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1. 10. 선고 2018노178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4년에 처한다.

피고인 B는 무죄.

이 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피고인 A는 피해자 M에게 "2011. 8.경 F 철도부지개발 민간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의 사업권을 갖게 되었다."라고 말하거나 "F의 소방공사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라는 이야기를 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는 이 사건 사업의 사업성을 평가하여 자신의 판단에 따라 피고인 A가 추진하는 사업에 투자하였던 것이므로 피고인 A가 피해자를 기망한 것이 아니다. 또한 피고인 A는 D를 믿고 이 사건 사업을 진행할 의사로 피해자로부터 교부받은 돈을 사업비용으로 사용하였고, 실제 사업도 추진하였으므로 피고인 A에게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 A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5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1)

사실오인

피고인 B는 2011. 9.말 또는 10.초경에 A를 처음 만났을 뿐 A와 공모한 적이 없고, 이에 관한 증거도 없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 B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3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직권판단(피고인 A)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1)

원심은 원심판결 이유 중 '범죄전력'에서 "피고인 A는 2017. 8. 18.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2017. 11. 3.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이하 '①전과'라고 한다), 2017. 9. 6.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2018. 1. 19.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②전과'라고 한다)."라고 하여 피고인 A의 각 전과를 기재하고, '법령의 적용'에서 형법 제39조 제1항을 적용하면서 위 ①, ②전과를 모두 기재하였다.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에서 규정하는 경합범에 해당하고, 이 경우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원심은 위 ①, ②전과의 구체적인 내용을 심리한 후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범죄와 위 각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이 사건 범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였어야 한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20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 기록에 의하면, 위 각 전과에 관한 자료로는 ①전과의 제1심 판결문(증 제1권 819~824면), ②전과의 공소장 사본(증 제1권 802~804, 807~811면) 및 대법원 상고기각 결정문(공 제1권 160~161면)밖에 없고, 원심이 위 ①, ②전과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를 판결문 등을 통하여 심리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

그렇다면 원심이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위 각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피고인 A의 이 사건 범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피고인 B의 항소이유 주장과 함께 아래에서 살펴본다.

나.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심 판단의 요지

피고인 A는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가 원심 판시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역사 민간개발 사업자금을 빌리거나 투자를 받더라도 그 대가로 피해자에게 위 사업의 소방공사를 시공하게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로부터 합계 654,819,948원을 편취한 것이라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 A는 2011. 7. 18.경 C 민자역사 사업과 관련하여 투자금 피해를 본 바 있는 피해자에게 O을 통해 접근하여 "C 민자역사 과정에서 발생한 부조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나왔고, 2011. 8.경까지 F, Q, R, S에 대한 사업권을 갖게 되었으며 향후 공사가 넘쳐날 것이니 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이 설립되면 F에 대한 전기, 소방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하여 주겠다."라고 말하고, 서울 노원구에 있는 X백화점 내 가게에 관한 6억 원의 보증금반환청구권, Y과 30억 원의 공동명의 예금 채권이 있다거나, 'Z'라는 사람으로부터 2011. 8.경 변제받을 돈으로 피해자에게 변제하겠다고 말하며 2011. 7. 23.부터 피해자에게 사업자금 명목 돈의 대여 또는 투자를 요구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 A가 충분한 재력이 있고 위와 같은 대가가 실제로 지급될 것이라고 믿고, 피고인에게 2011. 7. 28. 2억 원, 2011. 8. 2. 1억 원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A는 피해자로부터 위와 같이 돈을 처음 지급받을 무렵, 신용불량 상태로서 위와 같은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가석방된 지 2개월도 되지 않은 때였으며, 한국철도공사에 사업제안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실질적으로 진행한 사업도 없었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전기, 공사 사업권을 부여하여 줄 권한과 능력이 없었음에도 자신의 재력을 과장하고, 사업의 성공가능성 등을 확신시키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기망한 것이다.

