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
이유
기초사실
피고의 대표자 M의 전 남편인 L은 2003년경부터 'U'이라는 상호의 개인기업을 설립하여 텔레마케터들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였는데, 2010. 5.경부터는 'U'의 거듭된 과대광고에 대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M의 명의로 같은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K'라는 상호의 개인기업을 설립하였고, 2011. 11.경 'U'을 폐업하였다.
M은 전무 직책으로 L과 함께 'K'를 운영하였는데, 2012년 초 'K'의 사무실을 서울 금천구 Q에 있는 'AD건물'로 옮겼고, 2012. 10. 29. 경 그곳 R호를 본점 소재지로 하여 기능성 식품 및 헬스케어 제조·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를 설립하였으며, 그 무렵 L은 'K'의 운영을 M에게 넘기고 사업을 그만두었다. 한편 M은 2015. 5. 20.경 건강기능식품 통신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K(이하 개인기업인 'K'와 구별하여 '㈜K'라고 함)도 설립하였다.
원고들은 L이 운영하던 'U' 또는 'K'에 입사한 이래 아래와 같은 기간 동안 텔레마케터로서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는 업무에 종사하다가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5호증, 을 제1, 2, 2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하며,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L 또는 M이 운영하는 'U' 또는 'K'의 근로자로 입사하여, 원고들과 L 또는 M 사이의 고용관계를 승계한 피고(이하에서는 L, M과 그들을 승계한 피고를 '피고 측'이라고 통칭함)의 근로자로 계속하여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위 근로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에게 텔레마케팅 업무를 위탁한 것은 ㈜K이지 피고가 아니고, 피고는 L 또는 M과 원고들 사이의 법률관계를 승계하지도 않았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텔레마케팅 업무의 위탁에 관한 법률관계가 없으며, 설령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텔레마케팅 업무와 관련한 법률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독립된 사업자일 뿐 근로자가 아니므로, 어느 모로 보나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가 L 또는 M과 원고들 사이의 법률관계를 승계하여 원고들에게 계속해서 텔레마케팅 업무를 맡긴 법률관계의 당사자인지 여부와 그렇다면 원고들과 피고 측 사이의 법률관계가 고용관계인지, 즉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이다.
원고들의 계약상대방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6 ~ 15, 18, 21, 27호증, 을 제23 ~ 32, 43, 46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제1심 증인 N, T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당초 L 또는 M이 원고들을 비롯한 텔레마케터들(이하 원고들을 포함하여 피고 측에 소속된 텔레마케터를 통틀어서 '원고들 등'이라고 함)에게 건강기능식품 등의 판매 업무를 맡기고 그 대가를 지급하여 왔는데, M이 피고를 설립한 후에 피고가 L 또는 M과 원고들 사이의 계약관계를 승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L은 2003년경 'U'을 설립하여 운영하다가, 2010. 5.경 'U'에 대한 제재를 회피할 의도로 사업 목적이 같은 'K'를 설립하고, 2011. 10.경 'U'을 폐업하였으며[원고들의 급여명세서(갑 제14호증)에 의하면, 2011. 10.분까지만 'U'이라는 기재가 있고, 이후 삭제되었음], 2012년 초 'K'의 운영을 M에게 넘겼는데, M은 2012. 10.경 'U' 및 'K'와 목적이 중첩되는 피고를 설립하였다.
L과 M은 'U'이나 'K'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절세 등 사업상의 편의를 위해 원고들 등 가운데 일부의 명의까지 빌려 'AE', 'AF', 'AG', 'AH', 'AI' 등 형식적으로 여러 개의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이를 활용하였는바, 원고들에 대한 보수도 'U'이나 'K'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형식적인 사업자등록 명의를 이용해서 개설한 여러 계좌를 통해 지급하였다.
