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2. 15. 선고 2018나2039868 판결

주문

1.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는 제1심에서 이 사건 각서에 따른 약정금으로 ① 이 사건 식당 인수대금 3억 원(이 사건 각서 ①항), ② 위자료 10억 원 중 일부 청구로써 5,000만 원(이 사건 각서 ③항)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였으나, 제1심법원은 위 ②의 위자료 중 일부 청구금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일부 지연손해금의 청구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① 인수대금 중 2억 원 및 이에 대한 일부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 피고는 피고 패소 부분에 대하여 각 불복하여 항소하였는바,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위와 같이 당사자들이 항소한 부분에 한정된다.

2.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보충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제3쪽 8행의 표 다음에 아래와 같은 내용을 추가한다.

『다. 한편, 원고는 2018. 7. 25. D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 2018너3812호로 이혼조정을 신청하여, 2018. 9. 11. 이혼조정이 성립되었다.』

○

제1심판결 제3쪽 9행의 [인정근거]란 서증에 '갑 제7호증'을 추가한다.

○

제1심판결 제4쪽 5행부터 제6쪽 8행까지를 아래와 같이 고친다.

『가) 관련법리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반사회적 법률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인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인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한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56833 판결 참조). 민법 제103조에 위반되는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그 전부가 무효로 되나, 다만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로 되는 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나머지 부분은 유효하다.

나)

판단

⑴ 위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4, 8, 9,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서는 아무리 피고가 원고의 당시 배우자와 불륜관계에 있었음이 발각되어 작성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이 피고에게 단번에 거액의 경제적 부담을 지우고 장기간(이 사건 각서 ②항에 기재된 15년) 지속적으로 과도한 금전지급의무를 부담시키는 등 피고의 경제적 활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이를 법률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민법 제103조를 위반한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 할 것이다.

㈎ 이 사건 식당은 D이 2016. 7. 11. 양도인인 I에게 권리금 명목으로 1억 7,000만 원을 지급하고 인수한 것인데, 이 사건 각서 ①항은 그로부터 단지 1년 5개월이 지난 후 피고로 하여금 인수대금 3억 원 뿐 아니라 추가로 재료비 및 종업원에 대한 모든 미지급금 채무도 인수하도록 하는 것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기 전 자신이 인수하게 될 종업원들에 대한 임금이나 재료비 지급채무의 규모, 그 거래처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증거도 없고, 이 사건 각서 ①항으로써 피고 자신의 체불임금 및 퇴직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면 이는 근로기준법에도 위반된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이 사건 식당에서 매월 1,300만 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달리 인수대금을 3억 원으로 정하게 된 계산근거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피고의 부정행위가 발각되기 전부터 원고는 이미 건강이 악화되어 이 사건 식당의 운영(부자재 공급 등)에 관여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그 사이에 이 사건 식당 부근에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등의 사정이 겹치면서 매출이 감소하여 적자가 발생하기에 이르렀고, 2016. 12. 16.부터 2017. 11. 15.까지 원고가 요양병원에 총 88,210,490원이라는 거액의 치료비를지불하는 등 이 사건 각서 작성 무렵 원고와 이 사건 식당의 경제적 상황은 좋지 않은 상태였다.

㈏ 피고가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한 것은 피고가 이 사건 식당 인수를 원하여서가 아니라, 원고의 당시 배우자와 피고 사이에 있었던 부정행위를 원고에게 들킨 입장에서 원고의 갑작스런 일방적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작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 이 사건 각서 ③항에서 정한 위자료 금액 10억 원은 당시 원고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는 점이나 피고의 부정행위 상대방이 원고의 배우자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부정행위로 인한 위자료로서 통상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금액 규모를 현저히 초과할 뿐 아니라, 거액의 위자료 이외에 추가로 이 사건 각서 ②항에서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15년간 매월 500만 원(총 9억 원)의 생활비 및 자녀 학비를 지급하게 한 것은, 피고의 경력이나 이 사건 식당에서 피고가 수타면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받아온 급여 수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서의 각 항목을 전부 이행하면서 피고 자신의 생활이 유지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다.

