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하여는 유죄를 선고하고,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공소를 기각하였는데, 피고인이 위 유죄부분에 관하여 항소하고 검사가 위 공소기각 부분에 관하여 항소하지 아니하여 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2014. 6. 초순경까지 피해자 주식회사 F(주식회사 F가 설립되기 전에는 주식회사 G, 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에 엘이디 조명 10만 개를 납품하기로 약정한 사실 자체가 없다.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받은 합계 6억 5,000만 원의 보증금은 납품대금에 대한 담보금으로서의 성격뿐만 아니라 생산설비 구축 등을 위한 투자금으로서의 성격도 함께 갖고 있었고, 피해자 회사 역시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2014. 4. 30.경 피해자 회사와 독점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엘이디 조명의 디자인 등록 작업 및 중국 내 생산설비 구축 등에 착수하여 피해자 회사에 엘이디 조명을 납품할 준비를 성실히 이행하였는바, 위 독점공급계약 당시 피고인에게는 엘이디 조명을 납품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3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공소사실 및 원심의 판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공소사실
피고인은 사단법인 D(이하 'D'라 한다)의 회장이다.
피고인은 2013. 12.경부터 2014. 1.경 사이에 서울 영등포구 E, 602호에 있는 D 사무실 등지에서 피해자 회사를 대표한 H, I 등에게 '엘이디 조명 독점납품계약을 체결하고, 납품대금에 대한 담보금 명목으로 6억 5,000만 원을 주면 2014. 6. 초순경까지 10만 개의 엘이디 조명을 납품하여 주겠다'고 말하며 피해자 회사와 엘이디 삼파장 판매사업 관련 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였고, 위 H 등을 통해 피해자 회사와 2014. 1. 27.경 'LED 삼파장 판매사업을 위한 기본 업무협력 협약'을, 2014. 4. 30. 독점공급계약을 각각 체결하였으며, 위 기본 업무협력 협약 체결일인 2014. 1. 27.경부터 2014. 5. 20.경까지 사이에 피해자 회사에 납품하는 엘이디 조명의 납품대금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별지 담보금 지급 일람표에 기재된 것과 같이 8회에 걸쳐 엘이디 조명 10만 개의 납품대금 상당액인 합계 6억 5,000만 원을 송금받았으며, 2014. 6. 초순경까지 피해자 회사에 10만 개의 조명을 납품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러나 당시 D는 피해자 회사에 납품하기로 한 조명의 디자인 등록조차 되어있지 않았고, 충분한 생산설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여서 위와 같이 담보금을 받더라도 약정대로 제때 조명을 납품하여 줄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마치 제때 조명을 납품하여 줄 것처럼 피해자 회사의 대표인 H 등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담보금 명목으로 6억 5,000만 원을 교부받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에서, 피고인 및 변호인은 2014. 1.경 피해자 회사와 독점납품계약을 체결하거나 피해자 회사가 10만 개의 제품을 주문한 사실이 없고, 위 6억 5,000만 원은 자체 생산설비를 완성하기 위한 투자금 명목으로 교부받은 것으로서 실제로 중국 내 공장을 설립하는 데 사용되었으므로 피해자 회사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2014. 6. 초순경까지 엘이디 조명 10만 개를 납품해 주겠다고 거짓말하여 납품대금 담보금으로 6억 5,00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014. 1.경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와 D의 명의로 작성된 독점공급계약서에 의하면, D는 엘이디 조명을 독점공급하고(제2조), G는 이를 판매할 신규법인을 설립하여 계약주체로 변경하며(제3조, 제6조 제5항) 상품대금 등 채무의 보증을 위하여 보증금을 예치하기로(제8조) 정하였을 뿐 중국 내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금에 관하여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위 계약에 따른 신규법인으로 피해자 회사가 설립된 뒤인 2014. 4. 30. 피해자 회사와 D 사이에 다시 독점공급계약이 체결되었다. 위 2014. 4. 30.자 계약서는 2014. 1.경 작성된 기존 계약서의 일부 내용을 수정하여 마련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담당자들이 이메일로 주고받은 계약서 수정본들 및 최종 계약서에서도 중국 내 생산공장에 대한 투자금은 언급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피해자 회사가 여신에 대한 담보금 6억 5,000만 원을 지급하고(제6조 제1항) 계약 해지시 D는 위 담보금을 반환한다(제10조 제4항)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이후 엘이디 조명의 납품이 지연되자 피해자 회사는 2014년 2/4분기 내지 2014. 6. 초까지 약속한 엘이디 조명 10만 개의 납품을 독촉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이에 대하여 D가 공급 지연을 사과하면서 계약 해지 및 담보금 반환을 제안하여 2014. 12. 22. 피해자 회사에 담보금 6억 5,000만 원에서 이미 납품된 수량에 해당하는 대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반환하기로 합의하였다.