피고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2012. 10. 29. 설립등기가 되었는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003. 9. 18. 설립되어 2012. 11. 1. 법인으로 전환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2003. 9. 18.은 L이 'U'을 설립하여 건강기능식품 등의 판매 사업을 시작한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스스로가 개인기업인 'U'을 승계하였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다만 피고 설립 당시에 실제로는 'U'도 폐업하고 'K'가 운영 중이었으므로, 'K'가 'U'을, 피고가 'K'를 순차로 승계한 것으로 보임).
또한 피고는 2013. 9. 17.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열었는데, 이것은 'U'이 설립된 지 10년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는 위 기념식에서 2006. 6. 12. 'U'에 입사한 원고 B를 비롯한 8명의 직원에게 7년 이상 근속하였다는 이 유로 금 10돈씩을 포상하고, 2009. 3. 15. 'U'에 입사한 원고 H를 비롯한 21명의 직원에게 3년 이상을 근속하였다는 이유로 금 3돈씩을 포상하였으며, 최고 장기근속 직원에게는 자동차를 포상하였고, 원고 I, D, B, E 등을 우수사원으로 선정하여 상장을 수여하였다. 이러한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들을 자신의 직원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U' 또는 'K'에 입사한 이래 원고들의 근속기간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원고들은 L이 운영하던 'U' 또는 'K'에서 기본급과 실적에 따른 수당을 받으면서 건강기능식품 등의 판매 영업을 시작한 이후 형식적으로 소속 업체가 여러 차례 바뀌었으나, 퇴사 및 입사 절차를 취하지는 않았고, 퇴직할 때까지 실제 업무의 내용이나 형태도 달라지지 않았다.
'K'의 직원연락망(갑 제18호증의3)에는 원고들의 직책과 연락처가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위 직원연락망을 통해 알 수 있는 'K'의 조직과 피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된 조직도(갑 제9호증)에 나타난 피고의 조직은 별다른 차이가 없고, 실제 인적 구 성도 중첩되는 것으로 보이는바, 위 직원연락망과 조직도가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K'의 조직을 그대로 승계하였음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도 'K'의 직원연락망에 원고들이 소속된 영업팀의 팀장 등으로 기재되어 있는 P, O, Z를 피고 소속의 근로자로 인정하여 피고로 하여금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시정지시를 하였다.
피고는 사무실 출입문 등에 자신을 표시하기 위해 'J㈜'라는 상호와 함께 'K'라는 상호를 병기하여 양자가 동일성이 있는 사업체임을 나타냈고, 피고의 거래처인 Y 주식회사는 2013. 12. ~ 2014. 2. 사이에 피고와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피고를 'K' 또는 'K(J)'이라고 지칭하였으며, 'K'의 영업B1팀의 팀장 등으로 근무했던 Z(갑 제18호증의3 참조)는 M이 주재한 회의에서 지시사항을 기재한 업무수첩에 'J사이트는 우리 회사이다.'라는 지시사항을 기재하기도 하였는바, 피고 스스로뿐만 아니라 거래상대방이나 직원들도 피고가 'K'를 승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보인다. 더구나 원고 A은 피고 명의로 급여를 지급받은 적이 있고, 피고의 직원으로 이른바 4대보험에 가입한 적도 있다.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하자 피고는 원고들과 위탁관계가 있는 당사자는 피고가 아니라 ㈜K라고 주장하였고, 이에 원고들은 M 및 ㈜K를 상대로 이 사건과 같은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별도로 제기하였으나(수원지방법원 2017가합17392), 원고들의 사용자는 M이나 ㈜K가 아니라 L과 원고들 사이의 고용관계를 승계한 피고라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선고받아, 그 무렵 확정되었다.
원고들의 근로자성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5, 9, 14, 17 ~ 19, 24 ~ 26, 29호증, 을 제6, 9, 18, 19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N의 증언, 당심의 원고 H 본인신문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측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대부분의 원고들이 이른바 4대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거나 피고 측이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거나 원고들 등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같은 내부규정이 없다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다[피고가 텔레마케터 이외의 근로자에게 적용되었다고 주장하는 취업규칙(을 제6호증)도 피고 설립 후 3년 가까이 지난 2015. 7. 1.경 제정된 것이어서, 이전에는 텔레마케터 아닌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도 없었던 것으로 보임].