②

피해자가 교부한 돈의 변제 여부가 사업의 수익 또는 손실 상황에 따라 직접 좌우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위 돈 중 상당 부분은 피고인 A의 개인적인 용도로도 사용되었던 점, 피해자와의 사이에 투자약정서가 작성된 바 없는 점, 피고인 A가 2012. 6. 18. 및 2012. 8. 22. 피해자에게 '차용금' 654,519,948원을 변제하겠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준 점에 비추어 피해자가 사업성을 판단하여 그에 따라 피고인 A에게 투자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피해자가 주식회사 AA(이하 'AA'라고 한다)의 이사로서 사업에 일부 관여한 듯한 정황은 있으나, 이사로 등기되어 있던 다른 사람들이 대체로 민자역사 사업을 추진할 만한 경험과 능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피해자도 이사로서의 권한과 의무를 실질적으로 행사하였다기보다는 AA의 등기나 회사의 규모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피고인 A의 요구에 따라 형식적으로 이사의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해자는 AA에서 민자역사 개발사업이 실질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2011. 12.경 또는 2012. 1.경부터는 자발적으로 AA에 더 이상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인정한 위 사실 및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 즉 AA의 대표이사 U과 감사 V은 모두 "AA에서 구체적으로 이 사건 사업에 관하여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공 제1권 178, 186면), AA는 사무실을 개소한 이후 임대보증금 2억 원 중 1억 원만을 지급하여 임대관리사무소에서 독촉을 받을 정도로 설립 초기부터 재정 상황이 극도로 나빴던 점(증 제1권 175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 A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인 B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C 민자역사 건립사업을 추진한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편취하는 등의 수법으로 사기 범행을 저질러 실형을 복역한 전력이 수회 있는 사람이고, 피고인 B는 2010. 1.경 C 민자역사 건립사업을 추진한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편취하여 사기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D와 함께 주식회사 E(이하 'E'라고 한다)를 설립한 후 그 무렵부터 민자역사 건립사업을 추진한다면서 투자자를 물색해온 사람이다.

피고인들은 2011. 6.경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불상의 다방에서, D의 소개로 만난 이래 『F 철도부지개발 민간사업(일명 'G민자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투자자를 확보하는 논의 등을 진행하였다.

당시 피고인들은 'F 철도부지개발 민간사업'에 참여하여 사업을 추진하는 것처럼 행세하였으나, 실제로는 피고인 B가 2011. 3.경 위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 주식회사 H, 주식회사 I과 피고인 B가 설립한 E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한국철도공사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였지만, 자산규모 100억 원 이상, 기업신용등급 BB0 이상 등 사업권 획득에 필요한 기준 점수에 미달하여 평가과정에서 탈락하였으며, 2011. 6. 30. 주식회사 H, 주식회사 I과 피고인 B가 설립한 주식회사 J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한국철도공사에 또 다시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였으나 2011. 7. 15. 평가과정에서 기준 점수 미달로 탈락되어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으며, 피고인들은 학교법인 K, 주식회사 L 측 직원과 접촉한 사실만 있을 뿐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공동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어떠한 구체적인 진행도 없었고 이와 관련된 어떠한 사업 권한도 없어서 사실은 피해자 M으로부터 사업자금을 빌리거나 투자를 받더라도 사업을 진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투자금이나 차용금의 대가로 피해자에게 위 사업의 소방공사를 시공하게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공사대금 명목으로 돈을 편취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A는 2011. 7. 19.경 서울 노원구 N호텔 커피숍에서, 소방공사업자인 피해자 M이 과거 C 민자역사 건립사업과 관련하여 투자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고 O을 통해 피해자의 연락처 등을 알아내어 접근한 후 그곳으로 불러낸 다음 피해자에게 "당신이 C 민자역사 건립사업과 관련하여 P에게 속아서 금전적 피해를 입은 것을 알고 있다. C 민자역사 건립사업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것이고 내가 실제로 C 민자역사 건립사업을 추진했던 사람이다. 내가 사업과정에서 발생된 잘못된 것에 대해서 총대를 메고 실형을 살고 나왔는데 그 보상으로 F, Q, R, S 등 민자역사 4곳에 대한 사업권을 가지게 되었다. 민자역사 4개 중에서 F를 제외한 Q, R, S사업은 내가 올해 안에 직접 승인받아서 사업을 진행한다. F는 2011. 8.경이면 사업자로 선정되고 특수목적법인이 설립되면 전기, 소방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 그러니 사무실 임대 등 사업 준비를 위한 자금 2억 원을 빌려 달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또한 피고인 A는 2011. 7. 23.경 원주시에 있는 불상의 음식점에서, 피해자에게 "이전에 F의 전기, 소방공사를 주기로 말했었는데 전기공사는 시공사가 양보를 하지 않으니 소방공사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 향후 Q, R, S사업은 내가 시행할 것이니 공사가 넘쳐날 것이다. 나를 믿고 사업자금 2억 원을 빌려 달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1. 7. 28. 차용금 내지 투자금 명목으로 피고인 A 명의의 T은행 예금계좌로 2억 원을 송금받았다.

