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1. 15. 선고 2015노2382 판결

2015

주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이유로, 검사는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이유로 각 항소하였다.

2.

판단

가.

피고사건 부분에 관한 판단

1)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실 및 사정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과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이 인정된다.

가)

나이, 성행, 지능과 환경

(1)

피고인은 1970년에 포천시에서 1남 2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피고인의 아버지는 일용직 노동자로, 경제 사정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피고인은 그녀의 아버지가 피고인 및 어머니에게 심한 가정폭력을 가하였다고 진술한다. 피고인의 아버지는 2006년경 노숙 생활을 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하였고, 피고인의 어머니는 2007년경 지병으로 사망하였다.

(2)

피고인은 우수한 성적으로 국민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였고, 장학생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였으나,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였다. 학생 시절의 지능검사 결과에 따르면 피고인은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

(3)

피고인의 동생인 BA는 피고인에 대하여, 어릴 때부터 머리가 비상했고 공부를 잘했으며, 독한 성격이었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의 학생 시절 생활기록부에는 '말이 적으나 명랑한 얼굴이며 급우들과 협조가 잘됨', '매사에 성실하며 적극적임',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능동적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함' 등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이 기재되어 있다.

(4)

1991년에 피해자 C과 혼인하였고, 그와 사이에서 1남 1녀(딸은 피해자 E)를 두었다. 원만하지 못한 혼인생활 끝에 2008년 경 피해자 C과 협의이혼하였다. 피해자 C의 사망 이후인 2011년 말경 피해자 G와 재혼하였으며, 그와 사이에서 1남을 두었다.

(5)

피고인은 고등학교 졸업 후 봉제 공장 및 제과 공장, 음식점 등에서 근무하였다. 이후 신용카드 단말기 관련 사업을 하기도 하였다. 피해자 C과 2004년경부터 2008년경까지 식당을 운영하다가, 이혼 과정에서 폐업하였고, 그 무렵부터는 특별한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다.

(6)

피고인의 첫째 아들은 부사관으로 재직 중이고, 딸인 피해자 E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다가 현재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건강 문제로 일을 중단한 상태이며, 유아인 막내아들은 경기 북부 아동일시보호소에 위탁되어 생활하고 있다.

(7)

피고인은 의정부지방법원에서 2003. 10. 15.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을, 2005. 8. 29. 사기죄로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각 발령받아 확정된 전과가 있다.

나)

피해자들에 대한 관계

(1)

피해자 C(1965년생)은 피고인의 전 남편으로, 이혼 시까지 약 17년간 부부 관계였다. 결혼 당시 피해자 C의 외도와 가정폭력,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하여 피고인과의 관계는 원만하지 못했다.

(2)

피해자 F(1925년생)은 피해자 C의 어머니로, 피고인과의 관계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위 피해자가 피고인을 잘 대해 주었으며, '피해자 F이 없었더라면 그 집안에서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3)

피해자 G(1969년생)는 피고인이 재혼한 남편으로, 혼인 이후 약 1년여의 기간 동안 피고인과 무난한 부부 관계를 유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4)

피해자 H(1933년생)는 피해자 G의 어머니로, 피고인은 위 피해자가 피고인 및 피고인이 피해자 C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을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진술한다.

(5)

피해자 E(1995년생)은 피해자 C과 사이에 낳은 친딸이다.

다)

범행의 동기

(1)

피해자 C에 대한 범행

피고인은 피해자 C과 협의이혼할 것을 합의하면서 위 피해자 소유 부동산 중 일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았고, 피고인은 이를 처분하여 합계 약 4억 4,000만 원을 수령하였다. 위 피해자는 위 돈을 피고인과 정산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금전 요구를 계속함으로써 피고인과 갈등이 생겼고, 특히 위 피해자는 이혼 전부터 사귀던 여자와 결합하면서 함께 노래방 영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요구하기도 하면서 피고인과 크게 다투기도 하였다. 이러한 위 피해자의 태도에 대한 분노와 함께, 앞서 본 금전 정산 문제의 해결, 위 피해자를 피보험자로 하는 약 4억 4,500만 원의 생명보험금의 수령 등의 목적이 모두 위 피해자를 살해하는 동기가 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2)

