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12. 24. 선고 2015재누302 판결

주문

1.

이 사건 재심의 소를 각하한다.

2.

재심소송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재심원고)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대상판결의 확정

다음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거나 기록상 명백하다.

가)

원고는 상시근로자 260여 명을 고용하여 자동차부품의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 B은 2003. 10. 6. 원고에 입사하여 베어링부 조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8. 4. 1.부터 2008. 6. 5.까지 단체교섭 중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상의 쟁의행위를 위한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조합원을 선동하여 관행적으로 수행하던 야간연장근로 및 토요휴일근로를 집단적으로 거부하도록 하는 등의 불법적인 쟁의행위를 하여 원고에게 5,686,000,000원 가량의 손해를 가하였다(이하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라는 사유 및 다른 징계사유들을 이유로 2008. 12. 8. 원고로부터 해고 처분을 받았다. 참가인 B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인들 또한 같은 날 이 사건 징계사유를 포함한 각자의 공통 또는 개별 징계사유들을 이유로 원고로부터 해고 처분 내지 정직 처분을 받았다.

나)

참가인 B을 포함한 참가인들과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008. 12. 10.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위 해고 및 정직 처분은 부당하고, 이는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와해하려는 목적에서 자행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09. 2. 26. 이를 받아들여 원고의 위 행위가 부당해고, 부당정직 내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함을 인정하고, 참가인들에 대한 부당해고 및 부당정직 처분을 취소하며, 해고 및 정직기간 동안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

다)

이에 원고는 2009. 3. 20. 중앙노동위원회에 2009부해213/2009부노43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9. 6. 10.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2009. 7. 23. 서울행정법원 2009구합29257호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서울행정법원은 2011. 1. 27.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참가인 B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보는 등 이 사건 재심판정의 2009부해213 판정 중 참가인 B, F, G, H에 대한 부분 및 2009부노43 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하 '이 사건 제1심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마)

원고와 피고는 모두 이에 불복하여 이 법원 2011누9104호로 항소하였고, 이 법원은 2012. 3. 28.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재심대상판결을 선고하였다. 재심대상판결은 이 사건 제1심판결문의 이유를 인용하되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원고에게 5,686,000,000원 가량의 손해를 가하였다."라는 부분을 삭제하였다.

바)

원고는 재심대상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 2012두9314호로 상고하였는데, 2012. 8. 30. 심리불속행으로 상고가 기각되어 같은 해 9. 4. 재심대상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참가인 B의 재심사유에 관한 주장

참가인 B은 이 사건 징계사유와 관련된 형사사건(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의 제1심 및 항소심에서 업무방해죄 등이 인정되어 유죄판결을 받았고, 재심대상판결은 위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 내용 및 결론을 사실인정의 기초로 삼아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 및 항소심이 대법원에서 참가인 B의 업무방해죄가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파기되었다. 따라서 재심대상판결의 사실인정에 관하여 기초가 된 관련 형사사건 판결이 상고심에 의하여 파기되었으므로 이는 판결의 기초가 된 형사의 판결이 다른 재판에 따라 바뀐 때에 해당하여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의 재심사유가 존재한다.

3.

이 사건 재심의 소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리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는 '판결의 기초로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기타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재판이 판결의 기초로 되었다고 함은 재판이 확정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는 경우 또는 재판내용이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고, 그 재판의 변경이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하며, 사실상 참작되었을 것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재심사유가 인정될 수 없다(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다33897 판결, 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3다55936 판결 등 참조). 한편 재심대상판결의 증거로 채용된 형사판결 등이 재심대상판결 선고 후에 변경되었더라도 그 형사판결 등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도 재심대상판결의 사실인정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를 가리켜 재심대상판결의 기초가 된 재판이 다른 재판에 의하여 변경된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대법원 1991. 7. 26. 선고 91다13694 판결, 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5다53019 판결 등 참조).

1)

을 제79, 80, 8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법원인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2011. 1. 13. 참가인 B에 대하여 2009고단608호로 업무방해죄 및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를 인정하여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을 선고한 사실, 참가인 B을 비롯한 관련 형사사건의 피고인들과 검사는 대전지방법원 2011노263호로 항소하였지만 대전지방법원은 2012. 2. 2.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 사실, 한편 참가인 B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대법원 2012도2701호로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2014. 6. 12. "피고인들을 비롯한 조합원들의 잔업 및 특근 거부가사용자인 원고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그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원고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 · 혼란케 할 수 있는 위력에 해당한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라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실, 파기환송심인 대전지방법원은 2015. 1. 14. 2014노1597호로 참가인 B에 대하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가 인정됨을 이유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고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는 이유 무죄임을 판시한 사실, 참가인 B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대법원 2015도1933호로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5. 7. 23. 상고를 기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관련 형사사건 판결이 재심대상판결의 사실인정 자료로 되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① 재심대상판결의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 및 항소심의 판결은 증거로 제출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재심대상판결에 있어 사실인정의 자료로 채택되지 아니하였고, 다른 증거들로도 참가인 B의 이 사건 징계사유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참가인 B의 이 사건 징계사유가 원고의 취업규칙 제97조 제14호 '부당한 집회, 시위, 쟁의, 집단적인 행위를 조종, 선동, 주도한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해고를 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 징계사유의 본질적인 부분은 불법으로 쟁의행위를 하였다는 것 즉,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고 쟁의행위를 하였다는 것인데, 관련 형사사건에서는 참가인 B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에 대하여 여전히 유죄를 인정한 점, ③ 대법원 2012도2701호 판결은 참가인 B이 잔업 및 특근을 거부하도록 지시하고 독려하였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다만 이러한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법적 평가만을 달리하였던 점, ④ 참가인 B은 위 대법원 2012도2701호 판결이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액에 관하여 실질적으로 발생한 손해가 아니라 기회비용 성격의 매출손실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으므로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을 기초로 한 사실인정이 변경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는 참가인 B에 대하여 불법 쟁의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인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이 아니라 불법 쟁의행위 그 자체를 징계사유로 삼았고, 재심대상판결은 제1심판결문의 이유에서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손해발생 부분을 제외한 것으로 보아 재심대상판결이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인정을 하였다고 볼 수 없어 위 주장은 이유가 없는 점, ⑤ 재심대상판결은 위 대법원 판결에서 부정한 업무방해죄의 전격성이나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에 관한 부분을 참가인 B에 대한 징계사유로 인정한 바 없고, 징계양정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도 이를 고려하지 않았던 점 등의 사정들이 인정된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위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이 재심대상판결의 사실인정의 자료로 되었다거나 재심대상판결의 사실인정의 기초가 된 재판이 다른 재판에 의하여 변경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3)

따라서 참가인 B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를 재심사유로 삼아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의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병하(재판장) 유헌종 김관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