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9. 20. 선고 2017나2011092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문 제8면 19행의 "원고와"를 "원고가"로 고치고, 제10면 10행의 "피고가"를 지우며, 같은 면 11행의 "(5)"를 "(4)"로 고치고, 제12면 1행의 "월 11,288,400원" 뒤에 "(각종 보험료, 세금 등을 공제한 실수령 액임)"을 덧붙이며, 피고가 당심에서 강조하는 주장에 관하여 다음의 '2. 추가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판단

가.

피고의 주장

1)

원고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달리 피고의 지휘 또는 감독을 받는다고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갱신기대권 법리는 원고에게 적용될 수 없다.

2)

의사인 원고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단서에 규정된 예외 사유에 해당하여 2년의 사용기간 제한을 받지 않으므로 애초에 갱신기대권이 발생하지 않는다.

3)

원고는 임상교수가 아닌 건진교수에 해당하는데, 임상교수의 경우는 승진절차가 마련되어 있어 갱신기대권을 인정할 여지가 있지만 건진교수는 따로 승진 절차가 있다.거나 임상교수의 승진절차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어서 갱신기대권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용계약 종료 전에도 임용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으므로 이러한 점을 보더라도 원고에게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4)

설령 피고의 계약갱신거절이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그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오진을 반복하였고 낮은 교수평가 점수를 받는 등 피고가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이러한 사용종속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노동관계법에 의한 보호필요성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6. 26. 선고 99다5484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임용계약서에는 원고의 업무가 "병원장이 부과하는 진료과목에 대한 진료업무"로 정해져 있고, 근무시간은 병원 방침에 따르며, 국내·외 여행시 사전에 병원장의 허가를 받고 타기관 겸직이나 출강 등을 할 때도 사전에 병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C병원 취업규칙 및 병원내규에 따른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 특성상 개개의 진료행위에 관하여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병원장으로부터 지정받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서 병원장으로부터 부과받은 진료업무를 수행하였고, C병원의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은 점, ② 원고가 의사로서 독립성과 전문적인 자격을 갖추고 있어 다른 직종에 비해 독자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위 임용계약에 따라 피고나 C병원이 정한 근무조건의 규율에 따라야 하고 제3자를 고용하여 원고의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도 없으므로 퇴직 시까지 계속적·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여야 하는 점, ③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대가로 피고로부터 기본급 및 각종 수당 등을 포함한 급여를 매월 일정하게 지급받은 점, ④ 원고가 피고 소유의 비품·진료도구 등을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한 점, ⑤ 피고가 원고의 보수에서 4대 보험료를 공제하고 소득세, 주민세 등을 원천징수한 점, ⑥ 원고가 지급받는 급여가 다른 직역에 비하여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의 보호필요성이 없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병원경영자인 피고에 대하여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기간제법 취지상 갱신기대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기간제법은 같은 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가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여 갱신기대권의 법리가 적용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가)

먼저 원고가 임상교수가 아니어서 그 승진절차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본다. 갑 제1, 10호증, 을 제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임용계약은 계약서의 명칭이 '임상교수 임용 계약서'이고, 원고를 'C병원 건진 임상부교수'로 임용하며(제1조), 원고가 '임상교수'로서 진료 이외의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다(제3조 4항)고 정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임용계약 전 체결되었던 원고와 피고 사이의 임용계약은 모두 원고를 'C병원 임상조교수' 또는 'C병원 임상부교수'로 임용한다고 정하였던 점, ③ 이처럼 원고가 처음에는 임상조교수로 임용되었다가 이후 임상부교수로 임용된 것은 임상교수 승진절차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가 제시한 건진교수 임용계약서 샘플(을 제28호증)을 보더라도 건진교수 임용계약과 임상교수 임용계약은 그 계약의 제목이나 내용과 처우 등에 차이가 없고, 임상교수 임용 규정도 '임상교수'를 '전문의 자격 소지자 또는 박사학위 소지자로서 임상과 및 센터 등에서 임상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자 또는 주로 담당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을 뿐 달리 건진 교수를 제외하지 않고 있어, 건진 교수와 임상교수가 명확히 구분된다거나 그 승진절차가 다르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더구나 건진교수라는 이유로 갱신기대권을 부정할 만한 자료도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임상교수의 승진절차를 적용받지 않는다거나 건진교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다음으로 피고가 2008년 이전에도 임용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으므로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3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2명에 대한 임용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고 계약 종료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주로 객원교수나 자문교수, 촉탁의에 대한 임용계약이었거나 그 사유가 이직 등으로 인한 의원면직인 경우여서 이 사건과 동일하게 임상교수의 임용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사례로 보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가 2008년 이전에도 임상교수의 임용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적이 있다는 점에 관한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주장에 관하여

가)

피고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①

원고는 2008. 12. 30.경 위내시경 결과 조직검사를 기쳐 조기 위암 판정을 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발견하지 못하였고, 해당 환자가 2010년 내시경 검사를 통해 비로소 위암임을 발견하였으며, 원고가 이와 같은 사정을 알고도 이를 숨겼다.

