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B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 요지
피고인 B(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B는 G의 국가기술자격증이 필요하여 직원으로 고용하였다가 건설기술자격증 등을 보유한 다른 직원들을 고용하여 G의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게 되자 G에게 퇴사를 요구하였다. 그런데 G이 월급은 주지 않아도 좋으니 4대보험 혜택만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여 회사 직원으로 등재하여 두었을 뿐이다. 자격증 대여를 목적으로 G을 직원으로 등재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 B에게는 자격증 대여에 관한 고의가 없었다.
검사(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A의 명품 시계 수수 관련 배임수재의 점
피고인 A이 T으로부터 시계를 받을 당시 R의 노사관계, 시계 가액 및 교부 방식, 피고인 A과 T의 지위 및 관계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위 시계는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향후 노사관계에서 회사 측에게 우호적인 입장에서 적극 협조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받은 것이다.
피고인 A의 경매 이익 취득 기회 제공 관련 배임수재의 점 및 피고인 B의 배임증재의 점
R 노조위원장인 피고인 A은 노사협의와 관련된 사무를 담당하고 있고, 노사협의와 관련된 사무 중에는 노사협의 대상이 되는 각종 공사와 관련된 사항도 포함되어 있으며, 노사협의 등을 통해 공사 실시 여부 및 진행 경과, 시기 등을 점검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시공업체 선정 업무가 노조위원장인 피고인 A이 직접 담당하는 사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노동조합 사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피고인 A은 배임수재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 또한 부동산 경매를 통한 이익 취득 기회를 제공받은 시기, 현실화된 재산상 이익 액수, 피고인 A의 지위, 재산상 이익 제공 방식, 이익 제공 원인 및 제공자의 기대 심리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들은 R가 발주하는 공사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부동산 경매를 통한 이익 취득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수수한 사실이 인정된다.
판단
피고인 B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에서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 사실들이 인정된다.
G은 2011. 12. 1.부터 D 주식회사(이하 'D'이라고 한다)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12. 6. 25.부터는 회사에 근무하지 않았는데도 피고인 B는 2012. 6. 25.부터 2015. 11. 17.까지 G을 회사 직원인 것처럼 등재하였다. 2012. 6. 25.부터 2015. 11. 17.까지 L단체에 G이 D 건설기술자(산업안전산업기사)로 등록되었다.
비록 피고인 B의 주장과 같이 건축공사업 등록에 필요한 건설기술자 5명을 보유하게 되어 G에게 퇴사를 요청하였다가 G의 요청으로 4대보험 혜택을 받게 해주기 위하여 허위로 직원으로 등재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B는 G이 실제 직원으로 근무하지 않는데도 L단체에 D 건설기술자로 등록된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 B에게 자격증을 대여 받는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 D이 건축공사업 등록에 필요한 건설기술자 5명을 보유하고 있어 피고인 B가 건축공사업 등록을 유지하기 위하여 G을 건설기술자로 등록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고의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피고인 B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A의 명품 시계 수수 관련 배임수재의 점
원심 및 당심에서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 사정들이 인정된다.
2010년 진행되었던 R의 구조조정은 고용안정 위원회에서의 합의를 거쳐 2010. 6. 30. 명예퇴직 절차가 완료되었다. 2010. 9. 1. R 노사간에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이 타결되었다. 2010. 10. 4. 제3차 노사협의회가 개최되어 공장별 생산물량 안정화 방안 등을 협의하였다. 피고인 A이 T으로부터 파텍필립 시계(이하 '이 사건 시계'라고 한다)를 받은 2010. 10. 7.에는 노사간 중요한 쟁점이 모두 타결되어 R 사장 T이 노조위원장에게 청탁할 만한 특별한 현안이 없었다. 피고인 A이 2010. 10. 7. 이전 노사간 분쟁처리 및 합의 과정에서 T이나 회사 측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T은 러시아 출장 만찬 자리에서 O 수입상인 W(이하 'W'이라고 한다)로부터 이 사건 시계를 선물로 받고 이를 피고인 A에게 주었다. 당시 W은 만찬 참석자들에게 모두 시계를 선물로 주었고, 피고인 A도 자신이 T으로부터 받은 시계가 T이 W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렇듯 시계 교부는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우연히 이루어졌다. T이 노조위원장에게 노사관계와 관련된 청탁을 하기 위해 서라면서 청탁을 받는 입장인 피고인 A도 제3자로부터 방금 받은 선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물건을, 더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가치도 잘 모르는 물건을 주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T은 종이봉투에 들어 있는 물건이 시계라는 사실을 비서실장으로부터 들어 알고 있었으나 그 시계가 어떤 것인지는 들은 바 없고, 꺼내 본 바도 없다. T과 피고인 A은 모두 이 사건 시계의 가격을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T은 자신의 객실에서 피고인 A과 맥주를 마시다가 이 사건 시계를 주었는데 종이봉투 체로 주었고, 그 자리에는 비서실장도 함께 동석해 있었다.
T은 피고인 A에게 딸 시집갈 때 선물로 쓰라는 명목으로 시계를 교부하였을 뿐 노사관계에 관하여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시계를 받은 이후 피고인 A이 노사 협상 과정 등에서 노조위원장으로서 임무를 위배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 A은 노조 사무처장 AC이나 제조본부장 AA 등에게 T으로부터 시계를 받은 사실을 말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이 T으로부터 노사관계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이 사건 시계를 교부받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A의 경매 이익 취득 기회 제공 관련 배임수재의 점 및 피고인 B의 배임증재의 점
피고인 A이 임무에 관하여 청탁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
원심 및 당심에서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 사정들이 인정된다.
