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중 1항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징계사유의 존부
제1심 및 이 법원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2012. 7.경 내연 관계에 있던 D의 문제로 C와 다투었고, 이와 관련하여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알게 된 C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하여 2013. 4. 3. 참가인의 전산 프로그램 중 '통합전화번호 관리'에 들어가 C 및 그 아내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업무와 관련 없이 무단 열람한 사실, 원고가 2011. 1.경부터 2013. 7.경까지 사이에 참가인의 전산 프로그램 중 '민원가입자 관리', '요양급여 내역' 등에 들어가 아래표 기재와 같이 D의 자격 내역 및 요양급여 내역 등 개인정보를 업무와 관련 없이 113회에 걸쳐 무단 열람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참가인 인사규정 제38조 제12항을 위반한 것으로 인사규정 제72조 제1호에 정해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D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부분은 D의 부탁과 동의 하에 이루어졌으므로 무단 열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보건대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38조 제12항에 의하면 '직원이 개인정보를 업무 목적 외에 무단 조회하거나 불법으로 열람·유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함으로써 업무와 관련 없이 개인정보를 열람하는 행위 자체를 비위행위로 정하고 있는 점, 원고는 D으로부터 정식으로 위임장을 받은 적이 없고 관련 규정에 따른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열람 사유란에 '내부 업무용' 등으로 허위 기재한 후 해당 개인정보를 임의로 열람한 점, 원고는 2013. 8. 8. 조사 과정에서 "업무와 관련하여 D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것은 한 건도 없다. 2012. 8. 이후 D과 만나지 않았으며, 그 무렵 이후에 D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건의 경우 D으로부터 사전 구두 동의를 받은 사실이 없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참가인의 인사규정 등을 위반하여 D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비위행위가 인정된다. D이 구두 동의를 하였다는 내용의 확인서(갑 제6호증, 2014. 4. 2.자)가 제출되었고, D이 그러한 취지로 제1심 법정에서 진술한 사실은 있으나, 구체적인 진술 내용 및 확인서의 제출 시기, D과 원고의 관계 등에 비추어 D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D이 진술한 내용이 일부 사실로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가 업무와 관련 없이 사적인 목적으로 참가인의 전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개인정보를 무단 열람하였음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가 내세우는 사정이 결론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지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지 여부에 의하여 가려야 한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98두8858 판결,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486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포함하여 제1심 및 이 법원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고의 근무기간과 담당 업무, 비위행위의 동기 및 경위, 대상 개인정보의 성격과 보호가치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지적하는 사유들만으로, 이 사건 해임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 것이어서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비위행위는, 국민건강보힘법에 따라 설립되어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은 건강보험사업 등을 수행하는 참가인의 직원인 원고가 2011. 1.경부터 2013. 7.경까지 사이에 업무와 관련 없이 내부 전산 프로그램을 통해 C와 D의 개인정보를 합계 114회에 걸쳐 무단 열람한 것으로, 위반행위의 구체적 태양과 기간 및 횟수 등에 비추어 그 위반의 정도가 매우 무겁다고 볼 것이다. 참가인은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한 '공공기관'에 해당하기 때문에 엄중한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바(개인정보보호법 제2조 제6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등 참조), 원고의 행위는 개인적인 피해를 야기하는 수준을 넘어 참가인의 개인정보 관리 실태에 관한 국민들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일반적인 공공기관과 달리 대다수 국민의 주소지, 연락처, 직장, 가족관계 등의 인적 사항과 함께, 밝혀질 경우 대상자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에 해당하는 개개인의 상세한 진료 내역과 각종 건강 정보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가 엄격하게 처리 관리되지 않은 채 소속 직원 등에 의해 열람. 유출되거나 사적 용도로 이용될 경우 정보주체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고 회복될 수 없는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D에 대한 진료내역 등 민감정보만도 수십 차례에 걸쳐 무단 열람하였음이 확인된다. 원고는 개인적 필요에 따라 C와 그 아내의 전화번호 등을 열람하기도 하였다.
. 보건복지부장관은 공공기관 내부 직원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및 무단 열람 등의 사례가 발생하자 2010. 9.경 참가인을 비롯한 각 공공기관에 개인정보 보호 위반에 대한 처벌 기준을 높이고 개인정보 보호 업무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10. 10. 15.경 인사규정 시행규칙 [별표 2] '징계양정 기준표'를 개정하여 '개인정보 무단 조회 열람 및 관리 소홀 등'의 비위를 저지른 경우 그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으면 '파면' 또는 '해임'의 징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공무원에 대한 징계 기준과 동일한 정도로 개인정보 보호 위반에 대한 징계 기준을 강화하였다. 이 사건의 경우 참가인은 위 징계 기준 중 해당 부분을 근거로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한 것으로 보이고, 위 징계 기준의 내용이 헌법이나 법률 등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은 2006년경부터 개인정보 관련 비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징계가 이루어지게 됨을 직원들에게 알려 왔다. 참가인은 2008. 3. 1.경 개인정보 관련 비위행위 처리 기준을 신설하여 시행하였고, 2009. 3. 27.경에는 업무 목적 외에는 어떠한 개인 정보도 열람·유출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의 특별 교육을 실시하였다. 또 지역본부 순회 교육, 화면 보호기 제작 배포, 공단 내 개인정보 열람 권한 부여 최소화, 징계조치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왔다. 참가인은 2010년부터 2013년에 참가인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였고 원고는 위 교육에 참석하였다. 그 밖에 원고의 근무 경력, 비위행위의 기간과 횟수, 열람의 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우발적이거나 실수로 비위행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방법으로 위반행위를 계속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비위행위의 발단 경위와 제보 후 원고의 대응 방식 등을 살펴보면 원고에 대한 비난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원고는 C의 개인정보를 무단 열람한 사실이 있음에도 2013. 7. C로부터 원고가 사적인 이유로 자신의 개인정보를 조회·열람하였다는 민원이 접수되자 오히려 C에게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피해를 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근거 없이 마녀사냥 식으로 피해를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내용으로 민원 회신을 하였다. 결국 C가 정보공개청구권을 행사한 결과 원고의 비위행위와 허위 답변 사실 등이 드러나게 되었다. 원고는 업무 분장의 변경으로 요양급여 내역을 조회하기 어렵게 되자 2013. 4.경 동료 직원에게 D에 대한 개인정보 검색을 부탁하였고, 이로 인하여 위 동료 직원도 감봉 1개월의 징계조치를 당하였다.
이 사건은 참가인이 지난 수년 간 개인정보 무단 열람·유출 등을 징계사유로 하여 직원들을 징계한 사례들과 비교하여 보더라도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일부 징계 사례들을 내세우면서 이 사건 해임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고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사례들은 위반의 기간과 횟수 등을 비롯한 사안의 구체적 경중을 달리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지적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해임처분이 형평의 원칙 등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김광태(재판장) 손철우 윤정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