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이 사건소중 해고무효확인 부분을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직권으로 보건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 있어서 해고처분 후 그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면 근로계약관계에 기한 원래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하여 해고무효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하고도 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칙적으로 해고무효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0. 5. 18. 선고 95재다1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12호증의 기재, 당심 증인 F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16. 3. 7.부터 2017. 3. 6.까지 1년을 계약기간으로 하여 고용되었고, 이후 2017. 3. 7.부터 2018. 3. 6.까지로 1년간 근로계약이 갱신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2018. 3. 6. 그 기간이 만료하여 종료하였으므로, 원고가 해고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원래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한 유효하고도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어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서 제10조 제2항에 기하여 계약만료 1개월 전까지 계약 해지의 통보가 없을 때에는 계약이 자동연장된 것으로 간주되는데, 피고는 계약만료 1개월 전이 아니라 약 20일 전인 2018. 2. 15.에서야 계약 해지를 통보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자동갱신되었고, 이로써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이 총 2년을 초과하게 되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12호증, 을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취업규칙 제10조(근로계약기간)는 '근로자의 근로계약기간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과 사업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1년 이내로 하고, 계약기간의 연장시 당사자 간의 합의로 연장할 수 있으며(1호), 근로계약이 만료된 자로서 쌍방이 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지 않는 경우 묵시적으로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0조는 '연봉협상'이라는 명칭 하에 제1항에 '연봉협상은 경영성과에 따라 근로자의 성과에 의하여 조정될 수 있다'고, 제2항에 '단, 계약만료 1개월 전 근로자에게 근로계약과 관련하여 별도의 통보가 없을 때에는 본 계약은 자동연장된 것으로 간주한다(이하 '이 사건 자동연장 간주조항'이라고 한다)'고 규정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각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피고는 취업규칙에 근로계약의 묵시적 갱신과 관련하여 근로계약 해지통보의 주체나 기간에 별다른 제한을 두고 있지 않는 반면 이 사건 자동연장 간주 조항은 제10조 '연봉협상' 규정 안에 위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연봉협상을 함에 있어서 경영성과에 따라 근로자의 연봉을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제1항의 예외로서 제2항에 규정된 것이고, 통보의 내용을 '근로계약과 관련한 것'으로, 통보의 주체를 '사용자'로 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자동연장 간주 조항은 사용자인 피고가 계약만료 1개월 전까지 연봉협상과 관련한 내용을 별도로 통보하지 않으면 이전의 연봉계약 그대로 계약이 갱신된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을 제한하는 규정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18. 2. 15.자 퇴직처리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전제하에 위 퇴직일 이후의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하고 있는 반면, 피고는 위 퇴직처리는 원고와 피고의 합의해지에 기한 것이므로 적법하다고 다투고 있다. 따라서 위 퇴직처리가 피고의 일방적인 근로관계 종료의사에 의한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하거나 그 퇴직처리에 이른 원고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것이었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케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03. 4. 11.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의 사직의사표시는 반드시 사직서 등의 서면에 의하여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구두에 의하여도 가능하다. 그러한 사직 의사표시의 진의가 문제되는 경우에서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9. 9. 선고 2005다34407 판결 등 참조).
을 1호증, 을 2호증, 을 6호증, 을 7호증, 을 8호증, 을 9호증, 을 10호증, 을 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1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되어 2016. 3. 7.부터 2017. 3. 6.까지 근무한 다음 한차례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2018. 3. 6.자로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었던 사실, 원고는 다른 직원과 2인 1조를 이루어 각 병원을 방문하여 의료장비를 검사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다른 직원들과의 융화 문제로 갈등을 빚은 사실, 이에 피고의 대표이사 D는 계약기간 만료 시점을 약 20여일 앞둔 2018. 2. 14. 원고를 직접 만나 1개월분의 월급을 더 지급할 것을 조건으로 근로계약 해지를 제안하였고, 이에 원고는 위 제안을 받아들인 사실, 원고는 설연휴 이후인 2018. 2. 19. 피고를 방문하여 개인비품을 정리하고 이후 출근하지 않은 사실, 원고는 2018. 2. 21. 경리직원 F에게 연락하여 실업급여를 지급해달라고 하면서 고용보험 상실신고와 이직확인서 신고를 부탁하였고, 2018. 4. 9. 사직 당시 지급받기로 하였던 1개월 분 급여의 지급을 요청하기도 하였던 사실, 피고는 2018. 4. 12. 원고에게 1개월 분 급여를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각 인정사실에다가 피고가 근로계약 기간만료를 약 20여일 앞두고 있는 원고를 굳이 해고할 별다른 실익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의도로 기간만료일보다 약 20여일 앞서서 사직을 제안하고, 갱신 거절에 대한 위로금 명목으로 1개월 분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기로 한 것이고, 이와 같은 제안을 원고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8. 2. 15. 자 퇴직처리는 원고와 피고의 합의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하며,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승은(재판장) 황승태 이예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