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 5. 10. 선고 2017노3153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해자가 일관되게 피고인 B에게 금원을 대여하였다고 진술한 점, 피해자가 피고인들에게 교부한 금원은 가수금으로 처리된 점, 피해자는 주식회사 K(이하 'K'라 한다)의 주식을 대여금 채권의 담보 목적으로 제공받은 점, 피해자가 학원 운영에 일부 관여한 것은 피고인들에 대한 대여금을 회수하기 위함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피고인들에게 교부한 돈의 명목은 차용금이고, 피고인들은 피해자로부터 차용금을 편취하였다. 피해자가 피고인들에게 교부한 돈의 명목을 투자금으로 보아 편취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나.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 차용금 사기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A은 2011년경부터 K의 대표이사로서 L 패션학원(이하 'L'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고인 B은 2013년경까지 국회 소속 공무원으로 재직하였는데 L 패션학원의 운영에 관여해 온 사람으로,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로부터, 1) 2013. 7. 5.부터 2013. 11. 29.까지 7회에 걸쳐 합계 6억 8,000만 원을 L에 대하여 학점은행제 패션학원 평가인정을 받기 위한 시설 투자 등에 사용하기 위한 차용금 명목으로, 2) 2014. 2. 13.부터 2014. 4. 30.까지 4회에 걸쳐 합계 2억 원을 청년취업아카데미 프로그램 관련 사업 추진에 사용하기 위한 차용금 명목으로, 3) 2014. 5. 21.부터 2014. 12. 3.까지 6회에 걸쳐 합계 3억 6,500만 원을 실용음악학원 설립 및 학점은행제 학원 평가인정을 받는 데 사용하기 위한 차용금 명목으로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는 K의 주식을 인수하여 공동으로 운영할 목적으로 K에 투자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피해자로부터 금전을 차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①

차용증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피해자의 구체성이 떨어지는 진술만으로는 이자와 변제기 약정의 존재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K 명의 가수금 계정 원장에 피해자가 지급한 금원 중 일부가 피해자 명의 가수금으로 입력된 사실만으로는 위 금원이 피고인들에 대한 대여금이라고 보기 어렵다.

②

피해자가 K 측에 금원을 지급하기 전에 공인회계사인 Z을 통하여 K의 재정현황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해자가 K 측에 금원을 지급하기 전에 AA를 통하여 K의 재정 및 운영 현황, 장래 사업성을 검토하고 장래 사업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④

피해자가 2013. 7.경 K에 4억 3,500만 원을 지급한 후 K의 주식 중 51%를 취득하고 2013. 7. 9. 사내이사에 취임하였다.

⑤

피해자는 2013. 7.경부터 K에 마련된 자신의 사무실에서 일일결산보고서의 '이사' 결재란에 서명하는 등 K 관계자로부터 K의 다수 지분권자로서 일응의 대우를 받고 사후적으로나마 경영을 통제할 권한을 보유하였다.

⑥

피해자는 K가 운영하는 실용음악학원인 AH 소속 근로자의 임금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공소제기 되었는데, 법원은 2016. 11. 11. 피해자가 2013. 6.부터 2014. 2.까지 합계 약 13억 원을 K에 투자하였고, 늦어도 2014. 5.부터 K의 경영에 관여하였다고 판단하여 피해자에게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노1470호).

라.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심이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①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K 명의 가수금 계정 원장에 피해자가 지급한 금원 중 일부가 피해자 명의 가수금으로 입력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은 오히려 피해자가 피고인들에게 금원을 대여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사정이다. 즉, 가수금 계정이란 실제 현금의 수입은 있었지만 거래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거래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아 계정과목이나 금액이 미확정인 경우에 현금의 수입을 일시적인 채무로 표시하는 계정과목을 말하는바, 피해자가 피고인들에게 교부한 금원 중 일부가 K에 대한 가수금으로 처리된 것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들에게 대여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K에 투자한 것으로 볼 여지가 더 많다. 이후 실제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2013. 7.경 K에 4억 3,500만 원을 지급한 후 K의 주식 중 51%를 취득하고 2013. 7. 9. 사내이사에 취임하였다.

②

피해자는 당초 자신이 주주임을 전제로 피고인 A을 배임, 횡령으로 고소하는 내용의 고소장 초안을 작성하기도 하였는데, 고소장 초안에서 자신이 K의 사내이사이자 대주주로서 K에 금원을 투자한 자임을 명시하였다.

③

피해자는 2013. 7. 9. K 사내이사로 취임하였고, 2013. 10.경 K에 자신을 이 사장으로 기재한 명패와 명함의 제작을 신청하였으며, 2013. 7.경부터 피해자의 기장업무를 담당하던 공인회계사 Z이 K의 회계장부 기장 업무를 담당하였고, 2013. 9.경부터 피해자가 추천한 AD, AE, Y 등이 K의 경리업무를 담당하였는바, 그 무렵부터 피해자가 K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2.

검사의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당초 학점은행제 평가인정 기관으로 확실히 선정될 수 있고 선정되면 수익금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적극적으로 기망하지 않았다면 피해자가 K 앞으로 계속하여 거액의 돈을 투자할 이유가 없었다. 투자금 편취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나.