원고들 등의 출근시간은 09:30, 퇴근시간은 18:00로 각 정해져 있고, 피고 측은 지문인식 시스템을 통해 원고들 등의 출퇴근 확인이 가능하며, 원고들이 지각할 경우에 벌금을 내도록 하기도 하고, 결근할 경우에는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결근공제 명목으로 공제하기도 하였다. 원고들 등이 사무실이 아닌 외부에서 개인 전화로 판매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것은 근무시간 외에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거나 매우 예외적인 경우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측은 원고들 등을 상대로 제품에 관한 교육 등 각종 교육을 실시하였고, 영업팀의 팀장들을 통하여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지시하고, 영업목표를 설정하여 제시하며, 포상을 실시하는 등으로 목표의 달성을 독려하였다.
피고 측은 원고들 등의 외출 및 휴가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하였다.
원고들 등은 원칙적으로 피고 측으로부터 제공받는 DB(고객관리명단)에 기재된 고객에게 전화를 하는 방법으로 판매활동을 하였을 뿐, 자신이 스스로 확보한 고객을 상대로 판매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무실, 책상, 전화기, 컴퓨터 등 원고들 등의 판매활동에 필요한 시설과 비품 등은 원칙적으로 피고 측이 제공하였다[피고는 비품 등에 관한 임대차계약서(을 제40호증의1 내지 36)를 제출하였으나, 이는 모두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 체불을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에 진정을 제기한 후인 2016. 3. 1.자로 작성된 것임]. 원고들 등이 돈을 모아서 구입했다고 하는 냉장고, 전자레인지, 휴지, 간식 등은 업무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사적인 편의를 위한 것이거나 단순한 생활용품 내지 소모품에 불과하고, 피고 측에서 전화기를 제공하였음에도 원고들 등 중의 일부가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판매활동을 한 것도 개인적인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하다.
원고들 등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대신 근무하게 할 수 없고, 근무시간에 다른 소득 활동이나 피고 측 이외의 업체를 위한 판매활동을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일부 원고들이 다른 업체의 제품에 관한 판매활동을 한 것은 피고 측 몰래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 등은 피고 측으로부터 매월 약 70 ~ 250만 원 정도의 적지 않은 기본급을 고정적으로 지급받았는데, 기본급의 액수와 수수료의 비율은 피고 측이 결정하였다.
기본급 이외의 수당은 원고들 등의 판매실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피고 측에서 제공받은 DB의 양과 해당 고객의 성향에 크게 좌우되는 것이고(따라서 원고들 등은 판매가 잘 되는 DB를 받는 것이 관심사였음), DB를 이용하여 판매활동을 하기만 하면 어느 정도의 수당은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기본급뿐만 아니라 수당도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진다.
원고들 등이 판매한 상품이 반품될 경우에는 이미 지급된 수당 상당액이 급여에서 공제되지만, 반품된 상품 자체는 피고 측에서 처리하므로, 원고들 등이 손실의 위험을 전부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들 등의 판매활동은 피고 측 사업에서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업무이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조직도(갑 제9호증) 및 직원연락망(갑 제18호증의3)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등은 피고 측 조직의 중요한 부분으로 편입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은 원고들이 소속된 영업팀의 팀장 등으로 재직했던 P, O, Z를 근로자로 인정하여 피고로 하여금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시정지시를 하였다.
퇴직금의 액수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11쪽 제14행에서 "하려고"를 삭제하고, 이 법원에 이르러 피고가 새롭게 내세우는 예비적 상계 항변에 대한 판단을 아래박스 기재와 같이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의 해당 부분("4. 원고들이 지급받을퇴직금의 계산")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근(재판장) 송석봉 서삼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