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6. 27. 선고 2018누64476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7. 8. 10. 원고에 대하여 한 공무상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2, 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원고는 1992. 3. 21.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6. 7. 18.부터 속초경찰서 B지구대 소속 경찰관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7. 6. 17. 02:14경 신고를 받고 속초시 C에 있는 D주차장으로 출동하여 현장을 살피다 어지러움 등의 증세를 보였고 곧바로 E병원으로 후송되어 진료를 받은 후 교뇌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의 진단을 받았다.

나.

원고는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면서 2017. 6. 28. 피고에게 공무상 요양승인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상병의 발생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2017. 8. 10. 원고에 대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경찰공무원 재직 중 주·야간 교대근무를 계속하였는데 주·야간 교대근무자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비율이 높은 점, 원고는 평소 식습관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는 등 건강관리를 하여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만한 질환이 없었던 점, 이 사건 상병의 발생 직전 발생하였던 사건을 처리하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점 등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였거나 자연경과적인 속도 이상으로 악화된 것이므로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 사실

[인정 근거] 갑 제2, 3호증, 을 제4 내지 8호증, 제9호증의 1, 2, 제10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M의 증언, 제1심법원의 속초경찰서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제1심법원의 N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N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1)

근무 형태

원고는 2016. 7. 18.부터 속초경찰서 B지구대 4팀에서 근무하였는데, 원고를 비롯한 B지구대 소속 경찰공무원들은 주간(08:00~18:30), 야간(18:00~08:30), 비번, 휴무 순서로 4일 주기 교대근무를 하였다. 원고는 전날 주간근무를 마치고 야간근무 중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

2)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일 무렵 이틀간 근무 내용

3)

원고의 2017. 1.부터 2017. 6. 까지 월별 근무시간

4)

원고의 이 사건 상병 발생 전 1개월 근무시간

5)

2017. 1.부터 2017. 6. 까지 원고의 처리 건수

○

112신고 처리 건수

○

사건 처리건수: 총 39건

-

교통사고, 음주운전: 17건, 절도: 7건, 폭행·상해: 7건, 기타(변사 등): 8건

6)

원고의 건강상태

○

원고는 2011. 5. 9. 고지혈증으로 '내과의원'에서 내과 치료를 받았다.

○

건강검진결과

○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일 E병원에 후송될 당시 혈압은 134/74mmHg이었고, 당시 의무기록 중 과거력에 "고혈압(+): No medication"이라 기재되어 있다.

7)

제1심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촉탁에 따른 신경외과 전문의의 의학적 소견

○

이 사건 상병은 자발성 뇌출혈로 일반적으로 고혈압성 출혈이 가장 흔하다.

○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도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 성인질환에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이 관리되지 않고 이상 수치가 계속되는 경우 이 사건 상병의 발생 및 악화에 주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

원고의 이상지질혈증이나 고혈압 상태는 이 사건 상병 발생 전에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였다.

○

급격한 혈압상승은 뇌출혈 발생의 위험 요소로 작용하므로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는 뇌출혈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이 사건 상병의 발생에 가장 개연성이 높은 원인은 고혈압이다.

○

생활습관 개선도 고혈압 관리방법 중 하나로서 개선에 도움을 줄 수도 있으나, 원고의 혈압이 정상적으로 의미 있게 유지·관리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고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고혈압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못할 수 있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공무원연금법에서 정한 공무상요양비 지급요건이 되는 '공무상 질병'은 공무집행 중 그 공무로 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뜻하는 것이므로, 공무와 질병의 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다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1두32898 판결,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두49211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공무와 직접 연관이 없다고 하더라도 직무상의 과로 등이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과 겹쳐서 질병을 유발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과로로 인한 질병에는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으로 인하여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된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공무상 질병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공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공무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9. 6. 선고 96누6103 판결 참조).

2)

공무와 이 사건 상병의 상당인과관계 여부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4, 5, 7, 11, 12, 1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의 과로나 스트레스로 이 사건 상병이 발생되었거나 기존질환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원고는 2015년, 2016년 각 건강검진결과 고지혈증과 고혈압으로 심뇌혈관질환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고 특히 2016년에는 고혈압 질환 의심으로 1주 내 2차 검진을 받아야 된다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2차 검진을 통한 의사의 추가 진료 또는 약물치료를 받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저염식, 정기적 운동, 체중조절, 금연, 음주 조절 등으로 어느 정도 건강을 관리하려고 노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②

2015년 건강검진 당시 원고의 혈압은 정상 수준이었다 (120/80mmHg), 2015년, 2016년 건강검진 당시 원고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계속 위험 수준이었지만,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015년 187mg/dL에서 2016년 160mg/dL로 감소하였고, 체중도 71kg에서 68kg으로 감소하였다. 비록 원고가 2016년 건강검진 결과 2차 검진대상으로 분류되었으나, 이 사건 상병 발생 전까지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였고, 야간근무도 수행할 수 있었던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고지혈증과 고혈압이 있는 상황에서 과중한 업무나 야간 교대근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하면 뇌출혈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록 원고가 주간, 야간, 비번, 휴무의 4교대로 일정 기준에 따라 상당 기간 근무하였고 원고에게 적정한 휴식시간이 보장되었다고 하더라도, 야간근무 등 교대근무가 지속되면 규칙적인 주간근무와 야간수면을 통한 피로 회복이 어려워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이 상당 부분 감소된다고 볼 수 있다.