피해자 F에 대한 범행

피해자 C을 살해하는 것이 이 부분 범행에 대한 피고인의 주된 고의였고, 피해자 F에 대한 살해의 고의는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검찰에서, 피해자 F이 사망하는 경우 피고인이 위 피해자에게 주기로 약정하였던 3억 5,000만 원의 채무가 없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위 피해자에 대한 범행의 동기가 경제적 이익에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3)

피해자 H에 대한 범행

피고인은 피해자 H가 피고인 및 피고인이 피해자 C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을 구박하였기 때문에 위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피해자가 피고인이나 그녀의 자녀들을 함부로 대하였다는 뚜렷한 자료는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피고인은 검찰에서 위 피해자를 살해한 주된 동기에 대하여, 위 피해자가 피고인의 자녀를 못마땅해 했던 것 때문이라기보다는, 위 피해자가 사망한다면 위 피해자의 집에서 마음 편히 자리 잡고 살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여기에 위 피해자의 사망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 G까지 살해함으로써 피해자 H의 재산을 피고인의 어린 아들이 상속받은 점까지를 보태어 보면, 위 피해자에 대한 범행의 주된 동기 역시 경제적 이익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4)

피해자 G, E에 대한 범행

피고인은 피해자 C의 생명보험금 등을 귀금속, 차량, 의류 등을 구입하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비 등으로 소진하자 피해자 G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고, 피해자 G를 살해한 후 그에 대한 생명보험금까지 소진하게 되자 피해자 E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위 피해자들에 대한 범행은 보험금을 편취하는 등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었음이 인정된다.

라)

사전계획의 유무,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1)

피해자 C, F에 대한 범행

피고인은 피해자 C이 즐겨 마시는 알로에 음료수의 색상이 그라목손과 유사함을 이용하여, 미리 구입한 알로에 음료수병에 그라목손을 넣고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그런데도 위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자, 약 6일 후 어버이 날임을 이유로 다시 위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위 음료수병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했다.

(2)

피해자 H에 대한 범행

피고인은 피해자 C에 대한 범행 당시 상당한 양의 그라목손을 음료수병에 넣어 이를 마신 피해자 C이 즉사하기에 이르자, 이와 같이 너무 많은 양을 다시 넣을 경우 자신이 의심을 받을 것을 우려하여, 피해자 H가 천천히, 자연스럽게 사망한 것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이 부분 범행 당시에는 음료수병에 그라목손을 미량만 넣었다. 한편 피해자의 사망 확률을 높이기 위하여 두 병의 음료수병에 그라목손을 넣어 두었다.

(3)

피해자 G, E에 대한 범행

피고인은 이전의 범행으로 얻은 재산을 과도한 소비로 탕진하자, 피해자 G를 피보험자로 하는 추가 생명보험에 가입 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 G, E에 대한 범행 당시 자신이 의심받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밀가루(피해자 E에 대한 범행의 경우 밀가루 및 쌀가루)에 그라목손을 넣어 말리는 사전 준비를 한 후, 그 가루를 자신이 끓인 찌개에 넣어 두어 피해자들로 하여금 먹게 하였다. 이를 먹은 피해자들이 심한 통증을 느끼고 입원 치료까지 받고 돌아왔음에도, 다시 피해자들에게 같은 방식의 범행을 반복하였다. 피해자 G는 세 번째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하였고, 피해자 E은 두 차례에 걸쳐 입원 치료를 받았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체포되지 않았더라면 피해자 E이 사망할 때까지 범행을 반복하였을 것임을 인정하였다.