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 투자금 사기

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해자로부터 돈을 투자받더라도 원금이나 수익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는데도 주위적 공소사실 기재 금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즉 1) 2013. 7. 5.부터 2013. 11. 29.까지 7회에 걸쳐 합계 6억 8,000만 원을 L에 대하여 학점은행제 패션학원 평가인정을 받기 위한 시설 투자 등에 사용하기 위한 투자금 명목으로, 2) 2014. 2. 13.부터 2014. 4. 30.까지 4회에 걸쳐 합계 2억 원을 청년 취업아카데미 프로그램 관련 사업 추진에 사용하기 위한 투자금 명목으로, 3) 2014. 5. 21.부터 2014. 12. 3.까지 6회에 걸쳐 합계 3억 6,500만 원을 실용음악학원 설립 및 학점은행제 학원 평가인정을 받는 데 사용하기 위한 투자금 명목으로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다.

원심의 판단

먼저 원심은 L 학점은행제 관련 기망 여부에 관하여, 피해자는 피고인들로부터 K의 2012년 재무제표 등을 제공받아 공인회계사인 Z과 함께 K의 재정 현황에 관하여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투자한 것으로 보이는 점, L의 학점은행 평가인정이 2013년 7월 내지 11월경부터 이미 어려운 상태였거나 피고인들이 학점은행 평가인정 가능성과 관련하여 피해자를 기망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 판시 사정에 비추어 피해자는 스스로의 투자 판단에 의하여 K에 투자금을 제공하여 피고인 A과 K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학점은행제 평가인정 등을 통하여 학원 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하여 투자금을 회수하고자 하였으며, 피고인들 및 피해자는 이후 L 및 AH에 대하여 학점은행제 평가인정 절차를 거쳤으나 최종적으로 탈락하였던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의 투자금 지급 당시에 이미 L의 학점은행 평가인정 등 K의 수익성 확보 및 피해자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투자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았다.

나아가 원심은 청년취업아카데미 및 실용음악학원 관련 기망 여부에 관하여, 피해자가 초기 투자를 하기 전인 2013. 7. 1.경 이미 투자금액으로 9억 6,100만 원을 예정한 점, K는 2013. 7.경부터 이미 청년취업아카데미와 실용음악학원 운영을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청년취업아카데미와 실용음악학원 관련 기망행위가 L 학점은행제 관련 기망행위와 별도의 기망행위인 것처럼 진술하다가 자신이 K에 지급한 금원 전액을 모두 포괄하여 학점은행제 학원 관련 명목으로 지급된 것처럼 진술하기도 하는 점, K가 2014년도에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그 재정상 어려움은 학점은행 평가인정 운영여건을 갖추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때문인 것으로 보여 투자 당시 예상할 수 있었던 부분인 점, 피해자는 2014. 5. 2.자 K 이사회에 참석하여 AN학원을 인수하여 실용음악학원인 AH 학원을 설립하는 안을 확정하는 내용의 이사회 결의를 하고, AH의 경영 행태를 결정할 때 피고인 A의 의견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 측 회계사와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스스로의 판단에 의하여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판시 사정에 비추어 피해자는 2013. 7.경 AA, 피고인 A 등과 협의하여 9억 원을 초과하는 투자금을 지급하여 K를 공동 운영하려는 계획을 세운 후 위 계획에 따라 투자금 및 이후 K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필요한 비용을 2013. 7.경부터 2014. 12.경까지 K에 순차로 지급하였을 가능성이 상당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의 투자금 지급 당시에 이미 L의 학점은행 평가인정 등 K의 수익성 확보 및 피해자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기망하였거나, 피해자의 2013. 7.경 이후 별도의 투자 판단에 피고인들의 기망행위가 개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았다.

결국 원심은 위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라.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심이 예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1)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① AA는 2013. 5. 말경부터 K의 재정, 수강생 등의 현황을 조사하고 K의 조직도 작성에 관여하였으며 나아가 초기 투입이 예상되는 금액까지 예산서의 형식을 빌려 작성하였고, 피해자는 AA를 통하여 K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검토한 점, ② 피해자가 투자금을 지급할 무렵에 공인회계사인 Z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유상증자의 과정에서도 조력을 받았으며, 2013. 8.경부터는 Z에게 K의 세무 업무를 맡긴 점, ③ 2014. 6.경부터 검찰에서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의 인가 · 운영 과정의 비리에 관한 수사를 진행한 후 학점은행 평가인정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평가인정 기관도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설령 피해자가 투자금을 지급함에 있어 피고인들이 학점은행제 평가인정 전반의 내용, 절차, 장래 사업성 등에 관하여 일부 과장하는 행위가 있었더라도 이를 들어 피고인들이 학점은행제 패션학원의 설립과 관련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6억 8,000만 원을 투자하도록 기망하여 이를 편취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바와 같이 피해자가 청년취업아카데미 프로그램 지원사업체 선정을 위하여 피고인들에게 투자한 경위 등에 관하여 진술하는 내용이 일관적이지 않고, 피해자의 진술 외에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청년 취업아카데미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2억 원을 투자하도록 기망하여 이를 편취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3)

피해자는 2013. 7. 9.자 K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었는데, 당시 K의 사업목적을 정한 정관 제2조 각 호에 기존의 '학원업', '패션관련 도 · 소매업', '이벤트 기획 및 행사업', '교육사업', '위 각호에 관련된 부대사업' 이외에 '엔터테인먼트업'이 추가되었고(공판기록 1344쪽), 2013. 11.경 특허청에 실용음악학원인 AH의 상표등록 출원을 할 당시 그 상표의 지정상품으로 음악학원경영업, 실용음악학원경영업 등이 포함되어 있었는바(공판기록 1260, 1262쪽), 피해자가 투자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2013. 7.경 무렵 피해자와 피고인 A 사이에 이미 실용음악학원의 설립에 관한 의사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고인들이 실용음악학원의 설립과 관련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3억 6,500만 원을 투자하도록 기망하여 이를 편취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3.

결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영철(재판장) 김종우 강성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