이를 포함하여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1. 7. 28.경부터 2012. 1. 25.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바와 같이 총 55회에 걸쳐 피해자를 기망하고 합계 654,819,948원 상당을 교부받았다.

2)

원심 판단의 요지

피고인 B는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앞서 본 2. 나. 1) ①, ②항의 사정들과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는 피고인 A와 공모하여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사업자금을 빌리거나 투자를 받더라도 그 대가로 피해자에게 이 사건 사업의 소방공사를 시공하게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로부터 합계 654,819,948원을 편취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 B는 2016. 4. 15. 검찰 참고인조사 당시 "진술인은 A를 아는가요."라는 질문에 대하여 "…… D는 'A가 C 역사에 10억 원을 투자하였었고, 역사개발에 관심이 많다. 너도 힘드니까 A로부터 투자를 받으라.'고 하면서 소개하여 알게 된 것입니다."라고 답변하였고, "A를 언제 어디에서 만났나요."라는 질문에 대하여는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는데, 2011. 6.경 D 소개로 A를 수유리 성명불상 다방에서 3명이서 처음 만났습니다. 제가 A에게 'F G개발을 하고 있다. 돈을 투자하여 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A는 두말도 하지 않고 '알았다'라고 하였습니다. …… 처음 만난 이후 A를 AB에 있는 AA 사무실에서 만났을 때, C 민자역사 관련하여 Y에게 많은 돈을 떼였고, Y을 잡으러 다닌다고 들었습니다."라고 답변하였으며, 위와 같은 답변은 2016. 5. 24. 검찰 참고인조사 당시 "(피고인 A로부터 돈을) 빌린 경위를 자세히 진술하라"는 질문에 대하여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피고인 B는 2016. 5. 27.자 검찰 피의자신문에서 검사의 "피의자는 전회 진술에서 F 내 G 개발과 관련하여 2011. 6. 이후 A로부터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수시로 최하 100만 원부터 최고 1,200만 원에 이르기까지 여러 번 돈을 받았다고 진술하였지요?"라는 질문에 대하여도 "네 맞습니다."라고 답변하여 종전의 진술을 재확인하였다. 이와 같이 검사의 개방형 질문에 대한 피고인 B의 수사 당시 진술의 경위 및 내용, 그 구체성 및 반복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가 검찰 조사 당시 2011. 6.경 피고인 A를 처음 만났다는 진술이 착오나 검찰의 유도신문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②