마)

범행의 결과

(1)

피해자 C, H, G는 고통 중에 사망하였다. 특히 피해자 G는 세 차례나 입원치료를 받은 끝에 사망하였다. 피해자 F은 목 부위 통증을 느끼고 하혈을 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2)

피해자 E은 한때 전체 폐의 약 30%에 대한 폐손상(섬유화)이 진행되었고,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이르기도 하였으며, 현재까지도 오래 걸으면 숨이 가쁘고, 서서 하는 일은 힘들어서 하기 어렵다고 진술하는 등 범행으로 인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친모인 피고인이 보험금을 목적으로 자신을 살해하려 한 이 사건 범행은 위 피해자에게 정신적으로도 쉽게 아물 수 없는 상처로 남을 것이다.

(3)

피고인은 피해자 C을 피보험자로 하는 생명보험금 합계 약 4억 4,800만 원, 피해자 G를 피보험자로 하는 생명보험금 합계 약 5억 2,500만 원, 피해자 E을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금 합계 약 500만 원을 수령함으로써 보험사들로부터 이를 편취하였다. 피해자 C 소유였던 부동산의 매각대금 약 4억 4,000만 원을 피해자 C과 정산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어 이를 독차지했다. 피해자 H, G가 순차 사망함으로써 그들의 재산을 피고인의 어린 아들이 상속받아, 친권자인 피고인이 이를 사실상 관리하게 되었다.

바)

범행 후의 정황

(1)

피고인은 피해자 H에 대한 범행 이후, 2013. 1. 14. 위 피해자가 병원에 갈 당시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하여 건강이 극도로 좋지 않은 위 피해자를 데리고 보험사와 은행에 들러, 위 피해자 명의 보험금 일시예치금 및 정기예금을 해지하였고, 위 피해자가 사망하기도 전인 2013. 1. 13. 및 17. 상조업체에 전화를 걸어 장례절차에 관하여 문의하였다. 피해자 G에 대한 범행으로 위 피해자가 사망한지 약 3시간 만에 생명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보험금 청구에 관하여 문의하였다.

(2)

피해자 E이 피고인의 범행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처방받아 집으로 가져온 약을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하였다.

(3)

2014. 12. 17. 피해자 G의 누나인 AA에게 그녀가 위 피해자를 괴롭힌 것이 원인이 되어 위 피해자가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4)

2011. 5. 30. 첫째아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보험금 5억 2,500만 원의 보험에 가입한 데 이어, 피해자 E에 대한 범행 도중인 2014. 10. 21. 첫째아들을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금 3억 원의 보험에 추가로 가입하였다. 피고인은 검찰에서 위와 같이 추가 보험에 가입한 것은 언젠가 있을 첫째아들에 대한 범행을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하였다.

(5)

체포되어 구속된 이후 수사기관에서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이 사건 범행 일체를 인정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계속하여 자신의 이전 진술을 번복하면서 일부 범행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였고, 오히려 사망한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나아가 자신의 형사책임을 덜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과 친밀하게 지내던 AN, AM이 이 사건의 공범이었음을 의심케 하는 매우 구체적인 내용의 거짓말을 하기도 하였다.

(6)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서는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사)

피해회복의 정도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피해자 H, G의 유족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다만 피해자 E은 엄마이기 때문에 용서한다면서 피고인에 대한 최대한의 선처를 구하고 있다.

아)

재범의 가능성

피고인의 재범위험성은, 피고인에 대한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ORAS-G) 평가 결과 '중간' 수준으로 평가되었고,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 결과 '높음'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피고인은 경제적 필요에 따라 짧은 기간을 두고 범행을 반복하였고, 그 수법이 유사하며, 범행 이후 아무런 죄의식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태도로 일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살인 범행을 재범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2)

