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12. 23. 선고 2016나2030836 판결

주문

1.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에 따라,

가.

서울 송파구 잠실동 백제고분로 11길 노상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부상을 입은 이후 그 치료과정에서 또는 피고가 최초로 허리질환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는 2011. 2.경부터 위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근무과정에서, 원고가 피고에 대한 안전보호 및 안전배려 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하고,

나.

이 사건 소 중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 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2.

항소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의 가.항 및 주문 제1의 가.항과 관련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당심에서 청구취지를 교환적으로 변경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3. 5. 27. 서울 송파구 잠실동 백제고분로 11길 노상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0. 9. 13.부터 2014. 4. 16.까지 원고의 공사기술부 B으로 근무하였던 근로자이다.

나.

피고는 2011. 2. 10.경 원고의 영흥화력발전소 현장근무 중 사무실에서 의자에 앉다가 미끄러져 우측 천골 및 발뒤꿈치 저림 증상을 동반한 허리 부상을 입고, 2011. 10. 11. C한방병원에서 제5번-천추 제1번간 디스크 판정을 받고 통원치료를 받았으며, 같은 달 18.부터 3개월 동안 D한의원에서 주 2회의 통원치료를 받았다.

다.

피고는 2013. 2. 24.부터 같은 해 5. 25.까지 울진-속초간 LNG배관2공구 현장에서 근무를 하다가 2013. 5. 27. 원고 본사로 출근하여 근무하던 중, 원고로부터 동해현장에서 1주일간 추가 근무를 하라는 지시를 받고 동해현장으로 가기 위하여 자신의 소유인 E 체어맨 승용차를 운전하여 가던 중 같은 날 14:40경 서울 송파구 잠실동 백제고분로11길 노상에서 뒤따라오던 F 차량으로부터 위 체어맨 승용차의 후미를 들이 받히는 사고(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라 한다)를 당하여 목과 허리에 부상을 입었다.

라.

피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 당일 병원에 가지 않고 동해현장으로 이동하여 교통사고 사실을 보고하고 2013. 5. 28. 원고 본사로 복귀하였고, 같은 달 29. 인천 영흥화력 소수력 현장 공사대금소송 관련 현장검증에 참석한 후 같은 달 30. G 병원에 내원하여 요추 제5번-천추 제1번 간 추간판탈출증, 경추부 및 요추부 염좌 진단을 받았다.

마.

피고는 2013. 6. 3. G 병원에 입원하여 후방감압술 및 신경성형술을 받은 뒤 같은 달 21. 퇴원하였는데, 위 수술을 받은 후 원고에게 산재처리를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피고의 요청에 협조하지 않았다.

바.

피고는 원고의 2014. 4. 14.자 해고통지에 따라 같은 달 16. 퇴사하였고, 같은 달 21.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에서 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한 15%의 영구장해의 장해진단을 받았다.

사.

피고는 2014. 6. 16.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신청을 하여 2014. 8. 26. 산재요양승인결정(출장 운행 중 교통사고)를 받았으며, 2014. 10. 28.에는 산재장해등급 12급으로 결정되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및 장해급여를 지급받았다.

아.

피고는 2015. 1. 5. "이 사건 교통사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산재처리를 요청하였으나 묵인된 점 및 적절한 재활 및 휴식기간 없이 업무복귀를 종용하여 부상이 악화된 점을 이유로 한 원고의 안전배려의무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주장하며,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이하 '현대해상'이라 한다)에게 원고와 현대해상 사이에 체결한 근로자재해보상책임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근재보험'이라 한다)에 따른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자.

원고는 2015. 2. 16.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현대해상은 2015. 2. 27. '피고 주장의 사유는 이 사건 근재보험의 사용자배상책임담보 특별약관이 보상하는 손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근재보험 사고처리 안내서'를 피고에게 보냈다.

차.

한편, 원고와 현대해상 사이에 2010. 8. 20. 체결된 이 사건 근재보험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보험기간 : 2010. 8. 20.부터 2013. 11. 30.까지

○

보장대상 사업장명 : 울진속초간 주배관 2공구 공사 - 2구간(동해시) 토공 및 기계공사

○

가입약관 : 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 보통약관(국내근재), 사용자배상책임보장 특별약관

○

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 보통약관

제10조(보상하는 손해) ① 회사는 피보험자(보험대상자)의 근로자에게 생긴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피보험자(보험대상자)가 부담하는 손해를 이 약관 및 특별약관의 규정에 따라 보상하여 드립니다.

