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8. 9. 선고 2017노1015 판결

주문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1인 시위 당시 적시한 내용들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허위의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1인 시위 행위는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서 국민의 먹거리에 관한 대기업의 행태를 지적하여 문제점 개선을 촉구하고자 하는 공익적인 의도에 의한 것이므로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원심이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2)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 제307조 제2항이 정하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범인이 공연히 사실의 적시를 하여야 하고, 그 적시한 사실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으로서 허위이어야 하며, 범인이 그와 같은 사실이 허위라고 인식하였어야 하는바,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에 있어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허위의 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않는 부분이 중요한 부분인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 또한 주관적 요건으로서 허위의 점에 대한 인식은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충분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2137 판결 등 참조). 또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위법성조각에 관한 형법 제310조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대법원 1993. 4. 13. 선고 92도23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국민참여재판의 형식으로 진행된 원심에서 배심원들이 증인신문 등 사실심리의 전 과정에 함께 참여한 후 증거의 취사와 사실의 인정에 관하여 만장일치의 의견으로 유죄의 평결을 내렸고 이러한 평결이 재판부의 심증에 부합하여 그대로 채택된 점 및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1인 시위 당시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적시한 내용은 허위 사실이라 할 것이고, 피고인은 위 내용들이 허위라는 점에 관하여 적어도 미필적이라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형법 제310조가 적용될 여지도 없다.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적시내용을 기재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1인 시위를 하면서 적시한 내용들의 취지는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에 피고인이 적시한 바와 같은 위생 등의 문제점(이하 '이 사건 문제점'이라 한다)이 있음에도 직영점을 관리·감독해야할 본사(대표 F)에서 이를 알면서도 그대로 방치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문제를 제기하자 피고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는 것이다.

2)

이 사건 문제점과 관련한 허위 사실 적시

피고인은 이 사건 문제점이 자신이 E 진천직영점(이하 '진천점'이라 한다)에서 근무하는 동안(2014. 12. 13. ~ 2015. 3. 1.) 직접 목격한 것으로서 모두 진실한 사실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피고인의 위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는 피고인의 진술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이는데, 뒤에서 보는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② 피고인의 진술과 중요한 부분에서 배치되는 이 사건 문제점에 관한 J의 진술은 구체적일 뿐만 아니라 종업원들 및 관계자들의 진술과도 일치하는 등 그 신빙성이 있는 점, ③ J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생닭 핏물빼기 안하기'와 '치킨을 만들어 놓고 주문시 살짝 튀겨서 판매하였다'는 부분에 관하여는 진천점에서 일부 발생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그 정도가 경미하고 인원부족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게다가 진천점의 부점장인 피고인은 위 문제를 시정해야할 책임이 있는 위치에 있었다), ④ 그럼에도 피고인은 그 적시한 표현의 전체 취지에 비추어 위 일부 문제점들이 마치 진천점을 비롯한 다른 E 영업점들의 고의적이고 일반적인 영업 행태로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적시한 점, ⑤ 또한 피고인은 위 일부 문제점들이 본사의 책임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하여 마치 E 본사에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영업점들의 행태를 방치 내지 은폐하고 있는 것처럼 왜곡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고인이 지적한 이 사건 문제점은 본사에서 실시간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본사로부터 매장 운영에 관하여 권한을 위임받은 지점장 및 부점장이 스스로 시정하여야 할 문제로 보이며, 다만 지점장 등이 사규를 준수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위와 같은 문제점을 야기할 경우 본사에서 내부 감사 또는 불시 점검 등을 통하여 문제점들을 적발한 뒤 지점장 등을 징계하는 등 사후적인 방법으로 관리·감독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E 본사에서는 모든 매장을 수시로 불시 점검을 해왔던 것으로 보이고, 직영팀장 AC가 2015. 2. 5. 진천점을 방문하여 인원 부족 문제점들을 파악한 뒤 각종 현안에 대한 개선 지침을 준 것을 비롯하여 수차례 본부장, 인사전략팀장 등이 진천점에 방문하여 점검 및 지도 등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⑦ 피고인과 K의 대화 녹취록 기재내용 및 피고인 스스로도 보상금으로 3,000만 원을 주면 1인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문제점에 관하여 적시한 내용은 그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허위 사실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부당 해고에 관한 허위 사실 적시