한편, D는 2013. 12. 10. SKC라이팅 주식회사와 LED 삼파장(콤팩트)조명보급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14. 4. 24. 중국의 부품공급업체와도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으나, 2014. 8.에 이르러서야 중국 내 생산공장에 대한 설비를 시작하였으며, 엘이디 조명의 디자인등록은 L 출원하여 2015. 2. 17. 등록결정을 받아 M에야 그 등록을 마쳤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조명 납품을 약속할 당시에는 2014. 6. 초순경까지 10만 개의 엘이디 조명을 정상적으로 생산 · 공급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보인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6659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2014. 6. 초순경까지 피해자 회사에 10만 개의 엘이디 조명을 납품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다거나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보증금 6억 5,0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이 들고,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
D가 2014. 4. 30. 피해자 회사와 최종적으로 합의하여 작성한 '독점공급계약서'(증거목록 순번 4, 이하 '이 사건 독점공급계약서'라 한다)에는 구체적인 공급 수량이나 납기에 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고, 다만 피해자 회사가 수량 및 납기를 명시하여 작성한 '주문서'에 의해서만 상품공급이 이루어지도록 정하고 있을 뿐이다(제5조 제1항, 제6조 제2항, 제7조 제1항 및 제2항). 그럼에도 피해자 회사가 위 공소사실 기재 엘이디 조명 10만 개와 관련하여 위 독점공급계약에 따른 주문서를 작성한 내역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피해자 회사의 등기부상 대표이사인 H과 본부장인 I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4. 6. 초순경까지 D로부터 엘이디 조명 10만 개를 납품받기로 약정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해자 회사에서 당시 엘이디 조명 관련 업무를 전담하며 이 사건 독점공급계약서의 작성을 주도했던 사람은 망 W이었고, 위 H과 I 역시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직원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거나(H, 공판기록 100쪽, 101쪽) 'W 회장을 모신 지 13년이 되었다. 자신도 이 계약내용을 다 알고 있었다'(I, 증거기록 40쪽, 41쪽, 공판기록 95쪽)는 취지로 진술할 뿐 납품 약정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경위에 관하여는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고 있는바, 결국 H과 I은 이 사건 독점공급계약의 상세한 내용이나 구체적인 납품 계획에 관하여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엘이디 조명 공급에 관한 '주문서'가 작성되지 않은 이상 납품에 관한 구체적 일정 역시 피고인과 W의 구두 협의로 조율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위 H, I의 진술만으로 D가 2014. 6. 초순경까지 엘이디 명 10만 개를 납품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독점공급계약에 따라 D에 지급한 담보금 6억 5,000만 원과 엘이디 조명 10만 개의 납품가격(개당 6,500원, 부가가치세 제외)이 동일하여 위 담보금이 엘이디 조명 10만 개의 납품 약정에 부수하여 정하여진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하나, 위 담보금의 법적 성격이 엘이디 조명 10만 개에 대한 선지급금이 아닌 대금채무 등 피해자 회사가 향후 부담하는 각종 채무의 담보금에 해당하는 이상, 위 6억 5,000만 원의 액수를 근거로 엘이디 조명 10만 개의 공급에 관한 구체적인 납품 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만일 위 담보금이 엘이디 조명 10만 개의 납품 약정에 부수하여 정하여진 것이라면 그 액수가 부가가치세를 합한 7억 1,500만 원이 되어야 했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피해자 회사는 이 사건 독점공급계약 당시 D가 생산한 엘이디 조명을 장기간 독점적으로 공급받는 권한을 부여받으면서(이 사건 독점공급계약서 제2조, 제11조), 엘이디 조명 10만 개 단위로 납품단가를 조정하고(위 계약서 제4조 제1항), 위 담보금과 별개로 피해자 회사는 제품을 납품받을 때마다 그 대금을 D에 지급하며(위 계약서 제9조), D와 피해자 회사는 거래 상황에 따라 담보금 조정을 협의할 수 있고, 조정이 되지 않는 경우 그 담보금의 한도 내에서만 제품을 