○

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 특별약관 중 사용자배상책임 특별약관

제1조(보상하는 손해) ① 회사가 부담하는 보통약관 제10조(보상하는 손해)의 손해는 재해보상책임 특별약관 및 재해보상관련 법령(산업재해보상보험법, 재해보상에 관한 기타 법령을 포함합니다)에 따라 보상되는 재해보상 금액을 초과하여 피보험자(보험대상자)가 법률상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서 입은 손해를 말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7호증, 을제13, 20 내지 22, 29호증의 각 기재, 제1심의 근로복지공단여수지사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현대해상에게 이 사건 근재보험에 따른 사용자배상책임 특별약관에 따른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 전후의 근무과정에서 피고에 대한 안전보호 및 안전배려 의무를 위반한 적이 없다.

(2)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교통사고 전후의 안전보호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채무 및 그로 인한 근로기준법 상의 재해보상채무는 모두 존재하지 아니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확인의 이익 또한 존재한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가 2011. 2. 디스크 판정을 받고 완치되었으나, 2013. 3.경 원고의 '무리한 업무 지시 및 근무여건 개선 요청 불응'에 따라 디스크 증상이 재발하였다.

(2)

또한,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이후 피고의 '산재처리요청을 거부'함으로써 적정한 재활의 기회를 박탈하였고,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이후 정상근무를 종용하고, 회사제공 숙소의 설비와 안전 위생 개선의 요청을 거부함'으로써 피고의 장해가 악화되도록 하였다.

(3)

원고는 위와 같이 사용자로서의 안전보호 및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피고에게, 추가분 병원비 6,000,000원, 재취업 기간 손실액 15,000,000원, 구두약속한 성과금 36,660,000원, 노동력 상실에 따른 손해액 126,720,000원 합계 184,38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근로기준법 상 재해보상 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소 중 근로기준법 상의 재해보상 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부분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확인의 소에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확인의 이익은 그 대상인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우에 불안·위험이 있을 때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그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된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4다218511 판결 등).

그런데 피고가 현대해상에 이 사건 근재보험의 사용자배상책임담보 특별약관에 따른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점, 이 사건에서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상의 재해보상채무가 아닌 '원고의 안전보호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주장하고 있는 점,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보험사고는 이 사건 근재보험의 사용자배상책임담보 특별약관에 따라 보장되는 것으로써, 이 사건 근재보험보통약관에 따라 보장되는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과는 별개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 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법률관계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안전배려의무 등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

(1)

관련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며(대법원 2012. 8. 23. 선고 2012다9041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위반으로 인한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뿐만 아니라, 금전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 있어서는, 채무자인 원고가 먼저 청구를 특정하여 채무발생원인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면 채권자인 피고는 권리관계의 요건사실에 관하여 주장·입증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45259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전

2013. 3.경 원고가 피고에게 무리한 업무를 지시하고 피고의 근무여건 개선요청을 무시함에 따라 피고의 디스크 증상이 재발되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제1, 2호증의 각 기재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후

1)

먼저, 원고가 피고의 산재처리 요청에 협조하지 않은 것이 보호의무위반에 해당하는지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교통사고에 관하여 산재처리를 요구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산재신청은 근로자가 직접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할 수 있는 것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퇴사 후 스스로 산재신청을 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및 장해급여를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산재처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하여 안전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민법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이후 원고가 피고로 하여금 적절한 재활 및 휴식기간 없이 업무복귀를 종용하는 등으로 안전보호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살펴본다.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에 의하면, 피고가 2013. 5. 27.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후 병원에 가지 않고 동해현장으로 이동하였다가 다음날인 같은 달 28. 본사로 복귀한 사실, 같은 달 29. 인천 영흥화력 소수력 현장 공사대금소송 검증기일에 참석한 사실, 2013. 6. 3. 후방감압술 시행 후 같은 달 21. 퇴원한 후 같은 달 26. 본사에 출근하여 공사대금 소송 및 H 입찰업무를 담당하다가 2013. 9. 23. 2주간의 병가를 신청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의 안전보호의무 위반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원고에게 업무복귀 강요로 인하여 피고의 신체상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갑제1호증, 을제6, 2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후 스스로 원고에게 '경미한 후방 추돌 사고로 목과 허리에 통증이 왔다', '기왕증이고, 수술 후 1주일 이내 퇴원 예정이며, 몸관리를 잘못하여 미안하게 생각함'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점, 2013. 9. 23. 원고에게 2주간의 병가를 신청하였으나 병가기간 중인 2013. 10. 4. 순천 정원박람회를 관람하던 중 안면신경마비 증상이 발병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인정사실 및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이후 원고가 피고에게 무리하게 정상근무를 종용하고, 회사제공 숙소의 설비와 안전 위생 개선의 요청을 거부하는 등 사용자로서의 안전보호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교통사고 전후의 피고에 대한 안전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고, 피고가 비록 제1심에서 반소를 취하한바 있으나 당심에서도 계속해서 원고에게 안전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존재한다고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피고를 상대로 위 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 또한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에 따라, 이 사건 소 중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 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안전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제1심의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채무부존재 확인청구는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되어 취하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제1심 판결은 실효되었다),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한창(재판장) 남인수 이세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