①

피고인은 2014. 12. 13. 진천점 부점장으로 인사 발령을 받았는데, 당시 지방발령에 대하여 불만을 표시하면서 위 본사 직영팀장인 AC와 갈등을 빚기 시작하였고, 이후 2015. 1. 28. 그동안 기대하고 있던 지점장 인사발령에서 자신이 제외되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 근무 도중 서울 본사로 찾아가는 등으로 AC뿐만 아니라 본사와의 사이에서도 갈등이 점점 심화되었다.

②

피고인은 근무기간 중에 아프다는 이유로 매장에 출근하지 않거나 근무 도중 숙소로 들어가는 일이 빈번하였고, 주방 일 등 매장의 힘든 일들을 기피하였을 뿐만 아니라 매장이 바쁜 와중에도 일을 도와주지 않는 등 부점장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2015. 2. 12.부터 2015. 2. 22. 사이에 무단결근을 하기도 하였다.

③

이러한 피고인의 근무태도로 인하여 지점장인 J를 비롯한 매장 종업원들이 힘들어 하였고(당시 진천점에는 일손이 매우 부족하였다), 자연스레 피고인과 J 및 종업원들 사이에 불화가 생기게 되었다.

④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진천점에서 부점장으로 근무한지 3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인 2015. 3. 1. 업무태만 등으로 대기발령을 받아 직무에서 배제되었고, 2015. 3. 27. 본사로부터 파면결정 및 해고예고 통지를 받았으며, 최종적으로 2015. 4. 26. 해고 되었다. 한편, 피고인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상 절차를 모두 거쳤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업무 태만 등 정당한 해고 사유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피고인은 자신의 해고에 대한 법적 구제절차를 전혀 거치지도 않고, 해고예고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불과 3일 뒤인 2015. 3. 30.부터 이 사건 1인 시위를 하기 시작하였다(피고인은 여전히 자신의 해고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납득할 만한 변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⑤

피고인은 부점장으로서 매장의 주방 업무·배달 업무·종업원 관리를 포함하여 모든 업무에 있어 지점장을 보조하고, 지점장 부재 시에는 지점장을 대신하여 위 업무들을 책임지고 총괄했어야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본인 스스로도 이 사건 문제점에 관하여 지점장 J와 부점장인 자신이 책임져야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인정하였다), 본인 스스로 이 사건 문제점을 발견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자신이 직접 또는 종업원들에게 지시하여 위 문제점을 시정하거나, 지점장인 J에게 보고하여 위 문제 해결을 상의하는 등 진지한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⑥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 대한 해고는 피고인의 업무 태만 등의 정당한 사유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것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문제점을 제기한 것을 이유로 부당 해고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 부당 해고에 관한 부분도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3.

피고인 및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근무하던 E 영업점의 위생상태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지속적으로 적시하여 위 회사 및 회사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것이다. E는 공영 프로그램을 통하여 나이가 많은 피고인이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피고인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해주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성실하게 근무하는 등으로 회사에 보답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업무 태만 등으로 적법·정당하게 해고된 것으로 보임에도 회사 및 회사의 대표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등으로 회사를 압박하며 3,000만 원이라는 거액을 보상금으로 요구하였다. 이로 인하여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것으로 보이고, 회사의 영업 매출의 감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반성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인 E 그룹의 F 회장에게 사과의 편지를 보내는 등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일정 부분은 인식 내지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2002년부터 공황장애를 앓고 있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겪고 있다. 또한 피고인은 정신질환이 있는 아들을 부양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건강, 환경,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양형의견 중 다수의견(벌금 500만 원)과 동일한 형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인겸(재판장) 김무신 박성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