피고인 A은 노조위원장으로서 임금 및 단체협상, 노사협의회 참석 등 노동조합의 사무를 담당한다. 공사업체 선정은 R 회사의 사무일 뿐 노조위원장인 피고인 A의 업무가 아니다. 검사는 공장 건설이나 보수 등 각종 공사가 일정한 경우에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노사협의회의 협의, 의결, 보고 사항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R가 발주하는 공사가 근로자들의 배치와 관련되거나 근로자들의 작업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에는 노사협의회 협의사항 등에 해당할 수 있지만, 노사협의 사항은 공사 실시 여부 및 그 진행, 근로자들이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 등일 뿐 공사업체 선정에 관한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
피고인 B가 운영하는 회사들이 R로부터 수주한 공사 대부분은 U공장 관련 공사이다. U공장 사택, 후생동 등 관련 공사는 직원들이 U공장 지부노조에게 개선을 요청하면, 지부노조에서 U공장 지원실에게 요청을 하는 경우가 있고, 위 지부노조에서 업체를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U공장에서 노사협의회 협의사항으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19건의 공사를 시행하여 그 중 5건을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 한다)가 수주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본부노조위원장인 피고인 A이 지부노조의 공사 요청과 관련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고, 나아가 지부노조에서 요구한 공사의 수주와 관련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
U공장 공사시 수의계약 등은 주로 R로부터 공사를 수주한 실적이 있는 업체 중에서 선정하여 체결하였다. 피고인 B가 운영하는 C은 2008. 7. 9. 'AF' 사업 공사업체로 선정되면서 R 공사실적을 얻게 되었다. 그런데 위 사업은 피고인 A이 2008. 6. 19. 방영된 BJ 방송을 시청하고 김제시에 거주하는 암 환자 가족에게 도움을 줄 방법을 모색하다가 피고인 B에게 주택 공사를 요청하고 R 노사가 공동으로 비용 일부를 지원하기로 하여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비록 위 공사를 계기로 C이 R 공사실적을 얻게 되고 이후 진행된 U공장 리모델링 공사에서 수주에 유리하게 작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A의 업무가 공사업체 선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더구나 C은 2008. 7. 9. 실적업체가 되었는데, 공소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B는 2008. 말경부터 2009. 초경 사이에 부정한 청탁 대가로 이익을 주겠다고 피고인 A에게 제안하였다는 것이므로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실적업체가 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노조위원장인 피고인 A이 R가 발주하는 공사업체 선정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노조위원장의 업무가 공사업체 선정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도 볼 수 없다.
피고인 A이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이익을 취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배임수재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재물 또는 이익 취득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여야 한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이 피고인 B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경매를 통한 이익 기회를 제공받았다고 보기 부족하다.
오히려 다음과 같이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B는 전문업자인 AG를 피고인 A에게 소개하여 주었고, 피고인 A이 AG에게 경매업무를 대행하게 하여 수입을 올린 것에 불과하며, 몇 몇 경우에는 피고인 B도 그 투자에 참가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피고인 B는 피고인 A에게 AJ이라는 상호로 경매컨설팅업체를 운영하는 AG를 소개하여 주었다. 피고인 A은 AG로부터 경매 물건으로 충남 예산군 AH 외 6필지 및 지상 연립주택(원심판결 범죄일람표1 제1항 기재 부동산)을 소개받고, 회사 후배인 AK과 공동으로 투자하여 경매절차에 참여하기로 하여 AG의 경매절차 대행으로 2009. 5. 6. 자신의 명의로 위 부동산을 낙찰받았다. 피고인 A은 같은 방법으로 2009. 12. 22. 대전 유성구 AL 외 1필지 AM아파트 상가 AN호, AO호(범죄일람표1 제2항 기재 부동산)를 AK 명의로 낙찰받았다. 피고인 A은 2011년경 AG로부터 경매 물건으로 익산시 AP 외 4필지 및 지상 찜질방 건물(범죄일람표1 제3항 기재 부동산)을 소개받고, AA 및 R 직원 AQ과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하였다. 피고인 A과 AA, AQ은 AG의 제의에 따라 법인을 설립하여 경매절차에 참여하기로 하고, 2011. 4. 20. 대표이사를 AR(피고인 A의 딸)으로, 사내이사를 AR, AS(AA의 배우자), AT(AQ의 배우자)으로, 감사를 AU(피고인 B의 배우자)로 하여 AV 주식회사(이하 'AV'라 한다)를 설립하였다. 피고인 A은 2011. 5. 27. AV의 명의로 위 부동산을 낙찰받았다. AG는 AV와 사무실을 같이 사용하면서 위 경매와 관련된 사무를 대행하였고, AR이 AG의 업무 일부를 보조하였다. 피고인 A은 AG의 소개 및 경매대행으로 2012. 12. 4. 논산시 BE 외 3필지 및 지상 건물(범죄일람표1 제4항 기재 부동산)을 피고인 B와 공동으로 투자하여 피고인 B 명의로 낙찰받았고, 2012. 12. 26. 충남 태안군 BF 및 지상 유스호스텔 건물(범죄일람표1 제5항 기재 부동산)을 피고인 B와 공동으로 투자하여 D 명의로 낙찰받았으며, 2013. 12. 31. 충북 옥천군 BG 외 26필지(범죄일람표1 제6항 기재 부동산)를 피고인 B, U공장장 AA과 공동으로 투자하여 3인 공동 명의로 낙찰받았다. 피고인 B는 자신이 공동으로 투자한 경우에는 피고인 A의 경매 관련 업무를 일부 대행하기도 하였다. 피고인 A은 낙찰받은 부동산을 전매하여 이익이 생기는 경우 자신 몫의 수수료를 AG에게 지급하였다.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 B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
판사 김문석(재판장) 엄기표 류창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