㈑ 설령 이 사건 각서를 유효하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식당 영업과 관련된 권리의 명의자는 원고의 배우자 D이고, 원고의 주장5)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식당 영업과 관련하여 원고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한 D'을 단순한 명의자로만 보기는 어려운 점, 이 사건 각서 ②, ③항과 달리 ①항에는 피고가 이 사건 식당 인수대금을 지급할 상대방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데, 원고가 당심에서 증거로 제출한 약정서(갑 제17호증) 기재에 의하면 이 이 사건 식당의 영업과 관련된 권리의 매도의사를 표시하고 있고, 원고와 D 사이에 성립된 이혼조정에서 '각자 명의의 재산은 각자의 소유'로 하기로 하였음을 원고가 자인하고 있는바, '이 사건 식당과 관련하여 피고로부터 임차보증금 및 권리금 명목으로 받을 돈은 원고와 D이 투입한 금액비율에 따라 분배하기로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까지 종합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각서 ①항에 따라 이 사건 식당을 인수할 경우 그 '인수대금을 지급할 상대방'이 '원고'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⑵ 그런데, 이 사건 각서 중 ③항 위자료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의 당시 배우자와의 부정행위로 인한 원고의 정신적 고통을 위로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이고, 피고도 제1심과 당심의 변론과정에서 원고에 대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며 그로 인한 위자료 지급의무 자체는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각서가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므로 이 사건 각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가 되더라도, '피고의 부정행위로 인한 위자료로 통상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피고가 원고에게 위자료 지급약정을 하였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서는 '③항 중 피고의 부정행위로 인한 위자료로 통상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한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⑶ 그렇다면, 피고의 부정행위로 원고가 결국 배우자인 D과 이혼에 이르게 된 점, 피고는 원고의 사촌동생으로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면서 원고가 암 투병 등으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임을 알면서도 원고의 배우자와 불륜관계를 유지하였고 이를 알게 된 원고의 정신적 고통이 극심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할 때, 피고가 제1심에서 주장하였던 사정뿐 아니라 당심에서 추가로 주장하는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각서 ③항 중 피고의 부정행위로 인한 위자료로 통상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는 5,000만 원으로 봄이 상당하다.

⑷ 따라서, 피고의 이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

제1심판결 제6쪽 13~18행을 아래와 같이 고친다.

『피고가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갑 제5호증의 1, 2)에는 피 고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원고와 원고의 친척(원고와 피고는 사촌지간이므로 그녀는 피고의 친척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으로 보이는 여성 1명, 영상을 촬영하는 사람 1명 등 총 3명이 보는 앞에서 원고가 미리 작성해 온 서면을 보면서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는 장면이 담겨있기는 하나, 이를 넘어 피고가 답변서에서 주장한 것처럼 원고와 원고의 친척으로부터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다거나 그들이 협박성 발언을 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가 제출한 '피고 내지는 피고의 부모가 원고 또는 원고의 친척으로부터 받은 문자 또는 J 메시지(을 제1, 3 내지 7호증)'는 모두 이 사건 각서 작성 후에 발신된 것으로 이를 이 사건 각서 작성 당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는 근거로 보기는 어렵고, 피고에 대한 진단서(을 제2호증)에는 '피고가 협박으로 인한 불안, 불면, 떨림, 죄책감 등으로 본과에서 치료 중'에 있다는 기재가 있으나, 그 내용은 피고의 진술에 의존한 것인 데다가 그 기재만으로는 진단 일시에 그와 같은 증세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을지언정 피고가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할 당시 원고의 강박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는 불충분하다. 달리 피고가 원고의 강박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승은(재판장) 조찬영 황승태

각주1) 민법 제137조, 민법주해[Ⅱ] 총칙(2)권, 제227면 참조

각주2) 이 사건 각서가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서는 여러 번에 걸쳐 작성된 것이 아니라 한 번의 기회에 작성된 이 사건 각서에 기재된 내용 일체를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

각주3) 원고가 당심에 이르러 인수대금 3억 원 중 1억 원을 포기하고 2억 원만을 청구한다는 사정은 이 사건 각서가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다.

각주4) 원고의 계산(답변서 제9면)에 따르면 적어도 4,000만 원 이상이다.

각주5) 원고의 2019. 1. 28.자 준비서면 제2면 참조

각주6) 피고의 답변서 제13면, 2018. 11. 5.자 준비서면 제3, 7면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