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11. 17. 선고 2017노1596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아버지 D의 지시에 따라 C의 2012년도 및 2013년도 각 해당 매출처별 계산서합계표(이하 '이 사건 각 합계표'라 한다)를 작성할 당시 각 매출 금액이 거짓인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위 각 매출 금액이 거짓임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이유무죄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고인의 검찰 자백은 신빙성이 있고, 피고인은 이 사건 각 합계표에 거짓으로 기재된 매출 금액이 총 30억 원 이상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D으로부터 이 사건 각 합계표에 기재할 것을 지시받은 매출 금액 중 적어도 그 일부에 대해서는 그 매출이 거짓임을 알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①

D은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사업자현황신고를 하면서 이 사건 각 합계표에 기재할 매출 금액을 알려주자, 피고인이 '여기는 거래한 사실이 없는데 왜 부풀려서 하느냐'고물은 적이 있다. 이에 피고인에게 '관공서 일을 하고자 하는데 내가 책임질 테니 내 말을 믿고 해 달라'고 대답했다. 또한 피고인에게 입금표와 거래명세표 일부를 직접 임의로 작성하여 달라고 부탁한 사실도 있다."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123~124, 129쪽). ② 이 사건 각 합계표에는 매출 금액으로 합계 26,793,420,000원이 기재되어 있는 반면 같은 기간에 매입 금액으로 신고된 금액은 합계 8,920,325,000원이다. 이와 같이 신고된 매입 금액에 비해 피고인이 기재한 매출 금액이 지나치게 큰 만큼 피고인으로서는 그 매출 금액 중 일부가 거짓일 수 있다는 의심을 하였으리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C를 실제로 운영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합계표에 거짓으로 기재된 매출 금액이 총 30억 원 이상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가)

피고인이 C의 실제 운영자인 D의 지시로 이 사건 각 합계표를 작성한 것에 불과한 것인지 여부

①

D은 법정에서 "내가 C의 실제 운영자이지만 신용불량자라서 아들인 피고인 명의로 C를 설립하였다. 영업은 내가 주로 도맡아 하였고 각 거래명세표 및 입금표(피고인 제출 증거 순번 1, 2)도 피고인이 아닌 내가 직접 작성한 것이다. 피고인은 사무실 안에서 매입·매출에 관한 장부를 정리하고 세무서 제출 자료를 작성하는 일 정도를 하였다. 나는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 작성한 거래명세표들을 피고인에게 보여주고 이 사건 각 합계표의 각 금액을 입력하게 하였다. 나중에 이 사건으로 문제가 되었을 때 피고인에게 내가 집행유예 기간 중이니 대신 출석하여 자백하여 달라고 부탁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②

피고인은 C의 대표자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2012. 2. 16. 당시 만 28세에 불과하였고 그 이전까지 정육업이나 축산업 기타 유사 업종에 종사한 경력이 전혀 없었다(피고인은 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였다). 이와 달리 D은 1982년부터 축산업에 종사하여 왔고 2008년에는 충주시에서 'H'이라는 상호로 식품가공업체를 운영하였다. 또한 2009년 1월경부터는 주식회사 I의 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축산물 판매 및 수금 업무에 종사하였으며, 2009년 9월경부터는 남원시에서 축산물 가공 및 유통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유한회사 J(이하 'J'라 한다)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여 왔다.

③

D은 2008. 10. 6. 채무초과인 상태에서 돈육 대금을 받고도 돈육을 공급하지 못하였다는 사기죄의 범죄사실로 약식명령을 받았고 그 이후에도 매월 6,000만 원가량의 인건비와 임대료를 납부하여야 하는 등으로 C를 운영하기 시작한 2012. 2. 16.경 재정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이는 C의 대표자 명의를 피고인으로 하였던 경위에 관한 D의 진술 내용과도 부합한다.

④

D은 2013년 12월경 2012년도 매입계산서와 관련하여 "본인이 피고인의 아버지로서 실질적으로 C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매출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으나 무자료 매입이 많아 법인세를 줄이기 위해 J로부터 실제 매입 없이 계산서합계표에만 매입액을 거짓으로 기재하였다."라는 취지의 확인서(증거기록 53쪽)를 성동세무서에 제출하기도하였다.

⑤

D은 실제 2014. 9. 16. 전주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2014고단464). 이처럼 D은 피고인이 성동세무서에서 조사를 받은 2014년 11월경 및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2016. 4. 14.경 각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었고, 이는 D이 집행유예 기간 중이니 대신 자백하여 달라고 부탁하여 검찰에서 허위로 자백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한다.

