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6. 7. 선고 2016나2087337 판결

주문

1.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문 제6쪽 제5행의 '피소'를 '피고'로, 제9쪽 제13, 14행의 각 '피고'를 각 '원고'로 각 고치고, 제6쪽 제8행부터 제8쪽 제2행을 삭제하며, 원고와 피고가 당심에서 강조하는 주장에 관하여 다음의 '2. 추가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판단

가.

피고의 본안전 항변과 판단

1)

피고의 본안전 항변

이 사건 합의서에 담긴 내용 중 하나인 부제소합의는 조건부 합의가 아닌 확정적 합의이거나, 피고가 원고의 2013. 9. 30.자 절도사건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법원에 원고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한 합의인데, 피고의 대표이사 E이 진술서, 처벌불원서를 2014. 4. 30.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조건이 성취되어 확정적으로 유효하게 되었으니, 이 사건 소 중 2013. 9. 30.자 해고 무효 확인 부분은 이 사건 합의서에 포함된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다.

2)

판단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지만,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특히 당사자 일방이 주장하는 계약의 내용이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0다72572 판결 등 참조).

갑 제2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서 제1, 2항에 '원고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고정400 건 관련하여 판결 결과에 상관없이 피고나 피고의 임직원에게 일체의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3년에 퇴사를 했던 것과 관련하여 피고나 피고의 임직원에게 일체의 민형사상 및 행정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증거들과 갑 제11호증, 갑 제12호증의 1, 2, 갑 제19, 2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합의서는 2014. 4. 14.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과 관련하여 피고 대표이사 E이 원고가 메모리칩을 절취하였다고 착오하여 원고를 절도 혐의로 고소하게 된 것인데 원고는 무죄임을 확신한다는 내용이 담긴 진술서, 절도 피해자인 피고가 원고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처벌불원서와 동시에 작성된 점, 위 진술서와 처벌불원서는 2014. 4. 30.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법원에 제출되었고, 이 사건 합의서는 2014. 6. 19. E이 위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진술하면서 법원에 제출하였는데, E이 위와 같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가 피고의 메모리칩을 절취한 것은 사실이며 원고가 절도죄로 처벌받기를 원한다면서 자신이 제출한 진술서와 처벌불원서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진술한 점, E은 위 형사재판에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진술서의 내용을 읽어보고 서명한 것은 맞지요'라는 재판장의 질문에 대하여 '자세하게 읽어보지는 않았고, 그에 따른 합의서 또한 있습니다. 진술서, 처벌불원서 외에 또 다른 합의서가 있습니다. 이렇게 했을 때 민형사상 처벌을 하지 않겠다는 원고가 작성한 합의서가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는데 위 '이렇게 했을 때'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원고는 절취행위를 하지 않았으니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을 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고, 결국 E도 이 사건 합의서는 피고 측이 진술서와 처벌불원서를 법원에 제출할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거나 피고 측이 형사재판에서 진술서의 내용을 부인하거나 처벌불원의사를 철회하지 아니할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효력이 발생한다고 인식하였다고 보이는 점(원고와 피고의 진술서, 처벌불원서와 이 사건 합의서 작성의 목적은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피고가 원고에 대한 절도 혐의를 부인하면서 원고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법원에 표시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그것이 해제조건을 배제하고 정지조건만을 의도한 것이라 할 수 없다), 이 사건 합의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으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그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는데, 원고가 진술서와 처벌불원서의 효력과 상관없이, 자신만이 의무를 부담하는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이 발생하게 할 목적으로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운 점(피고는 원고가 피고에 재입사하기 위하여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으므로 형사처벌과 관련된 조건은 붙이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진술서, 처벌불원서와 이 사건 합의서를 동시에 작성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목적은 재입사보다는 피고로부터 진술서와 처벌불원서를 받기 위한 것으로 보여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에 포함된 부제소합의는 피고 측이 진술서와 처벌불원서를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법원에 제출할 것을 정지조건으로 또는 피고 측이 위 형사재판에서 진술서의 내용을 부인하거나 처벌불원의사를 철회하지 않을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효력이 발생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이 피고의 대표이사 E이 위 형사재판에서 진술서와 처벌불원서의 효력을 부인한 이상, 이 사건 합의서에 담긴 부제소합의도 효력을 잃게 되었으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원고의 주장과 판단

1)

원고의 주장

원고가 2013. 9. 30.자 절도 사건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던 중인 2014. 5. 22. 피고의 물류부에서 메모리칩 절도 사건이 추가로 발생하자, 피고는 2014. 5. 22.자 절도 혐의로 원고를 고소하지 않겠으니 사직원을 작성하여 제출하라면서 원고를 협박하였기 때문에 원고가 2014. 5. 23. 사직원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원고는 2014. 5. 23.자 사직의 의사표시를 강박을 원인으로 취소하므로, 원고는 여전히 피고의 직원으로서 피고와 고용관계에 있다.

2)

판단

갑 제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E이 원고에게 '조금 미안한 얘긴데 이 상태에서는 같이 일하는 건 힘들 것 같애. 원고도 그렇고 피고 입장도 그렇고'라고 말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를 원고를 해고하겠다는 피고의 의사표시라 보기 어렵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인 녹취록들은 원고가 상대방이 알지 못한 상태에서 녹음한 것으로 원고의 일방적인 의도에 따라 답변을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녹취록들에 피고 대표이사인 E이나 피고의 다른 직원이 절도 사건과 관련하여 원고를 협박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내용도 담겨 있지 않는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아도 원고가 피고 측으로부터 협박을 받아 사직원을 작성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의 본안에 관한 주장과 판단

1)

피고의 주장

원고가 2013. 9. 30. 피고의 메모리칩을 절취하는 방법으로 피고의 제품 또는 원료 등을 몰래 훔치거나 불법 반출하였기 때문에 피고는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에 따라 해고 예고 없이 2013. 9. 30. 원고를 적법하게 해고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

2)

판단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2013. 9. 30. 피고의 메모리칩을 절취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갑 제21호증은 원고가 피고의 메모리칩을 절취하였음을 전제로 한 E의 진술이 담긴 E에 대한 증인신문조서인데, E은 피고의 대표이사이고 원고를 고소한 사람이어서 그 진술만으로 원고가 피고의 메모리칩을 절취하였다고 인정하기에 역시 부족하다)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3. 10. 1. '원고가 2013. 9. 30. 피고의 메모리칩을 절취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원고를 고소하였고, 2013. 12. 10. 위 범죄사실로 원고에게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진 사실, 원고는 위 약식명령에 불복하여 2014. 2. 11.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고정400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위 법원이 2014. 10. 29. 원고에게 무죄를 선고하자 검사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노2030호로 항소하였으나 2015. 4. 9. 위 법원은 항소를 기각하였고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메모리칩을 절취하였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기훈(재판장) 권순남 차승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