판단

가)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형법 제51조가 규정한 사항을 중심으로 한 범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전과의 유무,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계획의 유무,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철저히 심리하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명확하게 밝힌 후 비로소 사형의 선택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8. 25. 선고 2005도4178 판결, 2006. 3. 24. 선고 2006도354 판결, 2007. 6. 15. 선고 2007도2900 판결 등 참조). 한편으로 대한민국은 1997년 12월 마지막으로 사형을 집행한 이래 현재까지 사형확정자에 대한 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인권기구인 국제엠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대한민국을 사실상 사형폐지국(abolitionist in practice)으로 분류하고 있다. 위와 같이 마지막으로 사형을 집행한 이후에 사형의 선고를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사람들은 구치소 또는 교도소에서 형의 집행을 받지 않은 상태로 수용되어 있다. 사형은 작업 그 밖의 노역을 명하는 형이 아니므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53조 제1항은 사형확정자가 작업을 신청하는 경우에 한하여 교도관회의의 심의를 거쳐 교정시설 안에서 실시하는 작업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사형보다 가벼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원칙적으로 반드시 정역(定役)에 복무하여야 하는 것과 대비된다(형법 제67조). 비록 사형과 무기징역형이 본질적으로 그 경중을 달리하는 형벌이고, 사형의 집행이 법무부장관의 재량에 달려 있어(형사소송법 제463조) 언제 든지 법무부장관의 명령에 의하여 사형확정자들에 대한 형이 집행될 가능성이 상존하더라도, 현실적으로는 20년 가까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사형확정자들이 사실상 자유형을 복역하고 있다.

나)

피고인은 보험금의 편취 등 경제적 이득을 주된 목적으로 자신과 혼인관계를 맺었던 사람들, 그들의 어머니들, 심지어 자신의 혈육인 친딸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나아가 합계 약 10억 원의 보험금을 편취하였고, 피해자 F에 대한 채무를 면하기 위하여 사실확인서를 위조하였으며, 사기 범행으로 인한 범죄수익을 은닉하였다. 피고인은 자신이 의심받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범행방법을 조금씩 변경하는 등 치밀한 계획하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고, 그 수법이 극히 비정하고 잔혹하며, 그로 인한 결과 역시 매우 중하다. 피고인의 범행은 재산적 탐욕에 기인한 것으로 그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하여 생사를 오가는 순간에도 그들의 재산을 이전시키고, 보험회사에 보험금 수령 가능 여부를 문의하거나 상조업체에 장례 절차를 문의하기도 하는 등, 범행기간 내내 아무런 죄의식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태도로 일관하였다.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도 계속하여 이전 진술을 번복하면서 일부 범행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였고, 자신의 죄책을 줄여보고자 아무런 죄 없는 일부 피해자들이나 자신의 지인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려는 태도까지 보였다.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 생존한 피해자들과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들이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하여 감내하여야 할 상처는 쉽게 치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 E을 제외하고는 모두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이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

피고인은 원심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한다는 태도를 취해 왔고, 당심에서는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수사기관 이래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보였던 반성과 참회의 태도가 전부 거짓된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인은 두 차례 약식명령을 받은 것 외에는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다. 피해자 E은 자신을 살해하려 하였던 피고인을 용서하면서 피고인을 최대한 선처해 줄 것을 구하고 있고, 계속하여 자발적으로 피고인을 접견하고 있으며, 오빠와 함께 자신의 남동생을 양육하면서 생활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처럼 피고인은 자신에게 남겨진 자녀들을 통하여 이제까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앞서 살펴본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전력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앞으로 자신의 모습을 개선·교화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라)

위와 같은 점들 및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방법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과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 적용 결과 등을 모두 종합하면, 피고인을 기한의 정함 없는 징역형에 처하여 사회에서 격리하여야 할 사정이 있음은 충분히 인정되나, 이 사건에서 피고인을 사형에 처하여 피고인의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피고인에 대하여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나.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검사가 피고사건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한 이상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8항에 의하여 부착명령사건에 대하여도 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의제되나,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이유서나 항소장에 이에 관한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 부분에 관하여 직권으로 파기할 사유도 찾아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태환(재판장) 문주형 이인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