나)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합계표에 거짓으로 기재된 매출 금액이 총 30억 원 이상이라는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

①

피고인은 검찰 조사 말미에 "일단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만 거짓으로 기재되었다는 매출 금액 중에는 실제 매출 금액도 포함되어 있다. C가 거래 대부분을 현금으로 하였고 G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자료들을 모두 지워버려 실제 매출 부분이 정확히 얼마인지를 소명할 수 없을 따름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99쪽). 즉 피고인은 검찰 조사에서 이 사건 각 합계표의 매출 금액이 일부 거짓으로 기재되었다는 점을 인정하였을 뿐 그 거짓으로 기재된 매출 금액이 총 50억 원 또는 30억 원 이상이라거나 그와 같은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②

피고인은 C에서 일부 육류 배달 일을 제외하면 대부분 사무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업무만을 담당하였고,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영업 업무는 주로 D이 담당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이 거짓 기재한 매출의 규모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까지는 알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피고인이 축산업에 관한 경력이 일천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D은 법정에서 자신이 입력하도록 지시한 매출거래 중 일부거래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그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는 오히려 피고인이 이 사건 각 합계표에 기재된 매출거래 중 거짓인 부분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방증한다.

④

성동세무서장은 C가 신고한 2012년도 및 2013년도 각 매입·매출의 가공 여부를 조사한 후 ㉠ 피고인이 가공 매입으로 인정하여 수정 신고한 J로부터의 매입을 제외한 나머지 매입거래(총 2,068,720,000원)를 모두 정상거래로 보았고, ㉡ 음식점 사업자들에 대한 매출거래(총 2,477,452,000원)도 그 사업자들이 '덤핑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어서 현금거래를 했고, 약 1톤가량의 냉동탑차로 D과 피고인이 직접 배달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에 비추어 모두 정상거래로 보았으며, ㉢ 육류 도·소매 사업자에 대한 매출거래(총 23,062,342,000원) 중 그 거래 내역을 소명할 수 있었던 사업자들에 대한 매출(총 1,126,562,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자들의 매출(총 21,935,780,000원)만을 가공거래로 보아 이에 관하여 피고인을 조세범처벌법위반 혐의로 고발하였다(증거기록 9~33쪽).

이처럼 피고인이 작성한 이 사건 각 합계표에 기재된 매출 금액에는 거짓인 매출과 거짓이 아닌 매출이 섞여 있었다. 더욱이 D은 법정에서 "사업자현황신고 당시 매출처로 기재된 업체들 중 상당 부분은 원래 거래가 있었던 업체들이다."라는 취지로도 진술하였다. 이러한 사정들 또한 피고인이 허위 매출의 정확한 규모를 알기 어려웠을 것임을 뒷받침한다.

⑤

앞서 본 바와 같이 성동세무서장이 정상매출로 인정한 금액 합계 3,604,014,000원(= 2,477,452,000원 + 1,126,562,000원)과 정상매입으로 인정한 금액 2,068,720,000원 사이에는 1,535,294,000원의 차이가 있다. 성동세무서장이 청취하였다는 위 음식점 사업자들의 진술 내용과 위 차액의 규모(이는 성동세무서장이 정상 매입으로 인정한 금액의 약 4분의 3에 이른다) 등을 고려하면, C가 상당한 분량의 육류를 무자료로 현금 매입하였던 것은 사실이라고 보인다. 그렇다면 주로 사무실에서 근무하였던 피고인으로서는 D이 알려주지 않는 한 그와 같이 현금으로 이루어졌던 매입 거래의 실제 규모 역시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즉 사업자현황신고 당시 매입 금액과 매출 금액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C의 매출 금액 중 거짓인 부분이 50억 원 또는 30억 원 이상임을 알고 있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⑥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D은 법정에서 거래가 전혀 없었던 업체들에 의한 매출금액의 경우 피고인에게 입금표와 거래명세표 일부를 임의로 작성하여 그 증빙자료를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그 매출 금액이 얼마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다. 결국 D의 위와 같은 진술도 이 사건 각 합계표에 기재된 거짓 매출 금액이 총 50억 원 또는 30억 원 이상이라는 것까지 피고인이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하지는 못한다.

2)

이 법원의 판단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아버지인 D의 지시가 위법한 것임을 알면서도 이에 응하여 이 사건 각 합계표에 무려 200억 원이 넘는 매출 금액을 거짓으로 신고한 것으로 세무행정을 문란하게 하고 사회적 폐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어 그 죄질이 좋지 아니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을 주도적으로 기획한 것은 D이고 피고인은 D의 지시에 응하여 소극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였을 뿐인 점, 매입 금액보다 매출 금액을 훨씬 크게 신고한 이 사건 범행의 내용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조세 포탈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실제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어떠한 이익을 얻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두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외에는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영진(재판장) 홍성욱 김동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