피고인 A는 1996년경부터 민자역사 사업을 계기로 D와 알게 되었는데, 피고인 A가 출소하자마자 D는 피고인 A를 찾아가 Q, R, F, S 사업을 제안하였다. 그런데 D가 추진하려던 위 사업은 2010. 10.경부터 피고인 B와 함께 E에서 추진하여 오던 것이고, 피고인 B는 F 철도부지 개발 민간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2011. 3.경의 사업제안에서 탈락된 상태로 향후 철도부지 개발 민간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하여는 투자를 받아야 하는 처지였기 때문에 피고인 B와 D는, 2011. 6. 당시 피고인 A에게 피고인 B가 제작한 F 사업제안서 등을 제시하고 추진 중인 사업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향후 피고인들과 D가 함께 사업을 추진하되 피고인 A가 투자자를 물색하기로 합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와 같은 논의 당시 피고인 A의 민자역사 개발에 관한 경험과 능력은 물론 사업의 성공가능성도 단정하기 어려웠는바, 피고인들과 D의 상호 지위, 사업의 경험 및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 B로서는 피고인들이 향후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서는 피고인 A가 그 사업성을 기망하여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충분히 예상하였고, 그러한 방법으로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에 대한 의사의 결합이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 B가 피고인 A의 기망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다거나 이 사건 범행개시 단계에서 피해자를 상대로 직접 기망행위를 하지 않았고, 피해자를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모관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③

피고인 B는, 사실은 L 측과 접촉한 사실만 있을 뿐 컨소시엄을 형성한 바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1. 9. 내지 10.경 피해자에게 'F 철도부지개발 민간제안공모 사업제안서 Ⅱ(2011. 6. 30.)'를 보여주면서, 'L과 자신이 운영하는 E가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F 개발 G 사업제안서를 내었고, 단독 응찰이기 때문에 L와 E가 반드시 사업자로 선정될 것이며 L은 명의만 대여하여 주는 것이기 때문에 E가 실질적인 주체'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2011. 10.경 피해자와 작성한 공동운영 약정서에는 'E가 피해자 또는 피해자가 소속된 AA에 SPC 법인 지분 30%를 양도하겠다'고 약정하였으나, 사실 E는 그 이후 L과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F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였던 것이 아니고, 단지 K 명의를 빌려 스포츠센터 3,000평에 대한 입점의향서를 제출하였던 것으로 보아, 위와 같은 발언과 약정은 피해자의 기망행위를 가중시켜 계속적으로 돈을 편취하기 위한 행위로 보기에 충분하다.

④

피고인 B는 피고인 A로부터 2011. 11. 14. 3,000만 원, 2011. 11. 23. 2,500만 원, 2012. 12. 13. 1,200만 원을 받아 사업제안서 관련 용역비, 책자 제작 비용, 회계사 용역비 등 F 개발사업에 소요된 비용으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당시 AA가 피해자의 돈 외에는 별다른 수입원도 없었던 점에 비추어 피고인 B도 위 돈이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 사실이 필요하다.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해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832 판결, 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도479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범죄실현의 전 과정을 통하여 행위자들 각자의 지위와 역할, 다른 행위자에 대한 권유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종합하여 공동가공의 의사에 기한 상호 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5355 판결 참조).

나)

판단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B가 검찰에서 2011. 6.경 피고인 A를 소개받고 만나 투자를 요구하였다고 진술한 사실, 피고인 B가 2011. 10. 11. M과 공동운영약정서를 작성한 사실, 피고인 B가 피고인 A로부터 이 사건 사업 진행을 위해 돈을 받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B가 피고인 A와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편취 범행을 공모하였다거나 피고인 A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라 할 것임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 B는 수사기관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A와 공모하여 M의 돈을 편취하기로 공모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는데, 피고인 A도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 B에게 M으로부터 F 철도부지개발 민간사업 자금을 받자고 제안한 적이 없다.", "F 사업과 관련해서 피해자로부터 투자를 받아보자는 등의 논의를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 제1권 135, 141면).

