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11. 17. 선고 2016노260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검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업무상 보관 중이던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의 자금을 횡령함에 있어 범죄수익 등의 취득에 관한 사실을 가장한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검사의 사실오인 등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F(피고인의 모친), G(피고인의 동생), H(D의 직원 I의 동생), J(I의 처), K(피고인의 제부), L(피고인의 아들), M, N, O, P, Q 등이 사실은 D에서 실제 근무하지 아니하여 D이 F 등에게 급여를 지급할 이유가 없음에도, 2009. 5. 25. 피고인이 관리하던 H 명의의 신한은행 V 계좌로 3,170,000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4. 9. 3.경(이 사건 공소장의 공소사실 제2항의 "2014. 7. 31."은 "2014. 9. 3."의 명백한 오기로 보인다)까지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1(허위 급여 지급 내역) 연번 40 내지 464번 기재와 같이 425회에 걸쳐 합계 3,761,638,060원,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2(I 급여 중 반환 내역) 기재와 같이 40회에 걸쳐 합계 248,468,810원 등 총 합계 4,010,106,870원을 송금받아 위 금원을 횡령함에 있어 마치 H 등에게 정상적인 급여가 지급되는 것처럼 가장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범죄수익 등의 취득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업무상 보관 중이던 D의 자금을 급여 명목으로 피고인이 관리하던 H 명의의 계좌로 송금받은 행위는 범죄수익을 발생시키는 당해 범죄행위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행위 그 자체에 불과하여 범죄수익의 취득에 관한 사실을 가장한 것으로 볼 수 없고, 그 후 이를 피고인 또는 피고인 가족들 명의의 통장으로 전달받은 행위 역시 당해 범죄행위의 주체로서 자신에게 횡령금을 귀속시킨 것에 그칠 뿐이며, 이로써 피고인이 정당하게 횡령금을 취득한 것처럼 가장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횡령금이 귀속되지 않은 것처럼 가장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는 '범죄수익 등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바, 이러한 행위에는 이른바 차명계좌라 불리우는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된 계좌에 범죄수익 등을 입금하는 행위와 같이 범죄수익 등이 제3자에게 귀속하는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가 포함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서 차명계좌에 대한 범죄수익 등 입금행위가 '범죄수익 등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해당 계좌의 실제 이용자와 계좌 명의인 사이의 관계, 이용자의 해당 계좌 사용의 동기와 경위, 예금 거래의 구체적 실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가 규정하는 '범죄수익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는 같은 조항 제3호가 규정하는 '범죄수익을 은닉하는 행위'와 달리 '특정범죄를 조장하거나 또는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으로 가장할 목적'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음이 법문상 명백하므로, 특정범죄를 조장하거나 또는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으로 가장할 목적이 없었더라도 범죄수익 등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였다면 위 법률에 따른 죄책을 면하지 못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004 판결, 2014. 12. 24. 선고 2014도11263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D의 자금관리 등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는데, D에서 실제 근무한 적이 없거나 근무하다가 이미 퇴사하는 등으로 D의 직원이 아닌 F, G, H, J, K, L, M, N, O, P, Q 등으로부터 통장과 도장 등을 받아 보관하면서 F 등 명의의 계좌로 급여 명목의 금원을 송금받고, D의 재무이사인 I에게 급여 명목으로 정상 급여를 초과한 금원을 지급한 다음 정상 급여와의 차액을 반환받은 점, ②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허위 직원 명의의 계좌로 송금받은 금원을 피고인 명의의 계좌로 이체하지 않고 1,000만 원 이하의 현금으로 출금한 이유에 관하여 "허위 직원 급여를 통해 금원을 만들었는데, 이체하면 그렇게 한 의미가 없다. 그래서 여직원이 현금으로 찾아서 여직원 이름으로 피고인 명의의 계좌에 금원을 넣어 준 것이다. 피고인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I의 제안이 맞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여 금원의 이동경로를 숨겨 피고인의 개인재산으로 가지급금을 변제하는 것처럼 위장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피고인이 급여 명목의 금원을 송금받은 계좌의 명의인들은 피고인과 가족관계이거나 D의 직원, 그 직원의 가족, D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하였으나 D에 자격증을 대여한 사람 등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H 등 명의의 계좌로 급여 명목의 금원을 송금받고 I에게 급여 명목으로 정상 급여를 초과한 금원을 지급한 다음 정상 급여와의 차액을 반환받은 행위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에 규정된 '범죄수익 등의 취득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의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