원고는 2009. 2. 9.경 위내시경 후 점막주름의 비대병변 가운데의 미란을 발견하고도 이를 표재성 위염으로 진단하여 조직검사를 하지 아니하는 바람에 해당 환자가 2013년에야 비로소 위암임을 발견하였고, 결국 조기 위암이 진행성 위암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③

원고는 2005. 12. 1.경 대장내시경 후 대장 점막하종양인 림프관종을 육아종성 용종으로 잘못 진단하여 해당 환자가 2012년경에야 다른 의사의 내시경 검사에서 림프 관종 진단을 받았다. 더구나 원고는 대장수술을 받은 과거력이 없는 환자에 대하여 대장수술반흔이라는 터무니없는 진단을 하였다.

④

원고는 2012. 1. 31.경 실시한 대장내시경에서 15mm 크기의 대장 용종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⑤

원고는 2012년경 다른 의사들이 장상피화생으로 진단한 환자에 대하여 원고만이 표재성 위염 및 위선종 의증으로 오진하였다.

⑥

2011년 2분기 건강의학과 교수 평가에서 원고가 37점을 받아 47명 중 46등으로 평가되었다.

나)

살피건대 을 제27, 41호증의 각 기재 및 제1심법원의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의 자질 부족이나 태도 불량이 해고에 이를 정도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이다.

(1)

제1심법원의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는 환자의 경우 조기 위암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으로 위암일 가능성이 70~80%에 해당하지만, 위축성 위염이나 위궤양 등에서도 보일 수 있고, ②환자의 경우 원고가 2009. 2. 9.경 내시경 검사를 할 당시 사진으로는 반드시 조직검사를 해야 할 병변으로 생각하기 어렵고, 진행 속도가 빠른 위암인 점에 비추어 원고가 당시 조직검사를 하였다고 해서 의미 있는 소견이 나오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며, ③환자의 경우 원고가 융기형 병변을 수술 후 반흔으로 판단한 것이 잘못된 판단이라 보기 어렵고, 림프관종은 양성병변으로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주지 않고 증상이 없어 치료가 필요하지 않아 원고의 오진이 환자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이며, 원고가 ④환자의 용종을 발견하지 못하였다하더라도 대장내시경의 간과율(대장내시경에서 용종을 발견하지 못하고 놓치는 비율)이 10-20%에서 많게는 40%까지 해당하는 점에 비추어 용종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원고의 의사로서의 능력 부족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환자의 장상피화생에 대하여 표재성 위염 판정을 하였다 하여도 환자의 경과에 차이가 나지 않아 중대한 과실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2)

위 감정의견에 따르면 ③, ⑤환자의 경우는 원고의 오진이 환자의 생명과 신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이지 않고, 환자의 경우 일반적인 대장내시경의 간과율을 고려할 때 원고의 자질 부족으로 인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대장내시경 후 6개월 내 용종이 발견된 경우를 '간과한 병변'으로 판단하는데, 환자의 경우는 15개월 이상 지난 뒤 발견된 병변이어서 간과한 병변으로 볼 수도 없다. 한편 ①, ②환자의 경우 원고의 위내시경 검사 후 약 2년에서 4년이 경과한 후에 위암이 발견되었다는 것이어서 그 시간적 간격을 고려할 때 내시경검사 당시 위암이 발병하여 있었음에도 원고의 자질 부족으로 인하여 발견하지 못하였다거나 위암의 진행을 막을 수 있었음에도 막을 수 없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위 감정의견 역시 ②환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에서 4형 위암은 내시경의사가 진단하기 어렵고 빠른 기간에 악화되는 것이고, 심지어 6개월에서 1년 전의 내시경검사에서 특이소견이 없었음에도 4형 위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3)

원고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시행한 40,450건의 내시경 검사 중 2005년 1회, 2007년 1회, 2008년 1회, 2009년 1회, 2012년 1회 합계 5회의 오진을 하였다 하여 원고가 소화기내과의사로서 내시경 검사에 자질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원고가 2011년 2분기 건강의학과 교수평가에서 37점을 받아 47명 중 46등으로 평가된 사실은 있으나, 이후 2011년 3분기부터 2012년 3분기까지의 평가 결과를 보면 원고는 58~59점을 받았고 특히 평가 내용 중 파트내 업무, 파트간 업무 점수는 20점 중 17~20점을 유지하여 다른 평가대상 교수들과 큰 점수 차이를 보이지도 아니하여 임용계약을 갱신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가 불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기훈(재판장) 권순남 차승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