②

피고인 B는 2016. 4. 15. 검찰 참고인조사 당시 "A를 언제 어디에서 만났나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는데, 2011. 6.경 D 소개로 A를 수유리 성명불상 다방에서 3명이 처음 만났다. 제가 A에게 'F G 개발을 하고 있다. 돈을 투자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A는 두말도 하지 않고 '알았다.'라고 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증 제1권 097면), 이후 검찰 조사에서도 종전 진술을 유지하였다(증 제1권 456면). 그러나 ㉮ 피고인 A는 검찰에서 "B를 알게 된 무렵은 2011. 8.경 내지 9.경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하여 "D로부터 피고인 B를 소개받은 것은 개소식 후인 것 같다.", "9월이나 그 무렵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 제1권 787면, 공 제1권 135, 142면), ㉯ 피고인 B와 함께 E를 설립한 D도 수사기관에서 "E의 B를 A에게 소개해 주고 사무실을 나가지 않게 되었다.", "제가 그만둘 때 B를 A에게 소개하여 주었다."고 진술한 점(증 제1권 251, 260면), ㉰ M은 "2011. 9.경 A의 사무실에서 B를 만났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공 제1권 100면), V도 검찰에서 "AA 사무실에서 2011. 10.경부터 몇 번 와서 A 사무실로 간 것을 보았다."라고 진술한 점(증 제1권 179면), ㉱ 피고인 B는 2011. 6. 30.경 이 사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주식회사 H, 주식회사 I과 피고인 B가 설립한 주식회사 J를 컨소시엄으로 구성하여 한국철도공사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였으나 2011. 7. 15. 평가과정에서 기준 점수 미달로 탈락하였는데, 시기상으로 위 사업제안이 탈락한 이후 투자를 받기 위해 피고인 A를 소개받았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점, ㉲ 피고인 A는 출소 직후 2011. 6.경부터 법인 설립을 준비하면서 M을 끌어들여 2011. 8. 11. AA를 설립하였는데(증 제1권 128~129면), 그 과정에서 M은 피고인 A로부터 함께 일할 대표이사 U, 이사 BB, BC, 감사 V 등을 소개받으면서도 피고인 B를 소개받은 적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2011. 6.경 A를 소개받아 만났다는 취지의 피고인 B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고, 오히려 AA 사무실의 개소식을 한 2011. 8. 26. 이후에서야 피고인 B가 D로부터 피고인 A를 소개받아 만났을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 B는 피고인 A가 2011. 7. 19. M을 처음 만난 자리에는 물론 피고인 A가 M에게 2011. 7. 23. 이 사건 사업에 관한 내용을 설명했던 자리에도 동석한 적이 없었고, M은 AA 사무실 개소식을 한 2011. 8. 26. 이후에서야 피고인 A로부터 피고인 B를 소개받아 알게 되었는데, 피고인 B는 적어도 2011. 8. 26. 이전에는 피고인 A의 기망행위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이 없었으며, 그 당시까지 M이 피고인 A에게 이미 교부 또는 송금해 준 돈은 약 5억 원에 이른다.

④

피고인 B는 검찰에서 "A가 B에게 주는 돈을 어디에서 조달한 것인지 아는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 "잘 모른다. 사무실도 두 개 층을 사용하고, 직원들도 20명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았고, A가 비서 2명, 운전기사 1명이 있었으며, 차도 리무진을 가지고 있어 A가 돈이 많은 것으로 여겼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증 제1권 99면), 실제 피고인 A는 AA의 회장으로 근무하면서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다녔고, AA 사무실도 2개 층(약 200평)으로 이루어져 외관상으로 피고인 A나 AA의 재정 상황을 신뢰할 만했던 점, 피고인 A도 "사업을 같이하자고 하면서 내가 자금을 댄다고 했었다."고 진술한 점(증 제1권 788면)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B가 단지 피고인 A로부터 돈을 투자받은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⑤

한편 피고인 B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A에게 돈을 투자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이러한 진술만으로는 피고인 B가 피고인 A와 돈을 마련할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논의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 A가 그 사업성을 기망하여 투자금을 유치한다는 것을 피고인 B가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투자 요청을 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⑥