④

원고는 2017. 6. 17. 1:11경부터 속초시 K에 있는 L 센터에서 회 센터 업주로부터 생선으로 얼굴을 맞았다는 신고를 받고 순경 M과 함께 출동하였다. 원고는 술에 취한 업주와 신고자 사이의 다툼 과정에서 업주가 1회 폭행한 사실은 확인되나 피해가 경미하고 신고자가 사과를 받으면 그냥 가겠다고 하여 업주의 사과로써 사건을 종결하려 하였다. 그러나 업주가 일방적인 사과를 거부하고 경찰관인 원고가 상대방 편을 든다는 이유로 큰소리로 항의하여 원고와도 말다툼이 있었다. 원고는 업주가 신고자에게 사과하고 신고자가 귀가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약 50분이 소되었다. 원고는 같은 날 2:14경 속초시 C에 있는 D 주차장 바닥에 깨진 유리병 조각들과 피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여 조사하던 중 어지러움 등의 증세가 보이다가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

⑤

이 사건 처분 당시 기준은 아니지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1호 다목에 따라 고시된 「뇌혈관(심장)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 고시 제2017-117호, 2017. 12. 29. 개정, 2018. 1. 1. 시행, 이하 '고용노동부 고시'라 한다)에 의하면, 발병 전 12주 동안의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면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고,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하되 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운 업무, 교대제 업무, 휴일이 부족한 업무, 유해한 작업환경에 노출되는 업무,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시차가 큰 출장이 잦은 업무,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라는 각 가중요인에 해당하면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며, 발병 전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라도 위 가중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업무의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증가하고, 오후 10시부터 익일 6시 사이의 야간근무는 주간근무의 30%를 가산하여 업무시간을 산출한다. 위와 같은 고용노동부 고시의 양적 기준을 반영하여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을 살펴보더라도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지 않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의 업무는 교대제 업무,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라는 가중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것으로서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증가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⑥

이 사건 상병 발생일에 원고가 처리한 사건들이 경찰관 야간근무 중 흔히 발생하고 원고의 경력 등에 비추어 이를 특별히 예측하기 어려운 사건이라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러나 심야에 술에 취한 사람들이 다투는 현장에 출동하여 50분 동안 머물러 이를 해결한 후 바로 이어 다른 곳으로 출동하여 깨진 유리병과 피가 있는 장소를 확인하는 일련의 업무는 고도의 정신적 긴장이 요청되고, 상당히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처럼 흥분한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여야 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현장을 집중하여 살피는 업무를 단지 근무시간 등 양적 기준으로만 환원하여 평가할 수 없다.

⑦

고지혈증과 고혈압이 있는 경우 언제든지 이 사건 상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여지가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원고가 비번이나 휴무 등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거나 야간근무를 하지 않고 있었다거나 야간근무 중 앞서 든 폭행사건 등을 처리하지 아니하지 않고 있었다면 이 사건 상병의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았을 것이라 볼 수 있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상병과 공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태악(재판장) 이정환 진상훈

각주1) 경찰기관 상시근무 공무원의 근무시간 등에 관한 규칙(경찰청훈령 제503호) 제2조 제4호(교대근무자가 일정한 계획에 따라 다음 근무시작 전까지 자유롭게 쉬는 것)

각주2) 경찰기관 상시근무 공무원의 근무시간 등에 관한 규칙(경찰청훈령 제503호) 제2조 제3호(근무일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누적된 피로 회복 등 건강유지를 위하여 일정시간 동안 근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쉬는 것)

각주3) 비번이나 휴무일에 근무한 시간

각주4)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의 근로(근로기준법 제56조 제3항 참조)

각주5) 처리건수 (원고의 총 근무일수 + 자원 근무일수 (소수점 셋째 자리 이하 버림, 이하 같음)

각주6) 2016년 건강검진결과는 고지혈증에 대한 식이조절 및 약물치료 필요 판정

각주7) 2015년, 2016년 건강검진결과 운동(신체활동)은 모두 충분(안전) 수준(직장과 지역 축구모임 활동)

각주8) 체중이 2015. 9. 11. 71kg에서 2016. 11. 8. 68kg으로 감소

각주9) 과거 흡연 경력은 있음

각주10) 2015년, 2016년 건강검진결과 적정(안전) 음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