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2. 10. 선고 2016나2035466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자전거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코스닥 상장회사이다.

나.

원고는 2009. 4. 21. 자전거 및 부품 도소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2009. 7. 24. 피고가 C을 흡수합병하자 그 무렵부터 피고의 '자전거 사업부 대표'로 근무하였다. 한편 원고는 2009. 4. 6.경부터 자전거, 자전거 부품 및 용품 제조,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D(이하 'D'라고 한다)의 유일한 이사로서 대표자의 지위에 있었다.

다.

피고는 2012. 6. 20.경 '원고가 피고 소유의 자전거를 무단으로 반출하여 처분하거나 대여하는 등으로 피고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해고를 구두로 통지하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2012. 7. 4. 원고를 상대로 147,216,845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며(이하 '관련 민사사건'이라 한다), 2012. 8. 2.경 원고를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고소하였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라.

검사는 원고를 '① 2012. 1. 17. 피고 소유의 자전거 60대를 D 명의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무단 대여하고 대여료 4,411,000원을 D 계좌로 입금받았고, ② 2012. 2.10. 피고 소유의 자전거 760대를 무단 반출하여 처분하였으며, ③ 2012. 3. 22. 피고 소유의 자전거 217대를 D 명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무단 대여하고 대여료 1,970만 원을 D 계좌로 입금받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각 횡령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하였다.

마.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5. 8. 21. ③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의 승낙을 받아 시범적으로 자전거 대여사업을 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를 유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① 공소사실은 자전거 60대가 피고 소유의 자전거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② 공소사실은 자전거 760대 반출에 대한 원고의 관여나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각 무죄로 판단하여, 원고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고단5954호). 위 판결에 대하여 원고와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6. 6. 24. 쌍방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5노3431호),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6. 9. 28. 상고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16도10670호).

바.

한편 관련 민사사건의 제1심법원은 2015. 11. 26. 원고가 피고 소유의 자전거 230대를 서울지방경찰청에 무단 대여하고 21대를 원고가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F' 자전거 대여매장에 비치하여 영업한 사실을 인정하여, 원고에게 자전거 251대의 가치감소액 등 합계 23,117,64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배상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521133 판결). 쌍방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이 2016. 8. 18.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6나2000606호).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호증, 을 제2 내지 7, 14, 15,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이다. 피고는 해고를 서면통보하지 않았고 소명의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으로 위법하다. 또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도 없다. 이 사건 해고처분은 위법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 자전거 사업부 대표로서 민법상 위임관계에 있는 전문경영인이다.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해고'는 위임계약 해지 통보로서 유효하다. 나아가 당시 피고의 비위사실은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피고는 구두로 해고 통지를 받고서도 3년이 지나도록 해고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2015. 6.경에는 아무런 이의를 유보하지 않고 퇴직금을 수령하기도 하였다. 설령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 하더라도, 3년이 지난 후에서야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된다.

3.

원고의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참조).

한편 주식회사의 이사가 상법상 정하여진 이사로서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회사의 경영을 위한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경우에, 그 담당하고 있는 전체 사무의 실질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이사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주식회사의 이사가 정관이나 주주총회의 결의에서 정한 바에 따라 지급받는 보수는 원칙적으로 상법 제388조의 규정에 근거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또한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퇴직금을 지급받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재직 중의 위임 사무 집행에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보수와 퇴직금을 지급받았다고 하여 그 이사가 반드시 근로자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3다21522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본 기초 사실과 증거들에, 갑 제3, 7호증, 을 제8, 12, 16호증의 각 기재와 이 법원 증인 G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 한 근로자라고는 보기 어렵고, 원고가 피고 회사한테서 매월 보수를 지급받았고 2015. 6.경에는 '임원 급여 및 퇴직급여 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정산받았다거나, 피고가 원고를 피보험자로 고용보험·산재보험 등에 가입하였고, 원고한테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위와 같은 평가를 뒤집기에 부족하다.

1)

원고는 2009. 4. 21.경 C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피고와 C의 합병을 주도하였다. 피고는 2009. 7. 24. C을 피고의 자전거 사업부로 흡수합병한 후 2010. 3. 자전거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정관상 목적으로 추가하고 자전거 제조업 영업을 시작하였는데, 원고는 합병 시부터 피고의 '자전거 사업부 대표' 직함을 사용하면서 자전거 사업부의 운영을 전담하였다.

2)

피고는 휴대전화 음악컨텐츠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자전거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가 아니었고, 피고 임원들은 자전거 관련 사업을 잘 알지 못하였기에, 원고가 자전거 사업부의 시책과 업무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고 자전거 사업부 대표로 근무하였다.

3)

피고 직원들은 원고를 대표라고 호칭하였고, 특히 피고 자전거 사업부 직원들은 원고를 사장님이라고 호칭하였다.

4)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이나 근태 등을 관리·감독하였다거나, 원고가 피고의 복무규정이나 인사규정에 구속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피고 자전거 사업부는 하남시에 위치하였던 C의 주사무소를 그대로 이용하였고, 종전에 C에서 근무하던 직원들도 그대로 자전거 사업부에 소속되어 근무하였다. 서울 강남구 H에 위치한 피고 본사 사무소와 자전거 사업부 사이에는 원고가 한 달에 1~2번 정도 피고 본사를 방문하여 구두로 업무를 보고하는 외에는 교류가 거의 없었다.

6)

원고는 자전거 사업부 대표로 근무하면서 자금 집행과 관련하여서만 피고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은 것으로 보이고, 구체적인 사업 내용에 관하여는 별도의 결재나 통제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7)

원고는 피고 자전거 사업부 대표와 D 대표자의 지위를 겸임하면서, 2011. 10. 5. 자전거 대여업을 영위하던 주식회사 I과 D 명의로 자전거 대여사업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고, 남양주시에서 F라는 상호의 자전거 대여매장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기도 하였다.

8)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 변론요지서(을 제12호증)에서 아래 주장을 한 바 있다.

원고는 피고의 자전거 사업부의 대표로서(등기부상 대표이사는 아니지만 자전거 사 업부 운영에 관하여는 포괄적으로 경영권을 일임 받았습니다) 자전거 개발, 시장예측, 마케팅, 중국 생산공장 관리, 물류창고 관리 및 자전거 판매영업 등 자전거 사업부를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 C을 양보할 당시부터 피고가 C을 인수하여 자전거 사업부를 만들더라도 경영권은 원고에게 일임하는 것으로 약속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차피 E 사장과 J 회장은 자전거사업에 대하여는 문외한이었고, 피고는 C을 인수하기 전에는 자전거사업과는 무관한 휴대폰콘텐츠 사업을 하는 회사였기 때문에 자전거사업부를 맡길 만한 사람도 전혀 없었습니다. ... E 사장과 J 회장은 자전거 사업부에 1년에 한 번도 오지 않았으며 원고의 자전거 사업부 경영에 관하여 일체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 법률적으로는 원고가 자전거 사업부 본부장으로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전거 사업부 경영권을 일임받아 독자적으로 경영하는 관계였습니다.

다.

소결론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이영창 조찬영

각주1) 관련 형사사건과 자전거 대수의 차이가 있으나(13대), 피고가 추가로 제출한 증거에 따라 사실인정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각주2) 이와 같은 경영구조가 가능하였던 것은 코스닥 상장회사인 피고의 경영진이나 이해관계자들이 자전거 사업 자체보다는 피고가 '자전거 테마주'로 분류되는 데 따르는 주가 상승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고의 주가는 2009년 중순 무렵 10배 가까이 상승하였고, 피고는 이를 바탕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