공급함을 원칙으로 하며(위 계약서 제8조 제2항), 위 계약이 해지될 경우 피해자 회사는 D에 외상대금 전액을, D는 피해자 회사에 위 담보금의 잔액을 반환하도록(위 계약서 제10조 제4항) 약정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위 담보금은 피해자 회사가 D로부터 엘이디 조명을 장기간 독점적으로 공급받는 권한을 부여받는 대가 겸 피해자 회사가 제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의 담보금으로, 일응의 제품 공급 단위인 엘이디 조명 10만 개의 납품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여 D에 예치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회사가 2014. 8. 7.자 및 2014. 9. 1.자 각 'LED 조명 납품 요구'란 제목의 서면을 통하여 D 측에 '당초 약속되었던 2014. 2/4분기 10만 개 입고가 지연되었으니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나머지 물량을 입고해 줄 것', '당초 약속되었던 2014. 6. 초 10만 개 입고가 지연되었고 2014. 8. 말까지 2만 개 납품을 추가적으로 약속하였음에도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2014. 9. 30.까지 나머지 잔량 85,667개를 납품할 것'을 각 요구한 사실이 있음은 인정된다(증거기록 28쪽, 29쪽). 그러나 이에 대하여 D는 2014. 9. 25.자 'EL Lamp 대체 LED Lamp 공급 계획의 건'이란 제목의 서면를 통하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여 피해자 회사에 불편을 끼친 점을 사과'하고, '2014. 10.부터는 피해자 회사가 요청하는 수량을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는 취지로 답변하여(증거기록 30쪽), 과거의 납품 지연을 사과하고 앞으로 피해자 회사가 요청하는 수량에 관하여는 공급지연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리고 있을 뿐, 위 문건 작성 당시(2014. 9. 25.) D가 피해자 회사 측에 추가로 납품해야 할 물품의 수량이나 납기에 관하여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은바, 당시 D의 본격적인 납품이 예상보다 다소 지연되었던 것은 사실인 이상 D가 피해자 회사의 위 요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아니하고 단지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여 사과한다'는 취지로 대략적으로만 답신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점에 비추어 위 서면의 기재만으로는 D가 피해자 회사 측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D는 2014. 12. 12. 피해자 회사에게 'EL Lamp 대체 LED lamp 계약 해지에 따른 제품공급 및 담보금 반환의 건'이란 문건을 통하여 '기존 납품공급가격의 미정산에 의하여 추가 부품가격이 지급되지 못함으로 인한 제품 공급의 불안정성과 귀사조직관리 시스템의 변화 등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인하여 계약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에 피해자 회사의 의견을 반영하여 양측이 체결한 계약을 해지함과 더불어 향후 제품공급 및 담보금 반환 방안을 결정한 후 관련 합의서를 작성하고자 하오니 검토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증거기록 31쪽), 그에 따라 D와 피해자 회사는 2014. 12. 22. 이 사건 독점공급계약의 해지에 따른 담보금 반환조건에 관하여 'D는 6억 5,000만 원에서 기 납품 수량 19,067개의 대금 136,329,050원을 공제한 나머지 담보금 513,670,950원에 대하여 그 중 1억 원은 2015. 2. 27.까지 나머지 금액은 2015. 3. 31.까지 피해자 회사에 반환하고, 위 잔액 반환이 완료될 경우 이 사건 독점공급계약은 자동 해지되는 것'으로 합의하였는바(증거기록 32쪽), 만일 피고인이 2014. 6. 초순경까지 피해자 회사에 10만 개의 엘이디 조명을 납품하여 주기로 한 약정을 위반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가 상당한 손해를 입었다면 피해자 회사가 D의 약정 위반을 문제 삼지 않은 채 단지 '전체 담보금에서 D가 이미 납품한 물건의 대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반환받는 것'으로 이 사건 독점공급계약의 해지에 따른 정산을 마무리하였을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이 사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3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제4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형(재판장) 김진석 이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