M은 피고인 A를 피고소인으로 하여 2014. 8. 18.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하였는데, 고소사실에는 피고인 B에 관한 내용은 없었고(증 제1권 4~13면), 2014. 10. 16. 고소인 자격으로 서울강북경찰서에 출석하여 "A가 어떻게 자신이 이 사건 사업을 하는 것을 믿게끔 하였나요?"라는 질문에 대하여 "함께 일하는 사무실 사람들 중 대표이사 U, 감사직을 하는 V 등을 만나보았고 사무실도 자주 갔기 때문에 피고소인을 더 믿게 되었다."는 취지로 구체적으로 대답하면서도 피고인 B에 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2015. 9. 24. 검찰에서 변호인의 조력하에 조사를 받는 상태에서 검사가 공동운영약정서를 제시하며 "이것은 이 사건 사업 관련 E B와 진술인 간의 공동운영약정서인데 어떤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 "A가 저에게 약정서를 보여주고, 나중에 F에 역사가 들어서면 저와 관련이 있다고 하면서 날인을 하라고 하여 제가 한 것이다."라고 진술하면서도 피고인 B가 기망행위를 하였다거나 피고인 A의 기망행위에 관여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다(증 제1권 215면).

⑦

피고인 B는 검찰에서 "2011. 7. 15.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탈락 통보를 받은 후 ㈜BD BE 사장을 잘 알고 있어서 BD 측에서 L을 데리고 왔고, 제가 K 명의를 빌려와서 다시 이 사건 사업의 사업제안을 해보고자 한 것이다.", "K을 넣어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달라고 요구하였고, L은 이를 거절하였다. 한국철도공사도 K을 컨소시엄에 넣어 형성하려고 하였으나, L가 반대하여 무산되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 피고인 B는 이 사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 2011. 3.경 주식회사 H, 주식회사 I과 E를, 2011. 6. 30. 주식회사 H, 주식회사 I과 주식회사 J를 각 컨소시엄으로 구성하여 한국철도공사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경험이 있었던 점, ㉯ 2012. 8. 6. ㈜L컨소시엄이 한국철도공사에 보낸 협상단 명단에는 BF대학교 행정지원처장 AS가 포함되어 있었던 점(증 제1권 143~144면), ㉰ AS는 수사기관에서 "학교법인 K 설립자 BG이 B를 만나 이 사건 사업 개발과 관련하여 사업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하여 2011. 6.~7.경 F 개발에 참여 여부를 검토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 제1권 200면) ㉱ 당시 주식회사 L 소속 팀장이었던 W은 수사기관에 "그 당시 K 명의를 빌려 B가 브로커로서 L을 왔다 갔다 한 사람은 맞다."고 진술한 점(증 제1권 614면), ㉲ 주식회사 L에서 2013. 3. 18. 한국철도공사 자산개발 1처에 F 사업 협약서(안) 검토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보낸 공문에 첨부된 협약서 수정내용에는 철도공사 안으로 사업당사자에 학교법인 K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 제1권 159~160면)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가 피고인 A로부터 돈을 투자받아 K 명의로 이 사건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하려다가 무산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⑧

피고인 B는 2011. 10. 11. M과 피고인 A가 참석한 자리에서 공동운영약정서를 작성하였는데(증 제1권 103~104면), 그 경위에 관하여 피고인 B는 "공동운영약정서는 제가 A로부터 돈을 가져다 사용하다 보니 A가 어느 날 M과 공동운영약정서를 작성하라고 하여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였고(증 제1권 100면), M도 "A가 '그동안 저한테 받은 돈 중 일부가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B에게 계속 돈이 들어갔고, 그 돈에 대해 B와 구두로 말한 것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지분 등에 대해 서류로 남길 필요가 있다.'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 제1권 539면). 이러한 진술들에 의하면, 피고인 B와 M은 피고인 A의 요청에 따라 이러한 공동운영약정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위 공동운영약정서는 E와 AA의 명의로 작성되었는데, M은 AA의 이사 자격으로 위 공동운영약정서를 작성한 점, 당시 피고인 B가 피고인 A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B는 피고인 A가 재력을 과시하여 이를 믿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 B가 위 공동약정을 체결할 당시 피고인 A의 정체와 그가 M을 기망하여 편취한 돈을 피고인 B에게 전달한다는 점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은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 B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