사정변경, 경미한 벌금형 1회의 근로기준법위반이 전부인 피고인의 전력 및 당심에 이르러 유죄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 반성하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형을 정하기로 하였다. ]

1)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이다. 그런데 우리 형사소송법이 취하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 하에서 존중되는 제1심의 양형에 관한 고유한 영역과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을 감안하면,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함이 상당하다. 그와 같은 예외적인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제1심의 양형판단을 존중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당심에서 피해자 회사에 2억 원을 변제한 사실, 또한 피고인과 그의 처 등은 원심판결 선고 이전에 피해자 회사에 대한 채권자 중 1인인 ㈜부명세원대부금융과의 배당이의 소송 절차에서 516,171,852원 상당의 채권을 포기하는 의사를 밝혀 최종적으로 ㈜부명세원대부금융이 추가로 52,242,071원을 배당받은 것에 더하여, 원심판결 선고 이후에 피고인과 그의 처 등이 위 ㈜부명세원대부금융 및 또 다른 피해자 회사의 채권자인 S과의 배당이의 소송 절차에서 10억 5,000만 원 상당의 채권을 포기하여 위 피해자 회사의 채권자들이 합계 약 4억 원 상당을 추가로 배당받은 사실을 알 수 있고, 현재 피고인 소유의 아파트에 대하여 경매절차가 이루어지고 있어 피해자 회사의 채권자들이 어느 정도 추가로 채권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회복을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뿐 아니라 당심에 이르러 원심까지 부인하였던 이 사건 횡령 및 배임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더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3)

위와 같은 법리 및 당심에서 위와 같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사유가 발생한 점 등과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참작하면, 이 사건 횡령·배임 금액이 합계 8억 8,500여 만 원에 이르고,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하여 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볼 수 있는 피해자 회사의 채권자들은 그 동안 채권을 회수하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아직도 이를 완전히 회수하지 못하는 등 피고인에게 불리한 양형요소들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 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